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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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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4-12 07:46 조회6,68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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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이 죄를 범하였으매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지 못하더니" (로마서 3:23) 

 

 

   인간의 하나님의 형상은 바울이 로마서 3장 23절에서 말하는 것처럼 죄로 인해 뒤집어졌는가, 아니면 바울이 로마서 1장 20절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찌그러졌는가, 아니면 후대의 신학 전통이 가르친 것처럼 단지 흐려지고 어둡게 되었는가? 만약 하나님의 형상이 죄로 인해 "상실되었다면", 인간의 존재도 상실된 셈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죄인은 더는 인간이 아닌가? 인간이 자신의 책임 때문에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게 된다면, 인간이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다른 한편으로 만약 죄가 하나님의 형상을 단지 흐리게 하고 어둡게 한다면, 어떻게 인간은 죄인일 수가 있으며, 어떻게 자신의 죄를 스스로 고백할 수 있는가? 그렇지만 인간은 본질적으로 선하다. 그는 단지 죄에 빠졌고, 이런저런 죄를 범했을 따름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하나님의 심판석에서 어떻게 죄인이라는 판결을 받을 수 있는가?

   에밀 브룬너는 "형식적인 하나님의 형상"과 "실질적인 하나님의 형상"을 구분한다. 만약 인간이 죄를 통해 하나님에게 저항하면서 살아간다면, 실질적인 하나님의 형상은 상실된 셈이다. 그러나 만약 인간이 이성을 부여 받은 책임적 존재라면, 그에게 형식적인 하나님의 형상은 남아 있다.

   종교개혁자들의 신학에 따르면 인간은 완전히 죄인이고, 자신의 공로로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될 수 없다. 인간은 오직 은혜로 그리스도 때문에 믿음을 통해 의롭게 된다. 그렇다면 죄인들에게는 하나님의 형상이 "상실되었다"고 종교개혁자들은 주장했는가? 이 문제를 둘러싸고 플라치우스 일리리쿠스와 빅토리누스 슈트리겔은 서로 논쟁했다. 전자에 따르면 피조물인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지만, 죄인은 사탄의 형상이고, 의롭다고 여겨진 자는 그리스도의 형상이다. 죄의 노예가 된 인간은 사탄의 노예가 되었다. 그러나 후자에 따르면 죄는 인간의 이성을 완전히 어둡게 만들고 인간의 의지를 무력하게 만들었지만, 그것을 제거하지는 않았다. 그러므로 죄는 "인간의 본성"이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본질 인간학을 버리고 하나님과의 역사적 관계 안에서, 그리고 그로부터 인간을 이해한다면, 이런 모순은 해결될 수 있다. 죄는 인간이 하나님과 맺는 관계를 뒤집을 수 있지만, 하나님이 인간과 맺으시는 관계를 파괴할 수는 없다. 죄인은 주체적으로 완전히 죄인이고, 하나님을 부인하는 자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그는 여전히 하나님의 형상이며, 자신의 운명을 벗어나지 못한다. 왜냐하면 하나님이 인간에게 부여한 하나님의 형상은 상실될 수 없고, 인간은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죄가 오직 선한 자들에게만 나타나듯이, 죄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을 왜곡할 수는 있지만 제거할 수는 없다. 죄는 하나님 관계의 왜곡이지, 그 상실은 아니다. 하나님 관계가 우상숭배로 변하고, 하나님 신앙이 미신으로 변하고, 하나님 사랑이 자기 사랑과 불안과 증오로 변한다. 이처럼 불행해진 사랑도 사랑이고, 미신도 하나의 신앙이며, 우상숭배도 하나의 하나님 관계이다.

   만약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 안에 들어 있는 반사적인 성격을 강조한다면, 플라치우스가 올바르게 강조하듯이, 인간은 언제나 하나님의 형상이다. 그렇지만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사탄의 형상"이나 "맘몬의 형상"으로 바꾸어 버린다. 인간은 자신의 태도와 자신의 실천적인 생활에서 자신이 두려워하고 사랑하는 모든 것을 반사한다.

   만약 증오가 참으로 불행해진 사랑이고, 미신이 뒤집어진 신앙이며, 죄가 왜곡된 하나님 관계라면, 매우 이상하게 들리지만, 단지 인간이 죄로부터 구원을 받아야 할 뿐만 아니라, 죄의 에너지도 구원을 받아야 한다. 증오는 사랑으로, 미신은 신앙으로, 좌절은 희망으로 변형되어야 한다. 만약 오직 죄인만이 의롭게 되고 그의 죄가 의롭게 되지 않는다면, 오직 죄인만이 구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이런 관점에서 죄도 구원을 받고 제대로 처리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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