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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창조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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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4-04 23:13 조회7,9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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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풀과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각기 종류대로 씨 가진 열매 맺는 나무를 내니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더라" (창세기 1:12) 

 

 
   예로부터 사람들은 "창조의 미래"를 영광의 나라라고 표현했다. 이 우주적 희망의 상징이 가리키려고 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태초의 창조"는 열려 있는 창조이고, 창조의 완성은 창조가 하나님의 영광의 고향과 거처가 되는 것이다. 비록 부분적이고 단지 잠정적이지만, 인간은 이미 여기 역사 속에서 영안에서 내주하시는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한다. 그러므로 인간은 하나님이 영광의 나라에서 온전히, 그리고 영원히 자신의 창조 세계 안에 내주하시기를 희망하며, 자신의 모든 피조물을 그의 영원하고 충만한 생명에 참여시켜 주시기를 희망한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어진 메시아적 약속과 소외된 사람들이 세계를 위해 품는 희망을 총괄하는 개념은 "고향"이다. 고향이란 아늑한 거처를 의미하고, 하나님과 인간과 자연의 부드럽고 자유로운 관계를 의미한다. 창조주 하나님이 자신의 창조 세계 안에 친히 내주하실 때, 하나님은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창조 세계를 그의 고향으로 만드신다. 그렇게 되면, 모든 피조물은 그의 임재 안에서 자신의 생명의 무궁한 샘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하나님 안에서 나름대로 고향과 안식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피조물들은 서로 간에 마침내 참된 사귐을 표현하게 될 것이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전통은 이것을 "만물의 공감"이라고 표현해 왔다. 이것은 사랑과 참여와 공유와 다양한 소통의 끈으로서 우주적인 영 안에서 하나가 된 창조 세계의 삶을 결정할 것이다. 창조 세계의 다채로운 사귐이 생겨날 것이다.

   성서적 전승에 따르면 창조 세계는 처음부터 구원을 지향하도록 결정되었다. 왜냐하면 세계의 창조는 안식일, 곧 "창조의 축제"를 지향하기 때문이다. "안식일은 도래할 세계의 육분의 일(1/6)이다." 안식일에 창조 세계는 완성된다. 안식일은 도래할 세계를 미리 보여준다. 안식일은 창조의 완성과 왕관이다. 창조주 하나님은 안식일에 쉬심으로써 비로소 자신의 목적에, 곧 자기 자신에게, 자신의 영광에 도달하게 되신다. 안식일을 지키는 인간은 세계를 하나님의 창조물로 인식한다. 왜냐하면 그는 안식의 평안함 속에서 세계를 하나님의 창조물이 되도록 허용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자신의 역사의 시간 속에서 안식일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매주 돌아오는 안식일은 단지 노동과 생존의 시간을 중단시킬 뿐만 아니라, 자신을 넘어서서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원래적인 관계가 하나님의 언약의 공의에 따라서 회복될 "안식년"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 안식년은 역사 속에서 다시금 자신을 넘어서 메시아 시대의 미래를 가리킨다. 모든 안식일은 세계 구원의 거룩한 선취(앞당겨 경험하는 것)이다.

   신학 전통은 지금까지 둘로 나눠진 이원적인 구조를 선호해 왔다. 그것은 "창조와 구원", "창조와 언약", "자연과 초자연", "필연과 자유"에 관해 말해 왔다. "은총은 자연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전제하고 완성한다."라고 주장하는 중세기 신학과 오늘의 가톨릭 신학의 유명한 명제도 이러한 이원적 구조 속에서 형성되었다.

   나는 두 번째 부분에 나오는 이 명제를 옳다고 여기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명제는 은혜와 영광, 역사와 새 창조, 그리스도인과 완성된 인간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두 번째 구분이 선명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중세기의 저 명제는 항상 승리주의로 인도한다. 은혜 속에는 자연을 완성하는 영광이 이미 존재해 있고, 언약 속에는 창조의 내적인 근거인 나라가 이미 존재해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인 속에는 인간의 완성이 이미 들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나는 두 번째 부분의 신학 명제를 세 부분으로 나눠진 변증법의 의미로 새롭게 표현한다. "은혜는 자연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영광을 향해 자연을 준비한다. 은혜는 자연의 완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세계의 메시아적 준비이다." 이 명제는 하나님의 은혜가 그리스도의 부활 속에서 발견될 수 있다는 전제로부터 출발하며, 그의 부활이 세계의 새 창조의 시작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낸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자연과 은혜를 완성하고 그래서 이미 여기서 자연과 은혜의 관계를 결정하는 영광을 바라보는 가운데서 우리는 자연과 은혜에 관해, 그리고 자연과 은혜의 관계에 관해 말할 수 있다.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이미 하나님의 역사적인 언약이 아니라, 역사적인 언약을 통해 약속되고 보증되는 도래하는 하나님의 영광의 나라가 비로소 창조의 "내적인 근거"라고 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이 나온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그 자체로서 완성이 아니라, 인간의 가능한 미래의 완성을 향한 메시아적인 길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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