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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응답받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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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5-04 23:48 조회8,04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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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믿음으로 구하고 조금도 의심하지 말라 의심하는 자는 마치 바람에 밀려 요동하는 바다 물결 같으니" (야고보서 1:6)

 

   복음서의 예수 이야기에 눈을 돌리면, 기도가 응답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가 요구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온 몸과 온 마음과 온 힘을 다해 하나님을 신뢰한다는 뜻으로 확고한 믿음이 요구된다. "하나님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우리가 기도한 것이 실제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강한 의지가 요구된다. 예수의 옷을 만지기만 하여도 나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 "혈루병을 앓던 여인"에게 예수는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하였다"고 말하였다.(막 5:34) 자신의 딸이 낫기를 간구하던 "가나안 여인"에게 예수는 "네 소원대로 되라"고 말하였다.(마 15:28) 기도에는 믿음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아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이 원하는 것을 원해야 한다.

  기도는 소원과 함께 시작된다. 우리에게는 하나의 생각이 있고, 하나의 꿈이 있으며, 하나의 비전이 있다. 창조적인 생각보다 더 생동하게 만드는 것은 없다. 그것은 우리 안에 희망을 일으키며, 우리로 하여금 더 큰 미래를 향하게 한다. 우리의 생활은 의미를 가지며, 우리의 행동은 방향을 가진다. 우리가 수없이 절망하고 무감각하게 되는 것은 어인 일인가? 우리가 꿈을 포기하고 희망을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좌절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너무 쉽사리 희망을 포기하고, 더 이상 모험하지 못한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말라. 그리하면 아무 것에도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고 함부르크 사람들은 말한다. 이러한 태도는 종종 하나님의 섭리(攝理)와 교활한 흥정을 하게 만든다. 나는 늘 최악의 일을 기대한다. 만일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건 다행이다. 만일 이런 일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나의 생각은 옳은 것이다. 그러나 희망은 내가 시작한 것이 성공하여 좋은 결말로 끝나기를 바란다. 그 무엇을 참으로 기대하고 바라는 사람은 좌절에 연연하지 않는다. 만일 우리가 그 무엇을 참으로 원한다면, 온 마음과 온 뜻과 온 힘을 다하여 그것을 원해야 한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래서 아무런 결실도 맺지 않는 것보다는 자신의 큰 소원 때문에 좌절하는 편이 더 낫다.

   우리가 바라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다. 기도는 우리가 온 마음과 온 영혼과 온 힘을 다하여 참으로 바라는 것과 함께 시작된다. 여기서도 우리의 의지에 대한 의심이 종종 우리를 괴롭힌다. 우리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나는 할 수 없다."면서, 자신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리하여 우리는 마음 깊은 곳에서 실패의 가능성을 미리 취하며, 우리 자신의 의지를 방해한다. 완전한 실망을 맛보지 않기 위하여 우리는 마음의 반쪽만을 걸고 있고, 건성으로 기도하며, 우리의 모든 힘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참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참으로 원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분명히 알지 못한다면, 어떻게 "우리의 소원이 이루어질" (마 15:28) 수 있겠는가? 한순간이라도 우리의 소원, 의지와 기도에 응답하려는 분의 입장에 서 보라. 그분은 분명한 소원, 구체적인 의지와 실제적인 기도를 듣고 있는가? 그분은 기도의 응답을 확신하는 온전한 신뢰의 대상이 되고 있는가? 믿는다는 것은 마음을 다하여 그 무엇을 소원하고 바란다는 것을 뜻한다.

   마음을 다하여(신 6:5) 하나님을 사랑하고 신뢰하지 않는 사람은 진정으로 기도하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영혼에서 체념의 모든 싹을 잘라 내야만 한다. 우리가 소원하고 기도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염려는 극복되어야 한다. 우리가 그 무엇을 구하면서, 기도가 성취되지 않는 것도 하나님의 재량권에 속한다고 즉각 생각하는 것은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마치 "우리가 기도하기는 하나, 우리의 기도가 응답되든 응답되지 않든 상관이 없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만약 우리가 기도하는 중에 우리의 소원과 의지를 하나님 앞에 내어놓는다면, 우리가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고 모든 것을 그분에게 기대하는 셈이 된다. 성경의 이야기에 따르면 예수에게 간청하기 위해 찾아온 사람은 자신의 소원과 의지에 대한 분명한 생각을 갖고 있었고, 솔직한 신뢰를 갖고서 예수에게 왔다. 우리도 기도 중에 가급적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우리의 소원과 간구를 아뢰자. 모호한 느낌을 모두 몰아내고, 그 어떤 잡념도 들어오지 말게 하자! 그리고 분열되지 않은 온전한 마음으로, 체념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을 신뢰하자. "하나님에게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기도에는 단계가 있다. 기도는 묵상으로 이어지고, 묵상은 하나님 안의 조용한 몰입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우리의 소원과 간구로 시작한다. 우리는 우리의 사상과 생각을 수용한다. 이것은 우리가 갈구하고 감사히 여기는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다음에 우리는 부유함의 근원인 하나님의 은혜로운 손을 깨닫게 된다. 하나님의 열려 있는 이 손에 의하여 우리는 열린 마음을 갖게 되거나, 우리를 영원히 보호하는 "하나님의 품"으로 인도된다. 이러한 이미지는 하나님에게 기도하는 행위로부터 하나님 안에서 사는 생활로 나아가는 길을 설명한다.

   끝으로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생활을 지탱해 주고 선하게 하는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 때문만은 아니다.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사방에서 우리를 감싸고 계시는 그분의 놀라운 임재 때문만도 아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 때문에 하나님을 사랑하기 시작하며, 그분의 아름다움에 대한 일종의 몰입 속에서 행복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흠모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잊기 때문에 침묵하게 된다.

   마음이 하나님 안으로 조용히 몰입하는 행위는 기도의 다른 단계들을 무시하지 않는다. 우리가 여기서 설명한 신비의 길은 되돌아올 수 없는 "이별 여행"이 아니라 그와 정반대로 새로운 출발을 위한 내면 여행이요, 생명을 얻으려고 생명의 신비 속으로 몰입하는 행위다. 그러므로 기도 중에 사상과 생각 사이에서, 그리고 소원과 간구 사이에서 침묵하는 것이 좋고, 침묵하면서 영원한 순간 안에 거하는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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