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전능하신 하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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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03-30 09:50 조회7,64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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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시는 주여 내가 눈을 들어 주께 향하나이다" (시편 123:1)
만약 우리가 하나님을 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높은 단계의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하나님은 "모든 것을 결정하는 현실"이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은 이 세계를 지배하는 원리로서 이 세계에 속해 있는 셈이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의 질서로부터 최초의 원인과 최초의 원동자를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세계의 질서와 세계의 계급은 반드시 연결되어야 한다. "모든 것을 결정하는 현실"은 "절대적인 의존"을 통해 "모든 것"에 의해 인식된다. 하나님은 만물 안에서 전능한 힘이며, "전능자"는 세계사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 가운데서 가장 강한 존재일 수밖에 없다.
힘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오기 때문에 힘은 인간에게 매혹적이다. 힘센 자들은 우월하고 자유롭다고 느끼고, 힘없는 자들은 비천하고 부자유하다고 느낀다. 힘센 자들은 전능한 존재가 자기편에 있다고 생각하고, 약한 자들은 전능한 존재에게 버림을 받았다고 느낀다. 강함은 생명이고 약함은 죽음이다. 그러므로 "전능한 존재"는 "승리를 우리 깃발에 붙들어 놓기 위해" 무엇보다도 전쟁의 신이라고 불려왔다. 히틀러도 그렇게 불렀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는 세계사적인 힘의 우상과 힘을 위한 투쟁 이데올로기를 거론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전능이라는 하나님 술어로 되돌아가려고 한다.
전능한 자는 자유로운가?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모든 것을 결정하는 현실"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세계 지배 외에는 다른 가능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로써 하나님은 전능한 자의 위치에 놓여진다. 전능한 자는 하나의 주체인가? 그렇다. 그러나 오직 모든 것을 결정하는 관계 안에서만 그렇다. 전능한 자는 그 자신에게 힘이 있는가? 아니다. 그는 불가피하게 모든 것을 지배할 도리밖에는 없다. 따라서 전능한 자는 참으로 무력하며, 모든 것의 포로이다.
모든 것을 결정하는 자는 모든 것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야 한다. 따라서 전능한 자는 신정론(神正論) 질문에서 비난을 받는 자이다. 전능한 하나님은 그 자신에게는 힘이 없다. 그는 지배해야 한다. 그는 그 자신을 되돌릴 수 없다. 전능하신 하나님은 살아 계신 하나님이 아니다. 왜냐하면 살아 계신 하나님은 우선 자기 자신에게 힘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존재를 결정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을 결정한다. 이것은 하나의 사변인가? 아니다. 이것은 이스라엘과 그리스도인의 하나님 경험에서 결정적인 것이다. 하나님의 사랑은 오직 이렇게 이해될 수 있다.
바울은 자신의 십자가 신학의 빛 안에서 세계사 속의 하나님의 "전능"을 역설적으로 "하나님의 약함"속에서 본다.
"하나님의 어리석음이 사람보다 지혜롭고, 하나님의 약하심이 사람보다 강하니라." (고전 1:25)
여기서 바울은 단지 십자가에 달린 그리스도의 약함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공동체의 약함도 생각한다.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 너희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고, 예수는 하나님으로부터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원함이 되셨으니, 기록된 바 자랑하는 자는 주 안에서 자랑하라 함과 같게 하려 함이라." (고전 1:28~31)
하나님은 강한 자들의 편에서 그들의 "전능자"로 존재하시는 것이 아니라, 약한 자들의 편에서 그들과 연대하시는 해방자로 존재하신다. 살아 계신 하나님은 세상에서 약한 자들을 선택하시고, 강한 자들을 버리신다. 1968년에 메델린에서 개최된 라틴아메리카 주교대회와 해방신학이 성서적으로 올바르게 선언했듯이, 이것은 "가난한 자들을 위한 하나님의 당파성"이다. 바울의 이 말은 "골짜기마다 돋우어지며 산마다, 언덕마다 낮아지며, 고르지 아니한 곳이 평탄하게 되며, 험한 곳이 평지가 될 것이요. 여호와의 영광이 나타나고 모든 육체가 그것을 함께 보리라." (사 40:4~5)는 예언자 이사야의 말과 일치한다. 하나님의 "약함"은 폭력적이고 불신앙적인 이 세상에서 혁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마리아의 찬가도 그렇게 말한다.
"권세 있는 자를 그 위에서 내리치셨으며, 비천한 자를 높이셨다." (눅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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