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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신을 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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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6-10-18 15:35 조회5,76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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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름날 오후에는
난 숲 속으로 들어가
신을 벗고
숲길을 걷는다

한 발짝 한 발짝
발을 뗄 때마다
내 발바닥이 흙이 닿아
간질거리고
시원하고
그리도 행복하기만 하다
숲바닥 싱그런 풀내 맡고
구수한 흙내 맡고
난 금방 사랑에 빠져
새뜻하고 꽉 들어찬 사람이 된다

맨발 벗고 숲길 걸어보니
바쁘고 질긴 세상 일들이
치매처럼 까마득해지고
난 넘치는 평화를 누리는구나
장대비 오는 날이면
숲 속으로 들어가
흙길을 맨발로 걸어본다

아, 난
숲을 잊고 살아왔다
지금 나는 신을 벗는다
온 세상 다 함께
생명의 노래 부르는
숲속 세상에서는
나도 숲이 된다

도시에 살면서 몸에 밴
내 속의 조급함도
욕심도 옹졸함도
모두 녹아버린다
난, 한여름 숲길 걸으며
하늘 보고 새가 되고
새 소리 들으며 노래가 되고
햇살 받으며 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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