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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인간이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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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4-11 21:12 조회6,75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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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기에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 (시편 8:4)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그들로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가축과 온 땅과 땅에 기는 모든 것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창 1:26~27)

 

   인간 창조는 마지막 창조 활동이다. 인간 창조는 하나님의 특별한 결단이 선포되는 장엄한 첫 행보와 함께 시작된다. 인간 창조는 창조주의 말씀으로부터가 아니라 특별한 "하나님의 결단"으로부터 이루어진다. 하나님은 결단에 선행하는 말씀을 자기 자신에게 던지신다. 그것은 일종의 "자기 요구"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형상을 만들기 전에 이러한 자기 요구 속에서 자기 자신을 그의 형상의 창조주로 결정하신다. 바로 여기에 하나의 가능성을 향한 "하나님의 수축"이 있고, 이 수축에 최초의 "하나님의 자기 낮춤"이 있다.

   하나님은 인간을 그의 형상이 "되도록" ㅡ 그의 형상을 "본받도록" ㅡ 만드셨다. 그렇지만 전통적 번역은 그의 형상을 따라서 ㅡ 그의 형상을 "본보기로 삼아" ㅡ 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 번역은 하나님 안에 존재하는 하나의 원형을 전제한다. 인간은 이 원형(原型)을 본뜨는 모형(模型)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것은 고대교회 신학의 플라톤적 원형ㅡ모형ㅡ사상에 근거해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신약성서의 그리스도론도 배경으로 삼고 있다.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고, 만물은 그를 통해 창조되었다.(골 1:15 이하; 히 1:3) 그러므로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아들로서 처음 태어난 자이다. 그를 믿는 자들은 그를 "닮은 자들이 될 것"이다.(롬 8:29) "그리스도의 형상"은 그리스도를 통해 중재된 "하나님의 형상"이다.

   두 개념(형상과 모양)은 아마도 "이집트의 왕조 신학"에서 가져온 것 같다. 파라오는 땅에서 통치하는 하나님의 모형, 그의 대리자, 그의 위임을 받은 자, 그의 광채와 그의 출현방식이다. 시편 8편도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을 왕적인 인간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인간은 땅 위에 세워진 "하나님의 주권의 표지"로, "하나님의 대리자"로, 그리고 땅 위에서 빛나는 하나님의 영광으로 이해된다. 그렇다면 여기에는 이미 정치적으로 혁명적인 잠재력이 놓여 있다. 군주가 아니라 인간이, 남자와 여자가 똑같이, 모든 인간과 개별적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 하나님의 대리자, 하나님의 위임을 받은 자, 하나님의 광채이다.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의 어디에 있는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것은 인간적 개념이기 이전에 신학적 개념이다. 그것은 인간에 관해 말하기 이전에 하나님에 관해 먼저 말하기 시작한다. 하나님의 형상은 먼저 "하나님의 인간과 맺으시는 관계"를 표현하고, 바로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인간의 하나님 관계"를 표현한다. 인간의 존재는 하나님이 인간과 맺으시는 관계로부터 나오며, 바로 이 관계 안에 존재한다. 땅 위에 자신의 형상을 창조하시는 하나님은 바로 이런 관계 속에서 자신과 상응하신다. 그러므로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이라는 사실은 인간이 자기 나름대로 하나님과 상응한다는 사실에 있다.

   만약 하나님이 인간과 맺으시는 관계로부터 시작한다면, 하나님의 형상은 피조물과 매우 다른 인간의 이런저런 속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의 "모든 존재" 안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단지 인간의 영혼만이 아니라 인간 전체가, 단지 개별적 인간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인간의 공동체가, 단지 자연과 대립해 있는 인간만이 아니라 자연과 결합되어 있는 인류가 하나님의 형상과 영광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의 인간학적인 자리는 인간의 성적인 차이와 사귐에 있다.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의 공존(共存)을 결정한다. 창조 때부터 인간의 본질은 성적인 차이와 성적인 관계에 있다.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의 형성 안에서 땅 위에 "출현하신다." 하나님의 형상은 고독할 수 없고, 오직 인간들의 사귐 속에서만 실현될 수 있다. 그러므로 인간은 처음부터 사회적 존재이다. 인간은 어울려 살아가는 존재이며, 다른 사람들과의 사귐 속에서 자신의 인격을 발휘한다. 따라서 고립적인 개인과 고독한 주체는 하나님의 형상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에 인간 존재의 불완전한 방식이다. 그리고 개인이 사귐보다 우월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개인과 사귐은 하나의 동일한 생존 과정의 두 측면이다.

   이 땅에 자신의 형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은 "동물을 다스리고, 땅을 정복하라!"는 명령을 주신다. 이 명령은 하나님의 형상과 동일한 것이 아니라, 그것에 덧붙여 주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형상의 본질은 이런 지배 명령에 있지 않다. 두 명령은 분명히 서로 보완하며, 두 번째 명령은 첫 번째 명령을 제한한다. "땅을 정복하라!"는 명령은 인간의 양식과 관련된 것이고, 인간은 오직 식물만을 양식으로 삼아야 한다. 동물도 식물만을 먹어야 한다. 이로써 동물을 죽일 수 있는 권리는 인간의 동물 지배에서 배제된다. 그렇다면 인간의 동물 "지배"는 오직 평화를 수립하는 자의 임무일 따름이다. 땅 위의 인간 지배는 하나님을 위한 머슴의 지배이고, 하나님을 위한 땅의 관리이다.

   그리고 세계의 주인이 되려는 민족과 인종과 국가는 결코 하나님의 형상이나 하나님의 대리자 또는 땅 위에 "현존하는 하나님"이 될 수 없고, 어떤 경우에도 괴물이 될 따름이다. 인간 지배는 오직 하나님의 형상으로서만 하나님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다. 창조 질서 안에서 이것은 다음과 같은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 전체로서, 서로가 동등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인간의 사귐 안에서 정당화 될 수 있다. 인간의 인격을 정신과 육체로 나누고, 인간을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나누며, 인류를 서로 다른 계급으로 나누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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