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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도 목사_전집_②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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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5-11-14 23:21 조회16,3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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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도 목사 전집 ②일기

 

貧 은 나의 愛妻

 

 

 

이용도 목사 전집 2 ⃞ 

일기 貧 은 나의 愛妻

 

2 판 1 쇄 발행 • 2004 년 7 월 5 일

 

지은이 • 이용도 

엮은이 • 변종호 

펴낸이 • 이민수

 

펴낸곳 • 장안문화

등록 • 제 6-0044 호 (1979 년 4 월 4 일 )

 

주소 • 서울 동대문구 신설동 103-19 베델하우스 403 호 Tel • 2232-1277 / Fax • 2232-2800

http://www.jbooks.co.kr jbooks@jbooks.co.kr

 

값은 표지 뒷면에 표기되어 있습니다. 잘못된 책은 바꾸어 드립니다.

 

ISBN 89-85137-04-2 (04230) 

ISBN 89-85137-02-6 ( 세트 )

 

 

이용도 목사 전집 ② 일기

貧 은 나의 愛妻

 

 

 

장안문화

 

 

 

발간사

 

『 이용도목사전집』 2 판을 발간하며

 

한국교회 역사의 수많은 인물 중 가장 독특한 신앙가이며 가장 열렬한 전도자 중의 한 분이었던 이용도 목사는 33 년의 짧은 삶을 살았지만 커다란 신앙의 유산을 남기었습니다 . 일찍이 일제에 맞서 나라의 독립을 외쳤으나 정신과 신앙의 독립이 더 시급함을 깨달았던 이용도 목사는 곧 영적인 독립운동을 벌였고 목을 찢고 가슴을 터트려 영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이용도 목사의 말씀은 그가 남긴 글을 통해서 70 여 년이 지난 지금도 영적인 자유를 갈구하는 교인들에게 동일한 감격과 생명력을 주고 있습니다 . 그런데 이렇게 되기까지는 변종호 목사의 필생의 노력이 있었습니다 . 변 목사는 이용도 목사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1934 년 『 이용도목사서간집 』 을 처음 발간했고 이후 일기 , 저술집 , 연구논문 등을 50 여 년에 걸쳐 발간해왔고 1986 년 『 이용도목사전집 』 (10 권) 을 내놓았습니다 .

 

이러한 역작인 『 이용도목사전집 』 은 1993 년 장안문화사에서 쇄를 바꾸어 발간되다가 , 이용도 목사 70 주기에 즈음하여 개정판이 기획되어 , 금번 『 이용도목사전집 』 2 판으로 빛을 보게 되었습니다 .

 

『 이용도목사전집 』 2 판은 초판의 글들을 선별하여 , 서간집 , 일기 , 저술집과 전기 , 추모집 등 전 5 권으로 구성하였습니다 . 그러면서 새로운 내용들을 보충시켰습니다 . 우선 서간집의 경우 1934 년판에만 수록되었던 편지들을 찾아서 추가시켰습니다 . 또한 이용도 목사의 친구로서 선교사였던 피터스 (Peters • 皮道秀 ) 목사가 1936 년 발표한 이용도 목사 전기 ‘Simeon, a Christian Korean Mystic’ 을 전기에 포함시켰는데 , 변종호 목사가 저술한 기존의 전기와 보완적인 내용이어서 전기가 새로운 모양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 이용도목사전집 』 2 판에서는 내용의 정확성과 친밀성을 제고시키려고 노력하였습니다 . 먼저 원본에 충실키 위해 , 서간집은 1934 년판과 1969 년판 , 일기는 1966 년판 , 저술집은 1975 년판을 기본으로 하였습니다 . 본문의 한자어 중 일상적인 현대어가 있는 경우 당시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대치시켰습니다 . 이런 경우 원문과 비교가 필요할 경우에는 한자를 [ ] 안에 병기하였습니다 . 그러나 1930 년대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문장의 술부 등은 대부분 그대로 두었습니다 . 또한 서간집의 인물들에 대한 설명을 각주로 달았고 초판에서는 익명으로 표기되었으나 자료들을 통하여 내용 확인이 가능한 사항들은 최대한 실명화했습니다 . 또한 변종호 목사가 소장했던 사진들과 피터스 목사가 제공한 새로운 사진들을 본문 내에 배열하였습니다.

 

『 이용도목사전집 』 2 판의 발간이 이용도 목사의 신앙과 사상에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가운데 , 이용도 목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올바르게 전해야 한다는 새로운 사명을 부여 받습니다.

 

『 이용도목사전집 』 2 판의 발간을 위해서 여러 분들께서 도와주셨습니다 . 윤춘병 감독님 , 김길송 목사님 , 피터스 목사님 , 임인철 권사님 , 성백걸 교수님 , 김형기 교수님 등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 그리고 하나님의 그 크신 은혜에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2004 년 6 월

장안문화

이민수

 

 

머리말

 

이 붓을 들면서 나는 먼저 통곡과 찬송에 내 몸 전체가 붙들리는 것을 느꼈는데 그것은 40 여 년 전에 이미 죽었을 이 못난 병신이 아직도 이 땅 위에 살아 있어서 이용도 목사의 33 주기를 맞게 되었다는 경탄과 감격에 그리 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1933 년 10 월 2 일 오후 5 시 ○분 . 33 세의 이용도 목사가 별세하셨는데 어느 덧 1966 년이 되었으니 이 해는 시무언 이용도 목사의 33 주기임이 틀림없다고 믿어집니다.

 

감개무량이라는 말로써도 이때의 나의 이 심정을 충분히 설명치 못할 듯한 느낌이 드는바 그 이유는 이용도 목사를 붙들고 내가 살아온 33 년이 하도 험난하였기 다험다난 ( 多險多難 ), 다감다루 ( 多感多淚 ) 이었기 때문인가 합니다 . 이용도 목사를 가슴에 안고 살아오는 33 년간에 나는 별일을 다 겪고 당해 왔으며 이용도 목사를 등에 업고 걸어오는 33 년간에 나는 별꼴을 다보고 별 욕을 먹어왔습니다.

 

이 칠삭둥이 , 못난 병신 , 숫자에도 못 들던 이 미물이 아직도 살아있어 시무언의 33 주기를 맞이하게 되니 그냥 있을 수가 없어 기념사업으로 한다는 것이 이용도 목사의 일기 출판입니다.

 

시무언의 일기 몇 책을 평양으로 , 재령으로 , 송회로 , 해주로 끌고 다니고 지고 다니다가 죽음의 38 선은 무사히 넘겼는데 6.25 때 적마에게 그 몇 권을 뺏긴 것은 한사 ( 恨事 ) 가 아닐 수 없습니다 . 남아 있는 몇 책도 이대로 그냥 두었다가는 모두 다 인실될 염려가 없지 않아 33 주기라는 이 기회에 공간에 부친 것입니다.

 

이 책이 나오는데 난관과 고로가 얼마나 많았을 것인가는 독자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기로 하고 벌써 죽었을 병약한 이 몸이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이 책까지 이 손으로 낼 수 있게 됨은 분명히 주 뜻이 하신 바요 , 시키신 바라고 생각하여 감사와 찬송을 주께 드리는 바입니다.

 

시무언전서 제 3 권 ( 서간 , 전기 , 일기 ) 까지의 출판으로써 33 년간 용도에게 붙들려 울고 웃던 심우원 ( 心友園 ) 의 소원과 사명의 일부는 이루어졌다고 봅니다 . 기구한 운명을 타고나서 험난한 인생행로에서 수십 번 죽을 뻔하면서도 안 죽어졌고 하루에도 몇 번씩 죽고 싶은 생각이 날 정도의 기막힌 생을 살면서도 못 죽은 이 생명이 이제 이 책을 내놓게 되니 다시금 통곡과 찬송이 병발하는 것입니다.

 

변종호는 이용도를 위해서 왔다 가는 사람이라는 말에 농담 이상의 의미가 없지 않을 듯이 느껴지는 바가 있어 심사숙고 , 명상기도 , 자편 , 자달하면서 이 붓을 놓기로 합니다.

1966 년 8 월 15 일

심우원 변종호

 

 

 

이용도의 현대적 의미

 

성백걸 박사 ( 한국기독교사상사연구소장 )

 

 

새 『 이용도목사전집 』 이 던져줄 빛

 

18 세기 말 조선천주교의 설립과 19 세기 말 한국개신교의 형성 이후 지난 2 세기를 통해 이 땅에서 새로운 구원의 역사를 전개해온 한국기독교는 이제 21 세기를 맞아 새로운 시대적 과제에 직면해 있다 . 여기서 우리는 앞선 시대에 기독교 복음에서 새 비전을 찾고 그 실현을 위해 헌신 (commitment) 했던 신앙 선배들의 자취를 뒤돌아보며 , 그들이 던져주는 현대적인 빛을 헤쳐 보지 않을 수 없다.

이런 면에서 , 이번에 장안문화의 수고에 의해 새롭게 정리되어 발행되는 『 이용도목사서간집 』 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 1933 년 10 월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과 새 인격 형성을 위한 복음운동에 자기 삶을 투신했던 이용도 목사가 별세한 후 , 다음해인 1934 년에 그의 애제 ( 愛弟 ) 변종호는 이용도 목사와 신앙동지들 사이에 오고 갔던 흩어진 서신들을 모아 『 이용도목사서간집 』 을 발간하는 열성과 노고를 아끼지 않았다 . 1953 년에는 변종호에 의해 『 이용도목사서간집 』 ( 심우원 ) 재판이 간행되었는데 , 이때 초판에 들어 있던 편지들 , 특히 이용도 목사가 받은 많이 편지들이 빠지게 되었다 . 그 의도와 기준은 이용도 목사에 대한 세간의 터무니없는 비판 여지를 줄이려고 한 데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 또한 1966 에는 신생관에서 『 이용도목사 일기 』 가 , 1975 년에는 역시 신생관에서 『 이용도목사저술집 』 이 발행되었다 . 1986 년에는 변종호 편저로 초석출판사에 『 이용도목사전집 』 ( 전 10 권 ) 이 간행 되었고 , 1993 년에는 이것이 다시 출판사를 장안문화사로 바뀌어 나왔다.

이번에 5 권으로 새로 정리되어 발행되는 『 이용도목사전집 』 의 특징은 , 우선 , 그간 학자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자료들이 많이 보충되었다는 것이다 . 특히 1934 년의 『 이용도목사서간집 』 초판에 들어 갔다가 1953 년 재판에서 빠진 편지들이 이번에 모두 수록되었는데 , 그 내용을 통해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이용도 목사의 행적과 신앙동지들의 교류 범위를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 또한 이번 판에서는 비록 원래 자료는 아니지만 , 변종호 목사의 편집본에 충실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에 맞춘 재편집의 묘를 살려 일반인들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수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 . 아무리 좋은 책이라 해도 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이제 이 새로운 『 이용도목사전집 』 이 앞으로 한국교회 역사의 물줄기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보이게 또 보이지 않게 던져줄 빛을 살펴보도록 하자 . 즉 이용도 목사가 비추어주고 있는 현재와 미래적인 빛의 방향을 파악해 보자는 것이다.

 

 

한국적이고 우주적인 기독교의 한 원형

 

이용도가 지니고 있는 빛은 , 우선 조선적이고 우주적인 기독교인으로서 한국적이고 우주적인 기독교의 새로운 지평을 비추어주고 있다 . 한국교회의 역사가 40-50 년의 연륜을 지니고 , 서구 근대문명과 기독교의 실체에 대해 깊고 넓게 파악하면서 , 근대 가치와 기독교 복음의 진리를 우리의 역사 상황에서 근대적인 민족의식을 지니고 철저하게 주체적으로 수용하고 개성적으로 표현하는 움직임들이 일어났다 . 우리 민족의 고유한 종교성과 영성이 근대 가치와 복음의 진리와의 융합과 합일을 통해 제 3 의 새로운 창조적인 지평의 한 원형으로 출현하게 된다 . 이것을 ‘ 한도한기론 ’( 韓道韓器論 ) 으로 부를 수 있는데 , 그 본질적인 특성이 조선적이고 우주적인 기독교의 추구로 나타났다 . 이점에서 이용도가 지니고 있는 조선적이고 우주적인 영성과 , 그에 바탕을 두고 출현한 영적이고 우주적 (Spiritual and Cosmic) 인 기독교의 빛은 현재와 미래에 한 원형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복음과 신앙의 ‘ 본말 ( 本末 )’ 을 바로 잡는 빛

 

현대 한국기독교의 큰 병폐는 신앙의 본과 말 혹은 실체 내용과 외적 형식의 혼동에 걸려 있다는 진단에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별로 없을 것이다 . 그만큼 복음의 본질과 신앙생활의 참된 의미가 흐려져 있는 현대이다 . 이 점에서 벌써부터 무엇이 중요하고 , 무엇이 부차적인지 헷갈리고 있던 1930 년 대의 한국교계에 대해 던졌던 이용도의 예언자적인 빛은 오늘날도 여전히 환하게 타오르고 있는 것이다 . 용도는 사람은 살아 있는 생명체요 생명은 사랑을 그 본질로 하고 숨쉬고 있는데 , 이 사랑은 신앙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고 본다 . “ 사랑은 사람의 생명이라 . 고로 사랑은 곧 , 사람 그것 ” 인데 , 이 사랑은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에 참여하는 신앙을 통해서 온다는 것이다.

 

 

물질문명과 얽힌 서양적 기독교를 넘는 동양적 기독교의 여명

 

이용도는 동양종교 문화권에서 태어난 신앙인으로서 물질문명과 얽힌 서양 기독교의 종말을 내다보며 동양의 풍부한 정신적 유산에 뿌리내린 동양적 기독교의 밝아오는 여명을 바라보고 있었다 . 성경과 함께 불경과 도덕경도 읽을 수 있었던 그는 “ 서양의 기독교는 동적 ( 動的 ), 동양의 기독교는 정적 ( 靜的 ). 西洋 = 物 - 現世的 - 形式 - 外的 , 東洋 = 靈 - 內的 - 神秘 . 西洋 人 은 外的 의 것을 더 찾았다 . 이제 신비적인 것을 동양인이 찾아야겠다 . 찬송보다 기도 ! 기쁨보다 눈물 ! 예수께서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음은 무슨 이유인가 . 동양에서 서양적 기독교는 실패 . 서양인은 공관복음적 , 동양인은 요한복음적 . 서양의 미완성품인 기독교에서는 만족을 얻을 수 없는 것이며 심령방면 신비방면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해야겠다 . 동양적이란 것은 요한 발견적인 것이다 ” 라고 했다 .

 

 

자연의 위기를 극복하는 생태적 기독교

 

용도의 신앙체험과 생명력 있는 생활의 힘은 자연 , 그것도 산 속에서 산과 더불어 호흡하며 얻은 것이다 . 그를 결정적으로 교회개혁적 부흥사로 내몬 것도 1928 년 강원도 금강산의 백정봉의 기도체험이었고 , 1931 년 아현성결교회의 집회도중 쫓겨났을 때에도 그를 받아준 것은 인왕산이었으며 , 그 후에도 용도가 지치고 상처를 입었을 때마다 찾아간 곳은 산의 품이었다 . 용도는 새에게 설교했던 프란치스코처럼 “ 자연은 나의 친구 . 믿을 사람도 없고 사귈 사람도 없을 때 하늘 , 산 , 흐르는 물 , 공중의 별 , 밤의 산과 들 초목 , 곤충 , 새들 , 이는 다 - 자연에 속한 것으로 나의 친구가 되나니 , 나는 늘 이 친구를 보려 자연 속으로 들어갑니다 ” 라고 했고 , “ 자연은 나의 애인의 집으로 하고 금년에 나는 거기서 주님으로 더불어 살리로다 ” 라고 다짐했다.

 

 

예술적인 영성과 기독교의 멋진 지평

 

21 세기는 문화예술의 시대라고 누구나 말하고 있다 . 실제로 , 우리 시대는 사회정치적 관심보다는 어떤 면에서 예술적인 감성 , 예술적인 혼 , 예술적인 영성이 새로운 차원의 물결을 생성시키는 원천으로 작용하고 있다 . 이점에서 예술적 신앙인으로서 이용도가 지니고 있는 세기적인 빛이 있다 . 그는 시 ( 詩 ) 를 그리스도 곧 정의와 사랑의 신에 흠뻑 미쳐서 거기서 터져 나오는 생명의 율동으로 보았다 . 그래서 “ 기도는 곧 시 ( 詩 ) 입니다 ”, “ 신앙이 깊으면 그의 모든 말이 다 시다 ” 라고 인식했다 . 또한 , 협성신학교 때부터 가야금을 즐겨 탔던 이용도는 음악 속에서도 종교적 차원을 발견했으며 , 그 소리의 나래를 타고 하느님의 품속에 들어가서 신비의 나라를 체험했다 . 그 밖에도 그림과 연극과 가극예술에서 역시 종교의 세계를 느끼며 예술과 종교의 일치된 지평을 열고 있던 이용도였다 . 그러면서도 그는 “ 진리는 아무런 둔한 손끝으로라도 잘 표현할 수 있다 . 그러나 미 ( 美 ) 는 아름다운 손에 의해서만 그 형 ( 形 ) 이 정제 ( 整齊 ) 된다 ” 고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는데 , 이런 점에서 용도를 통해 정제되어 나타난 인생과 종교의 아름다운 예술적 세계는 그 현재적 의미를 더하게 되는 것이다.

 

 

새 창조의 기도와 생활의 일치

 

하지만 , 무엇보다도 이용도에게서 현재 기독교가 배워야 할 것은 그가 터득하고 있는 기도의 깊이와 힘이라고 할 수 있다 . 사실 , 기도야말로 용도가 가장 강조한 신앙의 필요충분조건이었으며 , 용도야말로 기도의 사람이요 이 땅에 살아있던 기도 그 자체였다 . 용도다운 모든 사상과 활동의 진원지가 기도였는데 , 그는 기도를 자기의 알파와 오메가라고 했다 . 그는 기도를 단지 하느님께 인간의 소원을 올리거나 하느님의 소리를 듣는 정도에서 이해 하지 않는다 . 용도의 기도는 그것보다 훨씬 깊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 그때 기도는 사람의 생명이 새로 태어나는 신비로운 창조적 사건의 장소이다 . 깊은 기도 속에서 세상의 힘든 삶으로 지치고 오염된 사람의 생명이 기쁨과 자유와 평화가 넘치는 하느님의 생명을 얻어 새로 태어나게 된다 . 용도는 이것을 ‘ 생명의 역환 ’ 과정으로서 신앙생활과 ‘ 생명의 역환소 ( 易換所 )’ 로서 기도로 말한다 .

 

이렇게 역사적인 빛을 지니고 있는 이용도 목사를 우리 시대에 새롭게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이번 『 이용도목사전집 』 출판을 기뻐하고 축하하며 , 그 노고를 치하한다 . 부디 이 땅에 시무언 ( 是無言 ) 이용도 목사의 새로운 빛에 의해 수많은 생명과 사랑의 꽃들이 만개하기를!

2004 년 6 월

 

 

차례

 

머리말 • 4 

차례 • 12

 

 

< 제 1 부 :1927 년 >

 

제 1 장 冬 • 14 

제 2 장 春 • 25 

제 3 장 夏 • 30 

제 4 장 秋 • 32

 

 

< 제 2 부 :1929 년 >

 

제 1 장 冬 • 40 

제 2 장 春 • 46 

제 3 장 夏 • 47 

제 4 장 秋 • 53

 

 

< 제 3 부 :1930 년 >

 

제 1 장 冬 • 65 

제 2 장 春 • 81 

제 3 장 夏 • 85 

제 4 장 秋 • 86

 

 

< 제 4 부 :1931 년 >

 

제 1 장 冬 • 92 

제 2 장 春 • 120 

제 3 장 夏 • 127 

제 4 장 秋 • 138

 

 

< 제 5 부 :1932 년 >

 

제 1 장 冬 • 149 

제 2 장 春 • 155 

제 3 장 夏 • 164 

제 4 장 秋 • 165

 

 

< 제 6 부 :1933 년 >

 

제 1 장 冬 • 170 

제 2 장 春 • 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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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부 : 1927 년 >

 

제 1 장

 

 

 

1 월 1 일 ( 토 )

 

너희가 ‘ 믿음에 있는가 ’ 스스로 시험하고 스스로 살피라 . 예수 그리스도께서 너희 안에 계신 줄을 너희가 스스로 알지 못하겠느냐.

돈을 탐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 사모하는 사람이 미혹하여 믿음을 떠나 많은 괴로움으로서 자기를 찔렀도다.

믿음으로 에녹은 죽음을 보지 않고 승천하였으니 하나님이 저를 옮기심으로 다시 보이지 아니하니라 . 저는 승천하기 전에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자라는 증거를 받았느니라.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워 영생을 취하라 . 이를 위하여 네가 부르심을 입었고 많은 증인 앞에 증거하였느니라.

믿음이 없은즉 하나님을 기쁘시게 못하나니 대개 하나님께 나아가는 자는 반드시 그가 계신 것과 또한 그가 자기를 찾는 자에게 복 주시는 것을 믿어야 할지니라.

내 형제들아 , 만일 사람이 ‘ 믿음이 있노라 ’ 하고 행함이 없으면 무슨 유익이 있으리요 . 그 믿음이 너를 구하겠느냐 .

믿음이 그 행함으로 더불어 행하고 또 행함으로 말미암아 믿음이 온전케 되느니라 . 대개 하나님께로 난 자마다 세상을 이기나니 세상을 이김은 곧 믿음에서 오느니라.

 

 

 

1 월 2 일 ( 일 )

 

가난한 자가 소망이 있고 불의는 스스로 그 입을 막느니라. 주여 ,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 내 소망은 오직 주께만 있나이다 .

의인의 소망은 즐거움을 이루어도 악인의 소망은 실패와 쇠망뿐이니라. 모든 산 자 중에 참여한 자가 소망이 있음은 산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나음이니라.

너희에게 평안과 소망을 주려하노니 내게 부르짖으며 와서 기도하면 이룰 것이요 , 너희가 진심으로 나를 찾고 찾으면 나를 만나리라 .

너희 마음 눈을 밝히사 그의 부르심의 소망이 무엇임을 알게 하시기 원하라.

 

 

 

1 월 3 일 ( 월 )

 

사랑에는 공포가 없고 온전한 사랑은 공포를 쫓아내느니라.

사람이 만일 ‘ 하나님을 사랑한다 ’ 하고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형체를 사랑치 않는 자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그 형제를 사랑하는 자는 빛 가운데 있어 자기 속에 거리낌이 없을 것이요, 오직 그 형제를 미워하는 자는 어두운 데 있고 또 어두운 데 다니며 갈 곳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어두움이 그 눈을 멀게 함이라.

이 세상이나 세상에 있는 것을 사랑치 말라 . 사람이 만일 세상을 사랑하면 아버지의 사랑이 그 속에 있지 아니하느니라.

사랑하는 자마다 하나님을 알되 사랑치 않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하나님은 곧 사랑이라.

옛날부터 하나님을 본 사람이 없으나 만일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 하나님이 우리 안에 계시고 그의 사랑이 우리 안에 온전함이 되느니라.

 

 

 

1 월 16 일 ( 일 )

 

신앙은 이론이 아니고 곧 능력이다.

 

 

 

1 월 20 일 ( 목 ) 

 

죄인에게

십자가는 구원 

예수는 구주

예수의 말씀은 복음

 

예수,

빌라도 앞에 선 예수 ( 마 27:11~26 ) 

대제사장 앞에 선 예수 ( 요 15:19 ) 

헤롯 앞에 선 예수 ( 눅 23:6 )

 

 

2 월 1 일 ( 화 )

 

“ 의인은 믿음으로 사느니라 ”( 롬 1:17 ). 의인뿐이 아니라 , 모든 사람이 다 믿음이 있어야 산다 . 선생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학생이 배울 수 있고 부부 간에도 믿음이 있어야 가정을 이룬다.

의인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인 바 하나님을 믿음은 다른 모든 것을 믿는 믿음을 가지게 하는 원동력이다 . 하나님을 믿어야 또한 나를 믿게 되나니 내가 나를 믿지 않고 어찌 살 수가 있겠는가.

 

 

 

2 월 4 일 ( 금 )

 

루난의 말 “19 세기는 존재의 범주를 성생 ( 成生 ) 의 범주로 , 절대개념을 상대의 개념으로 , 부동 ( 不動 ) 의 개념을 동 ( 動 ) 의 개념으로 바꾼 시대다 .” 최선의 활동은 정당한 사상과 건실한 생활에서 생기는 것이다 . 종종 침묵의 때를 보냄은 힘을 새롭게 하기 위함이다.

자기가 만든 칼로 자기가 베임을 당하는 것이 인생이던가.

 

 

 

2 월 9 일 ( 수 )

 

조선 교회는 부흥되어야겠다.

한국 교회에 없는 것 : 기도 , 개인 전도 , 열심 , 사랑 , 용기 , 감사 , 찬송 , 협동 , 성경공부 , 구도심 , 봉사 , 가정 기도

있는 것 : 잔말 , 말질 , 평론 , 돈만 모으려는 생각 , 게으름 , 시비 투쟁 , 비겁 , 공포 , 불평 , 근심 , 걱정 , 분열 , 연문학 , 구금심 ( 求金心 ), 탐욕 , 이기 , 가정 불안.

 

 

 

2 월 10 일 ( 목 )

 

성경에 나타난 하나님은 성결을 사랑하시고 죄를 미워하셨다 . 성경에 나타난 악마는 죄를 사랑하고 성결을 미워했다.

오늘 교회 사람들은 하나님을 따른다면서 성결이란 말은 듣기도 싫어하고 죄의 소리를 듣기 좋아한다 . 죄를 사랑하고 죄를 옹호한다 .

죄를 좋아하는 악마와 성결을 사랑하는 주님은 영원히 조화가 되지 않는다.

 

 

 

2 월 11 일 ( 금 )

 

성결 ( 신령 ) 과 세속은 2 대 세력으로서 교회를 지배 조종한다 . 세속이 우리 교회의 문을 두드린 지 오래다 . 교회는 성서적 신령에서만 존립되는 것인데.

 

 

 

2 월 12 일 ( 토 ) 

 

기도

웅변은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 . 그러나 기도는 하나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 웅변은 금전을 나오게 한다 . 그러나 기도는 돈으로 살 수 없는 은혜를 내리게 한다 . 이 은혜가 없이는 거만 ( 巨萬 ) 의 부 ( 富 ) 도 무익하다 .

 

밀실 부흥 후에 나오는 신앙과 열정으로 되는 기도는 만인이 칭찬하고 떠드는 연설 천회 ( 千回 ) 보다 목적을 달성하는 데 유력하다 .

 

회개하면 - 생명을 얻음 ( 행 11:15 ), 구원을 얻음 ( 고후 7:1 ), 죄 사함을 얻음 ( 행 1:30 )

참으로 회개한 자 - 이스라엘 사람 , 다윗 , 므낫세 , 욥 , 요나 , 베드로 , 삭개오 . 십자가 상의 도적 , 고린도 사람

거짓 회개한 자 - 사울 ( 삼전 15:54 ), 아합 ( 왕상 21:27 ), 유다 ( 마 27:3~5 ) 

죄 - 모든 의롭지 못한 것 ( 요 15:17 ), 선을 알고 행치 않는 것 ( 약 4:17 ), 믿음으로 하지 않는 일 ( 롬 14:27 ), 어리석은 자의 꾀하는 일 ( 잠 24:9 ), 회개하지 않는 자의 모사 ( 창 6:5 )

 

 

 

2 월 28 일 ( 월 )

 

내 육신이 편함이 없음은 주의 노하심을 인함이요 , 내 뼈가 아프고 마음이 괴로움은 내 죄를 인함이로소이다.

주의 살이 나를 찌르시고 주의 손이 나를 중히 누르시나이다 . 내 죄가 내 머리에 넘치니 무거운 짐 같아서 내가 견딜 수 없나이다.

내가 허리를 꾸부리고 얼굴을 들지 못하며 종일토록 슬픔으로 다니나이다. 내 가슴이 두근두근하며 내 힘이 쇠하오니 내 눈에 빛조차 없어지나이다. 내 근심이 내 앞에 쌓여 내가 넘어지게 되었나이다 . 내가 잠잠하여 입을 봉하고 선한 말도 하지 못함은 내 근심이 심함이로소이다.

여호와여 , 내 장래와 내 생명이 어떻게 될 것을 알게 하시고 내가 지금 얼마나 약한가를 알게 하옵소서.

사람마다 몸은 비록 강건하나 진실로 그 입은 한숨뿐이니이다 . 사람마다 그 왕래는 그림자 같고 헌화함은 참으로 한숨뿐이니이다 . 재물은 쌓으나 누가 가질지 알지 못하는도다.

주여 , 이제 내가 무엇을 바라오리까 . 내 소원은 오직 주께 있을 뿐이로소이다 . 여호와여 , 나의 기도를 들으시고 내가 불러 아뢸 때에 귀를 기울이시고 내가 눈물 흘릴 때에 나를 살피소서.

하나님이여 , 인자함을 베푸사 나를 긍휼이 여기시고 나의 모든 죄를 없이하여 주옵소서 . 나의 악함을 맑게 씻기시며 나의 죄를 깨끗게 하옵소서 . 대개 내가 나의 범죄함을 아오니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나이다.

볼지어다 . 내가 날 때에 죄악이 있었고 내 어머니가 나를 잉태할 때에 벌써 내게 죄가 있었나이다.

주여 , 낯을 가리우사 내 죄를 보지 마시고 내 모든 악을 없이하여 주옵소서 . 주여 , 나를 위하여 정한 마음을 예비하여 주시고 내 속에 정직한 심령을 넣어주소서.

주 앞에서 나를 쫓아내지 마시고 주의 성신을 내게서 거두어가지 마옵소서. 구원의 즐거움을 다시 내게 주옵시며 나를 붙드사 순종할 마음을 주옵소서. 주여 , 나의 무딘 마음보를 버리게 해주시고 나의 상한 심령을 고쳐 주옵소서.

 

 

 

3 월 1 일 ( 화 )

 

아 , 부끄럽다 . 아 , 분하다 . 아 , 떨린다 . 아 , 이리도 두근거리는 가슴아 ! 그러면 어쩌니 . 전들 어찌하며 난들 어찌하냐 .

예끼 못난 자식 죽어라 , 죽어 . 글쎄 죽자니 어떻게 죽는단 말이냐 . 죄를 미워하라 . 그리고 싸우라 .

그러면 자연히 죄에게 잡혀 죽든지 죄를 이기고 죽든지 죽어지게 되리니.

 

 

 

3 월 2 일 ( 수 )

 

성경을 연구하는 데는 , ① 역사적으로 , ② 문학적으로 , ③ 종교적으로 . 성경의 말씀이 성경에 있는 까닭으로 진리가 아니라 , 인간의 심령생활의 사실이기 때문에 진리다.

심령 생활은 언제든지 적극적이다 . 역류 ( 逆流 ) 를 올라가는 배와 같다 . 올라 가다가 서기만해도 곧 세상의 흐르는 물결에 밀리어 내려가게 된다 . 심령생활에 권태가 생기면 벌써 떠내려가고 있는 줄 알라.

 

A: H 와 M 을 비교하면 H 보다 M 이 못하지 않은데 H 는 늘 좋은 양복을 입기 때문에 M 보다 퍽 낫게 보여 .

B: 그래 , 사실이야 . 사람은 별 수 없어 . 그러기에 목사 노릇을 해도 좋은 양복을 입어야겠더군.

A: 학생 중에도 늘 좋은 양복을 입는 이는 겉으로 얼른 보아 번질번질하여 보이는데 …… .

B: 옳아요 . 물론 내용이 있어야겠지만 외화 ( 外華 ) 도 무시할 수 없어 .

 

오 주님이시여 , 세상이 이리 되었나이다 . 좋은 양복을 입어야 등용이 되고 , 교제를 잘해야 교회 일을 잘 본다고들 합니다 . 외화와 외교술이 어떻게 하나님 나라 사업을 하는데 첫째 조건이 될 수 있사오리까.

다른 일에는 몰라도 교역 ( 敎役 ) 에는 신앙이 첫째 조건이고 또 사랑이 그 수단이 되어야 할 것이 아닙니까.

믿음과 사랑이 목사의 절대 조건이 되어야 할 것이로소이다 . 오 주님이시여.

 

 

 

3 월 6 일 ( 일 )

 

향락적 세상 . 먹어야 좋다 하고 , 사내 계집이 어울려져야 좋다 하는 세상 . 세상은 이러합니다 . 이러한 세상이라고 해서 그 가운데 사는 나도 이러하여야만 되겠습니까.

저는 지향 없는 애와도 같습니다 . 이러한 세상에선 이 몸 . 이리도 저리도 할 수가 없습니다.

나는 세상을 향하여 죽겠습니다 . 그리하여야 될 줄을 앎이니이다 . 세상은 또 나를 향하여 죽어야 될 것입니다 . 그리하여야 나는 나의 나요 , 세상은 세상의 세상이 될 것입니다.

이제 내가 세상과 어우러진다면 이는 ‘ 나 ’ 라는 나도 못되고 ‘ 세상 ’ 이라는 세상도 못되어 결국은 나도 아니요 , 세상도 아닌 , 일종의 기형물을 낳아 놓을 것입니다.

 

 

 

3 월 7 일 ( 월 )

 

아 , 하염없는 이 생활 , 이렇게도 겉잡을 수 없이 흩어지는 이 마음 .

오 주여 , 나를 돌아보소서 . 주님만을 쳐다보고 주의 음성만을 들으려고 애를 쓰는데도 , 아 , 이놈의 세상이 끔찍하게도 내게 붙어서 떨어지지를 않습니다.

오 주여 , 세상에서 나를 끊어 당신의 허리에 처매어 주소서 .

 

 

 

3 월 8 일 ( 화 )

 

내 마음먹는 것과 내 손짓이 하는 행실을 일일이 아시는 하늘의 아버지시여 , 나를 도와 기도하게 하소서 . 기도를 못할 때에 내 마음은 뒤숭숭하고 괴롭사옵니다 . 소망도 끊어지고 기쁨도 사라지나이다 . 사색할래야 사색할 수 없고 다만 빛없고 또 끝없는 광야에서 이리저리 안타깝게 헤매고만 있을 뿐이로소이다.

오 주여 , 이러한 현상에서 이 자식을 구원하여 주옵소서 . 아멘 .

 

 

 

3 월 9 일 ( 수 )

 

비가 오는 것을 보니

꽃 필 봄이 온 줄 알겠나이다. 

비에 젖은 땅속에는

새 생명들이 움직이고 있지요. 

오래지 않아 , 오래지 않아 , 

작은 생명들의 기꺼운 노래를 

이 땅 위에서 듣게 되겠지요. 

오 생명이여 , 생명이여 , 

없는 듯이 묻혀있는 

작은 생명들이여.

 

 

 

3 월 10 일 ( 목 )

 

눈 올 겨울에는 비가 오고 

비 올 봄에는 눈이 내리니, 

오 이 어인 시절인고.

꽃 필 때에 바람은 웬일이며 

또 눈은 웬 눈인고. 

세월이 하도 수상하니 

맘 놓을 수 없어라.

 

시계

째깍째깍 시계소리

듣기 싫다 듣기 싫어 

어쩌자고 자꾸 가노?

 

 

 

3 월 11 일 ( 금 )

 

오늘은 13 회 졸업식 . 졸업생 27 명 . 정 목사님의 설교 . 3 층 건물 - 상층은 영혼 ( 종교 ) 생활 , 중층은 사상생활 , 하층은 육신생활 , 우리는 이 3 층집을 완전히 건설하자.

우리를 자연이 부른다 . 동포가 부른다 . 주님이 부르신다 . 나가자 . 우리는 가서 인간의 마음 문을 두드리자 . 초인종을 울리든가 , “ 이리 오너라 ” 하든가 , “ 주인장 계십니까 ” 하든가 .

어쨌든 형편을 따라서 부르자 . 그러노라면 언제든지 나올 때가 있으리라 . 더디 나온다고 낙심은 하지 말자.

 

영숙이가 병세 위급하다는 소식이 벌써 두 번째 왔다 . 아 , 괴로운 일이다 . 아픈 마음 진정할 길이 없구나.

오 주여 , 나는 아무 능력이 없나이다 . 일체를 주여 맡아 도우소서 . 이리든지 저리든지 주께서 우리에게 좋은 것을 주시려고 하심을 믿으며 든든한 마음을 얻나이다.

사랑하는 이에게 주고 싶은 것을 못 주는 것이 마음 서운한 일이라면 , 사랑하는 이에게 받았으면 하는 것을 못 받는 것도 또한 섭섭한 일이리라 . 내가 무엇으로 졸업하는 형제에게 선물할꼬 . 물질 이상의 것을 찾는데 이 무엇이 될꼬.

 

 

 

3 월 13 일 ( 일 )

 

영숙의 병이 위독하다는 전보 . 오후 4 시 기차로 개성행 . 남성병원 .

영숙이 숨을 모으는 참혹한 광경 . 어머니 된 자의 속탐 . 의사 간호원들의 야단야단 . 아 , 어쩌면 내 아기가 이리 되었단 말인가 . 넘어가는 숨을 끌어 올리려고 주사를 석 대 넉 대 . 다른 방법은 없다 하여 최후로 노숙을 시키니 두 내외와 덕순 누님이 찬 바람을 먹어가며 아이를 정성껏 간호하다.

 

 

 

3 월 14 일 ( 월 ) 

 

역시 병원에서

 

 

 

3 월 15 일 ( 화 )

 

절망된 아기를 안고 퇴원하여 남의 행랑방으로 끌고 오니 , 아아 , 이 쓸쓸함.

 

 

 

3 월 17 일 ( 목 )

 

새벽 2 시 15 분에 내 딸 영숙 영면 ( 永眠 ). 십중팔구는 죽을 것으로 판정해 놓고서도 그래도 살아나기를 바라던 것이 아주 죽고 말았으니 …… .

수의를 지으며

네가 성하였을 적에 

끊어다 놓았던 감으로 

수의를 지으니…… 

살아서는 못 입어본 

옥양목 새감

너 죽을 줄 알았더면 

숟가락을 팔아서라도 

새 저고리 바지 

그도 안되면

옥양목 새 버선이라도 한 켤레 

기워 신겼을 것을 …… .

아 , 웃는 듯이 고이 잠든 내 아가 . 

오후 2 시에 장례식 .

 

 

 

3 월 18 일 ( 금 )

 

미리흠 ( 美理飮 ) 여학교 졸업식 

 

 

 

3 월 19 일 ( 토 )

 

봄은 녹진한 유흥의 때 . 여름은 피서나 수양할 때 . 가을은 독서와 기도의 때 . 겨울은 들락날락 활동의 때 .

 

 

 

3 월 20 일 ( 일 ) 

 

밤차로 상경

봄이 왔는가 하고 보니 벌써 꽃이 피어있고 나비가 날고 있구나 . 꽃은 언제 피고 나비는 언제 왔는가 . 그리고 또 언제 없어질 것들인가 . 아 , 잔인하고 간교한 타임에 잡혀 있는 속절없는 가엾은 만물들.

 

나를 보시나이까 

오 주님이시여,

지금 나를 보시나이까 

죽어 오지 못하는

내 아기를 그리워하면서 

눈물에 젖어있는 

나를 보시나이까.

보시거든

이 정경을 내 딸에게 알게 하여 주옵소서.

 

오 주님이시여,

이제 나를 보시나이까 

오 주님이시여,

지금 나를 보시나이까 

슬퍼도 주를 부르고 

기뻐도 주를 부르는,

아기와도 같은 나를 보시나이까 

보시거든 주님이여, 

손들어 알리소서.

 

 

 

3 월 26 일 ( 토 )

 

슬픈 기억 . 오 주여 , 이제 내 맘은 어쩔 수 없이 서글퍼지나이다 . 이는 몸이 죽어 없어진 어린 딸의 기억이 또다시 일어나는 탓이로소이다.

 

 

 

3 월 27 일 ( 일 )

 

영철에게 편지를 쓰면서 눈물 흘렸다 . “ 영숙이를 잃고는 네가 퍽도 보고 싶구나 ” 라고 쓰는데 이르러서 눈물이 왈칵 쏟아짐을 깨달았다 .

내 딸 어디 가 있노 ? 오 그리운 내 아기야 , 너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느냐 . 따뜻한 부모의 품을 떠나 내 딸은 지금 어디 가 있노 .

영숙아 , 영숙아 , 1 년밖에 못 살고 갈 게 어째서 태어났더란 말인가 . 동그란 머리통 , 동그란 눈 , 동그란 귀 , 동그란 입 , 동그란 코 . 원 ( 圓 ) 다섯이면 그 려놓을 수 있는 네 형상이 내 눈에는 그대로 살아 있구나.

거이 발 같이 꼬물거리는 그 손가락 . 지금도 내 가슴에서 꼬물꼬물하고 있구나 . 네 혼은 하나님의 따스한 품 안에서 재롱을 부리며 자라리라만 , 그리도 곱던 네 몸뚱이는 , 아 , 원통하게도 흙 속에서 썩는단 말인가 .

영철아 너는 지금 어디 있니 ? 어찌하여 부모 품에는 못 있게 되고 떨어져서만 살아야 된단 말인가 . 오 그립다 , 내 아들 영철아 . 언제 다시 우리는 같이 모여 살 수 있을 것인가 . 내가 이렇게도 네가 그리울 때에야 넨들 얼마나 부모가 그립겠느냐 . 오 , 야속한 세상에 사는 너와 나로구나 . 주여 , 이를 어떻게 하시려나이까.

주여 , 글쎄 이를 어찌 하나요 . 마음을 결심의 띠로 꽁꽁 묶어 주님의 제단에 바치고 정성스레 들어올리노라면 어느덧 묶였던 띠가 끊어지고 모았던 마음이 산산이 풀어져 이 바람 저 바람에 날리고 마니 글쎄 이를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 얼마 후에는 또 흩어진 마음을 집어 모으느라고 눈물을 짜면서 애를 박박 쓰곤 하니 , 주님의 제단에 한 번도 알뜰한 제물을 바쳐 보지는 못하고 밤낮 이 노릇만 하다가 서산에 해가 떨어져 버리고 말면 어찌합니까.

주님이시여.

 

 

 

4 월 1 일 ( 금 )

 

조선에 있는 신앙인의 역사를 기록하고 싶다.

 

 

 



<1 부 : 1927 년 >

 

제 2 장

 

 

 

4 월 2 일 ( 토 )

 

이태리 애국자 카리발디의 전기.

신앙의 사람 하천풍언 ( 賀川豊彦 ) 의 역사 .

내가 죽는다고 낙심할 것은 없나이다 . 다만 주를 믿으니 내 몸이 죽으나 사나 주는 나의 구주이시매.

주여 , 이제나저제나 한 번은 죽어 썩을 몸이오니 성하건 병들건 주께 이 몸을 바치오리다 . 주여 , 달리 무엇에 쓰오리까 , 이 한 몸을 .

 

 

 

4 월 5 일 ( 화 )

 

뜰 앞에 봄이 왔다 . 내 가슴엔 설움이 왔다 . 작년 갔던 봄은 왔다 . 꽃도 오고 새도 왔다 . 그런데 사람만이 가고 못 오는가 . 자연은 갔다가도 또 오는데 가엾은 인생만이 가면 다시 못 오고 , 끝없는 길을 걷고 있는가 .

오 하염없는 인생아 , 너희는 꽃이나 새들만도 못하구나 . 봄은 왔다 . 가엾은 인생을 비웃으면서 . 오 , 봄은 또다시 이 땅 위에 왔구나 .

 

 

 

4 월 8 일 ( 금 )

 

생의 승리

위로의 왕 그리스도. 

기도를 올리려고

단 앞에 무릎을 꿇은즉

빌수록 주님 계심을 깨닫나이다. 

보아라 , 거기 서계신 이를 

그리스도 빙그레 하시며 

“ 두려워 하지 말라 .”

 

주여 , 진실로 사망을 이기실 것 같으면 

이미 전날에 죽어간 자를 

다시 살려주시옵소서 하고 

간절히 소원을 말씀 드리니

주께서 빙그레 하시며

“ 그는 죽지 않았느니라 .” 

말씀과 같이

그러면 잠들었나이까 

덮은 그 눈

우리의 눈으로부터 격한 그 눈썹을 

주여 열어 주옵소서 

주 빙그레 하시면서

“ 그는 잠들지 않았느니라 .”

 

만일 저가 눈을 뜨고

아름다운 달빛을 본다면

아파하는 내 가슴에 돌려보내주소서 

주 빙그레 하시면서

“ 그는 자지 아니하니라 .”

 

아 , 잃은 것도 너무도 현저해서 

죽음의 내를 건너기까지는

다시 만날 소망은 없는 게지요 

주 빙그레 하시며

“ 그렇지는 아니하니라 .”

 

사랑하는 이 곁에 있는 줄로 믿기는 하지만 

가까이 있기를 간절히 빌 때는

더구나 먼 것같이 생각이 되던데요 

주 빙그레 하시며

“ 내가 여기 있노라 .”

 

주여 저희 눈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여 우리와 같이 행하시며 

또 주무시지 않고

또 멀리 가시지 않으심을 

어떻게 알 수 있습니까 

주 빙그레 하시며

“ 내 안에서 살아라 .”

 

 

 

4 월 17 일 ( 일 )

 

주여 , 내 마음 속에 다시 사소서 . 그리하여 낙심해 돌아섰던 마음에 새 믿음을 주옵시고 슬퍼 돌아서는 마음 위에 새 기쁨을 주시옵고 두려워 돌아가는 마음 위에 새 담력과 용기를 주옵소서 . 나의 주는 살아계시옵니다 . 이제 내 맘에도 살아주시옵소서.

복된 사람 . 오랜 옛날부터 전하여 오는 주의 깊은 말씀이 내게도 오도다 . “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는 위로를 받을지라 ” 는 .

정다운 주님이여 , 점점 깊이 주를 알겠나이다 . 슬픔은 주님이 들어오시는 문이온즉 나의 슬픔을 은혜로 깨닫게 하소서.

 

 

 

5 월 2 일 ( 월 )

 

부흥의 길 , 부흥의 의의 . 부흥은 영어로 ‘ 리바이벌 ’(revival) 이라고 하는데 이는 ‘ 잠든 사람이 눈을 뜬다 ’, ‘ 죽어가던 사람이 새 원기를 회복한다 ’ 등의 의미를 가졌다 .

오늘의 교회는 참 부흥을 갈망한다 . 부흥이 있을 때 교회가 교회 노릇을 할 수가 있거니와 그렇지 못하면 교회는 악마의 참모부가 되고 말 것이다. 오늘의 교회는 신앙상으로 보아 깊은 잠 가운데 빠져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잠을 잘 뿐만 아니라 시기 , 분쟁 , 분열 , 모살 등 극도에 달하였다 .

조선 교회에는 지금 부흥이 있어야겠다 . 왜 부흥이 필요한고 하니 . 조선 교회는 점점 무력해간다 . 점점 속화해간다 . 교회 안에는 훈훈한 맛이나 따뜻한 맛이 조금도 없고 들어서면 찬바람이 쓸쓸히 돌뿐이다 . 시기가 가득하고 분쟁이 사람의 이목을 놀라게 한다.

대구사건 , 마산사건이 이를 증명한다 . 하나님을 위한 봉사나 남을 위한 봉사를 하기는커녕 도리어 자기의 이익만을 찾기에 눈이 벌개서 덤빈다 . 연회의 보고 중에는 내용 없는 숫자만이 교역자의 입을 통해서 들어옵니다 . 허위가 가득 차고 싸움이 가득 찼습니다.

이때에 조선 교회에 큰 부흥이 있지 않으면 교회의 전도는 대단히 위태롭게 되어있습니다 . 오순절에 있던 그런 부흥이 오늘의 조선에 일어나야겠습니다 . 그때 3,000 명씩이나 자기의 죄를 통회하고 구원 받기를 위해서 울며 손을 들었지요.

요단강에서 세례 요한이 전도할 때 수많은 무리들이 나와서 죄를 자복하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 지금 우리 교회에 자기의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는 일이 없어진 지 오래되었습니다 . 이것이 교회가 진흥치 못하는 한 큰 원인인 것입니다.

요한 웨슬레 당시에 그가 성신의 충만함을 받아 전도할 때 그 청중 가운데서는 시체같이 여기저기 쓰러지며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는 사람이 부지기수 ( 不知其數 ) 이었다고 합니다 .

 

 

부흥이 있을 때

① 세상 번민과 재화에 눈이 어두워 ‘ 하나님도 모른다 ’ 고 ‘ 영혼도 모른다 ’ 고 하며 교만과 악심에 가득 찬 죄인도 회개합니다 .

② 자기가 구원을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모르고 예수를 믿음으로 진정한 만족과 위안과 힘을 못 얻는 사람도 실제로의 구원 체험을 맛볼 수 있습니다. 

③ 의식적 ( 儀式的 ) 으로만 믿던 사람이 참으로 예수를 믿고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행하게 됩니다.

④ 전에는 복음을 부끄러워하던 사람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박해를 당하는 것을 영광으로 알게 됩니다.

⑤ 부흥이 있는 곳에는 열심이 있고 사랑이 있고 봉사가 있고 자기희생이 있고 기쁨이 있고 만족이 있고 쾌락이 있습니다.

⑥ 부흥이 있는 곳에는 기적이 있습니다 . 즉 말할 수 없는 악한이 눈물을 흘리고 회개를 하며 술망나니가 울면서 술병을 깨뜨려버리며 싸움과 분쟁으로 어지럽던 가정이 화락 ( 和樂 ) 해지고 예수의 반대자나 박해자가 예수의 증인이 됩니다.

 

 

 

6 월 1 일 ( 수 ) 

 

나는 본다.

맹세를 져버린 사람의 그 웃는 얼굴.

또 웃는 소리를 내면서 새 동무와 같이 거리를 걷는 그 꼴.

 

발자국.

아침에 나갈 때에 어깨를 맞대고 둘이서 찍어놓은 눈 위의 발자국.

돌아올 때에는 사이가 나서 나 혼자 눈물지며 외롭게 남겨놓는 눈 위의 발자국.

눈 위의 발자국.

 

까마귀.

검고 보기 싫어 아무에게도 사랑 받지 못하는 까마귀. 

나는 언제부터인가 이 새가 귀엽게 뵈고 사랑스러워졌다. 까마귀.

누구에게도 사랑을 못 받고 돌리어 혼자 티끌 속에서 산을 찾고 있는 내 신세 같은 숙명의 새.

 

 

 

7 월 14 일 ( 목 )

 

흐르는 세월에 떠다니는 가련한 인생 . 청파 ( 靑波 ), 백파 ( 白波 ) 밀고 또 미는 고해의 일엽편주와도 같도다.

인생은 짧은데 생명은 악착 같구나 . 악착같은 생명의 유혹을 받아 벗디디고 살아가려는 오 고해의 인생 , 악착같아라 . 오 , 그러나 인생아 무엇 하느 냐.

( 처형의 사보 [ 死報 ] 를 듣고 )

 

 

 

<1 부 : 1927 년 >

 

제 3 장

 

 

 

7 월 23 일 ( 토 )

 

오 주여 , 내 몸이 병들어 아랫목에 누워 죽는 그런 천한 죽음을 죽지 말고 주님과 같이 모든 성도들과 함께 주를 위하여 순교의 죽음을 , 그 영광의 죽음을 죽게 하소서.

 

 

 

9 월 3 일 ( 토 ) 

 

종교 생활은,

① 참회의 생활 

② 기도의 생활 

③ 감사의 생활 

④ 사랑의 생활 

⑤ 희생의 생활

 

빵을 많이 주어 , 그때에 저들은 육에 살고 영에 죽는 자가 된다 . 

물욕에 살고 신령에 죽는다.

이 ( 利 ) 에 살고 의 ( 義 ) 에 살지 않는다 . 

사 ( 私 ) 에 살고 공 ( 公 ) 에 살지 않는다 .

자기를 위하여 향락을 도모하고 남을 위한 희생은 꿈도 안 꾼다.

 

 

 

9 월 13 일 ( 화 , 음 8 월 18 일 )

 

기다리던 파송지 부르는 날이 왔다 . 강원도 통천 ( 通川 ) 이라고 한다 .

“ 오 주여 , 어찌 이 미천한 자식에게 당신의 양떼를 맡기시나이까 . 인생아 , 네 발로 서라 . 내가 너로 더불어 말하리라 ”( 겔 2:1 )

 

 

 

9 월 26 일 ( 월 )

 

밤 10 시 50 분발 원산행 차로 금강산 수학여행을 떠난다 . 나는 돈이 없어 못 갔다.

 

 

 

9 월 27 일 ( 화 )

 

고장 난 학교 풍금을 고치기 시작하다.

 

 

 

9 월 28 일 ( 수 )

 

석교교회에서 속장과 소년회장 피임 ( 被任 ). 전도사 천거를 받다 .

 

 

 

10 월 2 일 ( 일 )

 

오늘 아침 6 시 반에 환신 군과 신학교 채플에서 피차의 신령상 경험얘기를 하다 . 이렇게 하는 시간이 내게는 가장 기쁘다 . 뜻이 같은 동무가 모여 같이 얘기하고 또 같은 뜻으로 기도하곤 하는 것.

 

 

 

<1 부 : 1927 년 >

 

제 4 장

 

 

 

10 월 4 일 ( 화 )

 

시작한지 8 일만에 학교 풍금 수선을 끝마쳤다 . 내가 보기에도 새것과 같다 . 기쁘다 . ‘ 저는 제 상급을 이미 받았다 ’ 만족감 , 희열감은 나의 큰 상급이다.

개조와 수선의 기쁨이 이러하거늘 창조의 기쁨이야 그 어떠했으랴 . 못쓰게 된 풍금을 9 원 44 전 들여서 고쳐 새 것을 만들었다 . 풍금 고치는 사람이 70 원 내라고 하던 것을.

 

 

 

10 월 13 일 ( 목 )

 

오후 2 시 경성지방회에서 전도사 시험을 치르다 . 이환신 , 함용준 군과 같이.

 

 

 

10 월 15 일 ( 토 )

 

오후에 이사를 하다 . 저녁밥은 정 목사님네와 함께 먹다 . 송 목사님 , 환신 군의 합식 ( 合食 ) 에 정이 더해간다 .

유 ( 劉 ) 가 이사에 많이 도와주고 수고했다 . 그는 나를 알뜰히 사랑한다 . 밤에는 과실과 과자를 사오셔서 두 집 식구가 재미있고 맛있게 합식하니 한 식구와 다름없다.

주여 , 이런 형제들과 길이 같이 살 세상을 만들어 주옵소서 .

 

 

 

10 월 29 일 ( 토 )

 

오늘 오후에 체임버 백과사전 10 권 (Chamber’s Encyclopedia 10 Volumes) 을 샀다 . 19 원에 계약하고 9 원만 준 후 5 권을 먼저 가지고 왔다 . 내 평생에 가장 기쁜 날이 있다면 이 백과사전을 산 이날이라고 하겠다 . 밥 먹다가도 쳐다보고 자다가도 눈만 뜨면 쳐다보고 . 아 , 어쩌면 이 책이 이다지도 그리운가 . 못 잊을 것이 백과사전이로다 . 바라노니 , 백과사전아 , 나의 사역에 유력한 자본 ( 資本 ) 이 되어다오 . 오는 월요일에 10 원을 갖다 주고 마저 찾아오기로 하였다 . 어디서 10 원을 또 구해올꼬 .

오 주여 , 너무도 감사하옵나이다 . 어찌 이 큰 선물을 내게 주시나이까 .

 

 

10 월 31 일 ( 월 )

 

유와 광현 형에게서 돈을 꾸어가지고 백과사전 5 권을 마저 찾아왔다 . 나는 일생에 제일 큰 세간을 장만하였다.

 

 

 

11 월 3 일 ( 목 )

 

반도사진관에서 졸업반 사진 찍다.

세상을 구원하겠다면서 책을 보고서 하겠다고 ? 그러면 누구나 다 세상을 구원하게 ? 학자들의 손으로 세상은 다 구원되고 남은 세상은 없게 ! 세상은 오직 하나님의 능력으로써만 구원할 수 있다.

 

 

 

11 월 12 일 ( 토 )

 

100 년을 살아도 인간의 자랑은 수고와 설움과 눈물뿐이라 .

오 주여 , 나에게 믿음과 용기를 주셔서 주 믿고 살다가 주 위해 죽게 하소서.

 

 

 

11 월 14 일 ( 월 )

 

의사에게 보였다 . 골병이 들어서 그렇다는 것이다 . 피도 부족하고 . 고치려면 100 여 원 들겠다고 .

 

 

 

11 월 15 일 ( 화 )

 

오늘부터 약을 먹어 ? 약을 먹으면 오래 살 수 있나 ? 

주여 , 다만 주의 은혜가 있을 따름이외다 .

 

 

 

11 월 16 일 ( 수 )

 

어째 도무지 심기가 불안하다.

오 주여 , 내가 나를 어찌할 수 없나이다 . 주의 음성으로 내 마음의 거친 물결을 잔잔히 쉬게 하여주소서.

오후 5 시 10 분 첫눈이 온다 . 싸락눈이 .

 

 

 

11 월 18 일 ( 금 )

 

병으로 학교를 쉬다.

 

 

 

11 월 29 일 ( 화 )

 

1 월 25 일 원산지방 부흥사업 . 둘이서 기도를 올리다 .

 

 

 

12 월 6 일 ( 화 )

 

“ 네가 어디 있느냐 ” 고 주여 물어주시고 나로 하여금 대답하게 하소서 . 아직도 어둠 속에 있는지 , 침침한 수풀 속에 있는지 , 하나님을 원망하는 가운데 있는지 , 교만한 가운데 있는지 , 남을 시기하는 가운데 있는지 , 남을 원망하는 가운데 있는지 , 나약하고 비겁한 가운데 있는지 , 어떠한 가운데 있는지 대답하게 하소서.

 

눈물을 주소서

오늘의 우리는 눈물이 다 말랐습니다 

눈물 없는 곳에

되지 못한 것들만 무성하여 있습니다 

눈물은 살균력 ( 殺菌力 ) 이 있습니다

원망 불평 이기 등은 전염병균과 같아서 

자신을 죽이고 또 남의 가슴에

살촉을 받아 죽게 하는 악독한 병균입니다

 

이 모든 균들은 눈물로써 죽일 수 있습니다 

동정의 눈물이 쏟아질 때

뜨거운 사랑의 눈물이 쏟아질 때 

남을 원망하는 것이나 

시기 불평 이기 행위 등

모든 불선 ( 不善 ) 의 병균은 다 죽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따스하고 온유하고 미쁜 새 마음을 내어줍니다 

마치 상처에 소독을 한 후 새살이 돋아 나오듯이!

 

피를 주소서

우리는 눈물도 말랐거니와 피는 더욱 말랐습니다. 

그래서 무기력한 빈혈 병자가 되었습니다.

피가 없을 때는 기운이 없고 , 맥없고 , 힘없고 , 담력 없고 , 의분 없고 , 화기 없고 , 생기가 없습니다 .

그 대신 노랗고 , 겁 많고 , 쓸쓸하고 , 소망이 없습니다 .

우리에게 그리스도의 피를 주사해 주소서.

그래서 우리는 새 기운을 얻고 화기와 생기 있고 기쁨이 있게 하옵소서. 우리는 죄에게 잡히어 죽어가되 그 죄와 더불어 싸울만한 피가 없습니다.

 

악마가 우리 인간을 유린하되 그것을 분하게 여기는 피가 없습니다. 

주여 , 우리에게 당신의 피를 주사해 주옵소서 . 

그래서 죄악과 더불어 싸우게 하여주옵소서.

 

우리의 영혼이 원수 마귀를 격파하게 하여주옵소서. 

피가 있게 하소서.

피가 없으면 죽은 사람. 

우리에게는 피가 없어요.

주여 , 우리는 기어이 죽게 되었나이다 .

당신의 십자가에 흘리신 피로서 우리에게 주사해 주옵소서.

 

주여 , 우리를 불러 일으키소서

우리는 나사로와 같이 무덤 속에 있나이다. 

생각도 눈물도 피도 없는 송장이로소이다.

수포로 싸고 줄로 묶어 놓았으니 움직일 수가 절대로 없습니다.

 

주여 , 우리를 불러 일으켜 세워 주소서 . 

그리고 걸어서 나오게 하여주소서. 

죄악이 우리의 심령을 덮어 쌌습니다. 

마귀의 사슬로 우리는 얽매어졌습니다.

주여 , 다 풀어주사 자유로 활동하는 몸이 되게 하옵소서 .

 

주를 만나러 가자

나사로와 같이 일어나서 

베드로 요한과 같이

주를 만나러 달음질치자 

주님이 죽으신 줄 알매

저희는 공포와 낙망 중에 있도다 

그러나 우리는 달음질 해가자

마리아 베드로 요한과 같이

 

주는 살아나셨다 

우리 앞에 계시다 

주님을 보자

사신 주님을 만나 보자 

그 음성을 듣자

그 손의 못 자국을 만져보자 

그리고 믿자 따르자 

위하여 희생하자

우리도 그와 같이 다시 살지니 

영생할지니

 

 

 

12 월 13 일 ( 화 )

 

예수를 환영하자.

그리하여 우리의 왕으로 삼자.

우리를 위해서 생명을 버리신 그가 왕 되지 않고 자기를 위하여 모든 욕심을 다 채우려는 그런 것들이 우리 왕이 되면 우리는 도탄 중에 빠진다. 어찌하여 교회에서 네가 왕 노릇 하려고 하며 가정에서 네가 왕 노릇 하려고 하며 너를 네가 주관하려고 하느냐. 

다만 예수가 있을 따름이니라.

 

 

 

12 월 24 일 ( 토 ) 

 

베들레헴의

작고 추한 말구유를 

허물치 않으시고

거기 나신 예수님이시여

나의 작고 추한 마음구유에 

탄생하시어

좌정하시옵소서

 

내다보니 눈 얼음이 데걱거리고 찬 바람만 “ 휭휭 ” 하며 지나갑니다 . 세상에는 사랑이 다 식고 얼었어요.

피부는 얼어서 감각이 없고 손은 곱아서 놀릴 수가 없는데 입술조차 얼어붙어 말도 할 수 없고 눈물을 흘리려니 눈도 얼어 붙었습니다. 

아 , 이때는 마음의 때 , 정확히 12 월 . 이 해도 다 가는 때 .

 

감사 - 밤중에 애기 우는 소리를 듣고

주여 , 저 어린아이에게 울음을 주신 것을 감사합니다 . 그 울음소리가 깊이 잠든 어머니를 깨워 젖을 찾는 소리가 되었으니 만일 그 시끄러운 울음소리가 없었더라면 애기는 굶어죽을 수도 있고 깔려 죽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듣기 싫어도 그 애기에게는 그 생명을 지켜주는 무기입니다 . 오 그 울음소리 , 당신의 경륜이 오묘하도소이다 .

 

 

경성( 警醒 )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어머니야 , 먹이려거든 깨어있어 젖꼭지를 바로 물리고 먹이어라 . 젖을 먹인다고 젖꼭지를 물리고서 그냥 잠이 깊이 드니 네 잠든 몸의 지향 없는 움직임은 아기를 굶기기도 하고 혹은 네 젖으로 아기를 질식시키기도 할 것이다.

 

고해 광풍에 부딪힐 때 무거운 짐을 서로 나누며 가볍게 하여준다면 이는 벗의 진정을 다 쏟았다고 할 것이다 . 떠들지 않는 벗이 가장 아름다우니 열도 ( 熱度 ) 가 높고 정이 열렬한 벗보다 조용한 벗이 더욱 좋다 . 참된 친구 될 벗을 얻는 것은 그의 성공을 증명해준다.

이익을 위하여 벗을 구함은 무지개에서 황금을 구함과 같으니라 . 벗이 있다면 그는 실패한 자가 아니다 . 나의 마음은 나를 찾는 사람을 기쁘게 하기 위하여 예비하노라 . 나의 미소는 극히 약하나 적막한 사람을 위로하기 위하여 항상 남겨두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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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부 : 1929 년 >

 

제 1 장

 

 

 

1 월 1 일 ( 화 ) 1)

 

지난해 30 일 주일에는 온정리 ( 溫井里 ) 교회에서 아침 예배 . ‘ 진정한 크리스마스 ’ 는 예수를 환영하는 것 . 그의 신 , 남을 구하기 위하여는 말구유 위에 라도 강림하심 , 남을 위하여 종야 ( 終夜 ) 기도 , 자기의 십자가를 지시고 가다가 쓰러지고 쓰러졌다가 또 일어나심 . 그리하여 끝까지 지고 가심 . 골고다에서 못 박혀 죽으시되 [ 釘死 ] 원수를 원망치 않으심 .

밤에는 고성교회 - 과거를 통회하고 새 마음을 눈물로 반죽하여 예수의 피로 인 ( 印 ) 을 치자 .

29 일 밤 온정리교회에 성령의 불이 임하시고 이튿날 새벽에 또한 성화 크게 내리시다 . 빙설로 인한 도로 불통으로 양양에 못 가다 .

 

1) 편주 : 1928 년 일기에는 이용도 목사가 협성신학교를 졸업하고 1 월 29 일 강원도 통천 ( 通川 ) 구역으로 파송되어 전도사업에 열중하던 일들이 기록되었으나 , 안타깝게도 6·25 사변 때 분실되었다 .

 

 

 

1 월 2 일 ( 수 )

 

주여 , 모인 사람들 위에 성령의 불길이 임하시옵소서 . 다 새 사람 되게 하옵소서 . 주의 영광이 되고 그 앞에 자랑이 되게 하옵소서 .

 

 

 

1 월 3 일 ( 목 )

 

오전 2 시 반부터 기도하게 불러주심 감사합니다 . 신성기도회 . 예수를 바라보자 . 말구유에서 골고다까지 . 강림 , 기도 , 죄를 대신 지심 , 골고다의 못 박혀 죽으심.

오후에 주일학교 강습시간 ‘ 아동의 가치와 주일학교의 필요성 ’ 을 들어 주일학교 선생의 각성을 촉구함.

성경의 어린이 살해 , 금세 ( 今世 ) 의 바로 . 일어나 아기를 데리고 애굽으로 피하라.

 

 

 

1 월 4 일 ( 금 )

 

새벽 4 시 반부터 기도 . 창세기 17 장 죄를 떠나자 , 주의 손목을 붙잡자 . 큰 불이 내리시다 . 오전 10 시경부터 11 시경까지 성화로서 죄인을 태워 죽이는 성몽( 聖夢 ) 2) 을 보다 . 아멘 . 성신이 임하시옵소서.

 

2) 편주 : 본 양양 ( 襄陽 ) 집회에서 성몽을 본 후 이용도 목사는 전체를 온전히 주님께 바치고 말씀만 전하다가 죽기로 결심을 다시 새로이 하였다고 함.

 

 

 

1 월 5 일 ( 토 )

 

“ 괴롭게 할수록 저희가 더욱더 번성하고 더욱더 퍼지니 ”( 출 1:12 )

아멘 . 주의 백성은 괴롭게 할수록 더욱더 퍼지고 번성하여 봄들에 붙는 불을 막대기로 때림과 같으니 칠수록 불똥은 이리 튀고 저리 튀어 불의 기세는 더욱더 강성하여짐과 같도다.

 

 

 

1 월 6 일 ( 일 )

 

“ 히브리 민족의 산파가 있으니 하나는 십보라요 하나는 부아러라 ”( 출 1:15 )

“ 주님이시여 ,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산파역을 맡은 십보라와 부아는 어디 있나이까?”

“ 산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여 애굽왕이 명한 대로 하지 아니하고 남자를 숨겨서 살리리니 ”( 출 1:17 )

 

 

 

1 월 7 일 ( 월 )

 

오 주님이시여 , 이스라엘이 그 고역을 인하여 부르짖는 소리를 들으시고 그 자손을 하감 ( 下鑑 ) 하시고 통촉하신 것 같이 오늘날의 저희들을 하감하소서 . 저희들의 부르짖음이 슬프고 또 심히 애연 ( 哀然 ) 하옵나니 .

 

 

 

1 월 8 일 ( 화 )

 

“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애굽에 있는 내 백성의 괴로움 받음을 내가 넉넉히 보았고 간역하는 자의 까닭으로 저희의 부르짖음을 들었노니 대개 내가 저희의 근심을 아노라 ”( 출 3:7 )

대주재 여호와 하나님이시여 , 주는 신령하시사 우리의 근심을 아시나이다 .

 

 

 

1 월 9 일 ( 수 )

 

하나님 : 이제 너는 오라 . 내가 너를 바로에게 보내어 내 백성 이스라엘 자손을 인도하여 애굽에서 나오게 하리라 ( 출 3:10 )

모세 : 내가 누구관대 바로에게 가서 이스라엘 자손을 인도하여 애굽에서 나오게 하겠나이까 ?( 11 절 )

하나님 : 내가 반드시 너와 함께 있으리니 ( 12 절 )

모세 : 그러나 저희가 내 말을 믿지 아니하고 “ 어디 여호와가 너와 같이 있겠느냐 ?” 하면 어찌합니까 ( 출 4:1 )

하나님 : 그 지팡이를 던지라 . 보아라 . 거기에 능력이 접하였으니 이는 여호와께서 너와 같이 한 증거니라 ( 출 4:5 ) 또 네 손을 품에 넣었다 보라 . 다시 넣으라 . 보라 문둥이가 되었다가 나았다가 하는 능력도 여호와께서 너와 같이 하심이니 저희들이 첫째 것을 잊고 안 믿더라도 둘째 이적을 보고는 확실히 믿으리라 . 만일 너희가 이 두 이적을 믿지 아니하고 네 말을 듣지 아니하거든 네가 하수 물을 가져다가 육지에 부으라 . 그리하면 그것이 변하여 피가 되리라.

모세 : 여호와 하나님이시여 , 전에나 이제나 주께서 능력으로 주신 이 혀 [ 舌 ] 이오나 좋은 구변이 없어 입도 둔하고 혀도 둔한데 어찌하리이까 ? 

하나님 : 그게 무슨 소리냐 . 사람의 입을 만든 자가 누구며 사람으로 하여금 벙어리 되게 하며 보게 하며 소경 되게 하는 자가 누구냐 . 나 여호와가 아니냐.

두말 말고 너는 가거라 . 내가 네 입을 도와 말할 것을 가르치리라 . 

모세 : 주여 , 원하옵나니 가히 보낼만한 자의 손에 부탁하여 보내소서 . 

하나님 : ( 노하여 가라사대 ) 아 , 네 형 아론이 있지 아니하냐 . 그러므로 내가 네 입과 아론의 입에 능력을 주어 마땅히 행할 것을 가르치리라 . 그러면 너는 네 입을 대신할 것이요 , 저는 제 입을 대신하여 바로에게 말하리라 . 그리고 너는 손에 이 지팡이를 가지고 모든 이적을 행하여 네 백성을 인도하여 내라(4:17)

 

 

 

1 월 13 일 ( 일 )

 

복음서에 보면 예수님은 장년과 청년에게 합당한 설교는 많이 하셨다 . 그러나 어린이들을 위한 설화는 없으니 청년 장년에 쓸 설화를 가지고 어떻게 어린이에게 합당하도록 쓸 수 있을 지가 의문.

예수님에게 물론 어린이들을 상대로 하신 설화가 많았었지만 그때에 복음을 기록한 제자들은 아동 존중감이 극히 적었던 까닭으로 예수님의 어린이에게 대한 설화도 중히 여기지 않아 기록하지 않았으니 크게 유감이다 . 그 복음 기자들이 적어도 오늘 우리만큼 아동 교양의 문제를 중시하였으면 아이들 상대의 설화가 많이 기록되었을 것이다.

① 그럼 , 자 , 그 외의 설화로써 교재를 삼는 것이 어떨까 ? 옳다 . 거기에는 다소의 폐해는 있겠지만 나는 좋다고 생각한다 .

② 성경만으로 우리의 교재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하면 우리의 역사 , 선교사 ( 史 ), 기타의 과학을 넣을 수 있겠는가 ? 옳다고 생각한다 .

 

 

 

1 월 19 일 ( 토 )

 

자동차비 ( 왕복 ): 8 원 50 전 , 기차대 ( 왕복 ): 7 원 10 전 , 

11 일간 식대 : 10 원 50 전 , 원산 1 박 : 1 원 X 전 

합계 26 원 1X 전

 

 

1 월 25 일 ( 금 )

 

표준 교사 양성 과목 12 과목 10 공과 3) ​

 

총론

① 학생 연구  ② 교수 원리  ③ 구약   ④ 신약

⑤ 예수교의 사명과 프로그램  ⑥ 교회의 교육사업 각론

① 아동 연구   ② 교재와 방법   ③ 조직과 관리   ④ 예배

 

3) 편주 : 이용도 목사는 대부흥회를 인도하실 때에도 가끔 주일학교 강습을 시켰는데 주일학교 선생도 성신을 받아 신생을 해야 된다고 역설하였다.

 

 

 

1 월 31 일 ( 목 )

 

세기 ( 世紀 ) 분해

1. 이스라엘 시대 ( 이 44 장 , 46:13  )

① 과거 ( 창 5:4~6  ) 

② 현재 ( 호 3:4~5  )

③ 미래 ( 예 31 장 ; 이 11:65; 이 40; 예 23 장 ; 호 1:8  )

2. 구주 탄생

3. 못 박혀 죽으시고 부활하심 

4. 승천과 성심 강림

5. 교회 시대 ( 성령 교회 , 형식 교회 )

① 성령교회 ( 요 3 장 ; 고전 12 장 ; 롬 12 장 ; 엡 5:23, 4:11; 골 1:27 ) 

② 형식교회 ( 딤후 3:5; 요 1, 5:12 )

 

 

 

2 월 1 일 ( 금 )

 

철원 - 창도 : 2 원

   ‘ 하나님께로 돌아오라 ’  ( 눅 15:11~13 )

   ‘ 너희가 무엇을 보러 왔느냐 ’  ( 눅 7:24~26 )

 

 

 

2 월 2 일 ( 토 )

 

예수를 따라가자.

① ‘ 풍파가 잔잔함 ’  ( 눅 8:22 ) 

② ‘ 혈루증을 고침 ’  ( 눅 8:43 )

 

 

 

2 월 3 일 ( 일 )

 

  ‘ 우리의 소유는 오병이어 ( 五餠二魚 ) 뿐 ’( 눅 9:10~17 ) 

  ‘ 나를 따르려거든 ’( 눅 9:23~26 )

  ‘ 제일 큰 자 : 아이 ’( 눅 9:46~48 )

 

 

 

2 월 4 일 ( 월 )

 

오후 통천발 , 경성착 . 종교 교육 강습회에서 4 월 9 일 저녁부터 16 일까지 원산지방 부흥회와 주일학교 강습회 인도 결정

 

 

 

2 월 6 일 ( 수 )

 

종교 교육 ( 기독교 교육 ) 부진의 원인 

① 시간 불충분 

② 재정 불충분 

③ 교재가 없음

 

 

 

2 월 7 일 ( 목 )

 

‘ 아이는 진리를 믿는 자 ’( 눅 10:21 ), ‘ 주의 자취를 따라가자 ’( 벧전 2:21 ), ‘ 열매를 맺지 아니하면 ’( 눅 13 장 )

 

 

 

2 월 12 일 ( 화 )

 

한나 누님도 못보고 떠남. 

경성발 , 세포 ( 洗浦 ) 1 시 반

 

 

 

2 월 14 일 ( 목 )

 

북창 ( 北昌 ) 도착 (13 일 )

‘ 주를 따라가자 ’( 벧전 2:21 ), ‘ 아이를 구원하자 ’( 마 3:13; 창 37:30; 예 31:15 ), ‘ 일어나 나가자 ’( 창 16:20, 19 장 )

 

 

 

2 월 15 일 ( 금 )

 

새벽 4 시 50 분부터 6 시 반까지 기도만 드렸다 . 대체로 그들의 기도가 부족한 까닭인가 한다.

 

 

 

2 월 19 일 ( 화 )

 

북창 부흥회 마침 . 성신의 크게 역사 하심에 감사 .

 

 

 

2 월 20 일 ( 수 )

 

북창 청년회 주최 강연 . ‘ 우리의 살길 ’( 마 5 장 ) - 예수의 시험과 그 결론

 

 

 

2 월 22 일 ( 금 ) 

 

철원.

오 주님이시여 , 이 형제 자매들에게 거룩함을 주소서 . 

밤 2 시차로 원산에 .

 

 

 

3 월 2 일 ( 토 )

 

웃음도 늙어간다.

 

 

 

3 월 6 일 ( 수 )

 

13 일 가평 대대리 ( 大垈里 ) 교회 부흥회

 

 

 

3 월 17 일 ( 일 )

 

양양 : 송정근 , 왕현경 , 회양 : 현병찬 , 장량헌 , 한성구 

장용포 ( 長龍浦 ): 박재봉 (26), 박용구 , 한선녀 (19) 

유년주일학교 : 전덕일 (14), 조필호 (13)

 

 

<2 부 : 1929 년 >

 

제 2 장

 

 

 

5 월 9 일 ( 목 ) 

 

승천절

오 주여 , 어디로 가셨나이까 . 우리를 버리고 어디로 가셨나이까 . 

어디로 가는 게 아니라 너희 마음 속에 영원히 같이 있겠다.

 

 

 

5 월 13 일 ( 월 ) 

 

역류착

인생의 기갈 - 생명수 ( 요 4:13~16 )

 

 

 

5 월 16 일 ( 목 ) 

 

새벽

신자의 1 성 ( 聲 ) 과 2 성

제 1 성 ( 마 21:1 ) 호산나의 환성 . 제 2 성 ( 눅 23:13 ) 주를 십자가에 못박은 자 .

 

 

 

6 월 19 일 ( 수 ) 

 

장용포( 長龍浦 )

“ 네 말이 너를 정죄하리라 ”( 마 12:31 )

 

 

 

6 월 20 일 ( 목 )

 

‘ 마음의 밭 ’( 마 13 장 )

 

 

 

6 월 21 일 ( 금 )

 

‘ 기도와 그 응답 ’( 야 5:13; 눅 15 장 )

모든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주시는 것 - 가난함도 , 병도 , 죽음도 , 다 .

 

 

 

6 월 23 일 ( 일 )

 

앉은뱅이 ( 행 3 장 )

 

 

 

<2 부 : 1929 년 >

 

제 3 장

 

 

 

7 월 25 일 ( 목 )

 

함흥 김형숙 ( 金亨淑 ) 목사

통천 한두원 ( 13 세 ), 한중간 ( 9 세 )

 

 

 

8 월 3 일 ( 토 )

 

“ 그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여호와께 돌리며 예물을 가지고 그전에 들어갈지어다 ”( 시 96:8 )

“ 대개 기쁨으로 내는 사람은 하나님이 사랑하시느니라 ”( 고후 9:7 )

 

 

 

8 월 4 일 ( 일 )

 

“ 기력을 보호하기 위하여 적당한 때에 먹으라 ”( 전 10:17 ) 다니엘 , 하나냐 , 미사엘 , 아사랴 .

 

 

 

8 월 23 일 ( 금 )

 

방황하던 나는 이제야 나의 길을 찾았나이다 . 이제는 모든 심력을 다하여 그 길로 달음질할 따름이외다 . 나의 기쁨은 거기 있겠나이다 . 소망은 거기 있어요 . 그 길이란 찾기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운 것인데 공연히 반생 ( 半生 ) 의 공 ( 功 ) 을 길가에서 낭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

그러나 늦게 지금이나마 찾은 것을 감사할 따름이지요 . 그 길이란 곧 예수님이 밟으신 길입니다 . 나는 그냥 믿고 그 길로만 따라 나가려나이다 . 남이야 나를 가리켜 “ 시대에 뒤떨어진 자 ” 라고 하든지 , “ 케케묵었다 ” 고 하든지 , “ 못난이 ” 라고 하든지 , 나는 이제는 탓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 나는 도리어 그런 소리 듣는 것을 무상의 영광으로 알겠습니다 . 그것도 주님을 따르노라고 받는 욕이니깐.

나는 지금까지 너무나 남의 세상에 살아왔습니다 . 너무나 남의 눈을 두려워 했던 것입니다 . 나는 이제부터 아주 ’ 예수쟁이 ’ 가 되렵니다 . 미치도록 믿으려 하나이다 . 이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곧 나의 생활이 되겠지요 . 세상에서 똑똑하다는 칭찬을 받으면서 속으로는 무기력한 생활만하니 , 차마 못 견딜 노릇인 줄 압니다 . 나는 힘있게 살려나이다 . 주만 믿으며 . 오 주여 , 어느 지경까지든지 주만 따라가게 하옵소서 . 아멘 .

 

 

 

8 월 27 일 ( 화 )

 

주여 , 저로 하여금 주님의 뜻에만 순종할 심정을 주소서 . 생각은 고요히 , 일은 침착히 . 서울 , 간도 , 철원 . 나는 어디로 가오리까 . 다 나의 갈 곳인가 하옵니다 . 그러나 나는 말하지 않으렵니다 . 다만 마지막에 가라는 데로 가렵니다.

 

 

 

8 월 28 일 ( 수 )

 

“ 한국 교회의 꼴을 알려면 평안도의 교회를 보아야 한다 ” 고 진해 군은 말했다 . 오늘의 한국 교회는 어떤 것인가 ? 도대체 평안도의 교회는 어떠한가 ? 교회는 신령한 은혜가 충만하여야 된다 . 그리고 사회의 선구자가 되어 모든 일에 선봉 노릇을 해야 한다 . 신령한 능력을 가지고 예수의 이름으로 우리의 생활을 개척함에 교회의 사명이 있다.

 

 

 

9 월 1 일 ( 일 )

 

저녁 8 시가 지나서 경성역에 내렸다 . 모든 꼴이 다 눈에 틀리는구나 . 저것들을 다 어쩌면 좋을까 ? 죽음의 물결 위에 산 시체들이 떠다니는 꼴 . 주여 , 생명의 동풍을 불어주소서 . 그리하여 저희들에게 새 살 , 새 힘을 붙여주시고 그 속에 새로운 피를 주사해 주세요.

 

 

 

9 월 2 일 ( 월 )

 

어제 저녁 중심에 불타는 형제자매를 만나 기도를 같이 드리고 나니 이에 더 기쁜 일이 없습니다.

주여 , 저희들에게 새로운 힘을 주옵소서 . 주님께서 저희들을 외로운 자식같이 버리지 않으시고 항상 같이하여 주심에 감동케 하옵소서 . 오늘 저녁에도 저희들과 같이 간증하게 하심 감사합니다 . 불 , 뜨거움 , 눈물 , 땀 , 피 , ‘ 다 이루었다 ’. 앞으로는 더 많은 대적이 생길 것이오니 , 주여 , 도우소서 .

 

 

 

9 월 3 일 ( 화 )

 

연회시험 통과.

내 주를 가까이 하려함은 십자가 짐 같은 고생이나 내 평생소원은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내 고생하는 것 옛 야곱이 돌베개 베고 잠 같습니다 . 꿈에도 소원이 늘 찬송하면서 주께 더 나가기 원합니다.

이정선 , 신앨라 , 박순신 , 박안나 , 이 선생 등과 같이 기도회를 보았습니다 . 저희들에게서 이제야 힘이 생김이 보입니다 . 더욱더 주를 의지하는 힘이 생기게 하옵소서 . 믿음의 힘 . 금보다 더 세력 있는 믿음 . 이것이야 말로 실상 저희들에게 힘이 되고 위로 , 기쁨이 될 것입니다 .

주여 , 나를 소멸하소서 . 대개 나는 곧 죄 그것이었사오니 .

 

 

 

9 월 7 일 ( 금 ) 

 

고후 15:12~20

형제들이여 , 그대들이 이 연회의 완전한 허입 ( 許入 ) 에 들어오려고 섰나이다 . 형제들은 순행사업에나 , 공과에나 , 품행에 합격하여 심사위원들이 천거한 것입니다 . 이를 위하여 기도 많이 하기를 바라노라 .

이 앞에 설 때 두 마음을 가지지 말고 앞으로 나가기만 결심하고 서기를 바라노라 . 전보다 더 착실한 그리스도의 신자가 되기를 결심하고 나서기를 바라노라 . 바울의 말이 우리는 하나님의 사신으로 모든 사람을 주와 합하게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 직업 중에 가장 높은 것이 하나님의 사신 되는 것입니다 . 큰 나라의 대사가 됨은 큰 영광이외다 . 대사 된 자는 중대한 책임이 있다 . 자기의 직위도 잘 보호해야 한다 . 경솔 , 무력한 자를 대사로 보낼 나라는 없다 . 하나님의 인선은 더 엄중하시다 . 형제들에게 대사의 직임을 맡김은 인간 중에서 가장 높은 직임임을 알아야 한다 . 바울은 하나님의 대사로서의 모범자다 . 그는 학식이 많았으나 공부를 항상 게을리하지 않았으며 사람에게 대하여 할 바를 다한 것이다 . 무식자가 대사 노릇을 잘 할 수 없다 . 또 마음이 정결치 못한 자도 대사의 일을 잘 감당키 어렵다 .

날마다 날마다 신앙과 지식의 수양에 힘쓰라 . “ 나는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는 다 말할 수 있게 준비했다 ” 고 한 바울은 무엇에든지 당하면 다 잘 감당할 수 있는 든든한 사람이었다 . “ 내가 평안함을 얻을 생각을 안하고 하나님을 어떻게 잘 공경할까 하고 나는 하나님을 위해서만 일할 것을 감사하노라 ” 고 하였다 .

 

그는 일하기 위해서만 준비한 것이 아니라 고생 당할 것에 대해서도 준비하였다 . 이 고생은 하늘 영광에 비하여 아무 것도 아니라고 하였다 . 위험이나 고생을 두려워하면 목사 될 자격이 없다 . 교회가 잘 안 되는 것은 목사가 평안을 취하려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 목사가 군병같이 고생을 참고 나가면 그 교회는 승리한다 . 바울은 언제든지 죽음을 각오하고 있었다 . 나는 죽을 때가 가까웠다고 하면서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 혹은 바울은 소에 비교하였다 . 갈라면 갈고 제물이 되라면 되려고 언제나 각오하고 준비한 사람이었다.

 

일자 불기( 不記 )

오 주여 , 나는 큰 죄를 범하였나이다 . 내가 일전에 안국동을 지나다가 본 그 할머니 , 전신주 앞에 넘어져가는 그 할머니 , 숨이 턱에 닿아 오르고 수족이 힘을 잃어가는 그 가련한 할머니를 나는 그냥 버리고 왔나이다 . 내가 다가서서 그를 안아 일으키고 또 어디로 인도하고 싶은 그 양심의 운동을 짓눌러 버리고 그냥 왔어요 . 그 죄로 나는 괴롭습니다 . 언제까지도 나는 괴롭겠지요 . 이 죄의 값을 나는 언제까지나 받을 것입니다 . 나는 불안합니다 . 나는 괴롭습니다 . 나는 무겁습니다 . 나는 언제까지 이런 지옥에 살 것일까요 . 죽을 수밖에 없는 나를 용서하시고 건져 주세요 . 주님께서 나를 용서하지 않으시면 나는 구원을 얻을 수 없나이다 . 주님이시여 저를 돕고 붙들어 주소서.

주여 , 나는 갑니다 . 당신에게 끌리어 나는 갑니다 . 가면 어떻게 하라실지 그 의향을 나는 모릅니다 . 그저 그냥 끌려 갈 뿐이옵니다 . 간 후에는 당신의 계획대로 하시겠지요 . 다만 그 계획에 고요히 순종하려고 가옵니다 .

 

 

 

9 월 10 일 ( 화 )

 

피인 ( 被引 ): 그때에 예수 성신에게 이끌려 광야에 가시사 ( 마 4:31~ )

9 일 오후까지 연회를 마치었다 . 10 일 오전 9 시에는 교역자회로 모이자고 의논이 되었다 . 그러나 10 일 밤이 원산 성경학원의 사경회와 부흥회가 시작되는 날이나 만일 오전에 교역자회를 보게 되면 거기에 도착하지 못할 것이다 . 그래서 장로사에게 교역자대회에는 빠지더라도 원산에를 가야겠다고 말하여 양해를 얻었다 . 그리고 나오다가 김 총무를 만나 내일 아침 교역자 대회가 있지만 불가불 부흥회 때문에 가야겠다고 작별 인사를 하였다 . 그랬더니 “ 주일학교 총무회의를 내일 오전 9 시부터 할 터인데 여기는 빠져서 안 된다 ” 고 강경히 주장을 한다 . 그래서 그렇다면 원산에 가는 이에게 통지를 하고 부흥회 첫날 저녁에는 미참하기로 하였다.

10 일 아침이 되었다 . 행구 ( 行具 ) 를 둘로 나누어 하나는 주일학교 회의에 필요한 서적 등을 손가방에 넣고 또 하나는 의복 기타를 넣었다 . 손가방만 내가 들고 다른 짐은 진해 군이 들고 나섰다 . 8 시 35 분이 원산행 차가 떠나는 시간이다 . 진해 군에게 그 짐을 들고 주일학교 사무실로 가게 했다 . 나는 정거장에 가서 원산 전도부인에게 첫날은 미참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려 주려고 길을 서로 나누었다.

정거장으로 향하는 나의 마음은 기로에서 방황한다 . 원산 부인들이 구름같이 모여 은혜를 사모하며 기다리는데 그 첫 시간에 기다리는 사람이 아니 오면 저희들이 얼마나 섭섭할꼬 . 가는 게 옳지 않을까 . 그러나 한편으론 주일학교 총무회에서는 조선주일학교대회를 열기로 하여 신년도 사업의 여러 가지 계획이 작정 될 텐데 그 회의에도 빠지면 안되겠고 , 어찌하나 .

어느덧 내 발이 정거장에 이르렀다 . 김자선 아주머니를 만나서 의향을 물었다 . 그랬더니 “ 나는 지금 가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 라고 단판에 심중을 드러낸다 . 모든 부인들이 다 저렇게 생각하겠지 하고 가만히 생각할 때에 내 가슴에서는 불이 붙는다 . 이때에 “ 그만두어라 , 총무회는 될 대로 될 것이다 . 그냥 원산으로 가자 ” 하는 성신의 권고하심이 있다 . 그러나 당장 가서 신어야 할 구두도 안 가져오고 세면 도구 , 필요한 의복 등도 그냥 주일학교 사무실로 보내었는데 또 김 총무에게 양해도 구치 못하고 또 거기서 기다리는 진해 군은 어떻게 하나 하고 나는 핑계로서 정당한 이유를 가진 조목을 들어 타협을 성신께 구하였다 . 그러나 “ 가자 . 가다 내어버리고 그 일들이야 될 대로 될 터이니 ” 하시는 성신에게 나는 더 앙탈을 부릴 수가 없었다.

이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차에 끌려 올리우게 되었다 . 서울서는 여러 군데서 야단이 났을 것이다 . 그러나 이는 내가 그리한 것이 아니요 , 성신에게 끌려 간 것이니 저 이들이 양해해 주겠지 . 서울 사정으로 인하여 뒤숭숭하던 마음은 씻은 듯이 없어져 내 마음은 시원하고 평안해졌다.

“ 주여 , 언제든지 주께서 원하시는 대로만 나를 인도하여 주소서 . 내가 혹 앙탈을 한대도 주여 , 그것은 성립되지 않도록 나를 이끌어 주소서 . 내게서 주님은 강하게 되고 나는 약하게 되어야 하겠나이다 . 곧 주는 흥하여야겠고 나는 망하여야 되겠나이다 . 주께서 주인이 되시고 나는 노복이 되어야겠나이다 . 나는 이제 당신에게 끌리어 여기를 왔사오니 어찌 하시려나이까 ? 나는 텅텅 비었는데 무엇을 내놓습니까 ? 주여 , 당신이 이미 아시나이다 , 나의 무력함을 . 다만 당신의 감동대로 순종하려는 이 마음 하나밖에는 아무 자본이 없나이다.”

예정대로 10 일 저녁부터 부흥회는 시작되다 .

 

 

 

9 월 11 일 ( 수 )

 

마 11:28, 찬송 102 장

“ 오라 , 오라 ,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는 다 내게로 오라 . 내가 너희를 편히 쉬게 하리라 .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나를 배우라 . 곧 너희 마음이 편히 쉼을 얻으리니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볍다 ” 하시더라 .

우리는 무거운 짐 진 사람들 , 마음의 안식이 없는 사람이다 . 이 우리 짐을 벗기실 양으로 오라고 하신다 . 가자 . 주님 앞으로 겸손히 가서 나에게 관계 된 모든 짐을 다 가지고 가자 . 주 거기서 기다리시나니 .

모든 근심덩어리 , 걱정덩어리 , 다 꾸려서 주께 바치자 . 내 전신 ( 全身 ), 내 전심 ( 全心 ), 내게 속한 가족 , 기타 문제 다 주께 맡기고 다만 주님의 은혜만 구하자.

“ 나는 온몸 전체를 주님께만 바칩니다 . 주님의 뜻대로만 하옵소서 ” 하고는 또 도로 찾아내어 자기의 용무 , 세상 사무에 돌려쓰고 만다 . 그러다가 또 정신이 좀 들면 “ 주여 , 받으옵소서 ” 그리고서는 또 제 마음대로 또 쓴다 . 사람에게도 주었다 빼앗았다 하면 골이 나는데 하물며 지극히 존귀하신 주님께 바쳤다 찾아냈다 하며 제 마음대로 써 ! 아나니아를 생각하라 .

 

예정

①  전도인 수양회 ( 경성 ) 10 월 29 일 ~11 월 10 일 

②  통천 부흥회 21 일 ~23 일

③ ​​ 고성 부흥회 11 월 25 일 ~12 월 1 일

 

 

 

9 월 29 일 ( 일 )

 

방포 ( 芳浦 ) 교회 심방 ( 눅 12:49) 

내가 불을 던지러 왔노라.

잿더미 같은 - 냉랭 , 무광 ( 無光 ), 무열 ( 無熱 ) 

시체 같은 - 냉 ( 冷 ), 부동 , 뻣뻣 혈맥 안 뛰는 

바람 나간 자전차 같은 우리에게 불을 주소서.

 

 

 

<2 부 : 1929 년 >

 

제 4 장

 

 

 

10 월 21 일 ( 월 )

 

평양 중앙교회 - 윤자겸 , 조창일 , 이은용 .

 

 

 

10 월 21 일 ( 월 ) 

 

안변역전 1 박

사람이 살고 못사는 것은 꼭 제게 달렸다 . 의를 구하는 자는 살 것이요 , 욕심을 내는 자는 망할 것이니라 . 남을 도움은 곧 자기를 도움이니라 .

 

선을 쌓는 집안에는 ( 積善之家 )

반드시 기쁜 일이 넘칠 것이다 ( 必有餘慶 )

 

 

 

11 월 3 일 ( 일 ) 

 

요 13:24

죄를 버리고 예수를 믿고 그를 사랑하면 간구하는 바를 얻고 주 안에 있게 된다.

 

 

 

11 월 7 일 ( 목 )

 

사경회에서 한 시간 공부를 시키다.

한 [ 一 ] 부인 : 우리의 배를 좀 불려주고 가세요 . 

선생 : 잡숫지 않고 조시니 어떻게 해요 .

한 부인 : 아직 들어가지 않고 배가 골아서 그렇지요 .

먹으려고 귀를 기울이고 앉아 있으나 그 먹이는 것이 저에게 영양이 되지 못하여 저는 그냥 주린 대로 있어 졸고 있을 뿐이다.

 

 

 

11 월 8 일 ( 금 )

 

『 아이생활 』사로 들어오라고 , KPS 씨에게서 . 평양으로 오라고 , 중앙교회의 CKC 에게서 .

예수는 파괴적이면서 건설적이다 . 이 돌 위에 떨어지면 가루가 되리라 . 예수가 들어가면 모든 불철저와 불완전은 깨어진다 . 그리고 철저와 완전의 성행 ( 成行 ) 이 준공된다 . 예수를 우리에게 주시오 . 예수 그대로를 .

 

 

 

11 월 10 일 ( 일 ) 

 

용자의 입

주는 용자시니 그의 작은 종자 , 그의 신들메를 풀기도 감당치 못할 요한도 용자 중의 용자였다 . 그는 당시 호랑이 같은 헤롯 , 이리와 같은 헤롯을 여지없이 책망하였다 . 옥에 갇혔다 . 옥에 가두어 놓았어도 그는 헤롯과 안디바 , 그 외 모든 죄인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었다 .

저는 필경 머리와 몸뚱이가 동강이 났다 . 동강난 그 머리 . 소반에 담겨 죄인들의 앞에 나타났을 때 저희들은 가슴이 서늘했다 . 그의 눈은 그대로 영롱하였다 . 그의 시선은 화살과 같이 저희의 가슴을 찔렀다 . 그 입 , 저희의 죄악을 책망하던 그 입은 여전히 벌리고 있었다 . 다물지 않고 있었다 . 오 , 광야에 외치는 소리여 . 말없이 벌리고 있는 그 입을 통하여 나오는 무성 (無 聲 ) 의 대호대질 ( 大呼大叱 )! 저희의 가슴을 서늘케 하였다 .

 

한국 교회의 선구자

신조에 , 조직에 , 언론에 , 그 무엇의 선구자보다 회개 운동의 선구자가 조선에는 필요하다 . 갱생을 초래하는 회개 , 신생적 회개 운동이 없이 다른 모든 운동은 의미가 없다 . 머지않아 쓰러질 터인 고로 . 그래서 교계의 선구자는 완전한 신생자라야 한다 . 죄에서 죽고 의에서 난 자라야 한다 . 성신으로 거듭난 자라야 한다 . 한국에 그 사람이 있는가 .

 

지어먹은 마음과 짜내는 자각 ( 自覺 ) 이게 며칠 못 갑니다 . 힘이 없습니다 . 내 마음의 자각 , 이 힘이 심히 약함을 나는 압니다 .

주여 , 당신의 형상을 보게 해주소서 . 주의 형상에 미치고 끌리게 해 주소서 . 잊으려 해야 잊을 수 없고 안 보려 해야 안볼 수 없이 내 앞에 있어서 힘있게 나를 끌어 주에게서 떠나지 않게 할 형상을 나는 바랍니다 . 나는 그 형상을 나의 주라 부르고 나의 생명이라 부르나이다.

형상을 보고 따를 때에 세상 사람은 나를 이상하게 보겠지요 . 그리고 의심 하겠지요 . 비방과 저주도 하겠지요 . 그러나 나는 실상 보는 것이 있고 거기에 끌려 그렇게 함으로 나는 의심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명예를 얻으려고 무척 애썼습니다 . 그러나 나는 명예를 얻으려는 그 마음을 죄악이라고 불렀습니다 . 그 마음이 나를 사특하게 하고 나를 간사하게 하고 또 교만하게 함으로 . 그래서 나는 “ 나는 명예를 원치 않습니다 . 명예를 얻으려는 마음을 없애 주소서 ” 하고 기도 드렸습니다 .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그 명예를 얻으려는 마음을 아무래도 끊어버릴 수 없는 것임이 알려졌습니다 . 나는 다시금 명예를 바라는 사람이 됩니다 . 그러나 지금 바라는 명예는 전날의 그 명예와는 다른 것입니다.

나는 명예를 바랍니다 . 그러나 내게로 직접 들어오는 명예는 내가 두려워합니다 . 곧 우리 주님의 앞을 지나서 내게로 오는 그것만을 나는 반가워합니다 . 사람에게서만 받는 명예는 위태한 것 , 죄의 성질을 많이 가진 것입니다 . 하나님과 사람에게 아울러 얻는 것 , 그것이 참 명예입니다 . 예수님은 그러한 명예를 얻으셨다 ( 눅 2:52 ).

 

예수의 모든 아름다운 성격은 그의 십자가에 모두 집중되었습니다 . 그 피에 모였습니다 . 그것을 바라볼 때에 , 그 신의 성품을 바라볼 때에 우리는 내 죄를 깨닫습니다 . 그리고 죄에서 나오게 됩니다 . 그 죄의 성품과 정욕으로 짓는 죄를 끊어버리게 됩니다 . 그 후에는 성신이 늘 우리의 마음에 계십니다.

 

하나님에게 물어보지 않고는 아무것도 말하지 아니하며 , 하나님에게 기도하기 전에는 아무 일도 하지 아니하며 , 성경을 보지 않고는 편지를 쓰거나 책을 보지 않으리로다.

 

 

 

12 월 3 일 ( 화 )

 

예수는 신비적이요 , 또 구체적이다 . 하나님의 아들이요 , 또 사람의 아들이다 . 신비적으로 하나님에게 얻은 힘을 구체적으로 사람에게 나타냈다 . 신비의 사람은 하나님을 본다 . 곧 환상을 본다 . 그리고 그 환상에서 무한대의 용기와 환희를 얻는다.

 

“ 나를 인도하세요 . 그러면 어디든지 당신을 따라 달음질치겠나이다 . 비록 모리아나 갈보리에라도 . 오 , 주 나를 인도하시니 이는 곧 왕의 후궁 ( 後宮 ) 이로다 . 나는 여기서 주를 봅니다 . 그리고 주의 사랑을 노래합니다 . 단 술보다 더 좋은 주의 사랑을 ( 아 1:4 ) 오 그러나 주여 , 내 얼굴은 빛이 검습니다.”

주 말씀하시기를 “ 그래도 내게는 아름답다 .”

“ 아니에요 , 저는 정말 게달의 장막같이 검고 흉해요 .”

주 말씀하시기를 “ 아니다 , 아니다 , 그래도 너의 아름다움은 오히려 솔로몬의 휘장 같도다.”

“ 주여 , 저를 보지 마세요 . 햇볕에 타고 그을어 흉해진 이 꼴을 . 오라비들의 포도원을 지키느라고 얼굴만 햇볕에 그을었답니다 . 내 포도원 하나도 못 지키면서.”

“ 오 나의 영원한 주님이시여 , 당신은 당신의 양을 어디서 먹이며 또 어디서 쉬게 하시나이까 . 원컨대 내게 일러주세요 . 내가 주님의 양떼를 맡고 그냥 굶기거나 버려둘 수 없사와요.”

 

일자 불기

보지 못하고 믿는 자는 행복이다 . 우주에는 보이지 않는 것이 많다 . 보이지 않는 생명이 있다 . 사람의 심장은 1 분간에 72 회 박동하고 혈액은 13 초 동안에 전신을 한 바퀴 돈다 . 이것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다 . 인간 이상의 힘으로 되는 것이다.

이 힘은 신의 힘이라고 한다 . 철학적으로 초월의 힘 . 인간의 몸뚱이 하나를 모형으로 만들려면 200 억 환이 든다 . 어떤 학자의 말이 우리의 몸을 조각으로 내어 팔면 1 만 4000 원 받을 수 있단다 . 6~7 척의 거인도 결국은 몇 관의 비료에 지나지 않는다 . 사람 몸의 세포 수 200 조 . 이것을 인공으로 만들려면 200 억 환 . 그러나 이것은 생명이 없는 200 억 환이다 . “ 너희의 몸은 하나님의 성전이다 ”( 고전 3:16 )

 

 

 

12 월 14 일 ( 토 )

 

“ 주여 , 저의 교만한 마음을 꺾어주시옵소서 . 그리고 어린아이의 마음을 주시옵소서 . 저 제자들이 세상을 버리고 모든 죄악을 다 끊어 버리고 주를 따랐습니다 . 3 년 동안이나 주와 같이 일한다고 하였습니다 . 그랬으나 저희에게 마지막까지 남아있어 주를 괴롭게 한 것은 높고자 하는 생각 , 그 우월감 즉 그 교만이었습니다 . 남을 시기하는 그것이었습니다 . 오늘의 교역자 , 은혜를 받았다고 하는 자에게 늘 이것이 남아있습니다 . 주여 , 이것을 끊어버리시고 아주 겸손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의 말씀을 입으로만 말하지 말고 몸으로 행실로 전파하라.

 

약함이 강함을 이긴다 . 유 ( 柔 ) 한 물이 강한 돌을 굴려간다 . 유한 골짜기 물이 단단하고 굳은 반석을 쪼개고 깨쳐 모래를 만든다 . 강한 것 ( 石 ) 의 힘보다 유한 것 ( 水 ) 의 조화가 실로 묘하도다 . 유는 우주의 본성이었나니 유가 강을 주관하였느니라 . 우주만유의 본성은 소 ( 小 ) 요 , 약 ( 弱 ) 이요 , 유 ( 柔 ) 이었나이다.

 

 

사랑

분배 균등의 최고 이상은 많이 거둔 자도 남은 것이 없고 적게 거둔 자도 부족이 없게 됨에 있나니 , 이는 내 소유란 것을 생각지 않는 절대 사랑의 작용으로만 될 수 있느니라.

 

조직과 자유

조직은 인간을 기계화하고 자유는 인간을 신비화시킨다.

 

나의 사랑과 신의 사랑

나의 사랑은 죽이고 그리스도의 사랑만 나타낼지어다 . 네가 무엇을 사랑하려 하지말고 하나님으로 직접 그를 사랑하시게 하라.

 

하나님의 질문

“ 네가 어디 있느냐 ?”( 창 3:9 ), “ 네 아우가 어디 있느냐 ?”( 창 4:9 ) 

 

 

 

12 월 18 일 ( 수 )

 

오늘 새벽까지 회양구역 부흥회를 마쳤다 . 예정보다 이틀 더 한 셈이다 . 이는 성신의 역사를 중단할 수 없었음이라 . 송정희 ( 14 세 ), 송준용 ( 12 세 ), 기타 어린이들이 특별한 은혜를 받은 것은 무엇보다 감사한 일이다.

 

희생

나는 희생이 되려나이다 . 참 희생이 되려나이다 . 호랑이가 나와서 나를 해치려고 해도 나는 반항치 않으렵니다 . 동네를 지날 때 개가 짖고 쫓아 나와도 나는 대꾸하지 않으렵니다 . 와서 물면 그냥 물리려나이다 . 짐승에게까지 이유 없이 그냥 희생이 되겠나이다.

사람들이 나를 욕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서 그 욕을 먹겠나이다 . ‘ 나를 못났다 ’ 하며 핍박하여도 나는 말없이 그냥 달게 받겠나이다 . 혹 나를 죽이려 든다 해도 거기도 역시 아무 대항도 안 하려나이다 . 그냥 맞아 죽으려 나이다 . 곧 희생이 되려나이다 . 그 잘잘못은 내가 가릴 바 아니니이다 . 

나는 다만 주의 뜻만 품고 그냥 죽임을 당하려나이다 . 주의 뜻을 품고 죽임을 당하면 그 피는 곧 의로운 피이지요 . 아벨의 피같이 땅에서 불의를 향하여 영원히 호소하는 피가 될 것입니다 . 나는 그러므로 가만히 주의 뜻을 품고 그냥 순종하려 하나이다 . 아벨의 피같이 , 이삭같이 , 예수 우리 주님같이 , 털을 깎이는 양과 같이 .

나는 이런 성스러운 생각을 하며 또 입으로 외우며 밤길을 걷고 있었다 . 도중 한 동네를 지나는데 개가 갑자기 짖었다 . 나는 무심코 들었던 단장을 치켜들었다 . 너는 지금까지 부르짖던 희생의 정신을 깜빡 잊었음이었는가 . 아 , 이는 나에게 불순 반역의 근성이 습벽화 되어 있음으로써 이었다 . 나는 곧 단장을 내렸다 . 개가 나와 물면 원망 없이 대항 않고 그냥 가만히 서서 물릴 양으로 . 이렇게 한번 무저항 , 참 희생의 정신을 실험해볼 양으로 . 오 주여.

 

 

 

12 월 19 일 ( 목 ) 

 

학도!

나는 한 학도로다 . 그러므로 그저 배우기에만 열중하리라 . 이는 모든 것이 다 나를 가르치며 훈계함이 되겠으매 . 모든 사람 , 모든 사물 , 이는 다 여호와의 거룩한 음성이었느니라 . 나는 영원히 지극히 작고 [ 至微 ], 지극히 미련하고 [ 至愚 ], 지극히 작은 [ 至小 ] 한 학도일 뿐이로다 . 나는 이때까지 보유하려고 애쓰던 나의 선생 지대 ( 地帶 ) 를 떠나노라 . 그리고 영원히 학생의 급 ( 級 ) 으로 내려 가노라 .

종래는 선생의 마음을 가졌던 고로 나의 배우고 깨닫는 것이 극히 적었도다 . 동시에 나는 교만에만 빠졌었노라 . 이는 큰 마귀였도다 . 나는 이제 깨달았노라 . 저 어린애 , 걸인 , 천녀 ( 賤女 ), 곤충 , 금수 , 초목 , 이는 다 나의 선생임을 깨달았노라 . 귀인과 지식은 물론이고 .

나는 이제부터 교만한 선생이 아니로다 . 다만 겸비한 학생이로다 . 이제부터 배우는 마음으로 모든 것에 대하여 무릎을 꿇리라 . 그리고 절하고 배우리라 . 내가 저희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 저희가 나를 가르치는 선생이로다 . 선악이 개오사 ( 皆悟師 ) 라 . 무식한 사람 , 약한 사람 , 선하고 귀한 사람 , 다 나에게는 없어서 안될 선생이로다 . 내가 선인 지인에게 배움보다 악인에게서 배움이 더 많았느니라.

심조 ( 心鳥 ) 야 , 배우라 . 열심으로 , 겸비한 마음으로 배우라 . 가르치려던 교만한 마음을 버리고 이제부터 겸비하게 무릎을 꿇고 배우라 . 지혜 있는 자 는 배우기에 열중하고 미련한 자는 가르치기에 급급 하느니라 . 나의 심령은 기갈이 심하니이다 . 약하니이다 .

 

 

 

12 월 21 일 ( 토 )

 

  성탄

주여 , 오시옵소서 . 요란한 이 땅 위에 평화의 기를 들고 오시옵소서 .

주여 , 오시옵소서 . 교만한 이 땅 위에 겸비한 양자로 오시옵소서 . 

주여 , 오시옵소서 . 허위의 이 땅 위에 진실한 마음으로 오시옵소서 .

주여 , 오시옵소서 . 질투와 시기가 가득 찬 이 땅 위에 사랑과 용서의 음성으로 오시옵소서.

주여 , 오시옵소서 . 빈한한 이 땅 위에 하늘의 부 ( 富 ) 로서 오시옵소서 . 

냉랭한 저희들에게 불덩이로 오시옵소서.

 

제 1 회 성탄절 축하 

목자,

경건 , 기도 , 애국 , 메시아 대망 ( 待望 ) - 많은 사람 중에서 특히 그가 이 소식을 먼저 들었음은 이상의 여러 성격을 가진 까닭이었다.

천사의 소식을 듣고 , 의심치 않고 있었다 . 모든 사정을 염려하지 않고 주께 맡겼고 지체하지 않고 곧 돌진 , 다른 사람의 이목이나 체면을 불구하고 엎드려 경배하고 보고 들은 바를 증거했다. 

그 결과로,

자기 : 기쁨 , 찬송 , 감사 , 힘을 얻어 사업에 열심 

다른 이에게 : 기쁜 소식을 전함 . 하나님을 확신케 함 . 

하나님 : 영광을 받으심

 

주를 영접하라.

“ 두 사람이 만류하여 가라사대 우리와 함께 유하사이다 . 때가 저물고 날이 이미 기울어졌사옵나이다 하니 이에 함께 유하러 들어가시니라 ”( 눅 24:29 )

 

어떤 시인이 성탄절에 그 벗에게 보낸 시.

 

위대한 영의 소유자 예수여,

당신의 탄생일인 이 복스러운 날에 기독교인이 아닌 우리도 당신의 앞에 엎드리나이다 . 우리 불신자도 당신을 사랑하고 또 경배합니다 . 그것은 당신이 아세아로 더불어 혈족의 관계를 맺은 까닭입니다.

 

약소한 민족 우리들은 세상의 한 노예로 십자가 형틀을 지고 갑니다. 

우리는 벙어리와 같이 우리의 맞을 모든 매를 맞아 상하신 당신을 말없이 우러러 뵈올 뿐입니다.

이교 ( 異敎 ) 의 지배자는 우리 머리에 가시관을 씌우고 우리는 억지로 사회적 계급의 바늘 침상에 눕게 됩니다.

 

세계는 지구 정복에 주린 구라파의 욕심 앞에 놀라 떨고 섰습니다.

제국주의는 맘몬 (Mammon • 錢神 ) 의 손에 들어가서 부정한 환희의 춤을 추고 전쟁욕 , 권세욕 , 소유욕의 삼 ( 三 ) 마녀는 구라파의 노변 ( 爐邊 ) 에서 잔치의 술을 마시고 있습니다.

 

저 구라파 천지에는 당신이 유하실 데라고는 일간두옥 ( 一間斗屋 ) 도 남지 않았습니다.

오시옵소서 . 그리스도여 , 발길을 돌려 이리로 오시옵소서 . 

아세아에서 당신의 처소를 잡으십시오.

 

당신의 시선을 받고 슬픔에 잠기어있는 우리의 마음은 빛을 발합니다. 

오 사랑의 선생님이여 , 우리의 마음 속에까지 내려오십시오 .

사람의 모든 노고를 담당하시며 모든 것을 포옹하는 사랑을 가지고 문둥이 나 망하는 자에게까지 봉사할 수 있는 도 ( 道 ) 를 가르쳐 주십시오 .

 

 

 

12 월 23 일 ( 월 )

 

오늘 오전 예배당에 나가 시계를 보니 1 시 40 분이다 . 매우 추운 날씨다 . 뺨이 얼고 머리가 차서 기도 올리는 정성까지 줄어짐을 느꼈다 . 입을 대로 잔 뜩 입고도 추워서 어쩔 수가 없었다.

주님의 생활은 어떠하였으며 우리의 생활은 어떤가 생각하여 보자.

주께서 오실 때에는 몸 쌀 것 하나 없었느니라 . 포대기 한 채 , 방 한 간을 얻지 못하였느니라 . 그가 장성하실 때에 목수의 집에서 품꾼같이 , 고용살이 같이 대패질 톱질을 하셨느니라 . 그가 살아가실 때 일간두옥도 없었나이다 . 그리고 항상 산과 들에 거하시매 머리에는 이슬이요 , 서리가 가득하였느니라 . 세상을 떠나실 때에는 …… . 오 , 그 때에는 …… .

 

 

 

12 월 29 일 ( 일 )

 

아침예배 공덕리교회 . 주를 가까이 따르자고 권설 . 

용산발 오후 3 시 31 분 . 4 시 반 인천착

“ 악한 자는 자기의 악에 걸려 그 죄의 노끈에 얽매인 바 되어 저가 교훈이 없으므로 죽고 미련함이 많으므로 버린 바 되리라 ”( 잠 5:22 )

“ 너희의 몸을 드려 종이 되어 누구를 섬기든지 그 섬기는 자의 종이 되는 줄을 너희가 알지 못하느냐 . 혹 죄의 종이 되면 사망에 이르고 혹 순종하는 종이 되면 의에 이르느니라 ”( 롬 6:16 )

 

일기 보유( 補遺 ) 

네가 믿느냐?

네가 믿거든 밝히 말하라 . 네가 밝히 말할 수 있느냐 ? 그러면 너는 세상의 박해를 받으라 . 네가 박해를 받았느냐 ? 그러면 네 마음에 위안이 있으리라 . 믿는 것과 뉘우치는 것과 구원은 반드시 서로 연락 ( 連絡 ) 되는 것이다 .

 

나는 악마와 싸워서 이것을 멸하기 위하여 세상에 나왔노라 . 그러므로 나의 말은 질풍폭우 ( 疾風暴雨 ) 와도 같고 또는 돌격의 절규와도 같다 .

나는 형극 ( 荊棘 ) 을 예취 ( 刈取 ) 하고 잡초를 제거하고 악목 ( 惡木 ) 의 간지 ( 幹 枝 ) 를 절취 ( 截取 ) 하여 공중에 매몰코자 한다 . 나는 길을 깨끗이 하여 편리케 하려고 한다 . 나의 양심과 신의 교훈은 이렇게 하라고 나를 명한다 . 나는 이것을 거역할 수 없다 . 또는 거역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

 

* 나는 지금 여기에 섰다 . 내가 여기서 퇴굴 ( 退屈 ) 하지 못하겠다 . 대개 신의 도우심이 내게 있나니 . - 루터

* 성인을 바라는 사람은 성인의 무리이고 현자를 바라는 사람은 현인의 무리이다.( 希聖者 聖之從 希賢者 賢之從 - 金宗直 ) 

* 성인은 반드시 세심하다 .( 聖必細 - 金安國 )

* 선은 사물을 사랑하는 데서 크게 나타나고 , 악은 사물을 파괴하는 데서 크게 나타난다.( 善 莫大於愛物 惡 莫大於暴物 - 李建昌 )

* 극기공부는 일용생활에서 최고로 이루어진다 .( 克己工夫 最切於日用 - 李 珥 )

* 빈천이 구차한 것이 아니라 도를 배우고도 지성으로 행하지 않는 것이 구차함이다 . 살려는 자는 반드시 죽고 죽으려는 자는 반드시 생을 얻으리라 . ( 貧且賤 非所羞也 學道而不行之誠 是羞也 要生者 必死 期死者 得生 - 閔泳 煥 )

* 학문을 좋아함은 지에 가깝고 , 힘써 행함은 인에 가깝고 , 부끄러움을 아는 것은 용에 가깝다.( 好學 近乎知 , 力行 近乎仁 , 知恥 近乎勇 - 孔子 ) 

* 군자는 홀로 있을 때 반드시 삼간다 .( 君子 必愼 其獨 - 子思 )

* 아름드리 나무도 털 같은 싹에서 나오고 , 9 층 건물도 흙 한 삼태기 위에 서고 , 천리 길도 한 발짝에서 시작한다 .(合抱之木 生於毫未 九層之臺 起於累士 千里之行 始於足下 - 老子 )

* ‘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 는 것을 아는 것밖에는 아무것도 모른다 . 그런데 세인 ( 世人 ) 은 이것도 모르느니라 . - 소크라테스

* 진실은 모든 선의 시초요 , 자애 ( 自愛 ) 는 모든 악의 으뜸이니라 . - 플라톤 

* 어느 나라든지 그 나라의 기초는 청년의 교육에 있느니라 . - 디오게네스 

* 밭을 가는 것 같이 당신의 마음을 가시오 . 도리의 눈을 밝히면 우리들이 하나님께 가까워지고 이를 게을리하면 짐승에 가까워 가느니라 . - 이솝 

* 법률이란 소용이 없는 것인 줄 안다 . 왜냐하면 선한 사람에게는 조금도 법률이 필요가 없고 악한 사람은 법률에 의해서 그 성질을 고쳐지지 않는 까닭이다 . - 데모낙스

* 지인 ( 智人 ) 이 우인 ( 愚人 ) 에게서 배우는 것이 우인이 지인에게서 배움보다 많다 . - 카토오

* 지혜 있는 사람에게는 무용 ( 無用 ) 의 물 ( 物 ) 이 없다 . - 라 폰테인 

* 거짓말 잘하는 자가 맹세 잘하오 - 코르네이유

* 우리 나라는 자유 없이 있을 수 없고 자유는 도덕 없이 있을 수 없다 . - 루소

* 사람은 새가 내 머리 위로 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 다만 우리 머리 위에 깃들이지 못하게 하면 그만임을 알라 . - 루터

* 양심이라 이름하는 천화 ( 天火 ) 의 작은 불꽃을 가슴속에 피우기를 힘쓰라 . - 워싱턴

* 교육은 상비군 ( 常備軍 ) 보다 더 잘 자유를 수호한다 . - 에드워드 에베레트 

* 가장 옳은 인생의 의의는 하나님을 섬김이요 , 신을 섬기고 있다는 생각이요 , 천국을 건설함이다 . -

 톨스토이

* 교육의 진제 ( 眞諦 ) 는 규칙 , 방법 등의 형식이 아니라 사랑 , 오직 사랑 . - 페스탈로치

* 오래된 나무는 때기 좋고 오래된 포도주는 마시기 좋고 오래된 벗은 믿기 좋고 오래된 책은 읽기 좋다 . - 알몬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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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부 : 1930 년 >

 

제 1 장

 

 

 

1 월 1 일 ( 수 )

 

금년에는 고 ( 苦 ), 빈 ( 貧 ), 비 ( 卑 ) 이것이 나의 생활이 되게 하기 위하여 지난 연말에 특별한 각오를 주심 감사하옵니다 . 성실 ( 誠實 ) 형은 나의 스승이니이다 . 나는 그의 길을 예비하겠나이다 . 나는 그의 신들메를 풀기도 감당치 못하겠나이다.

고 ( 苦 ) 는 나의 선생 , 빈 ( 貧 ) 은 나의 애처 . 비 ( 卑 ) 는 나의 궁전 , 자연은 나의 애인의 집으로 하고 금년에 나는 거기서 주님으로 더불어 살리로다. 

덕적도 부흥회 4) 는 주님 크게 역사하시도다 . 아멘 . 첫날부터 성화 ( 聖火 ) 저희에게 임하심을 감사하나이다 . 나는 다만 순종만 하리이다 .

 

아 , 영의 동무여 , 내가 자매를 보매 나의 흉중에 기쁨이 뛰나이다 . 엘리사벧이 마리아를 볼 때에 복중에 있는 아기가 기뻐 뜀과 같도다 . 오 , 나는 이 한 동무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리이다 . 아멘 .

 

4) 편주 : 덕적도 부흥회 - 12 월 30 일부터 1 월 5 일까지

 

 

 

1 월 2 일 ( 목 )

 

성화 ( 聖火 ) 의 4 대 작용

1. 밝히 비추어 심중에 있는 죄를 드러냄

2. 그 드러내는 죄를 태워버림 ( 통회의 눈물과 함께 ) 

3. 가슴에 열을 일으킴 

4. 주님을 증거하게 함

 

주여 , 나로 하여금 예수 선지자나 , 기독교 주문 ( 注文 ) 도리 ( 取集者 ) 만 되지 않게 하시옵소서 . 미친 듯이 부르짖는 ‘ 광야의 소리 ’ 곧 ‘ 회개의 소리 ’ 가 되게 하시고 새 술에 취한 듯이 덤비는 사랑의 사도가 되게 하옵소서. 아멘.

 

 

 

1 월 3 일 ( 금 )

 

입신 ( 入神 ) 의 계단

1. 예수가 같이 계셔야 힘과 평안과 생명을 얻게 됨

2. 예수가 내재하시게 하자면 심중에 죄와 의심을 다 제거 청소하여야 함 

3. 죄와 의심은 성신이 임하셔야 소멸됨 . 성신은 간절한 곳에 오심 . 침식을 잊어버리도록 되는 간절함

내가 만일 주께 은총을 입었사옵거든 내 생명이 다 할 때에 벌거벗은 몸으로 지하에 돌아가게 하시고 나의 소유라고는 생전에 다 주를 위하여 무( 無 ) 가 되게 하여주시기 바라옵나이다.

주께서 나를 위하여 무가 되어졌사오니 나는 주를 위하여 무가 됨은 마땅한 일이니이다.

주께서는 세상을 떠날 때에 속옷까지 원수에게 주셨는데 그리고 벌거벗은 몸으로 십자가 상에서 운명하셨는데 내 어찌 감히 수의를 입고 세상을 떠나오리까.

 

 

 

1 월 4 일 ( 토 )

 

어제 밤이 맞도록 기도하다 . 죄의 자복 , 새로운 은혜의 간증 . 오 주여 , 감 사하오이다.

서포리 혼인집에 참석 . 이 부친 전도사라고 ? 그러나 그 불쌍한 영혼 . 몸과 영이 아울러 병들어 있는지라 . 히 12:5 의 말씀으로 권고하고 기도하다.

저녁 예배는 눅 22 장에서 예수의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땀 흘리며 기도하신 것을 설시 ( 說示 ) 하려고 펴 들었다가 읽지도 못하고 그냥 감격하여 . 생명을 바치고 온 나인지라 너희의 욕구가 무엇이기로 - 나에게 향하여 내가 너희들을 위하여 할 최선의 일은 무엇인가 ? 겟세마네 동산으로 들어가 밤이 맞도록 기도하는 것 외에 나의 할 일은 아무 것도 없는 줄 알게 되자 , 작정하고 종야기도하기로 하니 근 30 명의 동지가 거수 결심하다 .

오 , 이 저녁에 내린 은혜 - 주와 친근 ( 親近 ), 붕우상친 ( 朋友相親 ), 부부상화 ( 夫婦相和 ) 오 주여 , 주는 임하셨나이다 .

 

 

 

1 월 5 일 ( 일 )

 

어제 밤이 맞도록 주님과 같이 겟세마네 동산으로 들어가서 같이 기도하기로 하고 30 명이나 되는 형제자매들과 같이 기도하다 . 주의 신비하신 권능을 찬송하리로다.

오직 한 사람 지식계급에 있는 자의 영을 주께 돌아오게 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 과연 수고라면 해산의 수고에나 비할까 .

예배당이 좁아 아이들은 다 내보내고 이제는 잘 정돈되었다고 . 아이들을 쓸어버림이 예배당 정돈인가 ? 주의 뜻과는 만만 모순이다 . 주께서 저희들을 불쌍히 여기사 사람의 뜻밖에 넘치는 은혜를 주사 227 원의 즉석 연보가 나오게 되다 (100 원 예산이었는데 ).

오늘 주께서 나를 경책하심에 감사하옵나이다 . 나는 영원히 죄인이로소이 다 . 내 생명이 다 할 때까지 나의 부를 노래는 ‘ 죄인 오라하실 때에 날 부르소서 ’ 뿐 또한 저희들로 하여금 온전히 주님만이 미쁘시고 신실하심을 깨닫게 하시려고 하시도다 . 나를 보고 내게 영광을 돌릴까 하여 두려웠더니 온전히 주님께만 영광과 찬송을 돌리게 하셨사오니 감사하옵니다.

 

 

 

1 월 6 일 ( 월 )

 

오후 2 시 덕적도발 5 시 10 분 인천착 . 허락한 이곳을 위하여 나의 생명을 다 하기로 하였더니 주께서는 나를 다시 살려 돌아가게 하셨으니 감사 , 감사하옵니다 . 수치를 받으려고 했더니 도리어 막대한 영광을 받게 하셨나이까 . “ 목사님은 무엇 무엇 같다 ” 고 떠드는 소리를 들을 때 나의 얼굴은 죄송함과 부끄러움에 얼굴이 달아올랐나이다.

주여 , 나의 참람 ( 僭濫 ) 을 , 이는 저들이 나를 참람하게 한 것이지만 , 용서해 주옵소서.

 

 

 

1 월 7 일 ( 화 )

 

철원 ( 鐵原 ) 에 갈 예정

우리들은 먼저 생활 표준부터 아주 낮은 것으로 해야 될 것을 한 번 더 깊이 느끼다 . 세상의 표준을 그냥 따라가려는 우리의 심령은 너무나 철없는 것이다 . 우리는 생활 전체에서 예수를 드러내도록 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 다.

교역자들 중에 파가 있어 가지고 운운 ( 云云 ) 의 말을 형제들에게서 들었다 . 한심한 일이다.

 

주여 , 저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 저희가 알지 못하여 그리 하오니 , 서울의 거리에 성자가 나타나야 하겠나이다 . 사자후로 외치는 세례 요한이 나타나야 하겠나이다.

 

 

 

1 월 8 일 ( 수 )

 

어린애는 저의 욕구를 위해서는 어디까지든지 희생적이고 솔직하고 즉각적이다 . 무슨 욕구가 있으면 유일의 무기인 울음을 터뜨린다 . 암만이고 운다 . 그러나 얻을 바를 얻으면 울음을 뚝 그치고 기뻐한다.

자기의 참 욕구를 위해서도 게으른 인간들 . 욕구충족을 위한 수단으로서 허위 기만에 사로잡혀 있는 인간들 . 그리고 또 자기의 욕구가 충족되어도 만족할 줄을 모르는 인간들에게는 좋은 교훈이다 . 어머니 된 자는 게으르지 말고 아이들의 욕구를 발견하고 그 욕구를 충족시키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 경원선에서 어린애가 우는 것을 보고

 

 

 

1 월 9 일 ( 목 ) 

 

이날에 귀가

나의 사명은 아무래도 한 구역에나 엎드려 있으라는 것이 아닌가 보다.

 

 

 

1 월 10 ( 금 ) 맑음

 

몇 집 심방 . 모두 병석에 있다 .

병도 주의 은혜로운 초달 ( 楚撻 ) 의 하나로 알게 되어 도리어 감사히 순응한다면 이는 참으로 아름다운 신앙이 될 것이다.

 

사귀 ( 邪鬼 ) 들린 자 강하고 빳빳하고 교만하여 안하무인이었다 . 그러나 예수 앞에 올 때에 예수의 책망 앞에는 초주검이 되었다 . 그 후에 다시 예수님의 손으로 붙들어 일으키시매 저는 완전한 생명을 갖은 사람이 되었다. 옳다 . 주 앞에 친히 대면함이 없는 자는 아무리 교회를 오래 다녔다고 해도 강퍅하고 교만하고 빳빳하다 . 그러나 주 앞에 와서 성신의 책망을 받게 되면 초주검이 되어 아주 풀이 죽는다 . 그리고 거기서 예수님의 사랑과 은혜를 힘입어 일어나게 될 때에야 온유하고 겸손하며 의에 굳세고 고난에 질긴 건전한 인격자가 된다 . 오 사귀 들린 자들이여 , 다 주 앞에 나올지어다 .

 

 

 

1 월 11 일 ( 토 )

 

1 월 4 일 평양서 온 간절한 편지를 다시 보다 . 중앙교회 제직이 연서 ( 連署 ) 하여 간청하였다 . 감당치 못할 일이다 . (18 인 연서 )

 

토요일 공과공부에 은혜가 많았다.

 

베드로 : 모든 사람이 주를 찾나이다 .

주님 : 다른 촌으로 가자 . 거기 가서 도를 전해야겠다 . 대게 내가 온 것은 이를 위하여 왔노라 ( 마 20:28 ) 모든 사람들이 육신을 위하여 예수를 찾을 때 예수는 떠나가신다 . 왜 ? 그는 도 ( 道 )! 곧 하나님의 말씀을 위해서 오신 까닭이다 . 심령의 문을 열어놓지 않고 육신의 욕구를 만족하기 위해서만 예수를 찾으려는 자들아 , 예수는 떠나시어 외변 황무지에 독보하심을 아는가 .

 

“ 너희는 먼저 그 나라와 그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그 모든 것을 그 위에 더하리라 ”( 마 6:30 )

 

 

 

1 월 13 일 ( 월 )

 

오 사랑의 주시여 , 주께서 저를 보시나이까 . 하루 종일 욕을 먹고 핀잔을 당하여 내 작은 마음은 상하여 피가 흐르고 내 약한 눈에는 눈물이 흘렀나이다 . 종일 단련을 받되 말이 없이 참게 하셨으니 이는 모두 주의 은혜이었나이다 . 주께서 나를 지키셨나이다 . 낮에는 종일 단련을 받고 저녁에는 돌아와 칭찬을 받습니다 . 나를 욕하는 사람도 있고 나를 칭찬하는 사람도 있나이다 . 모든 것이 다 합동하여 유익함이 되옵니다 . 아멘 . 찬송하리로다 . 

 

 

 

1 월 14 일 ( 화 )

 

새벽 일찍이 예배당에 나가 기도하다 . 영의 승리는 육의 패멸에 있느니라 . 육은 멸시를 당할 때 영이 윤택하여 지느니라 . 영의 대적은 육이었느니라 . 영을 살리려면 육을 죽이라 . 영의 삶은 육의 죽음에 있으니 . 영이 평안하려면 육에 고난을 주라 . 영이 귀 ( 貴 ) 하려면 육을 천 ( 賤 ) 하게 하라 . 영을 기쁘게 하려면 육은 슬프게 하라 . 육신의 명예는 영의 치욕이니라 . 육의 환락은 영의 비애 ( 悲哀 ) 였느니라 . 육이 영멸 ( 永滅 ) 에 들어갈 때 영은 영생에 들어 가느니라.

 

 

 

1 월 15 일 ( 수 )

 

협곡 부흥회를 위하여 여기 왔다 . 이에 대한 나의 기도가 부족하였다 . 주께서 직접 역사하시옵소서 . 나는 다만 기계 노릇하고 주께서 조종하실 것이 다.

저녁에는 하나님께로 돌아오라고 설교하다.

 

오 주님이시여 , 저희들의 가련한 심령에 생명의 동풍을 불어주소서 . 아멘.

 

 

 

1 월 16 일 ( 목 ) 맑음

 

새벽 기도회에는 병사 ( 病死 ) 하여 무덤 속에 넣은 나사로를 저들의 심령과 대조하고 주의 부르시는 음성을 듣고 일어나기 위하여 간구하다 . 오 가련한 영들이여 , 밤에는 일반적으로 기도가 부족함을 탄식하고 롬 3:9, 롬 6:15 를 보고 천하가 다 죄인임을 말하고 회개하고 구원을 받으라고 설교하다. 마친 후 20 여 명이 철야기도 하는 중 새벽 2 시경에 성령의 불이 크게 내리시다 . 죄를 자복하고 주께 새로 나가기로 결심하는 자 많았다 . 추운 밤이 다 . 심적 시험이 많았으나 다 견디다 . 11 세의 최 군의 애통 기도 , 내 마음이 끌리고 또 아팠다 . 같이 기도하다 .

교만한 자에게는 채찍으로 임하시고 겸비한 자에게는 눈물로 임하시나이다. 교만한 자를 주님은 엄히 심판하시고 겸비한 자를 주님은 사랑으로 위로하시나이다.

 

 

 

1 월 17 일 ( 금 )

 

신성회에 20 여 명 모이다 . 진정한 통회의 눈물과 간절한 기도가 있었다 . 10 여 년 전에 남의 생선 한 마리 훔쳐간 것이 거리끼어 주님 앞에 그 값 1 원 을 내어 놓고 애통 자복하는 이창원 형제 . “ 주여 , 저에게 길이 정직한 마 음을 주시고 순결한 마음을 주옵소서 .” 설교는 안하고 기도만 드리다 . 오 전에는 ‘ 주께서 각 사람에게 임하시면 ’ 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고 기도하 다.

동우 자매의 비창한 눈물 . “ 오 주여 , 저를 위로하시고 저를 받아주옵소 서.”

이어서 주일학교 강습을 시작하다 . “ 주여 , 어린이의 마음을 감동시키시옵소서 . 아멘 .”

성전은 주님과 나와의 특별 면회소요 , 상담실이었느니라 . 나는 슬픈 일을 당하여도 성전으로 가고 기쁜 일을 당하여도 성전으로 가노라 . 거기서 주님으로 더불어 귓속말을 속삭이며 주의 품에 안길 때 모든 슬픔은 없어지고 기쁨이 새로워짐이라 . 울어도 주님과 같이 , 웃어도 주님과 같이 , 노래를 불러도 주님과 같이 , 오 , 이는 나의 생활의 은비처 ( 隱秘處 ) 이었도다 .

이는 나의 모든 문제의 해결처요 , 판결 골짜기이었느니라 . 나는 언제든지 때가 없노라 . 성전에 출입하는 일정한 때가 없노라 . 주님이 그리운 그때가 나의 성전행 ( 行 ) 의 때니라 . 아 , 성전은 나의 애인 . 주님을 조용히 만나는 면회실 . 나는 거기서 내 신랑 예수님 품에 내 전신을 맡기노라 .

 

 

 

1 월 18 일 ( 토 )

 

오늘 나의 눈으로 20 여 명이 참으로 구원 얻는 것을 보게 하심 감사하나이다 . 다 흡족한 은혜 , 죄 사함의 확실한 증거를 받게 하심 감사하옵니다 . 이런 일을 처음으로 봅니다 . 할렐루야 . 아멘 .

 

성경은 요한복음을 읽으라 . 33 세의 한창 청년인 예수는 불쌍하게도 사형을 당하였습니다 . 자기 탓으로가 아니고 남의 죄 , 우리의 죄를 위하여 끔찍한 사형을 당하였습니다 . 갖은 수치와 욕을 다 당하셨습니다 . 끔찍한 가시관을 쓰셨습니다 . 이는 사람 손이 저 의인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은 것이 아니라 , 죄가 주를 못 박은 것입니다 . 주는 죄 때문에 오셨습니다 . 죄가 아니라면 오실 까닭도 없는 것입니다 . 죄를 위하여 싸우시다가 죄 때문에 사형을 당하셨습니다 . 우리 죄로 우리가 죽을 것을 주께서 대신 죽임을 당하셨습니다 . 우리가 죽을 일에 주가 피를 흘리셨습니다 .

 

자식이 죽게 되니까 어머니가 자기의 동맥을 끊어 그 피를 그 입에 흘려 넣었습니다 . 피를 먹어야 산다고 하니 전신의 피를 다 쏟아 넣었습니다 . 아들은 정신 없이 받아먹습니다 . 아들은 차차 생명이 들어옵니다 . 나중에는 생기가 돌아 살아나 눈을 뜨고 일어났습니다.

오 , 그러나 그 어머니는 전신의 피를 다 쏟은 탓으로 죽었습니다 . 두 손의 동맥을 끊고 손을 자식의 입에다 대인 채 어머니는 죽은 것이었습니다 . 자식의 죽음을 대신한 것이었습니다 . 예수님은 우리 죽음을 대신하여 피를 흘리셨고 우리는 그 피로 살게 되었습니다 . 주는 사형을 당하시고 우리는 …… .

 

자식의 행악함으로 아버지는 가슴이 아프다 . “ 너 왜 내 가슴에 이렇게 못을 박니 ” 하고 아버지는 신음을 한다 . 그래도 자식은 여전히 죄를 짓는다 . 아버지는 너무도 가슴이 아프고 자식은 너무도 강퍅하여 깨닫지 못하매 벽에 사진을 걸고 자식이 죄를 지을 때마다 가슴에 못을 박아 보여줍니다 . 하루에 몇 개씩 박습니다 . 이것을 박으면서 아버지는 신음합니다 . 그래도 자식은 아버지의 가슴이 얼마나 아픈지를 모릅니다 . 얼마 후에 자식이 문득 보니 아버지의 사진에는 가슴뿐 아니라 전신에 못이요 , 아버지의 본 형상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 그때야 자식은 대성통곡하였습니다 .

“ 오 , 내 아버지는 어디로 가셨나 . 나는 못을 박아 아버지를 죽여 버렸구나 ” 하며 울었다 .

아버지는 아들의 후회하는 눈물을 보시고 기뻐하셨다 . 

“ 아들아 ,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 아버지 , 나는 도적 같은 놈이에요 . 나는 어찌해요 ?” “ 아들아 , 그래도 나는 너를 사랑한다 .”

“ 아버지 , 그래도 아버지 가슴에 빈틈없이 박힌 저 못은 어찌할까요 ?” 

“ 오 아들아 , 나의 가슴에 못 박힌 것 , 이제는 네가 보느냐 , 이제는 네가 아파하느냐 ? 그럴진대 이제부터 너는 선 ( 善 ) 을 행하여라 . 한 [ 一 ] 선을 행할 때마다 못 한 개씩을 뽑아주마.”

아들은 감사하였다 . 그때부터 아들은 나가서 선을 행하려고 찾아 다녔다 . 선을 행하고 들어와서는 아버지께 고하고서 하나 뽑고 또 선행하고 또 뽑고 . 얼마 동안 그렇게 하였다 . 그래도 그 못의 수는 어찌나 많은지 다 뽑을 길이 막연하였다 . 그래서 아들은 통곡했다 .

“ 내가 죽으면 이 못을 다 뽑지 못하고 죽으면 어찌해요 ?”

“ 오 아들아 , 걱정 마라 . 네가 회개함만 보아도 나는 기쁘다 . 나의 가슴에 못이 박혀있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 나는 아파도 괜찮다 .”

“ 오 , 그러나 아버지 제가 어떻게 아버지를 볼까요 . 내 마음 죄송해서요 .” 

“ 오 아들아 , 그러면 일선 ( 一善 ) 에 열 못을 뽑아 네가 다 뽑도록 해주마 .” 아들은 날마다 선을 행하여 그 못을 다 뽑았다 . 그러나 못 자국 그 상처는 그대로 있다.

“ 오 아버지 , 그래도 이 상처는 낫지 않을 터이니 …… ” 하고 울었다 . 

“ 오 아들아 , 관계치 않다 . 나는 관계치 않다 .”

 

주님은 그 수족뿐만 아니라 그 가슴에 수만 개의 못이 박혀 있습니다 . 이는 우리가 죄 하나를 지을 때마다 박아놓곤 한 것입니다 . 오 , 이 무리가 매일 몇 백 개씩 박았으니 주의 가슴이 얼마나 아프시겠습니까 . 날마다 몇 번이나 몇 번이나 주의 가슴에 못을 박은 , 오 , 이 죄인들 어이 할꼬 . 지옥이 아니고는 갈 데가 없는 이것들 ! 이 죄로 인하여서 우리의 마음이 답답하고 괴롭고 성가시고 슬프다 . 내가 망하고 집안이 지옥이다 .

이제 우리는 주 앞에 가서 통회 자복하자 . 주를 못박은 죄를 자복하자 . 주는 미쁘시사 우리가 죄를 고하면 다 용서하신다 . 보혈로써 씻어주신다 . 남기지 말고 다 고하세요 . 주는 다 씻어 주십니다 . 그 후에는 시원합니다 . 흡족합니다 . 가볍습니다 . 이것이 죄 사함 받은 증거입니다 .

이제는 결심하세요 . 나가서 선을 행하세요 . 그리하여 주님의 가슴에 박힌 못을 빼고 주를 기쁘게 하세요 . 그러면 그것이 주의 몸을 찾는 것이요 , 또 후에 천당가면 주를 기쁨으로 만나게 될 것 입니다 . 기쁘게 주의 품에 안길 것입니다 . 자복하고 죄 사함만 받아도 천당에는 갑니다 . 그러나 선행하여 못을 빼지 못했으면 가기는 가도 못 꽂힌 가슴 이외에 안아줄 가슴이 없습니다 . 고로 결심하자 . 죽든지 살든지 주의 계명을 지켜 주를 기쁘시게 하도록 . 아멘 . 할렐루야 .

 

영의 나라

거기는 벌써 육은 없어졌느니라 . 육의 멸 ( 滅 ) 이 곧 영의 흥 ( 興 ) 이요 , 육의 사 ( 死 ) 가 곧 영의 생 ( 生 ) 이었느니라 . 육에 속한 아무 것도 벌써 없어졌느니라 . 남자도 없고 여자도 없고 먹는 것도 없고 입는 것도 없느니라 . 이는 다 육에 있어서만 의미가 있는 것이었음이라 . 영의 세계는 광휘요 , 육의 세계 는 암흑이었도다 . 또 영의 세계는 다른 빛을 요구하지 않느니라 . 먹어야 산다는 생활의 규범은 벌써 필요치 않으리라 . 먹어야 좋고 입어야 만족해 하 는 그런 것은 벌써 조건이 되지 않느니라 . 먹든지 안 먹든지 그곳에 있기만 하면 좋으니라 . 여자가 있어야 좋다 하고 남자가 있어야 만족해 하는 그런 조건은 벌써 없어졌느니라 . 여자 , 남자 어울려짐으로 얻는 기쁨은 육에 속한 일이니라.

육을 떠나 영에 들어간 후에는 아픔도 없고 슬픔도 없고 괴로움도 없고 눈물도 없느니라 . 그 모든 것은 육으로부터 오는 선물이었으매 죽음도 없으니 이는 육의 최종막 ( 最終幕 ) 이었음이라 .

영은 영생이니라 . 육은 죽어도 영에는 영향이 없느니라 . 고로 육은 죽어도 영은 사느니라 . 육이 살아서 영에 들어가는 자는 영원히 죽음을 모르느니라 . “ 나를 믿는 사람은 죽어도 살고 살아서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느니라 ” 아 , 오묘하고 신비하도다 . 영의 일이여 !

 

오 주여 , 나는 육에 죽고 영에 살려 하나이다 . 나의 육을 죽이시고 영을 살려 주옵소서.

 

 

 

1 월 19 일 ( 일 ) 맑음

 

나는 주님의 신부요 , 주는 나의 신랑이었느니라 . 나는 나의 주님 외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을 기뻐하지 않습니다 . 주의 말씀이 제일 좋고 주의 얼굴이 가장 좋아요 . 주의 말씀은 혹시 위엄 있게 날카로워도 그래도 세상 사람의 부드럽고 달콤한 말보다 좋아요 . 세상사람의 손에는 향기로움이 있고 주님의 손에는 채찍이 있어도 그래도 나는 주님의 품으로 들어갈 터이에요. 저들은 자비하지 아니하고 교만합니다 . 그러므로 무죄한 자를 정죄합니다 . 저희들이 하나님의 자녀라고는 합니다 . 예배당에는 와 앉습니다 . 그러나 저희가 만일 “ 하나님께서는 자비함을 기뻐하고 제사는 기뻐하지 않노라 ” 하신 뜻을 알았으면 무죄한 자를 정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 하나님의 백성은 성별한 생활을 할 것이니라 ”( 고후 6:14) 

 “ 성결의 경험이 없으면 예수를 뵈올 수 없느니라 ”( 히 12:14) 

구원에 두 종류가 있으니,

① 현재의 구원 - 곧 심령적이라 . 육신은 사망을 면치 못할 불완전한 구원 즉 , 부분적 구원

② 미래의 구원 - 곧 부활한 후에 시간이나 공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 영체를 이루는 날의 구원이니 완전한 구원이요 , 전체적 구원

 

“ 우리의 처음 믿을 때보다 우리의 구원이 가까우니라 이러한 일이 시작되거든 너희의 구속이 가까운 줄 알라 ”( 눅 1:28 )

 

 

 

1 월 23 일 ( 목 )

 

마태복음 5, 6, 7 장은 불신자나 초신자에게 이른 말씀이 아니요 , 믿음으로 구원을 얻은 믿음의 사람에게 주신 말씀이다 . 믿음으로 사랑에 들어갈 자에게 주신 말씀이다 . 믿음이 사랑에서야 완전을 이루나니 사랑이 없이는 믿음을 완성할 수 없느니라 . 사랑은 믿음의 생명이라 . 믿음이 사랑에 들어간 후에야 비로소 결실하니 결실이 없는 믿음은 아직 미완성품이다.

 

우리가 죽겠나이다 ( 마 8:25).

아 나의 우매여 , 생명과 같이 있으면서도 오히려 죽겠노라고 ? 믿음이 없으매 생명을 알 수 없는 것이었도다 . 지식만으로는 생명을 얻을 수 없도다 . 선악과를 먹은 아담 하와는 생명과 ( 生命果 ) 에는 가까이하지 못하게 되었도다 . 사랑과 같이 있으면서도 사랑을 주옵소서 하고 , 믿음과 같이 가면서도 믿음을 주옵소서 하고 애통애걸을 해 ? 예수와 같이 있으면서도 빈핍 ( 貧乏 ) 하다고 ? 오 믿음의 눈 , 영의 눈을 떠서 주가 앞에 있음을 볼지어다 .

 

기도하고서 하는 설교는 익은 설교요 , 기도 안 하고서 하는 강도 ( 講道 ) 는 날 강도 ( 强盜 ) 니라 .

 

 

 

1 월 26 일 ( 일 )

 

예루살렘 다락방 . 웨슬레 외에 몇 사람이 든 그 밀실 . 이는 세계에 불을 던진 성화의 발화원 ( 發火源 ) 이요 , 죄악의 성을 폭파한 성신의 폭탄제조소이었습니다 . 다락방에서 만들어진 첫 폭탄은 스데반이었습니다 .

원컨대 우리 교회 ( 통천교회 ) 는 그때의 그 다락방이 되게 하소서 . 이곳 조선의 교회 안에 장난하고 있는 악마의 계획을 폭파할 폭탄제조소가 되게 하소서 . 온 조선 , 온 세계에 날아가는 폭탄의 불의 발화지가 되게 하소서 . 그리고 그 제 1 탄이 내가 되게 해주시면 그런 영광은 없겠나이다 .

폭탄은 물론 나가서 자체 ( 自體 ) 를 깨치는 것입니다 . 불을 던지고는 자신은 깨어집니다 . 스테반은 깨어졌습니다 . 저가 남을 구원하였으되 제 육신은 멸하였도다.

 

 

 

1 월 27 일 ( 월 )

 

요즈음 나의 육신은 심히 피곤한 중에 2~3 일간을 사무엘 군의 급환으로 인하여 침식을 제대로 못하였다 . 이는 내가 온전히 주께 맡기지 못하였던 연고이런가 . 어제 밤중 나는 나의 해결처에 나갔었고 오늘도 지금 막 돌아오는 길이다 . 나는 이틀 동안 주의 품 안에 가서 쉬고 왔다 . 집에서는 따뜻하지만 나의 몸을 편히 쉬게 못하였다 . 성전은 찬 마루바닥이로되 나는 불편 없이 안심된 숨을 쉬면서 꿇어앉아 주의 품에서 편히 쉬었다 . 집에서 따뜻하게 하룻밤을 잔 것보다 한 시간 찬 마루바닥에서 주의 품에 쉬는 것이 나에게는 더 달고 안식이고 힘이 된다 . 주의 품에 있어 찬 곳이라도 나에게는 안식처요 , 왕의 보좌로다 .

 

인류의 타락 ( 창세기 3 장 )

영에서 육으로 , 믿음에서 의심으로 , 느낌에서 지식으로 , 뜨거움에서 냉랭함으로 , 기쁨에서 슬픔으로 , 평안에서 번민으로 , 만남에서 이별로 , 선에서 악으로 , 빛에서 어두움으로 , 신 ( 神 ) 을 떠나 사람과 멀어지다 . 지식으로 다른 것은 얻되 생명은 얻지 못한다 . 천국은 감춰진 보배니라 .

 

 

 

2 월 1 일 ( 토 ) 

 

통천 부흥회

 

 

 

2 월 8 일 ( 토 )

 

오늘 새벽 성찬식으로 부흥회 마치다.

 

 

 

2 월 9 일 ( 일 )

 

나를 위하여 기도할 때 혹 간절하여 주께 애원하는 가운데 눈물도 흘리고 땅을 칠 때도 있다 . 안타까울 뿐이요 , 든든함과 화평이 없다 .

주께서 확실히 이루어 주실 줄 믿게 되는 때에는 마음의 화평과 든든함이 있을 것이니라 . 합당한대로 이루어 주실 줄 믿고 든든함과 화평을 지킬지니라.

 

 

 

2 월 11 일 ( 화 ) 

 

고성읍 부흥회

어제 시작될 것인데 아기의 중환으로 오지 못하고 오늘에야 와서 시작했다. 한 30 명 모였다 . 나의 감기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

오 주여 , 나에게 힘을 주소서 .

 

 

 

2 월 12 일 ( 수 )

 

토마스 아 켐피스 (Thomas a Kempis) 의 『 기독성범 』 ( 基督聖範 ) 을 읽게 허락 하여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나이다 . 나는 과연 연약한 자로소이다 .

 

네가 덕과 의를 열심으로 바랄 수가 없으며 고상히 묵상함을 계속할 수가 없고 육체의 생각에 붙들려 신령적 형편을 살릴 수 없게 되어 고통과 번민이 되거든 이때에는 사소한 사무에 심력 ( 心力 ) 을 경주하여 이에 충실하라 . 그리고 굳게 참고 귀향 온 세월을 보내며 내가 와서 위로하고 풀어줄 때까 지 기다리라.

 

 

 

2 월 13 일 ( 목 )

 

나는 어디인지 길을 가고 있었다 . 그 길은 험로요 , 또 때는 캄캄한 밤중이다 . 모퉁이를 지나 올라가니 고개를 넘어갈 것이었다 . 나의 마음은 두려웠다 . 그리고 또 외롭고 쓸쓸하였다 . 그러나 나의 한쪽 손에는 회중전등이 쥐어져 있고 한쪽 손에는 단총 ( 短銃 ) 같은 것이 쥐어 있는데 그 단총 같은 것은 총구로부터 불이 나와 전등과 같이 어두움을 직사 ( 直射 ) 한다 . 고개를 넘어 가는데 내 뒤에는 무거운 발자국 소리가 있기에 돌아보니 무엇이 오고 있다 . 두 손에 쥔 불을 쏘아 비쳐보니 , 아 , 가련한 인생 ! 그 캄캄한 밤에 그 험하고 높은 고개에 태산같이 무거운 짐을 지게에 걸머지고 올라온다.

거기에 두 길이 있는데 고개에 다 올라온 그는 빛 없는 저쪽 길로 , 인가가 어딘지도 모르는 그 길로 무거운 발자국을 옮겨놓고 있다.

오 가련한 인생이여 , 무슨 짐을 그리 무겁게 졌는고 . 그리고 가는 곳은 그 어디인고.

 

나는 오늘 아침에 쿠퍼 (Kate E. Cooper) 씨를 만났다 . 그는 나를 매우 반겨 한다 . “ 먼 곳으로 복음을 위하여 다니는데 여비가 부족하지 않느냐 ?” 고 . 나는 “ 염려 없다 ” 고 했다 . 그는 항상 나를 위해서 염려하는 모양이다 .

 

주여 , 그에게 더욱더 축복하여 주소서 . 그리고 나에게서 물욕을 제거하여 주소서.

 

 

 

2 월 14 일 ( 금 )

 

은퇴 ( 요 6:14~15 )

“ 무리를 작별한 후 기도하러 산으로 가시니라 ”( 막 6:46 )

“ 바리새교인이 나와서 예수께 힐난하여 , 하늘로 내려온 징조를 보여달라고 시험하거늘 예수 마음 속에 깊이 탄식하여 가라사대 어찌하여 이 세대가 징조를 보고자 하느냐 하시고 …… 그 사람들을 떠나사 다시 배를 타시고 건너 편으로 가시더라 ”( 막 8:11~13)

“ 이때에 예수 산으로 가사 기도하실새 밤이 맞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시고 ”( 눅 6:12 )

“ 새벽 미명에 예수께서 일어나셔서 한적한 곳에 가사 이곳에서 기도하시더니 ”( 막 1:35 )

“ 그 소문이 더욱 퍼지매 허다한 무리가 말도 듣고 저의 병도 고침을 얻고자 하여 모여오니 예수께서 물러가사 들에 이르러 기도하시니라 ”( 눅 5:15~16 )

 

 

 

2 월 15 일 ( 토 )

 

너는 약하다 . 예배당 기도에만 그치고 산으로 못 가는 것은 ! 심조 ( 心鳥 ) 야 , 네가 더 큰 은혜를 받으려거든 산으로 올라오라.

 

 

 

2 월 16 일 ( 일 )

 

“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거늘 너희는 강도의 굴혈로 삼았구나 ”( 마 21:13 )

“ 그리스도로 하여금 믿음을 통하여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라 ”( 엡 3:17 )

“ 다만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쫓아내리라 ”( 고전 5:13 )

“ 그 사람을 떠나서 성밖 베다니에 이르사 여기서 쉬시니라 ”( 마 21:17 ) “ 나를 만진 자가 누구냐 ”( 눅 8:45 )

 

 

 

2 월 18 일 ( 화 )

 

고성 , 장전 , 장용포 , 염성을 거쳐 집에 오니 신인 ( 新人 ) 천국행 오후 5 시 . 사람이 난다고 기뻐할 것도 없고 죽는다고 슬퍼할 것도 없다 . 오나가나 다 천명 ( 天命 ) 만 기다릴 뿐이다 . 모든 것이 다 주의 초달 ( 楚撻 ) 아님이 없다 . 은혜의 채찍이다 . 구약 때의 욥이 있고 신약 때의 욥이 있고 . 현대의 욥 , 내가 있는가?

 

 

 

2 월 20 일 ( 목 )

 

현대의 교인은 ‘ 괴이 ( 怪異 ) 한 예수 ’ 를 요구하매 현대 목사는 괴이한 예수를 전한다 . 참 예수가 오시면 꼭 피살될 수밖에 없다 . 참 예수는 저희들이 죽여버리고 말았구나 . 그리고 죄의 요구대로 마귀를 예수와 같이 가장하여 가지고 선전하는구나 . 화 있을진저 현대 교회여 !

저희가 요구하는 예수는 육의 예수 , 영광의 예수 , 부유한 예수 , 고상한 예수였고 예수의 예수는 영 ( 靈 ) 의 예수 , 천한 예수 , 가난한 예수 , 겸비한 예수였나이다.

 

예수를 요구하느냐 . 하나님의 아들 예수를 찾으라 . 사람의 예수 , 너희가 만들어 세운 예수 말고 . 예수를 갖다가 너희 마음에 맞게 할 것이 아니라 , 너를 갖다가 예수에게 맞게 하라.

 

 

 

2 월 24 일 ( 월 )

 

26 일에 ‘ 평양도착 ’ 이라는 전보를 치다 .

 

 

 

2 월 25 일 ( 화 )

 

“ 이스라엘아 네가 하나님 만나기를 예비하라 ”( 암 4 장 ) 죽음을 피할 수 없음 같이 하나님 면전에 나타남을 피할 수 없다. 

① 제일 무서운 것은 하나님 앞에 서는 것

② 엘리사벧이 “24 시간만 더 살려 주세요 , 준비하게요 .”

 

 

 

2 월 26 일 ( 수 )

 

아침 6 시 평양착 .

중앙교회 제직들의 출영을 감사 . 조 권사 댁으로 들어가다 .

 

 

 

2 월 27 일 ( 목 )

 

외모는 화려하다만 내용은 쇠잔한 감이 든다 . 기도가 없는 교회는 죽은 교회다 . 그 영이 냉랭함이여 . 인사와 치례에는 능하나 참 믿음에는 미흡하였구나 . 아 , 교만 강악 ( 强惡 ) 한 세대여 , 주의 앞에 겸비치 않도다 . 새벽기도 회에는 그냥 기도만하다.

 

역사하기 시작하신 주의 은혜 감사합니다.

 

 

 

3 월 9 일 ( 일 )

 

새벽기도회 마치고 숭실전문 [ 崇專 ] 에 가서 십자가를 질 것을 말하다 .

 

성신께서 역사하심 감사합니다.

 

 

 

3 월 18 일 ( 화 )

 

아침 일찍 안 권사 내방 . 자기는 “ 불쌍한 사람을 보아도 사랑이 쏟아지지 않는다 . 사람을 사랑할 수 있도록 기도를 해달라 ” 는 것이다 . 진실한 형제의 말.

 

주여 , 주의 사랑하시는 형제를 내게 보내시어 조는 심령을 다시금 깨워 주 심 감사하옵니다 . 나는 본래 나의 일이 없습니다 . 다만 맘과 뜻과 정성을 다하여 주 하나님을 사랑하옵고 남 사랑하기를 내 몸같이 하는 것 외에 나의 일이 없나이다 . 나의 일을 죽기까지 충성으로 하게하여 주시옵소서 . 아멘.

 

썬다 씽의 전기를 읽다 . 그는 나의 스승 . 나와 공명 ( 共鳴 ) 되는 점이 많다 . 성지순례 . 나는 거룩한 주의 자취가 남아있는 성적 ( 聖跡 ) 을 밟으려 길을 떠난다 . 감격 , 눈물 , 찬송 , 병뿐이 뒤 끌어 오른다 . 명상 , 추억 , 감사 , 기쁨이 솟는다.

 

 

 

3 월 19 일 ( 수 )

 

썬다 씽의 전기를 읽다 . 오늘은 내가 큰 축복을 받은 날이다 . 즉 오늘 조반은 한 걸인과 더불어 같이 먹었는데 마치 사랑하는 주님을 옆에 모시고 조반을 먹는 것같이 내 맘이 기뻤다 . 그러나 조심스러웠다 . 그에게 마가복음 10 장을 읽어주고 가난한 자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소망을 말해주다 .

 

오늘 저녁부터 가평 부흥회다 . 나는 힘이 없음을 느낀다 . 주여 , 도우소서 . 그러나 최후의 승리는 있을 것이다 . 주께서 도우시리니 .

 

 

 

3 월 20 일 ( 목 )

 

암흑의 저녁 . 이는 참회의 때요 , 기도의 때요 , 신앙의 때다 . 

광명의 아침 . 이는 감사와 찬송의 때요 , 활동의 때다 . 

저녁은 침묵의 때요 , 아침은 활동의 때다 .

 

 

 

3 월 26 일 ( 수 )

 

오늘 아침은 전보다 좀 일찍 일어나서 창세기 3, 4, 5 장을 읽고 구약과 신약이 다 불만족함을 느꼈다 . 신앙과 문학적 재능이 있는 성도가 일어나 하나님의 말씀을 바로 번역할 때가 속히 오기를 바랬다.

눈이 너무 피곤하여 다시 자리에 누웠는데 영철 군이 ‘ 사랑의 학교 ’ 를 고성으로 읽고 있다 . 기쁜 일이다 . 조반기도회에 영철의 기도를 들은즉 저는 벌써 아이가 아니다 . 존경할 신앙의 어른이다 . “ 주여 , 저를 받으사 주님의 나라에 크게 써주소서 .” ‘ 사랑의 학교 ’ 를 보고는 어머니에게 얘기를 한다 . 말재주가 있다 .

주여 , 그의 입술을 맡으사 주의 말씀을 말하는 입되게 하옵소서 .

 



<3 부 : 1930 년 >

 

제 2 장

 

 

 

4 월 3 일 ( 목 )

 

평양 중앙교회에서는 오라는 청이 여러 번 왔다 . 오랫동안 생각한 후 단념하고 갈 수 없다는 편지를 보냈다 . 오후에 또 편지가 왔다 . 연봉 1,200 원을 작정하고 온 교우가 다 오기를 청한다 . 아 , 나는 어찌할꼬 . 이는 나에게 유혹인가 , 나에게 내리는 은혜인가 . 물질과 명예와 영광이 내 앞을 가리우지 말게 하옵소서.

 

 

 

4 월 4 일 ( 금 )

 

산에 가서 기도를 올리고 내려오다 . 오 , 그 새는 어두운 밤에 그 보금자리에서 놀라 날아갔습니다 . 나는 저를 해할 뜻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 그러나 그 새는 가엾게도 놀라 날아갔습니다 . 이는 저가 나를 의심하고 무서워한 까닭입니다 . 나를 믿지 않은 까닭입니다 .

 

주여 , 나에게 아직도 악의가 남아 있음이오니까 . 내가 저를 해하려는 악의는 없었다고 하여도 나에게 해물지심 ( 害物之心 ) 이 있음이니이다 . 주여 , 나로 하여금 온전히 악의를 끊어 버리게 하옵소서 . 그리고 저 새와 합 ( 合 ) 하게 하여주옵소서 . 나에게 성결이 없는 것도 사실이거니와 저 새의 어리석음도 사실입니다 . 나를 더욱더 거룩하게 하시고 저 새의 어리석음도 물리쳐 이제는 서로 믿고 사랑하게 하옵소서.

에덴동산 . 서로 믿고 서로 합하고 서로 즐겨 하던 그곳이 이렇게 의심 , 두려움 , 죄악 , 어리석음 , 살상 ( 殺傷 ) 으로 변하였습니다 . 하나님과 격 ( 隔 ) 이 날 때 사람 사이에 격이 생기고 금수와 사람 사이에 또는 만물과 사람 사이에 격이 생기었나이다 . 하나님과 합하면 사람끼리와 만물끼리가 다 합할 것 입니다 . 오 주여 , 합하게 하옵소서 .

 

 

 

4 월 5 일 ( 토 )

 

예수는 죽이고 그 옷만 나누는 현대 교회여 , 예수의 피도 버리고 살도 버리고 그 형식만 , 의식만 취하고 양양자득 ( 揚揚自得 ) 하는 현대 교회의 무리여 , 예수를 믿는 본의가 어디 있느뇨.

 

 

 

4 월 8 일 ( 화 )

 

벽산 부흥회는 어제 밤까지 마치고 11 시에 귀가하다 . 저녁에는 석호 ( 夕湖 ) 군이 와서 가야금을 타고 있다 . 그 소리는 참 좋다 .

원래 음악이란 제가 할 것이 아니라 남이 하는 것을 듣는 것이었도다 . 나의 마음은 외로운 듯 , 서글픈 듯 어디로 고요한 곳으로 찾아 기도하러 가고 싶은 생각이 일어났다 . 하나님이 그리워진다 . 하나님께 나의 기원을 올리고 싶다.

‘ 음악이 종교 ’ 라는 이도 있을 정도로 음악은 신비롭다 . 그 소리를 통하여 그 노래의 날개를 타고 나는 주의 품에까지 날아갈 수 있다 . 애연하게 또는 쾌연하게 그 소리는 나를 물고 뜯는다 . 그렇게 나를 못살게 군다 . 이 세상 , 이 하계 ( 下界 ) 에는 나를 놓아두지 않는다 . 곧 끌고 올라간다 . 자꾸 올라 올라 그냥 올라만 간다 . 나는 벌써 지상의 사람은 아니다 . 신비의 나라에 배회하고 있다 . 거기서 나는 주로 더불어 논정 ( 論定 ) 하고 있다 . 오 , 음악의 신비여 , 나는 그 속에서 나의 하나님을 찾도다 .

 

 

 

4 월 9 일 ( 수 )

 

백아 ( 伯牙 ) 의 거문고 소리는 종기 ( 鍾期 ) 라야 알고 종기의 거문고 소리는 백아라야 알고 , 천하의 타인은 아는 이가 없었다 . 종기가 죽으매 백아 ‘ 아는 자가 없는 세상을 한탄하고 ( 歎世無知者 )’ 거문고를 깨트려 버렸다 .

 

 

 

4 월 10 일 ( 목 )

 

평양 중앙교회에서 오라는 편지가 또 왔다. 

오 심조 ( 心鳥 ) 야 ,

명예를 위하여 말고 주님을 위하여 할지어다. 

심조야 , 교만하지 말아라 .

 

 

 

5 월 1 일 ( 목 )

 

북창 ( 北倉 ) 마침 .

오늘 새벽까지 북창교회 부흥회는 마치었다 . 나는 죄송하다 . 저들을 위하여 할 일을 다 못한 듯해서 . 단발령까지 김준옥 목사를 출영하다 . 

피나무쟁이 . 빈궁한 농촌 . 아귀 ( 餓鬼 ) 화한 빈민굴을 보았다 . 

오 주여 , 이 불쌍한 무리들을 어찌합니까 .

나는 울 수밖에 없었다 . 그 아귀 같은 아이 , 그 사람 같은 아이 .

 

 

 

5 월 4 일 ( 일 )

 

꽃주일 ( 눅 15:15; 이사야 3:4)

제목 : 천국 받들기를 아이 받들 듯 하라 요절 : 눅 18:17

인물 : 아동들 , 부모들 , 제자들 , 주님

제자들의 신앙의 착오 - 예수는 받들고 존경하고 귀해하지만 아이는 잘 받들지 않고 존경치 않고 천대한다 . 아이를 받들지 않고 주님을 받드는 그것은 저희의 욕심이요 , 허영이요 , 이기적 신앙에 기인한 것이며 아이를 받들어 예수를 공경하는 것은 참으로 진실 무사기 ( 無邪氣 ) 한 애타적 ( 愛他的 ) 신앙에 기인된 것이다.

주를 사랑하거든 주가 사랑하는 것을 사랑할 것이니라 . 아이는 진실한지라 . 참으로 귀해하고 받드는 사람에게 간다 . 천국도 그런 사람에게 간다 .

 

 

 

5 월 6 일 ( 화 )

 

나는 저주를 받았노라 . 이 무리들을 위하여 저주를 받았노라 . 저주 받은 나의 눈은 눈물에 빠져있노라 . 저희들이 흘릴 눈물을 내가 흘림이로다 . 저주 받은 나의 가슴은 아픔을 느끼노라 . 가슴을 치고 나는 탄식하노라 . 저희들 이 아플 가슴을 내가 앓고 저희들이 쳐야 할 가슴을 내가 침이로다 . 저희들을 인하여 내 피는 마르고 내 살은 떨리노라.

 

오 동포들아 , 내피를 마시라 . 그러나 언제까지 마시려느냐 ? 오 동포들아 , 내 살을 먹으라 . 오 , 그러나 언제까지 먹으려느냐 ? 나는 너희를 위하여 왔으니 먹고 마시라 . 그리고 살아라 . 영원히 충실하여라 .

 

 

 

5 월 12 일 ( 월 ) 

 

골로새의 기도

“ 성신의 지혜와 총명을 얻어 하나님의 뜻을 아는 것을 충만케 하시고 행하는 바로 주께 합당케 하사 범사에 주를 기쁘게 하고 모든 선한 일에 열매를 맺게 하며 하나님을 알기에 일취월장 ( 日就月將 ) 케 하고 그 영화의 힘을 쫓아 모든 권능으로 강건케 하며 모든 일에 인내와 오래 참음으로 기쁘게 하여 주시기를 구하노라 ”( 골 1:9~11 )

“ 긍휼한 마음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와 사랑을 옷 입듯 하게 하시고 ”( 골 3:12 )

“ 그리스도의 평강이 나의 마음을 주재케 하시고 ”( 골 3:15 )

“ 그리스도의 마음을 나의 마음에 풍성케 두어 범사에 지혜롭게 하고 은혜를 받은 마음으로 하나님을 찬송하고 무슨 일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주 예수의 이름으로 행하게 하시옵소서 ”( 골 3:17 )

 

 

 

5 월 13 일 ( 화 )

 

부모님 ( 시 103 편 )

“ 네 부모를 공경하라 그리하면 여호와 하나님이 네게 주신 땅에서 오래 살리라 지혜 있는 아들은 아비에게 기쁨이 되고 미련한 아들은 어미에게 근심이 되느니라 ”( 잠 10:1 )

“ 지혜를 사랑하는 자는 그 아비를 기쁘게 한다 ”( 잠 29:3 )

 

 

 

5 월 17 일 ( 토 ) 

 

어머님

이름 중에 제일은 어머님 . 마음 중에 제일은 어머니의 마음 . 눈 중에 제일은 어머니의 눈.

“ 나의 오늘이 있음은 오로지 나의 어머니의 기도와 염덕 ( 念德 ) 에 인함이다.

눈물의 자식은 망하지 않는다 .”( 어거스틴 ) 

신천 부흥회 8 월 23 일부터 하기로 .

 

 

 

8 월 5 일 ( 화 )

 

용구 , 양옥 , 영철 시변리로 향해 떠남 .

 

“ 복음을 가지고 산을 넘는 자의 발이여 화평을 전하도다 ”( 나 1:15 )

 

 

<3 부 : 1930 년 >

 

제 3 장

 

 

 

8 월 9 일 ( 토 )

 

“ 기쁨을 충만케 하라 ”( 요 16:24, 3:29 ) 

① 사랑하는 자의 기쁨 ( 요 15:11 ) 

② 기도하는 자의 기쁨 ( 요 16:24 )

 

“ 악한 자의 승전의 노래도 잠깐이요 경건치 않은 자의 기쁨도 잠깐이니라 ”( 욥 2:5 )

 

 

 

8 월 14 일 ( 목 )

 

신천 ( 信川 ) 의 영혼들을 위하여 기도할 때 주께서 역사하실 것이 믿어져 흡족하다.

“ 어두울 때의 기도와 밝을 때의 노래며 위태할 때 도움을 주께 간구합니다 ”( 찬송 177 장 )

 

 

 

8 월 26 일 ( 화 )

 

신천 부흥회 시작.

예수를 철저히 따라가자 ( 눅 22:54~62 )

 

 

 

9 월 1 일 ( 월 )

 

신천서 떠나 재령 ( 載寧 ) 으로

 

 

 

9 월 2 일 ( 화 )

 

음 7 월 10 일 용구 , 양옥 결혼식

 

 

 

<3 부 : 1930 년 >

 

제 4 장

 

 

 

9 월 13 일 ( 토 )

 

나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매 내 마음이 심히 괴롭습니다 . 오늘도 나는 아무 봉사도 함이 없이 그냥 명상과 묵도만으로 시간을 보냈나이다.

나를 속량하시려고 행려 ( 行旅 ) 한 사람을 보내셨사오니 감사하오이다 . 오늘은 정성을 다하여 저를 받들게 하옵소서 . 주께서는 드러나는 많은 사업활동 보다 숨어서 되는 작은 일을 기뻐하시느니라.

 

 

 

10 월 16 일 ( 목 )

 

3 년 동안 눈물과 땀을 흘린 통천을 떠나 서울로 향하다 . 피도수 (皮道秀• Peters) 목사와 함께 원산을 들려 가려다가 가야금을 들고 거추장스러워서 마음에 걸리는 것을 직행하다 . 9 시에 착경 ( 着京 ) 피 목사 방에서 자다 .

 

아 , 오늘부터 나는 서울의 거리를 왕래하겠나이다 . 주여 , 나를 지켜주시옵 소서.

 

 

 

10 월 17 일 ( 금 )

 

주일학교 연합회로 허대전 ( 許大殿 ) 목사를 방문하고 오다 . 월요일부터 사무를 보기로 하다 . 전에는 없었으나 정오에 모여 기도회를 본다고 간사들이 모였다 . 좋은 일이다 . 여기서부터 부흥이 돼야겠다 . 폐회 후 나는 허 목사의 축복을 받다.

 

 

 

10 월 20 일 ( 월 )

 

이날부터 사무실에 출근 . 이제부터는 사무가로서의 경험 , 서울인 ( 人 ) 으로서의 경험을 얻어보자.

 

 

 

10 월 22 일 ( 수 )

 

아현성결교회로 애스베리 부흥단을 방문하고 많은 은혜를 받다 . 토기 ( 土器 ) 에다가 귀한 보배를 담아놓으심을 감사하다 . 오는 길에 피 ( 皮 ) 형과 사직동 성 ( 城 ) 터에서 같이 기도하고 풍성한 은혜를 받다 .

 

 

 

10 월 24 일 ( 금 )

 

허 목사님이 나를 불러 평양 강규찬 목사님께서 은율 ( 殷栗 ), 재령 , 거창 등지에서 와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하겠느냐고.

아 , 저는 할 말이 없나이다 . 제가 어찌 저희의 요구에 만족히 응할 사람이 옵나이까 . 오 주여 , 저희를 친히 긍휼이 보시고 은혜를 내리시옵소서 .

 

피 형과 같이 점심으로 설렁탕을 먹다 . 오늘 저녁에는 중앙전도관에서 내가 전도를 하게 되었는데.

주여 , 어찌 하시려나이까 . 오늘 모이는 저희들을 긍휼히 보시옵소서 . 그리고 구원하여 주시옵소서. 

 

 

 

10 월 30 일 ( 목 )

 

부친님께서 민적 ( 民籍 ) 등본을 해보내셨다 . 병든 용구는 재령으로 가겠다고 . 거기선들 누가 그리 즐겨 하랴.

오 주여 , 이 아이의 길을 인도하소서 .

 

이석락 목사님 , 조신일 목사님으로 더불어 오래 이야기하다 . 조선 교회의 모든 기관 , 모든 사업은 굉장히 확대되는 모양인데 전도와 부흥을 위하여는 아무런 열이 없다 . 장 · 감 ( 長監 ) 이 다 그렇다 . 돈 , 시간 , 기타 많은 공을 드리지만 구령 ( 救靈 ) 의 결과는 매우 적다 . 아 , 이 실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인가 , 사람의 노름인가 . 부흥전도 기관이 있어야겠다 .

토요일에는 피 목사 집에 모여 이 문제를 가지고 기도하기로 하다 . 밤에는 ‘ 엉클 톰스 캐빈 ’ 영화를 피 형과 함께 보고 많이 은혜 받다 .

 

 

 

11 월 3 일 ( 월 )

 

경성지방회 . 저녁예배를 내가 맡다 . 누가 24 장 예수님의 겟세마네 기도를 읽고 나는 기도하다가 너무 눈물을 거둘 수 없어 감격하여 민망했다.

 

 

 

11 월 5 일 ( 수 )

 

경성으로 오니 오전 11 시 . 여전히 사무실에 .

 

 

 

11 월 8 일 ( 토 )

 

오후에 집으로 가서 피 형과 점심 . 왠지 서글픔을 느끼다 . 아마 나의 부족함이 너무 많음을 느낀 까닭인가 보다 . 또 불쌍한 사람이 그리도 많음을 볼 때 심히 민망함이 있다.

주 세상 계실 때 늘 슬퍼하셨네 . 죽든지 살든지 뜻대로 하소서 .

 

 

 

11 월 9 일 ( 일 )

 

수표교 ( 水標橋 ) 교회 설교 . 예수의 겸비 , 사랑 , 기도를 배우고 싶다 . 거기에는 큰 평화가 있다.

 

 

 

11 월 10 일 ( 월 )

 

아침 10 시 신학교에 가서 ‘ 나를 쫓으라 ’ 는 문제로 설교 . 겸비 , 사랑 , 기도를 예수의 그것과 같이 할 것이다.

 

이호빈 , 배덕영 , 조신일 씨 등 내방 .

 

 

 

11 월 24 일 ( 월 )

 

김준옥 목사님이 감독을 보러 가자고 해서 11 시 반에 여신학교에 가니 남북 감리교회 전권위원 ( 全權委員 ) 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 세계평화회의나 모인 듯한 감이 든다 . 내 일에 대하여 김이 감독에게 얘기한 결과 다시 의논하자고 했다 한다.

 

 

 

11 월 25 일 ( 화 )

 

11 시에 다시 감독님을 면회하러 갔다 . 감독님이 내년 9 월 개학에는 공부 시작할 수 있도록 도미할 것과 도미유학에 대한 주의사항 [ 心得 ] 을 말씀하여 주심 감사하다.

나는 나의 일을 위해서 내가 운동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여 주시기를 기다림이 복됨을 깨달았다 . 야곱이 장자권을 산 문제에 대한 말을 번역하는 중에 하나님의 말씀을 그대로 믿고 절대적으로 순종함이 행복에의 첩경임을 더욱 깨달았다.

 

 

 

11 월 28 일 ( 금 )

 

용구를 해주요양원에 입원시키다.

 

 

 

12 월 1 일 ( 월 )

 

새벽 일찍 인왕산에 올라가 기도하다 . 뜨거운 눈물을 쏟으며 지성으로 기도하다 . 위로와 흡족함과 용기를 얻다 .

 

 

 

12 월 2 일 ( 화 )

 

남북감리교총회 개회

 

 

 

12 월 6 일 ( 토 )

 

감리교총회 주최로 경성 감리교 각 학교와 각 교인 반 만 명 대시위 행렬. 이 날의 선전 삐라,

 

번민 , 탄식 , 낙망은 우리의 생명의 길을 막는다 . 오늘날 우리 남북감리교회는 모든 부자연한 형상을 벗어버리고 가장 견실한 기초와 완미한 조직으로 조선감리교회를 건설하였다 . 우리의 사명은 그리스도의 사명을 더욱더 빛나게 하며 천국이 이 땅 위에 속히 임하게 하는 것이다 . 모든 동사자 ( 同事者 ) 되려는 이 , 이 깃발 아래로 모이라 . 박애 , 용감 , 희망은 우리의 길을 광명하게 열어줄 것이다.

 

 

 

12 월 7 일 ( 일 )

 

‘ 예수의 사랑의 운동 ’ 이란 제목으로 아현성결교회에서 설교 . 

밤에는 연동기독청년회원에게 설교.

 

 

 

12 월 10 일 ( 수 )

 

제 1 세 기독교 조선감리회 총리사 취임식 ( 양주삼 박사 )

 

 

 

12 월 11 일 ( 목 )

 

환신 군과 함께 영화 ’ 노아의 방주 ’ 를 우미관 ( 優美館 ) 에서 보고 감격이 컸다.

 

“ 그 은과 금이 여호와의 분노하시는 날에 능히 자기를 구원치 못 할 것이요 이 온 땅이 노여워하시는 불에 삼킨 바 되리니 대개 저가 이 땅에 거하는 모든 자를 폐하시되 곧 무섭게 폐하시리라 ”( 습 1:18 )

 


 

12 월 20 일 ( 토 )

 

배화 ( 培花 ) 여학교 기독청년회 주최의 기도회 인도 .

주여 , 저희에게 마음의 평화 , 마음의 힘을 주옵소서 . 저희들이 슬픔을 당할 때 , 저희들이 외로워 애쓸 때 , 저희들이 근심과 걱정에 눌리어 있을 때 , 주여 , 저희들을 위로하고 도와주소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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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부 : 1931 년 >

 

제 1 장

 

 

 

1 월 1 일 ( 목 )

 

고 ( 苦 ) 는 나의 선생 

빈 ( 貧 ) 은 나의 애처 

비 ( 卑 ) 는 나의 궁전

 

겸비 , 불 , 생명

사랑 , 무언 , 근실 ( 勤實 ) 

기도 , 성경 , 설교

 

전도하겠다는 허영심을 버리라.

 

 

 

1 월 9 일 ( 금 ) 

 

영동 제 1 일

밤새도록 슬픈 꿈으로 인해서 잘 자지를 못하였다 . 용구가 죽게 된 꿈을 꾸며 슬퍼했다 . 깨어서 주께 호소하였으나 마음이 흡족하지 못하였다 . 강습회도 어찌 한산하고 내 마음도 역시 쓸쓸하구나 . 이는 나의 기도가 부족한 연고인가 . 아마 이곳에도 기도가 부족하였던가보다 . 10 시 30 분 기도회에 가기 전 그냥 이불 속에 누워서 명상에 잠겨있었다.

 

오 주여 , 나를 긍휼히 여기소서 . 나의 자랑을 물리치소서 . 아주 ‘ 나 ’ 라는 관념을 없이하여 주소서 . 그리고 나의 속에는 오직 주님만이 살아계시옵소 서 . 주가 움직이어 내가 움직이게 하여 주옵소서 .

 

 

 

1 월 10 일 ( 토 ) 몹시 추움 

 

영동 제 2 일

예배당은 너무 추워서 말을 하기가 힘들다 . 의기가 심히 상하여 [ 意氣沮喪 ] 하여 설교도 힘이 없었다 . 돌아오는 길에 조그만 거지아이 ! 뚜껑 없는 주전자를 손에 들고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었다 . 손과 발은 홍도같이 빨갛게 얼었다 . 바람은 눈 위에 칼같이 사나운데 저런 인간이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 신기하였다 . 하나님의 보우지택 ( 保佑之澤 ) 이었는가 . 아 , 죄악의 세상이라 자기만 살려고 눈에 불이 난 인간들 , 어찌 이 가련한 걸아 ( 乞兒 ) 를 본 척이나 하고 지나가랴.

마음에 민망함을 이기지 못하여 여관으로 데리고 와서 두루마기를 벗어 둘러 주고 아랫목으로 인도하여 이불로 둘러줄 때 나의 마음 너무 민망하여 슬픔을 이길 길이 없었다 . 오 주여 , 이 아이를 긍휼이 여겨 주시옵소서 . 

“ 너 조반 얻어먹었니 ?” 

“ 못 얻어먹었어요 .”

때는 11 시 반이다 . 뜨뜻이 먹어도 떨리어 견딜 수 없는데 아 , 어이 생명이 살아남았노.

“ 엊저녁은 어디서 잤니 ?” 

“ 가가 ( 假家 ) 에서 잤어요 .” 

“ 그래 무엇을 덮고 잤니 ?”

“ 아무 것도 안 덮고 잤어요 .”

어제 저녁같이 추운 밤에 아무 것도 덮지 않고 밖에서 잤다 . 밤에 물그릇이 땡땡 언 어제 저녁에 . 아 , 나는 너무도 호강스러웠다 . 북풍한설 ( 北風寒雪 ) 추운 밤거리에서 울며 떨고 있는 아이를 생각지 않고 나만 혼자 이불을 두 개씩 , 포대기 깔고 편안히 자고 있었구나 . 오 , 나에게 화가 있으리로다 . 

“ 너 혼자 잤니 ?” 

“ 네 .”

“ 아 , 혼자서 어떻게 밤을 샜노 . 엊저녁에 밥을 얻어먹었니 ?” 

“ 네 .”

“ 무슨 밥 ?” 

“ 찬밥이오 ”

“ 그래 , 찬밥을 주더냐 ?” 

“ 네 .”

아이의 눈에는 원망과 고독이 아직도 그치지 않았다 . 나의 눈에도 참회의 눈물이 그칠 줄을 모르노라. 

“ 몇 살이냐 ?”

“ 여덟 살이에요 .”

“ 아버지도 , 어머니도 없니 ?”

“ 어머니는 아버지와 쌈하고 양잿물 먹고 죽고 아버지는 미쳐서 달아났어요.”

아 , 죄악이 관영하여 부모는 자살 발광하고 자식은 걸아로 만들었구나 . 아 , 부모의 죄로 엄동설한 ( 嚴冬雪寒 ) 에 거리에서 굶주림과 추위에 우는 걸아 ! 네게는 죄가 없다 . 네게 무슨 죄가 있으랴 . 눈물이 앞을 가리어 일기를 쓸 수 없어 수건을 눈에 대고 그냥 한참 울었다 . 내가 너를 어떻게 도와주랴 . 오 하나님 , 어떻게 하시렵니까 . 이 가련한 걸아를 . 

“ 이젠 몸이 좀 녹았니 ?” 

“ 네 .”

“ 오 , 그럼 조금 있다가 떡국이나 한 그릇 먹으면 괜찮지 . 그런데 네 이름은 무에냐?”

“ 억성 ( 憶成 ) 이에요 .” 

“ 성은 ?”

“ 최가에요 .”

“ 오 , 최억성이로구나 . 그전에 너의 집은 어디 있었니 ?”

“ 중무요 .”

“ 여기서 몇 리나 되니 ?” 

“20 리 ”

“ 옳지 . 영동서 20 리라 . 나는 여기에 손님으로 왔단다 . 서울서 . 너 예배당 아니?”

“ 알아요 .”

“ 예수 믿는 사람 너의 동리에 있니 ?”

“ 많아요 . 여기도 예수 믿는 사람 많아요 .” 

“ 오 , 그래 .”

예수 믿는 사람은 도처에 많거니와 너를 긍휼히 여길 신자는 없었구나 . 예수 믿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고 다만 자기의 욕심만 위하여 믿는 채 하는 현대 교인아 , 너에게 화가 있을지어다 .

여관 주인이 문을 연다 . 이는 주인집 아이가 내가 걸아 데리고 들어옴을 보고 들어가서 알렸기 때문이었다 . 떡국 한 그릇을 시켜오라고 하고 나는 조금 미안을 느꼈다 . 이는 걸아로 인하여 여관 명예와 이불을 더럽히는 줄로 주인이 생각한 줄을 내가 짐작한 까닭이다 . 그러기에 나는 나의 두루마기로 그 아이의 몸을 싸고 그 위에 포대로 덮었던 것이다 . 아 , 세상이 악하여 이익만 탐하고 명성만 구하였으니 어찌 의 ( 義 ) 를 알며 사랑을 느낄 수 있는가 . 오 , 악한 세대야 , 너희는 먼저 의와 사랑을 구할지어다 . 

“ 언제부터 얻어먹었니 ?”

“ 재작년부터요 .”

“ 아 , 여섯 살부터 얻어먹었구나 .”

“ 아버지하고 둘이 얻어먹다가 작년에 아버지는 미쳐서 내빼고 나 혼자 얻어 먹어요.”

‘ 오호 , 악한 세대여 , 너희는 마땅히 회개할지어다 . 너희의 말로는 이같이 되리니.’

여관에 부탁하여 물을 끓여다가 걸아의 얼굴과 수족을 씻기고 얼어터진 발가락을 헝겊으로 처맨 것을 끄르고 씻기고 ‘ 빅쓰 ’ 를 발라 줄새 , 나의 연휼 ( 憐恤 ) 이 극하여 눈물이 쏟아졌다 . 울면서 씻어주고 싸맨 후 나의 입던 내의와 저고리를 입혀주고 양말을 신기고 버선을 덧 신겨 줄 새 아 , 이는 걸아가 아니요 , 아자 ( 我子 ) 요 , 애아 ( 愛兒 ) 인 느낌이 일어나도다 . 그러나 저에게 맞는 것으로 입혀 주지 못하고 , 나의 입었던 헌 것 , 큰 것을 억지로 입히매 , 주님을 이리도 소홀이 대접한다는 감이 끓어올라 적이 민망하였다 . 주인마누라가 들여다 보더니 “ 버선이 어찌 큰지 장화 신은 것 같구나 ” 하고 웃고 가는 지라 . 저녁밥을 같이 먹고 밤에 같이 자다 . 의복을 새로 만들어 달라고 전도사에게 부탁했더니 아직 안 가져왔구나 . 나의 옆에서 자는 더벅머리를 보니 이는 꼭 양 ( 羊 ) 과 같았다 . 이는 나의 양이었던가 . 아 , 귀엽고 사랑스러운 어린양아 . 굶주림과 추위에 울며 거리에서 방황하던 고양 ( 孤羊 ) 을 찾았노라 .

“ 오 주여 , 나는 참 목자 노릇하기 어렵사옵니다 . 내가 이 어린 것을 어이 하오리까 . 주여 , 나를 도우사 이 어린 것을 도울 수 있게 하옵소서 .” 저의 얼굴에 미소가 나타나고 그의 입은 평화스러운 말을 하는 것을 볼 때 나의 마음은 기쁨이 가득하였도다 . 저의 울음은 나의 울음이었고 저의 웃음은 나의 웃음이었다 . 오 , 네가 울어 내가 울었고 , 네가 웃어 내가 웃었으니 이 어인 인연인고 . 이것이 과연 목자와 양의 인연이었는가 .

저녁예배에 최석주 형의 선한 목자에 대한 설교가 있었다 . 요새 나의 심령은 어찌하여 설교와 기도의 힘을 잃었는가 . 너무 추워서 그럼인가 .

“ 오 주여 , 나는 이렇게 약한 인생이로소이다 . 조금 추워도 견딜 수 없고 조금만 더워도 견딜 수 없나이다 . 과연 주님은 위대하셨나이다 . 그 기한을 어찌 참으셨나이까 . 나는 과연 주의 뒤를 따라가기 부족한 자식이로소이다 . 오 주여 , 저를 긍휼히 여겨주소서 .”

 

 

 

1 월 11 일 ( 일 ) 몹시 추움 

 

영동 제 3 일

이불 속에서 잠이 깨니 고양 ( 孤羊 ) 은 곁에서 바스락거리며 노래인지 혼자 지껄이고 있다 . 귀여운 생각이 나서 돌아본즉 머리만 내어 놓고 장난하는지라.

“ 춥지 안았니 ?”

“ 아니요 , 등골에서 막 땀이 흐르던데요 .” 

“ 오 , 그럼 덥게 잘 잤구나 .”

나는 돌아누워 다시 잠이 들락말락 하는데 고양은 일어나서 부스럭부스럭 이불을 개고 포대기를 개여서는 발치에다 갖다 놓는다 . ‘ 오 , 착하고 진실 한 양아 ’ 하고 속으로 중얼댔다 . 조반 때라 . 마주 앉아 조반을 먹고 아침 예배에 참여하여 그리스도의 긍휼과 겸비 ( 謙卑 ) 를 배우자고 설교한 후 돌아온즉 고양은 혼자 옹크리고 포대기 밑에서 자는지라 . 오 , 귀여운 양아 . 주문했던 옷을 가져왔다 . 양말과 조끼까지 . 그 값은 우리 교인들이 내도록 허 락하여 달라고 전도사가 간청함으로 쾌히 허락하고 감사하다 . 조끼는 재봉소 ( 裁縫所 ) 주인이 동정하여 주었다 . 저희들도 주의 긍휼과 자비를 배웠음을 감사하였다 . 입히니 새 사람이 되었구나 .

“ 억성아 , 너 , 오늘은 밥 얻어다가 나를 먹여라 .” 

나를 쳐다보고 빙긋 . “ 밥 얻어 와요 ?” 

“ 그래야 둘이 먹지 . 얻어 오겠니 ?” 

“ 네 , 얻어와요 ” 하고 웃는다 .

나는 저를 보고 빙그레 웃으면 저는 나를 보고 빙그레 웃는다 . 아 , 여기가 참 좋은 세상이로구나.

우동을 점심으로 가져왔길래 서로 한 그릇씩 가지고 먹는데 고양이 어쩐 일인지 나에게 자기의 것을 덜어주는지라.

“ 왜 그러니 ?” 이상하여 물었으나 저는 말없이 빙그레 웃으면서 우동을 자꾸 덜어 놓는다 . “ 아서라 ” 고 말리어서 저를 먹게 하다 . 아 , 이는 저가 나를 공경하는 표였다 . 이는 저가 나를 크게 대접하는 것이었도다 . 오 , 그 귀여운 마음 그대로 자라갈지어다.

저녁예배에는 점점 성령이 임함이 있는 듯하였다 . 저희들 중에는 참된 은혜를 받지 못함을 애석히 여기는 자가 많은 듯하였다 . 불 , 생명 , 빛 , 힘 , 저 희에게 있기를 바란다 . 예배 마친 후 기도할 자 남아 있으라 할 때 전부 남아있었다 . 기도의 의의를 설시 ( 說示 ) 한 후 같이 기도하다 . 폐회 후에 주님께 간절히 기도를 올리었다 . 전도사도 자복 기도하다 . 여관에 온즉 고양의 헝클어진 머리를 여관집 소사 ( 小使 ) 가 깎아주고 둘이 않아 노는 것을 보았다 . 머리를 깎아놓으니 면목우신 ( 面目尤新 ) 이라 . 더욱 귀여웠다 .

 

 

 

1 월 12 일 ( 월 ) 몹시 추움 

 

영동 제 4 일

어째 뜨거운 성의 ( 誠意 ) 가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 기도도 잘 안되고 . 아마 너무 추운 것이 한 이유도 되려니와 너무 육신으로 생각하는 것과 미리 기도가 없었음이 큰 원인인 것 같다 . 저희들도 그렇고 나도 그러했으니 어찌 큰 은혜를 받을 수가 있으리요.

 

주님이시여 , 재령 ( 載寧 ) 에 역사해 주옵소서 . 거기 가서는 신령한 성신만이 역사하시옵소서 . 나는 어린 아이요 , 미련한 자로소이다 .

 

용구 ( 龍九 ) 를 위한 간절함이야 언젠들 잊을 수가 있으리요 .

 

 

 

11 월 13 일 ( 화 ) 구름 

 

영동 제 5 일

강습회보다 사경 ( 査經 ) 과 부흥회로 모이어 신령한 은혜만 받기로 했던들 더 큰 은혜가 임하였을 것을 . 가련한 일이다 . 장로교에도 이렇게 기도가 없었던가!

아 , 조선의 교회는 장감 ( 長監 ) 을 막론하고 그 정지가 가련하였구나 . 저희가 기도를 몰랐으니 어디 가서 신비한 은혜에 접할 기회가 있었으랴!

 

오 주여 , 저희들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옵소서 .

 

오전 기도회 시간에는 히브리서 12 장을 읽고 우리가 곤란을 당할수록 더욱 주를 의지할 이유를 설시하다 . 억성이를 어찌했으면 좋을까 염려가 끊이지 않는다 . 데리고 갈까 , 고향으로 보낼까 ? 

주여 , 지시하옵소서 . 아멘 .

주일학생 동화대회가 있었다 . 최석주 형과 내가 비평원 ( 批評員 ) 이 되어 내가 평을 했다 . 아이들이지만 참으로 이야기를 잘하는 것이었다 .

 

 

 

1 월 14 일 ( 수 ) 맑음 

 

영동 제 6 일

날이 아주 누그러졌다 . 이창재 ( 李彰宰 ) 전도사가 와서 강습회비 문제 때문에 염려하였고 주일학교 연합회의 처사가 불친절함을 이야기함을 들었다. 그리고 기도해달라고 하여 같이 기도하는 중에 그는 눈물 흘리며 기도하고 많은 은혜를 받는 것을 보았다.

저녁에는 주께서 어떻게 인도하실는지 몰라 애를 썼으나 주의 긍휼하심이 나의 작은 믿음을 도우신지라 . 역사는 시작되었다 . 예수의 사랑의 운동과 기도의 운동을 말하여 우리가 중심에 사랑과 기도가 없으면 산을 옮기고 천사의 방언을 한대도 이는 다 무익함이라는 것을 설시하다 . 12 시경까지 기도하다 . 여관에 와서 누가 22 장 39 절 이하를 읽는 중 제자들의 용기에 대하여 느낀 바가 있었다 . 베드로가 칼을 들어 말고의 귀를 잘랐다 . 저가 칼을 들 어 저희를 대적할 용기는 있었으되 저희들을 긍휼히 여기며 순순히 잡혀갈 용기는 없었도다.

전자는 육용 ( 肉勇 ) 이요 , 허용 ( 虛勇 ) 이요 , 후자는 영용 ( 靈勇 ) 이요 , 애용 ( 愛 勇 ) 이었다 . 다른 제자들도 그때 일을 알고 “ 주여 , 우리가 칼로 치리이까 ?” 하였으나 머지않아 다 달아나고 말았다 . 칼로 치려는 용기는 있었으나 아직 사랑함으로 긍휼히 여길 수 있는 용기는 없었다 . 전자는 세용 (世 勇 ) 이요 , 후자는 성용 ( 聖勇 ) 이다 . 제자들이 아직까지 세상에 속한 사람이었으며 혈육에 속한 사람이었었다 . 그런고로 주의 그 성용 , 애용에는 따르지 못하고 그냥 달아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 그렇던 것이 오순절 ( 五旬節 ) 에 가서야 완전히 성애 ( 聖愛 ) 에 속한 용기를 얻게 되었다 .

신 ( 神 ) 의 사람 , 하늘의 사람 , 영의 사람 , 성 ( 聖 ) 의 사람 , 사랑의 사람이 될 때에 이러한 겸비와 순종의 용기를 체득할 수가 있는 것이다 . 원수의 귀를 붙이는 예수의 용기 , 이야말로 모양의 용 ( 勇 ) 이 아니고 육의 용도 아니라 진용 ( 眞勇 ) 이요 , 실용 ( 實勇 ) 이었도다 .

 

 

 

1 월 16 일 ( 금 ) 

 

영동 제 8 일

오후에 집회를 마치다 . 오후 4 시 영동발 , 10 시 경성착

 

 

 

1 월 17 일 ( 토 ) 맑음

 

아침 늦게까지 잤다 . 피도수 군의 애호 ( 愛護 ) 를 다시금 느끼다 . 정오에 사무실에 가서 기도회 인도 . 영동 여비잔금 5 원 54 전 허 목사님께 드리고 통천행 여비 15 원 받다 . 오후에 환신 군 내방 . 밤에는 김산 ( 金山 ) 군 내방 . 피 목사님과 같이 신앙담을 하고 같이 기도할 새 나의 믿음과 사랑의 불철 저를 위하여 애통하며 기도하다.

남을 이롭게 하려면 자기는 그만큼 손해를 보아야 할 것이요 , 남을 구하기 위하여는 그만큼 자기에게는 희생이 있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 자기의 손해 , 자기의 희생 없이 남을 돕는다는 것은 어디까지든지 불철저한 일이다 . 주여 , 나에게 성신의 뜨거운 사랑의 은혜를 주옵소서 . 그래야 주를 영광되게 할 수가 있겠나이다 . 월급쟁이 , 강도업자 ( 講道業者 ), 연설객 ( 演說客 ) 의 지위에서 멀리 떠나야 하겠나이다 . 이것이 불철저한 나를 더욱 불철저하게 만드나이다.

 

 

 

1 월 18 일 ( 일 )

 

오전예배에는 광희문교회에서 설교 . 교우 중 한 사람이 별세했는데 부인과 아이 둘 . 극빈하여 이제는 칼도마를 패여 불을 땠더라고 . 그 부인을 위하여 연보 한다기에 나도 지갑을 털어 바쳤다.

 

주께서 나로 하여금 이리할 수 있게 하심 감사하나이다 . 나는 부족하여 주께 바칠 것 없사오매 늘 마음에 부족한 생각뿐이로소이다 . 아버지여 , 이 가련한 모녀들을 긍휼이 여기소서 . 저희들이 누구를 의지하오리까 . 큰 힘과 위로와 용기로써 인내케 하옵소서 . 이제야 참으로 저희가 주님을 신뢰할 때가 돌아왔나이다.

 

오후 2 시에는 중앙교회 증축 봉헌식 ( 奉獻式 ) 에 참여하다 . 주교연합회 ( 主敎 聯合會 ) 대표로 축사를 하라고 오라기에 갔더니 나는 안 시키고 엉뚱한 사람을 시킨다.

 

어떤 일을 어떻게 하든지 그저 주님의 축복만 임하게 하여 주옵소서 . 아멘 .

 

기독교의 현재의 위치

기독교회는 그의 주 그리스도의 이해를 향하여 무거운 발걸음을 오늘까지겨 놓으면서 왔다 . 사람의 우매가 가장 완전한 생명을 이해하기 위하여 다 통하지 않으면 안될 도정 ( 途程 ) 을 통하여 온 것이다 . 카톨릭교회는 그 인간의 우매의 그지없음을 나타내면서도 또한 그 이교 ( 異敎 ) 세계를 정복하는 임무도 다하여 왔다.

기약이 차서 개혁이 행하여져 프로테스탄트의 신앙은 일어났다 . 이는 인류가 그리스도 이해를 향하여 진보한바 한 [ 一 ] 신기원이었다 . 인류는 더 높은 신앙을 가지게 되고 성령은 더 높은 뜻으로 저희의 영혼에 일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16 세기의 개혁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4 세기 동안 사람들의 신앙은 개혁자의 종교체험 이상의 진보가 있음을 알지 못한다.

대개는 그 범위내의 부흥이요 , 개혁자들이 제창한 그 진리의 소화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 그리하여 개혁자들의 종교는 로마 카톨릭교회의 그것보다는 진보한 것이지만 결코 최종적인 것은 아닌 것이었다 . 과연 오늘의 기독교계의 현상은 어떠한가?

옛 신앙은 그 형태가 남아 있을 뿐이요 , 그 초기의 생명과 힘은 잃어 버렸고 새 신앙은 상상과 기대를 말할 뿐이요 , 신앙 그 자체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옛 신앙을 가지고서는 세계가 정복되지 않는다고 새 사람들은 옛 신조를 의심하며 부인하고 새 신조를 구하고 있다 . 말하자면 오늘날은 정말로 기독교 계의 한 암흑시대이다 . 이 혼돈하여 정돈되지 않은 상태의 기독교회에서 세계를 정복할 힘이 나올 리가 없다 . 지금의 기독교회는 세상에게 져있고 , 불 신앙은 공연히 개가 ( 凱歌 ) 를 불러 승리를 자랑하는 시대이다 .

개혁자들의 신앙 , 이는 저희들에게는 생명이 되어 있었으며 세상을 정복할 듯한 힘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 또 저희가 제창한 진리는 인류의 영계에 한 획기원적 ( 劃紀元的 ) 인 양식 ( 糧食 ) 이 되었다 . 그러나 그 후 4 세기를 지난 오 늘 인류의 영적 생명은 다른 새 양식을 요구하게 되었다 . 또 그때 개혁자들의 성서관 , 속죄관으로써 오늘의 세계를 정복하기에는 세상이 너무 변하여 버렸다.

그래서 오늘의 세계를 정복하기 위하여는 오늘의 세계정세에 상응한 폭탄 ( 복음 ) 이 필요한 것이다 . 대개 현재의 이 혼돈 동요를 초래하게 된 것은 인류의 영혼으로 하여금 더 근본적인 무엇을 붙잡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섭리 인줄 안다 . 지금은 인류의 영계의 혁명기이다 . 사람들은 더 근본적인 것 , 그리고 또 새 영의 양식을 섭취함으로써만 다시 생기를 얻으며 산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나는 그 영의 운동 , 그 생명의 활약이 마치 신약시대와 같음이 있기를 20 세기의 오늘날에도 기대하는 바이다 .

 

일자 불기( 不記 )

소유의 역환( 易換 )

주님의 생명을 얻기 위하여는

세상의 생명을 바쳐야 한다.

옛 것을 버릴수록 새 것은 온다.

 

부 ( 父 ) 나 모 ( 母 ) 사랑하기를 나보다 더하는 자는 나에게 합당치 아니하고 아들이나 딸 사랑하기를 나보다 더하는 자도 나에게 합당치 아니하고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지 않는 자도 나에게 합당치 않고 자기의 생명을 아끼는 자는 장차 잃고

나를 위하여 생명을 잃는 자는 장차 얻으리라.

나를 따라 오려거든 자기를 이기고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 너희 중에 누구든지 있는 바를 다 버리지 아니하면 능히 나의 제자가 되지 못하리라 ”( 눅 14:32 )

 

회개의 진의( 眞意 )

자기 부정 ( 否定 ), 포기 ( 抛棄 ) 

세상 표준 부정 , 포기

 

신앙의 진의

예수 승인 ( 承認 ), 신수 ( 信受 ) 

영의 나라 승인 , 신수

 

 

 

1 월 24 일 ( 토 )

 

새벽 2 시 반에 나는 주님과 같이 성전 안에 들어갔노라 . 주님과 대면하여 나는 죄를 고하며 간구하였노라 . 주님은 크신 사랑과 긍휼로 나를 용납하시도다 . 나는 주와 같이 있지 못한 증거가 드러났다 . 나는 어찌하여 그리 무서워하며 놀랐던고 . 마치 어린아이가 “ 으악 ” 하고 놀라 어머님에게 달려들 듯이 나는 꼭 그와 같은 상태를 이루었도다 . 이는 주께서 내가 주와 같이 있지 않은 증거를 보이심이로다.

오 주님이시여 , 이 죄인을 용납하여 주시옵소서 . 그 동안 주님을 신앙하는 생활이라고 하여도 사실은 아니었사옵니다 . 세상과 자기를 의지하고서 기거 동작한 자식이로소이다 . 주님을 면전에 모시지 못하였나이다 . 그런고로 나는 외로운 자식이었고 두려웠사오며 ‘ 에룽데룽 ’ 한 생활이었나이다 . 나의 심령은 주를 배면 ( 背面 ) 하고 멀리 갔었나이다 . 주님이여 , 나를 받으시옵소서 . 멀리 갔던 탕자 이제 다시 돌아왔나이다 . 주님 앞에 있다가는 다시 떠나가고 가고 하는 교활한 탕자가 돌아왔습니다 . 세상은 나에게 참 힘이 안 되며 참 위로가 안되었나이다 . 나를 번거롭게 할 뿐이었고 나를 괴롭게 하는 것이었나이다 . 나는 무력해지고 말았나이다 . 오 주여 , 내가 아주 망하기 전에 주께서 나를 잡아당기시었습니다 . 나는 어린아이와 같이 철몰라서 그리 했었나이다 . 무서워 떠는 나를 주께서 끄시어 따뜻한 품에 품어주셨나이다 . 오 주여 , 당신 품에 꼭 안아주시옵소서 . 나는 거기서 안심하겠나이다 . 세상 고통에 쪼들린 몸을 편히 쉬겠나이다.

오 주여 , 세상은 나를 유혹하며 또 달래는 것이었습니다 . 별난 장난감 , 이상한 물건 , 달콤한 식물 ( 食物 ) 로 , 또 묘한 말로 나를 달래는 것이었습니다 . 나는 거기에 마음이 유혹되어 주님의 팔을 뿌리치고 그냥 그리로 향하는 것이었나이다 . 아 , 그러나 머지않아 주님의 품밖에 있는 것을 내가 알 때에는 나는 갑자기 큰 고독과 공포를 느끼어 견딜 수 없었사옵나이다 . 나는 돌아서서 큰 소리로 소리쳐 울었나이다 . 그리고 그 장난감과 좋은 식물과 묘한 말로 나를 달래는 그를 미워하고 원망하였나이다 . 또 그가 무서웠나이다 . 그가 다시 달래는 손을 내 쪽으로 내어 밀 때 그것은 확실히 마귀의 속삭임 임을 깨달았나이다 . 나는 더욱 무서워 소리쳐 울며 아버지를 부르짖으며 급히 달려들었습니다 . 그러나 나의 마음이 급한 것처럼 나의 동작이 그렇게 빠르지 않았으매 나는 더욱 두렵고 무서움을 느끼었나이다.

나는 젖 먹는 아이 . 이제 겨우 앉고 또 겨우 기는 아이라 . 두발로 달음질쳐 주님 앞으로 달려갈 수가 없었습니다 . 왼 다리는 엉덩이 밑에 깔고 바른 다리는 일으켜 세우고 그리고는 주춤주춤하면서 주님 앞으로 향해 가는 것이었습니다 . 원수의 몸은 거의 나를 잡을 듯하였고 나의 마음은 거의 기절할 뻔하였을 바로 그때에 주님께서는 손을 내밀어 얼른 나를 붙드사 잡아당기었습니다 . 나는 “ 으악 ” 하고 소리쳐 다시 한 번 울었나이다 . 이는 너무 좋아서인지 어쨌든 어쩔 수 없이 감격에 넘치는 소리였습니다 . 이에 주님은 당신의 품에 꼭 끼어 안으시고 나는 그 품에 안기었나이다 . 주는 말씀하십 니다.

“ 거봐라 네가 나를 버리고 네가 세상을 따라가니까 그렇지 않겠니 ” 하고 . 나는 다시 머리를 돌려 아까 나를 유혹하던 세상과 그 놈의 장난감과 그 유혹물을 봅니다 . 그 물건들은 다시 나에게 필요한 것 같았습니다 . 그것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다시 일어났습니다 . 그러나 그것을 가지려는 때에는 떠나야 할 어머니의 품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나이다 . 어머니의 품을 버리고 그대신 그것을 취할 수는 없었습니다 . 나는 다시는 안 돌아 봅니다 . 젖을 먹습니다 . 그 품 안에서 또 나에게 필요한 것은 어머니가 주실 줄 믿고 나

는 편히 쉬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주여 , 나를 놓지 말아주세요 . 나는 안 떨어지겠습니다 . 아무런 것으로 달래 어도 안 떨어지겠습니다 . 그러나 나를 유혹하는 놈 , 그 세상이란 놈은 다시 나를 달랩니다 . 어머니는 나를 좀 떼어볼까 하고 “ 내려서 놀아라 ” 하십니다 . 나는 주의 품을 떠나서의 괴로운 경험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 나는 죽어라 하고 안 떨어지려고만 하였습니다 . 그때에 어머니는 당신이 좋은 선 물을 집어주면서 나를 떼어볼까 하십니다 . 이는 아마 당신이 나를 사랑하사 당신의 일터에 같이 나가면 어린 내가 고생을 할까 염려하사 아끼시느라고 하심이겠지요 . 그러나 나는 어머니 없는 집의 장난감 , 음식 , 다른 사람의 위로 등이 별로 힘이 되지 못할 것과 어머니 없는 내 신세가 결국 얼마나 가련할는지 , 쓸쓸할는지를 즉각적으로 알았습니다 . 나는 다시 떼를 썼습니 다 . 안 떨어지겠다고 .

“ 나도 갈 테야 , 데리고 가주세요 , 어머니 .” 

“ 가면 춥고 다리 아프고 고생한다 .”

“ 그래도 난 좋아 . 그래도 나는 갈 테야 ” 하고 울면서 떼를 썼습니다 . 나는 산과 들 , 험한 골짜기를 어머니와 같이 걷는 기쁨을 생각하였습니다 . 물론 가다가 다리 아프고 괴로우면 어머니가 나를 버리고 그냥 혼자 가시지 않을 줄도 잘 알았습니다 . 그래서 나는 더욱 떨어지지 않으려고 떼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 그럼 네가 걸어가야 한다 ” 고 나를 내세우시며 당신께서는 앞장을 서십니다 . 나는 뒤에서 몇 걸음 따라갔습니다 . 그러나 나는 외로움과 쓸쓸함을 느끼었습니다 . 그것은 어머니가 나를 보아주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 어머니의 얼굴이 나의 눈앞에 있지 않고 어머니의 눈이 나의 전체를 지키지 않기 때문이었습니다 . 나는 다시 어머니를 소리쳐 부르고 떼를 했습니다 .

“ 어머니는 내 뒤에 와 . 내가 앞으로 갈 테야 ” 라고 . 그는 물론 어머니의 눈이 나를 보아 주고 지켜주는 기쁨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좋아서 갑니다 . 그러나 나의 약한 다리가 어머니가 걸을 수 있는 그 길을 다 이겨나갈 수는 없었습니다 . 나는 피곤한 다리를 억지로 끌고 가다 가는 다시 어머니를 돌아보고 돌아보고 하였습니다 . 그러면 어머니는 나를 보시고 귀애 ( 貴愛 ) 하시며 고운 웃음을 웃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 그때에 나는 다시 용기를 내어 걸었습니다 . 그러나 결단코 그 길을 다 이겨 나갈 수 는 없었습니다 . 내가 거의 길바닥에 주저 앉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어머니는 “ 오 , 용키도 하지 ” 하시고는 얼른 나를 들어 당신의 품에 안고 성큼 가시는 것이었습니다 . 나는 어머니의 얼굴을 마음대로 봅니다 . 그 눈을 보고 , 인자한 그 눈 ! 또 그 코를 봅니다 . 그리고 그 두 뺨을 나는 만져봅니다 . 또 그 두 귀를 머리 속에서 찾아내서는 열심으로 만지고 나의 입을 어머니의 뺨에 대는 것이었습니다 . 피곤한 나는 언젠지 어머니 품에 잠이 들어 편히 쉬는 것이었습니다 . 깰 때에는 어머니 등에 업혀있음을 깨닫습니 다 . 그러나 나는 내리려고 하지 않고 어머니도 나를 내려 놓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 어디로 가는지 얼마나 가는지는 나의 관계할 바 아니었습니다 . 나는 다만 등에 업혀있을 뿐이었습니다 . 이렇게 나는 나의 어린 때를 지내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장성한 때는 어떻게 지내는 것이었는가 . 오 주여 , 나는 다만 어린아이 올시다 . 주님이 없이는 못살 아이올시다 . 나를 버리지 말아주세요 .

 

① 나의 위치 ( 존재 ) - 피조물

나는 다시 나를 주께 드리나이다 . 맡기나이다 . 주께서 마음대로 주무르시옵소서 . 주무르시는 대로 주물임을 받을 점토 ( 粘土 ) 와도 같습니다 . 무엇을 만들든지 성의 ( 聖意 ) 대로 만드시옵소서 . 무엇이 되든지 내가 관계할 바 아니었습니다.

주여 , 나는 온전히 주의 피조물인 것뿐이로소이다 . 주는 나의 창조주시며 나는 주의 작품이로소이다 . 나의 존재는 주의 영광을 위하여 주의 능력을 , 또 그 사랑과 큰 뜻을 증거하고 있는 조각품이로소이다.

 

② 나의 활동 - 공

나는 주가 놀리시는 대로 놀 공이올시다 . 나는 공을 봅니다 . 줄 맨 공 . 아 이가 줄을 당기면 오고 늦추어 보내면 가곤 하는 그 공을 봅니다 . 그 공은 나요 , 그 주인은 주님이었습니다 . 주여 , 사랑의 줄로 나를 매시옵소서 . 그리고 마음대로 주께서 놀리시옵소서 . 나의 운동은 그것이 나의 운동이 아니라 , 주의 팔의 운동이었습니다 . 주의 팔을 움츠려 끈을 당기시면 나는 주의 앞으로 따라 들어올 것이요 , 팔을 펴서 끈을 푸시면 나는 또 굴러나갈 것입 니다 . 주의 팔의 운동대로 들고 나며 구르고 노는 공이로소이다 .

눈도 귀도 입도 수족도 다 없는 그냥 공이로소이다 . 나의 눈도 버리고 귀도 잘라 버리고 수족도 버리고 전체가 구르기 쉽게만 되게 하소서 . 그것들이 있으면 나는 구르기에 꺼리길 것이 심히 많겠나이다 . 그러면 주께서 내가 보는 대신 보아주시고 듣는 대신 들어주시고 움직이는 대신 주께서 움직이게 하실 것이었으니 나의 귀 , 눈 , 입 , 코 , 손 , 발이 무슨 필요가 있겠나이까 . 곧 주의 눈이 나의 눈이요 , 주의 귀가 나의 귀였느니라 . 나의 눈은 내 자체에 있지 않고 주에게 있느니라 . 그런고로 나는 주를 통해서만 보고 주를 통하여서만 듣고 주를 통하여서만 걷고 동작하는 것이었습니다.

 

③ 나의 순종  - 연

나는 한 연이로소이다 . 줄을 매어서 임자의 놀리는 대로 노는 연이로소이다 . 오르게 하면 오르고 내리게 하면 내리고 좌로 하면 좌로 , 우로 하면 우로 , 퇴김 주는 대로 줄을 풀면 나가고 감으면 오고 하는 연이로소이다 . 연은 항상 그 얼굴을 임자에게만 향하고 있음이 그 특색이로소이다 . 만일 뒤집혀서 등이 임자 편에 온다면 이는 벌써 땅에 떨어지지 않으면 안될 것이 었나이다 . 주여 , 나는 언제든지 주의 편에 얼굴을 대하고 주의 말만 듣게 하옵소서 . 말을 안 듣게 될 때 연은 땅에 곤두박질 하는 것이었습니다 . 오 주여 , 나는 말 잘 듣는 연이로소이다 .

주님은 나의 산성이요 , 반석이요 , 구원의 뿔이로소이다 . 내가 어디를 가서 서든지 따라다니며 지켜주시는 산성이로소이다 . 나는 그 안에서 적탄 ( 敵彈 ) 을 피하며 안전을 얻나이다 . 주여 , 나를 얼싸 안아주소서 . 광풍 폭우로 홍수가 밀리나 나는 반석 위에 있겠나이다 . 나의 이상이나 세상의 어떤 시설 위에도 있지 않겠나이다 . 나는 오직 주님 위에서 서야만 안전을 얻겠나이다 . 주님은 나의 뿔이시오매 나는 달음질해야 그 뿔을 잡고 삶을 얻겠나이 다 . 원수가 따라올 때 , 여러 가지 근심 걱정이 밀려올 때 , 나는 구원의 뿔을 잡고 삶을 얻나이다 . 주는 나의 산성이요 , 반석이요 , 구원의 뿔이로소이다 . 나는 주의 공이요 , 연이요 , 주의 아이올시다 .

 

 

 

1 월 25 일 ( 일 ) 맑음

 

주님께서 나를 어제 새벽보다 더 일찍 깨어주셨으나 저의 육신이 피곤하여서 용기를 내어 일어나지 못하고 그냥 다시 누워 묵상하곤 하기를 두 번이나 하였다 . 마침내 일어나 교회로 나갈 때는 여전히 오전 2 시 반 조금 전이 었다.

혼자서 나는 주님 앞에 엎드러졌습니다 . 주께서는 나에게 다시 긍휼과 자비를 베푸사 , 나는 통회 기도를 하였나이다 . 온전히 세상과 자기를 버리게 해 주기 위하여 , 늘 주님을 모시고 있게 되기를 위하여 간구하였습니다 . 박신영 아주머니가 와서 기도하였고 후에 나는 저와 같이 기도하였습니다.

 

주여 , 사람들 마음속에서 활동하고 있는 악마를 물리쳐 주옵소서 . 저희들이 주님 앞에 가까이 나가고자 하오나 악마에게 사로잡혀 있어서 우리의 심령이 자유롭지 못하옵나이다 . 마귀는 저희들 심령 속에 잠입하여 세상을 생각하게 하며 주를 멀리하게 하도록 하옵나이다 . 세욕 , 물욕 , 사욕은 마귀의 작품이로소이다.

이것들이 서로 부딪쳐 나오는 부산물이 근심이요 , 걱정이요 , 슬픔이요 , 외로움이요 , 절망이요 , 그 외의 모든 심령을 괴롭게 하는 것들입니다 . 마귀는 육욕이 인격화한 것이었습니다 . 그렇습니까 ? 그렇지 않으면 밝히 알게 하여 주옵소서 . 우리 속에 있는 마귀를 멸하여 주옵소서 . 그리고 순전히 그리스도의 보좌만 되게 만들어 주옵소서.

 

조반은 김 형 댁에서 먹었습니다 . 그 어렵던 집이 그래도 농사라고 비로소 좀 해서 볏섬을 들여 놓은 것을 보니 주님의 은혜를 베풀어 주심을 감사하 옵니다.

오전예배에 성경은 야고보서 4 장 5 절을 보고 마귀를 배척해야 될 것을 말하였습니다 . 오후는 조 형 댁에서 저녁을 먹고 교회에 나가서 니코라스의 영적 생활에 대한 체험을 설시하여 신앙의 큰 뜻을 알게 하였습니다 . 나의 마음이 무한한 평화와 겸비를 느끼는 것이었습니다.

 

어제 토요일 새벽부터 주의 임재를 각오하였더니 나의 마음이 평화를 느낌 이전에 비하여 배승 ( 倍勝 ) 하였습니다 . “ 주여 늘 여기 있는 것이 좋사오니 ” 하던 베드로의 변화산 경험을 느꼈습니다 . 그러나 주님의 성지 ( 聖旨 ) 를 이루기 위하여 다시 산하험세 ( 山下險世 ) 로 내려가서 일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었지요.

 

주께서 오르게 하시고 또 내리게 하옵소서 . 다만 순종하겠나이다 .

 

 

 

1 월 26 일 ( 월 )

 

오전 2 시 반경에 성전에 나가서 기도하였습니다 .

주여 , 저희는 냉랭하옵니다 . 불철저하옵니다 . 이 미온적 ( 微溫的 ) 신앙 , 기복적 ( 祈福的 ) 신앙을 어느 때까지나 용납해 두시려나이까 , 벌써 토해내시었나이까 . 저희들의 이 중간 상태는 실로 가능한 것이었나이다 . 주님은 과연 철저하시사 글자 그대로이시요 , 뜨거우시사 불 그것이었나이다 . 그런고로 미온적 인물은 주님께 합당치 않았고 중간적 인물은 주가 미워하시는 바이었나이다.

오 주여 , 나를 긍휼히 여기시옵소서 . 나는 주에게서 토해버림을 당할까 두렵사옵니다 . 주께서는 진리 그것이오매 솔직 그대로이시나이다 . 그 곧고 날카로움은 칼 , 좌우에 날 선 칼 그것이었나이다 . 불의를 대적하시매 칼 같았고 , 입을 봉하시매 돌 그것이었나이다 . 곧 산돌이었나이다 . 장인 ( 匠人 ) 들이 ‘ 무엇을 만든다 ’, ‘ 건설한다 ’ 하여 이리 굴리고 저리 굴리면 이리저리 구르며 말이 없으셨으나 살아계신 돌이라 . 무엇이든지 그 위에나 그 아래나 떨어져 부딪치기만 하면 부서지고 마는 것이었나이다.

오 주여 , 내가 입을 열 때에는 좌우에 날 선 칼이 되게 하시고 봉할 때에는 돌 , 그것이 되게 하여 주옵소서 .

주님은 입을 열매 칼이요 , 봉하매 산돌이었나이다 . 열건 봉하건 그저 철저 하신 것만은 참 철저하셨지요.

 

신성 기도회에 많은 은혜를 받고 오후 3 시에 또 새로운 은혜를 받았나이다 . 밤 집회에는 개회 전부터 저와 원

복 , 채경 등을 모아놓으시고 뜨거운 불로 임하시매 간절한 , 맹렬한 기도로 예배당에서 불은 계속해서 일어났습니다 . 오 성령이시여 , 임하시옵소서 .

 

나의 외적 소유나 내적 소유들을 다 버릴 것이요 , 다른 아무것도 나의 중심을 주관치 못하게 하라 . 대개 하나님은 홀로 당신만이 주관자이시매 다른 사람이 주관한다는 것은 기뻐하시지 않느니라.

 

두 가지 사람

① 의식 ( 衣食 ) 을 위하여 고민하는 사람

② 자기의 성격의 결함을 보고 고민하는 사람

다시 말하면 전자는 육을 위하여 고민하면서 사망의 길을 걷는 생활이요, 후자는 영을 위하여 고민하면서 영생의 길을 걷는 생활이니라.

 

 

 

1 월 27 일 ( 화 )

 

여전히 새벽 2 시 반경에 주님은 일으키사 나를 성전으로 인도하셨습니다 . 

“ 주여 , 나와 함께 하시옵소서 . 나는 주를 바라봅니다 .”

주를 우러러 보지 않고 앞에 모셔놓지 않고 혼자 떠드는 기도는 허공을 치는 일이요 , 마귀가 역사하기 쉬운 것이옵니다 . 다만 주를 믿고 앙망할 것이었나이다.

우리의 신앙의 눈에서 주를 견실 ( 見失 ) 치 않고 , 그냥 앙시 ( 仰視 ) 할 때 주는 우리에게 끌리시는 것이었나이다.

“ 네 눈이 나를 놀라게 하니 돌이켜 나를 보지 말라 ”( 아 6:5 )

“ 너는 나의 마음을 빼앗음이여 네 눈으로 한 번 보고 네 목에 더러운 사슬 한 꾸러미로 내 마음을 빼앗았도다 ”( 아 4:9)

이렇게 주님은 나에게 끌리시고 나는 주님에게 끌리어 하나를 이루는 것이었습니다 . 나는 주의 사랑에 삼킨 바 되고 주는 나의 신앙에 삼킨 바 되어 결국 나는 주의 사랑 안에 있고 주는 나의 신앙 안에 있게 되는 것이다. 아 , 오묘하도소이다 . 합일 ( 合一 ) 의 원리여 ! 오 나의 눈아 , 주를 바라보자 . 한 마음으로 주만 바라보자 . 잠시라도 한눈 팔지 말고 오직 주만 바라보세 . 나의 시선에 잡힌 바 주님은 나의 속에 안주하시리라 . 오 나의 눈아 , 한 마음으로 주만 바라보자 . 주께서 피하시랴 . 피치 못하시게 그만 바라보자 .

 

순 ( 純 ) 성령의 지배를 받으신 예수의 생활

어떤 외국 순례자가 예수에게 묻는 바 있었다 . 그때에 예수는 “ 지금 내 마음이 민망하니 무슨 말을 하리오 . 아버지여 , 나를 구원하사 이때를 면하게 하옵소서 .” 그는 세상 죄를 보았다 . 그리고 온 세상의 죄를 인하여 십자가 지실 것을 예감하셨다.

“ 아버지여 아버지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옵소서 당신이 뜻하신 대로 나에게서 행하시옵소서 ”( 요 12:20)

 

 

 

1 월 28 일 ( 수 )

 

신앙에는 4 시대가 있고 각 시대의 대표자가 있다 .

① 교회시대 - 교회의 의식 제도 등 교리에 복종하는 때 : 베드로가 대표자 

② 수도시대 - 아무리 의식을 지키고 교리대로 행한다고 하여도 여전히 자기 마음과 행실은 죄의 상태를 면치 못하니 죄를 버리고 육을 멸하여 금욕으로 도 ( 道 ) 를 이루려는 때 : 야곱이 대표자

③ 신앙시대 - 아무리 금욕 멸죄한대도 여전히 죄인 됨을 면치 못하는지라 . 자기가 성결해야만 구원을 얻는다면 낙망할 수밖에 없으리라 . 고로 도를 닦음이 아니요 , 다만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얻는다고 확신하는 때 : 바울이 그 대표자

④ 사랑시대 - 신앙만을 가지고도 오히려 불만족을 느끼게 되나니 이는 사랑이 없음을 자각함이라 . 신앙으로 용기와 담력을 얻어 죄와 싸울 수는 있고 죄인을 책망할 수는 있으되 죄인을 긍휼히 여길 수는 없음을 어찌하랴. 이에 “ 오 주님이시여 , 나의 믿음이 사랑에 있게 하옵소서 . 나에게 사랑과 긍휼을 주시옵소서 ” 하고 빌게 되는지라 . 이에 사랑에 들어가나니 이곳이 절정이라 . 여기서부터 영생이 시작되는 것이다 . 요한이 그 대표자였느니라 . 

1 기는 교회가 그 주체라 . 교회를 의지하고 ,

2 기는 자기가 주체라 . 자기 노력으로 될 줄 알고 ,

3 기는 자기 노력도 부인하고 다만 하나님만 신뢰함으로 될 줄 알고 , 

4 기는 사랑의 화신이 되어 자기는 사랑의 신에 삼킨 바 되기를 원하느니라 .

 

 

 

1 월 30 일 ( 금 )

 

속죄의 경험을 얻어야 되느냐 , 그렇지 않고도 직접 영생할 수 있느냐 ? 공관 ( 共觀 ) 복음적으로 보면 회개와 사죄로 구원을 얻을 수 있음을 말하였고 요한복음은 그냥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 함을 보였다.

믿자니 거기는 회개가 없을 수 없고 , 사죄가 없을 수 없도다 .

 

이날 영자 ( 英子 ) 잔치

 

 

 

2 월 3 일 ( 화 )

 

이날부터 청년회 기독교 강좌 인도

 

 

 

2 월 4 일 ( 수 )

 

어제는 평양의 김예진 ( 金禮鎭 ), 김익선 ( 金益善 ), 김용진 ( 金龍鎭 ), 김영선 ( 金永善 ), 김지영 ( 金志永 ), 이도근 형제들이 평양에 와달라고 . 어느 주일에 와서 장태현 ( 章台峴 ), 서문외 ( 西門外 ), 남산현 ( 南山峴 ) 세 곳에서 예배를 인도해달라고 . 사업 욕심을 버리고 각자는 자기를 위하여 고요히 은혜를 기다리라 . 또한 15 일경에 한번 가겠노라고 회답하다 .

밤 청년회 기독교 강좌에서는 “ 신앙과 기도 - 기도를 빼면 신앙이 없고 신앙이 없이는 기독교가 없다 ” 고 말하다 .

 

 

 

2 월 5 일 ( 목 )

 

나의 몸은 피곤하고 머리는 아프다 . 이 군이 와서 연동교회에서 부흥회에 나를 청하기로 결의했다고 언제부터 인도해 주겠느냐고 . 나는 중심에 자신이 생기지 않아 할 수 없다고 하였다 . 오랫동안 조르다가 골을 내고 갔다 . 그도 우스웠고 나도 괴상했다 . 어찌하여 서울에서는 부흥회를 인도 못한다고 하였는고 . 어디서도 물론 내가 감당할 바 아니었지만 하필 서울이라고 못할 것이 무엇이었나?

주여 , 나에게 힘을 주사 대도시에서도 주의 복음을 외치어 가증한 백성들의 회개를 부르짖게 하옵소서.

 

오늘 저녁에는 기독 강좌에서 ‘ 불 ’ 이란 제목으로 설교 . 뜨거웠다 . 모든 사람이 간절한 기도를 드렸다.

 

 

 

2 월 6 일 ( 금 )

 

평양 형제들에게서 다시 참회하는 글이 왔다.

주께서 저희들을 뽑아 세워주신 것을 감사하다 . 주여 , 함께 하시옵소서 .

 

밤 집회에 진리는 외롭다 . 덕불고 ( 德不孤 ) 라 필유린 ( 必有隣 ) 이라고 하지만 진리는 미불고 ( 未不孤 ) 라 , 필유적 ( 必有敵 ) 이라 . 진리에 속한 신자에게는 예수와 같이 외로움이 있을 것이다 . 그러나 하나님께서 같이 계실 것이다 . 요 한 16 장에 마지막에 “ 너희가 다 나를 버리고 가리라 . 그러나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나와 같이 계실 것이라 ” 고 .

① 지금은 너희가 믿느냐 - 제자들이 불신 ( 진리에 속하지 않음 ) 

② 나를 버리고 헤어져 가냐 - 예수의 고독 진리의 외로움 

③ 아버지께서 나와 함께하심 - 하나님께서 함께하심 

참 믿음은 진리적 믿음 - 기독교 강좌 마치다 .

 

 

 

2 월 8 일 ( 일 ) 

 

생명의 공부

영원한 생명은 곧 하나님과 예수를 앎이라 . 생명은 곧 진리라 . 이 앎은 연구탐색을 통한 앎이 아니라 느껴서 아는 것이다 . 느껴서 아는 일이 가장 만물을 잘 아는 법이다 . 그림을 가장 잘 아는 일은 그 작자의 영감과 같은 영감에 취 ( 醉 ) 하여서 보는 일이다 . 즉 그림을 느껴서만 그 그림을 참으로 아는 것이 된다 . 가장 깊은 , 또 가장 진정한 앎은 느낌이니라 . 영계를 아는 일 , 하나님을 아는 일 . 이는 두뇌의 연구로서 되는 것이 아니라 영의 느낌으로써 하는 것이다.

느낌은 생명의 일이니 생명이 있어서 느낌이 있고 느낌이 있어 생명이 있는 것이다 . 영의 지식과 영의 생명과는 나누일 수 없는 동일한 생명이다 . 하나님을 아는 것은 곧 영적 생명이요 , 영적 생명은 곧 하나님을 아는 것이다 . 아는 것은 생명의 성질 또는 생명의 내용이라 할 수 있다 . 하나님과 그리스도를 아는 상태에 있는 생명 , 이것이 곧 영원한 생명이다 . 그러므로 이 생명은 본래 우리에게는 없는 것이나 예수로 말미암아 새로 받은 생명이다. 하나님을 알고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영원한 생명이다 . 하나님이란 말에 두 형용사가 있으니 ‘ 유일하신 ’ 과 ‘ 참이신 ’ 이 곧 그것이다 . 이 두 형용사는 하나님의 성품을 표하는 말이니 하나님을 안다 함은 곧 그의 ‘ 유일하심 ’, ‘ 참되심 ’ 을 아는 일이다 . 하나님의 ‘ 유일하심 ’ 과 하나님의 ‘ 참이심 ’, 이는 무한한 제목이요 , 장엄한 사실이라 . 이에 대하여 생명은 영원히 새로울 것이요 , 영원히 자라고 자랄지니 한이 없는 문제라 . 누가 능히 설명하리요마는 우리 믿는 영혼은 이미 그 생명이 우리 안에 시작되었고 그 생명에 참여하여 있으니 우리의 먹고 마실 바로다 . 그 약간을 증거 못할 바 아니로다 . 다만 잊지 말 것은 일조일석 ( 一朝一夕 ) 에 다 할 것이 아니요 , 영 원에 흘러가면서 무궁히 배울 일이라 함이다.

주께서 말씀하신바 영생의 내용과 성질이 이러하다 . 천당에 가서 길게 사는 일이기도 하지만 지금 이 날에서 깊이 아버지와 아들을 경험하는 생명을 가지는 일이다.

 

 

 

2 월 28 일 ( 토 ) 

 

재령 제 11 일

평양 3 일 동안에 목이 거의 쉬었던 것이 재령 10 일에는 아주 꼭 잠기어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 제 11 일인 오늘 아침 아가서 강의 시간에도 무한히 신고 ( 辛苦 ) 하였다 . 종일 목이 열리지 않아 저녁 일이 걱정되었다 . 저녁식사 후 고심하며 기도하며 저녁 일을 생각하다가 ‘ 교만한 자를 하나님이 버리시고 겸손한 자를 받으신다 ’ 는 말씀을 할까 하였다 . 예배당에 들어가기 전에 민망한 마음을 어쩔 수 없어 주 앞에 엎드려 간절히 호소하였다. “ 목사님 기도하는데 들어가지 말라 ” 는 집주인의 말도 뿌리치고 반석이가 들어와 나 위하여 울며 기도한다.

목소리는 조금도 안 나올 모양인데 각처에서 모여든 군중들은 어찌하노. 심히 민망.

오 주여 , 옳소이다 . 나의 음성을 아주 잠그시고 당신이 직접 역사할 때로소이다 . 시간이 지날수록 , 세월이 갈수록 나의 앞에는 기사와 이적이 있었나이다 . 이번에는 또 어떤 오묘를 나타내시려나이까 . 나는 엄숙한 마음으로 , 두려운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아 , 주는 나의 오묘 ( 奧妙 ) 요 신기이었나이다 . 목은 꼭 잠겼으나 통역을 세워 불을 토하게 되니 성신의 맹렬한 역사가 일어났다 . 나는 말을 할 수 없노라 .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 하나님의 말씀 , 곧 나의 설교는 나의 중심에 가득히 서리어 있노라 . 중심에 있어서 나를 괴롭게 하노라 . 나는 말로 할 수 없어 눈물만 흘리노라 . 이 눈물은 오늘의 나의 설교로다 . 나는 중심에 있는 말을 다하지 못하여 전신의 힘을 모아 쥐어 손을 드노라 . 든 손은 곧 나의 설교로다 . 나는 말할 수 없으매 엎드려 기도하노라 . 이는 곧 나의 설 교로라 . 나의 등에서 흐르는 땀은 여러분을 위한 나의 진실한 설교로다 . 

보라 , 말이 없는 예수를 ! 그러나 그 말없는 위대한 설교를 들으라 . 겟세마네 동산에서 흘린 피땀과 더운 눈물은 모든 인간의 영에 호소하는 예수의 진실한 설교로다 . 골고다에서 지고 있는 그 십자가는 예수의 설교니 곧 모든 인간에게 외치는 하나님의 설교로다 . 가시관을 쓰고 흘리는 이마의 피와 땀은 예수의 진실한 설교가 아닌가 . 아 , 이 설교를 들으라 . 나의 말은 귀에 호소하는 설교다마는 예수의 십자가는 인간의 영에게 외치는 설교로다. 

그 설교를 들어도 감격이 없는 자 , 어찌 나의 설교에 감동이 있으랴 . 쉬지 않는 예수의 설교 , 이는 만대 ( 萬代 ) 를 통하여 만민에게 호소하며 외칠 영원한 하늘의 설교로다 . 이 설교를 듣는 자 복될 것이요 , 듣지 않는 자 영원히 저주를 받으리로다 . 절대의 권위를 가진 , 절대의 진리를 설교하는 갈보리 산상의 예수를 보라 . 이는 무슨 설교인고 .

오 주여 , 나에게 이 설교의 진의를 알게 하소서 .

 

 

 

3 월 1 일 ( 일 )

 

5 회나 설교를 하는데 서부교회 오후에는 역시 통역을 세웠다 . 주의 일하심은 오묘타 할 수밖에 없다 . 아무 설명할 말이 없다 . 시간이 갈수록 주님은 나에게 당신의 기이한 것을 보여 주시도다 . 지금까지 보여주신 것도 신기하거니와 앞으로는 더욱더 기이한 것을 보여 주시리로다 . 오 나의 영혼아 , 고요히 기다리고 잠잠히 바라자.

 

 

 

3 월 3 일 ( 화 )

 

오전까지 사경을 마치고 오후 1 시 반 자동차로 해주에 오니 오후 3 시 . 요양원에 가서 용구를 보니 참 민망하다 . 그러나 낙망하지는 않는다 . 금식하고 산에 가서 기도하여 충분한 위로와 힘을 얻었다.

 

 

 

3 월 4 일 ( 수 )

 

변종호 형에게 용구를 내방하여 주기를 바라는 편지를 재령으로 부친 후 총총히 오전 9 시 15 분에 요양원을 나왔다 . 9 시 30 반 발차 , 토성에서 2 시차로 상경하니 5 시더라 . 주께서 또 나를 살려 다시 집에 돌아올 수 있게 하심 참 기이하도다 . 나의 앞길에 주께서 다시 축복하사 주를 영광스럽게만 하도록 하여주옵소서.

 

 

 

3 월 5 일 ( 목 ) 

 

거창 제 1 일

아침 7 시 경성발 . 김천 ( 金泉 ) 오니 오후 3 시 . 차비 4 원 . 3 시 자동차로 거창 에 오니 (160 리길 ) 오후 6 시경이더라 . 차비 3 원 . 주남고 ( 朱南皐 ) 목사님 , 기타 여러 교우의 출영 . 죄송하다 .

밤예배에 요한 14 장 14 절 ~31 절과 16 장 31 절을 읽고 ‘ 이제는 너희가 나를 믿느냐 ’ 하여 과거 신앙의 불철저를 설시하고 참된 생명의 신앙을 붙잡아야 할 것을 논하다.

“ 이후에는 너희와 말을 많이 하지 아니하리라 이 세상 임금이 올 터이나 내게 아무 상관이 없으니 오직 내가 아버지를 사랑하는 것과 아버지께 명하신 대로 쫓아 행하는 것을 세상으로 알게 하리니 일어나 가자 ”( 요 14:30) 주님은 과연 인위 ( 人爲 ) 의 지배를 조금도 받지 아니하시고 다만 신위 ( 神爲 ) 에만 복종하셨으니 , 이 얼마나 위대하신가 !

오 주여 , 나는 심히 약한 자식이로소이다 . 나는 사람의 뜻을 물리치지 못하나이다 . 아버지께서 명령하시는 대로만 행하게 하시옵소서 . 아직도 주의 종이 아니라 , 사람의 종이로소이다 . 주여 , 나를 긍휼히 여기사 육의 법 , 세상의 법 , 마귀의 법에서 벗어나게 하옵소서 . 진리로 놓아주소서 .

 

 

 

3 월 6 일 ( 금 ) 

 

거창 제 2 일

거창을 대하여는 어째 주의 감동하심이 없는 것 같아 심히 민망하다 . 저희들은 나를 이용하려 하였습니다 . 온전히 성의 ( 聖意 ) 의 인도대로 저희가 이용되려고 하지 않고 저희 계획 , 저희 방법 다 만들어 놓고 성신을 이용하려 고 하였으매 여기에 저희의 착오가 있고 나의 감흥이 없었음이라 . 이는 나의 불만뿐 아니라 성신이 슬퍼하시는 바이었도다 . 저희들이 인위적 계획 , 방법 다 버리고 온전히 성의에 맡길 때에 저희가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하던 은혜에 접할 수 있음을 깨닫지 못하였음이라.

생명과를 버리고 선악과를 먼저 따는 패역한 세대여 , 너희에게 화가 있으리로다 . 다만 무 ( 無 ) 가 되라 , 공 ( 空 ) 이 되라 . 그 위에 우리 주가 역사하시느니라.

 

내신 ( 來信 ): 배덕영 , 홍하순 ( 의주 ), 이약신 ( 진주 ), 조응준 , 정해용 , 주남고

 

 

 

3 월 7 일 ( 토 ) 

 

거창 제 3 일

나는 육과 영이 너무 평안하여 주께 죄송하다 . 어찌하여 저희들은 나로 하여금 일하게 하지 아니하고 저희가 일하는고 . 저희가 다하고 나를 그저 버려둘진대 왜 나를 불렀는고 . 이는 저희가 인위 ( 人爲 ) 의 지배를 받아 나의 육을 생각하여 줌인가 . 고마운 일이다 .

 

아 , 선교사들의 교만함이여 , 너희에게 화가 있으리로다 . 겸비하여 배울 줄을 모르고 남을 인도하고 가르치는 자로만 자처하였으니 너희의 눈을 막아 의인을 보지 못하게 하였도다 . 예수를 잡아 죽인 유대교의 대제사장과 장로와 영수들이 곧 너희들이었느니라.

 

저녁에 사람은 많이 왔었지만 나는 아무 설교도 하지 못하였다 . 나의 중심에 불이 없고 감동이 없음이었다 . 나 자신에게는 큰 망신임이 확실하다마는 열심 없는 것을 지껄이고 있는 것보다는 오히려 편안하였다 . 주께서 나에게 나타낼 오묘를 나는 기대하였다 . 반드시 무슨 성의 ( 聖意 ) 가 계실 것을 믿는다 . 예배를 마친 후 40~50 명 가량이 남아있어 기도하였다 . “ 오 주여 , 어찌 하여 우리를 버리시나이까 . 주여 , 저희들의 죄악을 긍휼히 여기시고 돌아보아 주옵소서 . 우리들의 죄 때문에 당신의 사자의 입을 봉하지 마소서 ” 하는 것이었다 . 나는 나의 부족함과 악함을 뉘우치고 저희는 성신의 뜻보다 인위 ( 人爲 ) 만을 좇는 저희의 죄를 알았도다 . 주님은 과연 오묘하시도다 . 어떤 때는 나로 말하게 하여 죄를 회개하게 하시고 어떤 때는 입을 다물어 놓고 은혜를 직접 내리시는도다.

 

내신 : 이석원 , 박창옥 , 변종호 , 김태열

 

 

 

3 월 8 일 ( 일 ) 

 

거창 제 4 일

새벽기도회에도 통회의 눈물이 많았다 . 특히 주남고 목사님의 간절한 기도는 주님 들으심이 있었을 줄 믿어진다 . 아침식사 후 이상직 집사와 그 부인 이 목사와 같이 기도하는 중에 특별한 은혜가 내리시었다 . 아침예배 , 오후 유년예배 , 밤 집회에 다 성신이 인도하심을 감사한다 .

아침에는 주님의 사랑의 운동 . 저녁에는 인생의 기갈과 생명수 .

예배 마친 후 40 명 가량 남아 있어서 기도하는 중 나는 해산의 수고와 생산의 기쁨을 맛보았다 . 나는 스스로 기쁨을 금치 못하였다 . 이는 저희들의 기도가 진리를 향하여 나아감이 있고 또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그 중 장용주 군과 여자 청년 6~7 명은 주의 돌보심이 컸다 . 그들에게 더욱더 성신의 역사가 계속되기를 기다렸다 . 이러한 신생의 지경에 들어가는 광경을 보는 나의 기쁨은 말로 다할 수 없다 . 주는 의외로 저희들을 특별히 돌보셨나이다 . 나의 악함을 생각지 않으시고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

 

“ 악인은 죽을 때에 그 소망이 끊어지느니라 ”( 잠 10:7 )

“ 지혜 없는 자는 그 이웃을 훼방하나 총명한 자는 그 입을 봉하느니라 ” ( 잠 11:12 )

“ 의인의 소원은 오직 선이요 악인의 소망은 오직 진노로다 ”( 잠 11:23 ) 

“ 미련한 자는 자기의 행하는 바를 바른 줄 아나 지혜로운 자는 사람의 권하는 것을 듣느니라 ”( 잠 12:15 )

“ 미련한 자는 노함을 나타내고 슬기로운 자는 수욕을 참느니라 ”( 잠 12:16 )

“ 패역한 자의 마음은 강포함을 나타내느니라 ”( 잠 13:2 )

“ 교만한 데서 다툼이 일어나니 권면을 듣는 자가 지혜 있는 자니라 ”( 잠 13:10 )

“ 도를 업신여기는 자는 망함을 자취 ( 自取 ) 하고 명령을 두려워하는 자는 상을 얻으리라 ”( 잠 13:13 )

 

 

 

3 월 9 일 ( 월 ) 

 

거창 제 5 일

오늘은 불타는 날이다 . 아가서 시간이 그랬고 주일학교 선생 시간이 그랬고 밤 집회가 역시 그랬다.

 

“ 그날은 나의 복음을 의지하여 하나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사람의 숨은 것을 심판하시는 날이니라 ”( 롬 2:16)

“ 대개 숨은 것이 나타나지 아니함이 없고 감춘 것이 들어나지 아니함이 없나니 귀가 있어 들을 자는 들을지어다 ”( 막 4:22)

“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무슨 망령된 말을 하던지 심판날에 이로 인하여 힐문을 받으리니 네 말로 너를 의롭다 하고 네 말로 네 죄를 정죄하리라 ”( 마 13:36)

진리의 심판이 있음을 역설하였다 . 폐회 후 100 여 명이 남아있어 기도하고 50 여 명이 철야하였다 . 주께서 역사하심을 감사하였다 . 나는 불의와 더불어 싸우는 의의 자식이요 , 진리의 아들이다 . 이 땅에 마귀는 꽉 찼다 . 어두움 의 권세요 , 밤의 권세로다 . 미워하고 죽이고 시기하고 음란하고 패역하며 교만한 이 악마의 세계 ! 아 , 이는 싸움의 밤이로다 . 창과 칼이요 , 포연탄우 ( 砲煙彈雨 ) 로다 . 살인자를 진리라 하고 큰 도적을 의인이라 하도다 . 아 , 불의의 시대 , 진리가 감춰진 시대 , 전쟁의 밤이다 .

모든 인간들은 근심과 걱정과 탄식이다 . 눈물이요 , 한숨이다 . 두려움이요 , 신음이다 . 나는 꿈을 꾸노라 . 아 , 전쟁의 밤은 지나가고 돌아올 평화의 나라의 꿈을 보노라 . 어두움의 세력은 지나간다 . 악마의 의기는 꺾인다 . 모든 죄악의 인간은 불의 세례를 받는 것이었다 . 인간의 모든 소유와 모든 건물은 자취도 없이 돌 하나도 돌 위에 놓이지 않고 무너지도다 . 밤은 지나갔다 . 아 , 그 두려운 전쟁의 밤은 지나갔다 . 이제 평화의 나라는 온다 . 왕은 등극하신다.

아 , 과연 아침 같은 나라요 , 햇빛 같은 임금이시다 . 꽃과 같은 백성들이다 . 그 왕은 어린 왕이다 . 금 면류관을 쓰시고 평화롭게 웃으시며 나아오신다 . 고요한 나라다 . 잔잔한 나라다 . 모든 악과 불의는 다 밤과 같이 영원히 지나갔다 . 아 , 평화의 나라다 . 고요한 나라에 임금이 오시니 , 어린 왕 예수시다 . 모든 성도들 , 상함을 입고 핍박을 받은 성도들 고요히 그 발 앞에 나와 엎드리도다 . 순결한 백성이로다 . 만유의 주 삼고 진리로 법을 삼자 . 사랑의 나라 , 진리의 나라 , 영원한 나라 .

 

예수의 이름 권세에 엎드리세 천사들 

금 면류관을 드리고 만유의 주 삼세 

주께서 당한 고생을 못 잊을 죄인아 

네 귀한 보배 바쳐서 만유의 주 삼세 

이 지구상에 있는 온 지파 족속들 

장하신 위엄 높이어 만유의 주 삼세 

저 모든 성도들 함께 발 아래 절하고 

무궁한 노래 불러서 만유의 주 삼세 

아멘 . 할렐루야 .

평화의 나라에서 성도들은 겸비하게 머리를 숙이고 있고 임금은 손을 들고 승리를 기뻐하고 있으니 그 손은 못에 상한 손이로다 . 아침 같은 나라에 햇빛 같은 임금 , 만세 ( 萬歲 ) 나 사옵소서 . 진리의 나라는 오고 있다 . 진리의 심판을 받으라.

 

 

 

3 월 10 일 ( 화 )

 

사람을 의지 않음과 신을 의지하지 않음 ( 傍若無人 傍若無神 ) 

예수는 방약무인의 사람이었다.

“ 예수께서 몸을 돌이키시며 베드로에게 가라사대 사탄아 물러가라 ”( 마 16:23 )

“ 아들은 아버지의 행하시는 일을 보는 외에는 아무 일도 스스로 할 수 없나니 아버지께서 행하시는 것을 아들도 그와 같이 행하느니라 ”( 요 5:19 ) 성전에서 모든 장사꾼을 몰아내심 ( 요 2:13~16 )

 

바울도 방약무인이었다.

“ 이제 내가 사람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에게 좋게 하랴 사람에게 기쁨을 구하랴 사람에게 기쁨을 구하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 갈 1:10 )

“ 사람들은 마땅히 우리를 그리스도의 삯꾼이요 하나님의 오묘한 도를 맡은 자로 여길지어다 ”( 고전 4:1 )

“ 내가 자책할 것을 깨닫지 못하나 ”( 고전 4:4 )

“ 오직 하나님께서 우리를 의롭게 여기사 복음 전함을 부탁하셨으니 ”( 살전 2:4 )

 

 

 

3 월 11 일 ( 수 ) 

 

거창 제 7 일

이날 밤은 신의 크신 역사가 있었다 . 한 집사 부인 , 이 선생 , 이희순 선생들 사이에 일어난 일 , 한 씨 부인은 큰 변화를 일으켰다 .

 

 

 

3 월 12 일 ( 목 )

 

최후의 승리는 오늘밤에 있다 . 한 부인도 소생하였다 . 이 양의 최후 승리는 통쾌하였다.

 

 

 

3 월 13 일 ( 금 )

 

거창발 ( 發 ) 경성착 ( 着 )

 

 

 

3 월 14 일 ( 토 )

 

경성발 사리원착

 

 

 

3 월 16 일 ( 월 )

 

오 형제들이여 , 너희는 나를 이용하려 하지말고 나에게 이용되라 . 그보다도 성신에게 이용되라 . 어찌하여 너희는 성의를 이용하려 하느냐 . 전부를 성의에 맡길 것이거늘 . 아 , 이 패역한 시대여 , 성신께 맡기지 않는데 주의 괴로움이 있다.

 

아 , 오늘 저녁 나는 괴롭다 . 나의 등에는 땀이 흐르지 않았고 나의 눈에는 눈물이 고이지 않았다 . 땀 없음 . 눈물 없음 . 이는 나에게 괴로운 일이다 . 땀에 젖음 . 눈물에 어림 . 이는 나의 기쁨이요 , 만족이다 . 육이 편하여 나는 기쁘지 못한 자로다 . 십자가의 고난을 당함이 나의 영광이요 , 복이요 , 기쁨이로다 . 새벽 2 시에 귀숙 ( 歸宿 ). 이곳을 그냥 가버리고 말까 , 떠남이 성의일까 , 그냥 참고 있음이 성의일까 ?

오 주여 , 나에게 지시하여 주옵소서 . 나는 내일까지 기다리고 싶은 마음 있사오나.

 

 

 

3 월 24 일 ( 화 )

 

나는 대중을 위하여 있는 자가 아니로다 . 다만 한 개인을 위하여 살려고 하노라.

대중은 나의 대상이 아니요 , 개인만이 나의 진실한 대상이로다 .

나는 개인보다 대중을 더 중시하지 아니하며 개인보다 대중을 더 두려워하지 아니하노라 . 나는 대중을 위한다는 일의 허명 ( 虛名 ) 을 버리고 한 사람을 위한 진실에 돌아가려 하노라.

저 예수는 한 사람을 위하여 있는 자요 , 대중을 위하여 있는 자가 아님을 나는 알았노라 . 대중을 대하였을 때에는 그 한 사람 한 사람을 살피어 그 정지를 긍휼이 여기시도다.

한 사람의 주림을 통찰 ( 洞察 ) 치 못하고는 대중의 주림을 살필 수 없느니라 . 나는 대중을 위하여 크게 이름 있게 살지 않겠노라 . 다만 한 사람을 위하여 작게 이름 없게 살려 하노라.

“ 지극히 작은 자 중 하나를 대접한 것이 곧 나를 대접한 것이요 지극히 작은 자 중 하나를 푸대접한 것이 나를 푸대접한 것이니라 ” 하고 주님은 신자들로 하여금 소자 ( 小者 ) 중 하나를 주와 같이 대접할 것을 가르치셨도다 .

 

 

 

3 월 24 일 ( 화 )

 

나는 일은 할 수 있으되 보고 ( 報告 ) 는 할 수 없는 자로다 . 그런고로 나를 알려면 나의 일을 볼 것이요 , 내 보고를 보지 말라 .

 

 

 

3 월 31 일 ( 화 )

 

오전 8 시 용구의 장례식

하관 시 봄비도 유정 ( 有情 ) 하게 쏟아지더라 .

 

 

 

4 월 5 일 ( 일 )

 

광우 ( 光祐 ) 군과 인왕산 위에 올라가서 성은에 목욕하며 신령과 진리로 예배하다 . 로마서 6 장 ~11 장 보고 기도하다 .

 

 

<4 부 : 1931 년 >

 

제 2 장

 

 

 

4 월 16 일 ( 목 )

 

오후 10 시 50 분 경성발 회령행 차승 ( 車乘 )

 

예수는 지금 저의 천국을 사모하는 많은 사람을 가졌다 . 그러나 그들 중에서 저의 십자가를 지는 자는 적다 . 저는 자기의 위안을 구하는 많은 사람을 가지고 있다 . 그러나 고난을 바라는 자는 심히 적다 . 저는 저의 식탁에서 많은 동지를 찾을 수 있다 . 그러나 저를 아껴주는 자제 ( 自制 ) 의 동무는 적다.

모든 사람은 저와 같이 기뻐하고 즐거워하기를 원한다 . 그러나 저를 위하여 또 저와 같이 어떠한 일이든지 견디려는 자는 적다 . 많은 무리는 빵을 얻기 위하여 저의 뒤를 따른다 . 그러나 저의 고난의 잔을 마시려고 따르는 자는 그 몇 사람인고 . 저의 기적의 예찬자는 많이 있을는지 모른다 . 그러나 저의 십자가의 치욕에 복종하는 자는 적도다.

 

 

 

4 월 18 일 ( 토 )

 

고저 ( 庫底 ) 서 11 시 자동차로 협곡에 와서 거기서 기차로 종일 또 밤이 맞도록 북으로 달음질하다.

 

 

 

4 월 19 일 ( 일 )

 

아침 9 시경에 회령 ( 會寧 ) 에 내려 다시 용정행 표를 사가지고 상삼봉 ( 上三 峰 ) 을 지나 중국 땅에 들어가서 중국 관헌을 처음으로 보다 .

 

“ 내가 혼자 있는 것이 아니요 나를 보내신 아버지가 나와 같이 계심이라 ”( 요 8:16 )

“ 나를 보내신 이가 나와 같이 계시니 아버지께서 나를 혼자 두지 아니하심은 내가 항상 그 기뻐하시는 일을 행함이라 ”( 요 8:29 )

“ 내가 스스로 아무것도 하지 아니하고 아버지께서 가르치신 대로 내가 말하는 줄로 알리라 ”( 요 8:26 )

예수는 신인 ( 神人 ) - 외육내신 ( 外肉內神 ) 인 예수 

“ 나와 아버지는 일체니라 ”( 요 10:30 )

“ 이제 내가 세상에 더 있지 아니하겠사오나 저희는 세상에 있사옵고 나는 아버지께로 가옵나니 거룩하신 아버지여 내게 주신 사람을 아버지의 이름으로 보전하사 하나 되기를 우리가 하나됨같이 하게 하시옵소서 ”( 요 17:11 )

“ 저희로 하여금 다 하나 되게 하사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내가 아버지 안에 있는 것 같이 저희도 우리 안에 있게 하사 세상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을 믿게 하옵소서 ”( 요 17:21 )

“ 내가 스스로 온 것이 아니로다 오직 나를 보내신 이는 참이시니 너희는 알지 못하나 나는 아노니 이는 내가 그에게서 나오고 또한 그가 나를 보내 심이라 ”( 요 7:28~29 )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을 신이라 함 . “ 예수 가라사대 너희 율법에 내가 너희를 신이라 한 말을 기록하지 아니하였느냐 성경은 폐하지 못하나니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을 신이라 하셨거든 하물며 아버지께서 거룩케 하사 세상에 보낸 자가 말하기를 내가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것을 너희가 어찌 참람 ( 僭濫 ) 하다 하느뇨 ”( 요 10:34~36 )

“ 생명으로 살게 해주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이 영이요 생명이로되 너희 중에 믿지 아니하는 사람이 있느니라 ”( 요 6:63~64 )

 

예수의 은둔생활

요단강 밖에 거하심 ( 요 10:40 ) 

감람산에 거하심 ( 요 8:1 )

복잡한 세상 피하심 ( 도 8:10 ) 

은퇴 ( 요 12:36 )

산에서 기도하심 ( 마 14:23 ) 

한적한 곳에서 기도 ( 막 1:35 ) 들에서 기도 ( 눅 5:16 )

 

예수의 긍휼과 자비

 

“ 무리들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유리하는 것을 보시고 민망히 여기심 ”( 막 6:34 )

“ 나는 자비를 기뻐하고 제사는 기뻐하지 아니하노라 ”( 마 12:7 )

“ 예수 나오사 허다한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그 중에 있는 병인을 고쳐주시니라 ”( 마 14:14 )

 

 

 

4 월 16 일 ~5 월 5 일

 

1931 년 4 월 16 일 밤차로 경원선 기차에 올라 이튿날 아침에 원산에 하차 , 수 난 중에 있는 안지선 ( 安至善 ), 이호빈 ( 李鎬斌 ) 목사를 심방하고 오후 1 시차로 통천에 가서 조카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이튿날 아침 차에 올라 간도로 향하니 4 월 18 일이었다 . 19 일 저녁에 용정 하차 . 26 일까지 주의 능력 아래서 성회를 마치고 국자가 ( 局子街 ) 에서 27, 28 일 양일을 전도하고 다시 두도구 ( 頭道溝 ) 로 가서 29 일 , 30 일 전도한 후 다시 용정에 와서 5 월 1, 2 일 장로회에서 전도하다 . 그리고 3 일 아침 출발하여 4 일 밤 8 시 35 분에 착경 (着 京 ).

이번에 그 험지에서 주의 특능 ( 特能 ) 이 나타나 나를 보호하시고 또 당신의 권위와 영광을 나타내심 감사하옵니다. 

5 월 5 일 ( 화 )

새로 얻은 새집에 와서 곤한 몸을 쉬고 6 일에 출근하다 .

 

 

 

5 월 7 일 ( 목 )

 

나는 다시 아내의 시중을 받게 되었다 . 나의 육은 도움을 받는다마는 나의 영은 다시 신고 ( 辛苦 ) 의 잔을 마시지 않으면 안될 것이로다 . 그것은 저는 육에 속한 사람이요 , 나는 영에 속하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 저는 지상에서 행복을 바라는 자요 , 나는 지상의 복을 버리고 하늘 위에 살려 하는 자임이로다.

하여간 주여 , 나를 이끄사 어떠한 모양으로든지 당신의 십자가를 체험하게 하시옵소서 . 나는 말없이 그 잔을 마시리다 .

 

오 주여 , 나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옵니까 . 말라빠진 신조 ( 信條 ) 와 고목이 된 교리를 전하며 이것이 주님의 일이라 하여 녹 ( 祿 ) 을 받아먹고 살아가는 대제사장의 직분을 하고 있나이다 . 나는 부모와 처자와 친구와 제도와 조직의 종이 되어있나이다 . 저희의 종 노릇을 하려고 애쓰고 있는 자식 이로소이다 . 그러므로 나는 주를 만나지 못하나이다 .

 

오 주여 , 지금까지 제가 경험한 주님은 너무나 천한 주님이시었나이다 . 너무나 무력한 주님이었고 너무나 비근 ( 卑近 ) 한 주님이었나이다 . 오 주여 , 나를 긍휼히 여기사 고귀한 당신의 형상을 보게 하여주옵소서 . 당신의 깊음을 체험하게 하여주옵소서 . 당신의 높음 , 당신의 넓음에서 당신의 사랑을 맛보게 하여주옵소서.

오 주여 , 나로 하여금 모든 것을 끊어 버리고 다만 당신과 당신의 십자가밖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보지 않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불구자를 만들어 주옵소서 . 오 주여 , 나는 아직까지도 사업욕에 잡히어 있사옵니다 . 나를 아주 죽여주시옵소서 . 보지도 못하고 듣지도 못하고 다른 것은 생각도 못하는 참 병신으로 만들어 주옵소서 . 아멘 .

 

모세 : 이 백성이 금으로 신상 ( 神像 ) 을 지어서 큰 죄를 범하였사옵니다 . 주여 , 이제 저희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 그렇지 않사오면 내 이름을 기록하신 책에서 지워 버리소서 ( 출 32:31~32).

여호와 : 누구든지 나에게 범죄한 자이면 그 이름을 내 책에서 지우려니와 너는 가서 백성을 내가 말한 곳으로 인도하라 . 내 사자가 네 앞에 인도하리라 . 그러나 내가 임하는 날에는 저희의 죄를 다스리리라 ( 출 32:33~34).

 

형제여 , 나를 사랑하지 말고 진리를 사랑하여다오 . 내가 만일 진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있으면 형제는 나를 버리라 . 진리를 취하기 위하여 비 ( 非 ) 진리인 나를 버려다오 . 그리하여 세상에 진리가 행세하게 하여다오 . 사람은 큰 일에서보다 작은 일에서 더 잘 알 수 있는 것이니라.

 

 

 

6 월 18 일 ( 목 )

 

아침 9 시 5 분 경성발 3 시 6 분 평양착

22 일 아침까지 평양 남문밖교회에서 하기 아동성경학교 강습회 

6 월 22 일 오후 2 시 31 분 평양발 7 시 6 분 경성착 

그리스도의 피와 살 

예수님이 모든 인간을 보시매 너무 완악하고 교만하였다 . 이 무리들은 말이나 연설이나 기사나 이적으로 구원을 얻을 그런 무리들이 아님을 깨달으셨다 . 이 무리들은 보아도 깨닫지 못하고 들어도 깨닫지 못하는 무리들이라고 탄식하셨다 . 예수의 말씀과 같이 그 행하심이 진실함과 거룩함을 보고 저희는 회개할 만도 하였지만 저희의 교만한 마음은 예수의 전도와 이적에는 구원되지 않을 것임을 깨달으셨다 . 그리하여 마침내 자기가 죽지 않으면 안될 것을 각오하셨다.

“ 저희들이 나의 살을 찢고 나의 피를 흘린 후가 아니면 안될 것이었으매 오 하나님 아버지시여 , 이는 당신의 살이요 , 당신의 피오니 이 살을 찢어 저희에게 먹여주시고 이 피를 흘리어 저희들에게 마시게 하옵소서 ” 하셨던 것이다.

예수의 살과 피를 보기 전에 저희가 회개하고 믿었던들 좋았을 것을 저희는 그럴 만큼 겸비한 자들이 아니었다 . 십자가에서 살을 찢기시고 피를 흘리신 후에야 오순절 다락방에서 참으로 회개하고 예수의 사람들이 되었다 . 이제야 저희는 예수의 피요 , 살이 되었느니라 . 모든 인간은 지금까지 많은 의인의 살을 먹고 피를 마시었느니라 . 모든 선지자들의 피와 살을 먹었고 세례 요한의 피와 살을 먹었으며 예수의 피와 살을 먹었다 . 그 후로도 여러 사도들의 피와 살을 먹고 살아왔느니라.

오 평양성아 , 너는 일찍 토마스의 피와 살을 먹었느니라 . 의인들은 피와 살로 새 언약의 표를 삼았느니라 . 이것을 먹고 마시고 영생을 믿으라 . 그렇지 아니하면 멸망하리라 . 의인들의 피와 살은 염가의 것이 아니니라 . 이는 귀하고 또 엄격한 것이다 . 이것을 먹고 마시고도 회개치 않는 인간은 영원한 지옥으로 갚아줌이 마땅하니라 . 이 멸망을 막고 이 죄인을 건지기 위하여 의인들은 살과 피를 내어 놓을만한 것이었느니라.

 

하루에서 천 년을 살자 . 그리하매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을 것이다 . 한 사람에서 만인 ( 萬人 ) 을 위하자 .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느니라 . 한 [ 一 ] 일을 당하여 모든 일 [ 萬事 ] 에 면 ( 面 ) 하자 . 작은 일에 충성하는 자는 큰 일을 다하는 자라 .

 

나는 아직 예수 , 나의 주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그 정도를 알지 못하는 자로다.

주여 , 내가 주를 사랑합니다 . 그러나 얼마나 사랑하는지 내가 나의 일을 알 수 없는 미련한 자로소이다 . 오 주여 , 내가 주님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게 해주소서 . 물론 사랑의 정도가 낮은 것만은 사실이겠지요 . 내가 주를 사랑 하는 정도를 나에게 알게 해주시고 내가 어떻게 주를 더욱더 사랑할는지도 또 가르쳐주소서 . 주를 제일로 사랑하기 원하옵고 온 천하보다도 내 생명보다도 더 사랑하기 원합니다 . 아멘 . 아멘 . 아멘 .

 

 

 

6 월 27 일 ( 토 )

 

성주 ( 聖珠 ), 성원 ( 聖媛 ), 성옥 ( 聖玉 ), 성심 ( 聖心 ), 네 이름을 가지고 제비를 뽑는데 기묘하게도 송 ( 宋 ) 도 , 나도 성심을 뽑고 변종호 선생도 성심을 뽑았다 . 그래서 신인 ( 新人 ) 의 이름을 성심으로 정하였다 .

 

성심 , 너는 이 마음을 본받을지니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시다 . 이 곧 성심 ( 聖心 ) 이니라 . 그리하여 참 빛을 세상에 드러내거라 .

 

 

 

6 월 28 일 ( 일 )

 

만수의 딸이 죽었다고 . 아버지는 소 [ 牛 ] 에 받치고 순례는 복약 중 , 장모님 은 왼편을 쓸 수 없다고 편지가 왔다.

마귀야 , 나의 앞에 모든 시험을 다 갖다 놓아라 . 나를 밀알 까불듯 할지어다 . 주께서 나를 위하여 기도하여 떨어지지 않게 하실 것이다 . 주님은 자비하시사 우리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오늘 집으로 경고의 편지를 보냈다 . 주여 , 이 편지가 은혜 되게 하옵소서 .

 

영과 육 , 의문 ( 文 ) 과 성신

“ 대개 의문은 죽이는 것이요 성신은 살리는 것이니라 ”( 고후 3:6 )

“ 오늘까지 모세의 글을 읽을 때에 수건이 오히려 그 마음을 가리웠도다 그 러나 주께 돌아오면 그 수건이 벗어지리라 ”( 고후 3:15~16 )

주는 영이시니 주의 신이 계신 곳에는 자유가 있느니라 . 우리가 다 얼굴에 수건을 벗기고 거울을 보는 것같이 주의 영광을 보고 저와 같은 형상으로 화하여 영광으로 말미암아 영광을 더하니 이는 주 곧 신으로 말미암음이라 ( 고후 3:17~18 )

“ 우리의 마음이 육체에 거할 때에는 주의 집에 거하지 못하느니라 ”( 고후 5:6 )

“ 모든 육체 있는 자의 영혼의 하나님이시여 한 사람이 범죄하였거늘 전 회중에게 진노하시나이까 ”( 민 16:22 )

 

핍박과 환난이 있는 자에게 ( 고후 4:8 ) 

신령한 은혜를 받는 자에게 ( 고후 6:10 ) 

특히 용정 교회 기도의 동무들께 ( 고후 7:4 ) 

세상에서 복을 누리는 자에게 ( 고후 8:9 ) 

저는 본래 

부유하시더니 

귀하시더니 

편하시더니

영광스러우시더니 

든든하시더니

 

우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셨고 

천하셨고

불편하셨고

수치를 받으셨고 

약하시었고

 

은혜가 부족하고 신앙의 생명을 잃은 교만한 교인에게 ( 고후 10:1 ) 

오묘한 은혜 가운데 있는 자에게 ( 고후 12 장 ) 

나의 약함을 염려하는 자에게 ( 고후 13:4 )

대개 광대하고 공효를 이루는 문이 내 앞에 열렸는데 대적하는 자가 많도다 ( 고전 16:9 )

 

저희는 지혜를 구하고 이적을 구하며 금전과 지위와 명예를 구하되 나는 다만 예수만 구하노라 . 예수는 나의 권능이요 , 지혜니 곧 모든 것의 모든 것 이니라 . 은혜를 받았다 하는 자여 교만치 말라 ( 고전 4:7 ).

7 월 25 일 ( 토 ) 안주서 보내온 서유 ( 書留 ) 편지 반송 ( 返送 )

 

 

 

7 월 26 일 ( 일 )5)

 

1914 년 시변리 ( 市邊里 ) 공립보통학교 졸업 

1915 년 송도 ( 松都 ) 한영서원 ( 漢英書院 ) 입학 

1916 년 1 월 15 일 밤 승마 ( 勝魔 )

 

 

<4 부 : 1931 년 >

 

제 3 장

 

 

 

1916 년 10 월 중생

1919 년 6 월 4 일 (5 월 7 일 ) 결혼

1920 년 2 월 기원절 ( 紀元節 ) 사건으로 피착 ( 被捉 ) 

1921 년 9 월 시변리 영신학교 ( 永信學校 ) 교원 

1921 년 성탄날 피착

1922 년 송도고등보통학교 3 년에 재입학 

1922 년 태평양회의사건으로 피착 

1922 년 8 월 방면 ( 放免 )

1923 년 송고 ( 松高 ) 에 제 3 차 입학 

1924 년 봄 신학교 입학

 

5) 편주 : 일기책 난 ( 欄 ) 밖에 작은 글씨로 쓴 자필 이력서

 

1926 년 강동행 ( 行 )

1927 년 통천 ( 通川 ) 으로 파송 

1928 년 1 월 28 일 신학교 졸업 

1928 년 1 월 29 일 통천 도착

 

 

 

7 철 26 일 ( 일 ) 맑음

 

낮에는 광희문 , 저녁예배는 집에서 .

밤 12 시부터 1 시 50 분까지 은혜를 사모하는 영들을 위하여 편지를 쓰다 . 화천 홍순관 ( 洪淳寬 ) 목사님 , 안동현 ( 安東縣 ) 박인도 목사님 , 진천 방훈 ( 方 薰 ) 목사님 , 사천읍 지수왕 ( 池水旺 ) 목사님 , 통영 진종학 ( 陳宗學 ), 박시순 ( 朴始順 ) 씨 등에게 .

주님의 크신 은혜를 경험할 때가 이때로소이다 . 주여 ,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아니로소이다 . 이 일들을 생각하면 내 마음이 무거워 견딜 수 없습니다 마는 주께서 나를 부려주실 줄 믿고 바라는 마음 깊고 간절하옵니다 . 주여 , 당신이 일해주시옵소서.

 

 

 

8 월 3 일 ( 월 )

 

오전 11 시 40 분 영무 ( 靈武 ) 착

영무 수양회 - 모든 것을 성신께 맡기라 ( 고전 2 장 ).

 

 

 

8 월 4 일 ( 화 )

 

오후 - 아가서 1:1~5

밤 - 예수의 인격과 사업 ( 이사야 53 장 )

 

교만한 자

① 남을 비평하는 자는 교만한자니 저가 자기의 죄과를 생각하지 않는 자임으로써다.

② 은혜를 갈구치 않는 자는 교만한 자니 저는 주의 새로운 은혜를 적게 생각하거나 자기는 넉넉히 은혜를 받은 자로 자처하는 자이니라. 

③ 사치한 자는 교만한 자니 저는 사람의 멸시를 싫어하는 자니라.

 

 

 

8 철 11 일 ( 화 )

 

은율 ( 殷栗 ) 시작 18 일까지

 

 

 

8 월 12 일 ( 수 ) 구름

 

누가복음 4 장을 읽음 - 주님이 받으신 3 가지 시험 [ 三試 ] 에 대해서

① 은 경제적 시험이요 , ② 는 정치적 시험이요 , ③ 은 종교적 시험이었다 . 경 제적으로 빵 즉 , 황금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요 , 정치적으로는 권세를 얻어야 한다는 것이요 , 종교적으로는 이적과 능력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 결과로 빵을 얻어서는 배부를 것이요 , 권세를 얻어서는 영화로울 것이요 , 이적을 행하여는 존경을 받을 것이었다.

그렇다 . 언제든지 마귀 ( 육의 사람 ) 는 빵을 구하여는 영광을 기대하고 영광을 얻어서는 민중에게서 존경을 받고자 한다 . 빵의 사람 , 권세의 사람은 대중의 존경과 환영을 요 ( 要 ) 하나니 이를 위하여는 사업가가 되지 아니치 못하는 것이다.

① 육의 사람은 빵을 구하고 영의 사람은 진리가 요한다.

② 육의 사람은 높이 올라 세상의 권세와 영광을 요하되 영의 사람은 땅에 엎드려 하나님을 요하며 또 그에게 굴종 ( 屈從 ) 할 수 있는 겸비를 요하느니라.

③ 육의 사람은 교회의 고위 ( 성전 꼭대기 ) 를 탐하고 또한 이적적으로 군중을 압도할 능력을 요한다 . 그러나 영의 사람은 다만 하나님만이 그에게 절 대적 지상 ( 至上 ) 의 존재이심을 확신할 뿐이다 .

 

안식일에 자기의 규례를 따라 회당에 들어가서 …… 광야를 거쳐서 성신 충만하여 나사렛 고향으로 돌아오신 주님 . 그때의 교중이야 얼마나 불철저한 물건들이었으며 그때의 그 가증한 교의 ( 敎儀 ) 예식이야 얼마나 주님 마음에 거슬리는 바 있었으랴마는 규례대로 안식일이면 회당에 가서 그대로 다 지키셨도다 . 오 주님이시여 , 위대하시오이다 .

주를 보고 오늘날 진리를 깨달았다고 하는 이들의 태도를 보면 참으로 비교도 되지 않는다 . 교회는 다 썩었다고 교회 출입을 거절하는 자들은 예수의 이 태도를 어떻게 보는가.

오후 5 시에 은율 도착 . 김경하 ( 金京河 ) 목사님 , 이찬영 ( 李讚永 ) 장로님 외 3~4 인으로 더불어 기도하다 . 이 장로님 댁에 투숙 . 저는 부유한 생활을 하는 모양이요 , 교회의 재정도 크게 돕는 분이라고 한다 .

 

 

 

8 원 13 일 ( 목 )

 

나의 영의 힘이 어찌 이리도 약하여졌나이까 . 힘들어서 할 수 없나이다 . 주여 , 나로 하여금 당신의 일을 하게 하려거든 힘을 주시고 외칠 말을 주시옵소서.

송화 , 신천 , 장연 부근의 교회에서 많이 모였나이다 . 그 중 영무에서 한 분이 멀리 1,600 리를 따라왔나이다 . 오 주여 , 저희들을 나에게 맡기지 마옵시고 주의 권능으로 붙잡아 주옵소서.

 

 

 

8 월 14 일 ( 금 )

 

오늘은 영의 힘이 좀 새로워지는 듯하다 . 그러나 아직도 무력함을 느끼어 애달프다.

 

 

 

8 월 15 일 ( 토 )

 

영의 힘이 좀 더 온 듯 . 주님의 특은 ( 特恩 ) 을 감사하였다 .

 

 

 

8 월 16 일 ( 일 )

 

오늘의 성령은 큰 불로써 역사하심을 감사하옵나이다 . 근 100 명이 철야기도 하다.

 

 

 

8 월 17 일 ( 월 )

 

어떻게 이 몸이 이 집회를 마칠까 하여 마음이 무척 무겁더니 오늘과 내일로 끝내게 되었다 . 그러나 아직도 8 회의 집회 .

“ 오 주여 , 할 수만 있사오면 나에게서 이 짐을 좀 덜어주시옵소서 . 그러나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옵소서.

 

“ 오 주여 ,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 나의 눈이 죄악을 즐기옵고 귀가 그렇고 입이 또한 그렇사옵니다 . 나의 모든 지체는 죄악의 무역항이 되었나이다 . 곧 전신이 죄의 덩어리로소이다 . 이것이 어찌 감히 주의 앞에 설 수 있사오리까 . 나의 모든 죄악이 주님의 눈앞에 밝히 들어날 그 최후의 날에 나는 어찌하오리까 . 무서움보다 부끄러움을 더 견디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

 

산아 , 나무야 , 바위야 , 나를 가리워 주의 진노의 눈에서 피하게 하여주고 모든 인간들에게서 숨기어 수치를 면하게 하여다오 . 그러나 내가 일찍이 산에서 범죄하여 산을 더럽혔사오매 나는 산의 원수가 되었고 나무와 바위 아래서 내가 부정하였으매 저가 나를 멸시한지라 . 어찌 나를 덮어주며 가리워 주랴 . 산과 나무가 나를 덮어주지 아니하고 바다가 나를 숨겨주지 아니하며 바람이 나를 듣지 않고 하늘이 나를 동정치 않는도다.

오 , 나의 가련한 몸 . 어디다 피신할꼬 . 오직 나의 피신처요 , 구원의 섬이 하나 있으니 , 이 곧 나사렛 예수 나의 주 그리스도시로다 . 나는 저에게도 많은 죄를 지어 원수가 되었으나 그러나 저만은 원수까지도 포섭할 사랑의 내용을 가진 신이었도다.

“ 오 주여 , 나를 숨겨주옵소서 . 당신만이 나의 구주로소이다 . 사랑의 날개로 나를 덮어주소서 . 그리하여 당신은 나에게로 향하는바 저주를 당신 몸에 받으시는 것이옵니다 . 오 주여 , 나의 주님 .”

 

 

 

8 월 18 일 ( 화 )

 

장로교 혹은 감리교와 천주교의 불화는 성의를 거슬리는 큰 죄악이로다 . 변론이 일어났다 . 교파의 이름으로나 어떠한 의식으로 구원을 얻을 것이 아니라 다만 예수의 이름으로만 구원을 얻을 것인즉 장로교인 중에도 구원을 얻을 자 있고 못 얻을 자 있고 천주교인 중에도 얻을 자 있고 못 얻을 자도 있다고 하였더니 , 천주교에서도 구원을 얻을 수 있다면 그리로 갈 사람이 있겠으니 문제라고 …… . 대개 의문은 죽이는 것이요 , 성신은 살리는 것이었건만 …… ( 고후 3:6 ).

저희의 마음이 완악하여 오늘까지는 저희가 구약을 읽을 때에 그 수건이 오히려 벗어지지 아니하고 있으나 그 수건은 그리스도에게서 폐할 것이다 . 오늘까지 모세를 읽을 때에 수건이 오히려 그 마음을 가리었도다 . 그러나 주께로 돌아가면 그 수건이 벗어지리라 . 주는 곧 신이시니 주의 신이 계신 곳 에는 자유가 있느니라 ( 고후 3:14; 고후 10:7; 롬 3, 4, 5, 6, 7 장 ; 마 9, 12 )

“ 만일 우리의 복음이 수건으로 가린 것같이 가리었으면 침륜 ( 沈淪 ) 하는 자에게 가린 것이다 그 중에 이 세상의 신이 믿지 아니하는 자의 정신을 혼미케 하여 그리스도의 영화로운 복음의 광채가 비치지 못하게 함이니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형상이니라 ”( 고후 4:3~4 )

 

 

 

8 월 19 일 ( 수 ) 

 

사리원행

오전 9 시 반 차로 떠나 신천 ( 信川 ) 에 오니 11 시 반경 . 은혜를 사모하여 은율에 왔었던 7 인의 자매와 동승했다 . 저희들의 은혜를 사모하는 간절한 마음 주께서 알아 주실 것이었노라 . 신천금 장로님 댁에서 대접을 받고 만류하는 것을 억지로 승차하니 12 시 14 분 .

재령 ( 載寧 ) 오니 변종호 군의 자매들이 출영하여 그 남형 ( 男兄 ) 이 나를 맞으려 신천까지 갔는데 왜 같이 못 왔느냐고 . 나를 만나지 못하였으니 그가 아마 차 시간을 어긴 모양 . 내리어 변군의 집에서 후대를 받고 끝내 변 군을 못 만나고 떠날 수밖에 없이 되었다.

6 시 반경 사리원에 도착하여 감리교회로 가서 골로새 2 장을 읽고 예수는 우리의 모든 것의 풍성함이시매 우리는 다만 저를 얻어 모든 것을 얻은 자들임을 느끼어 기도하고 끝내다 . 나의 기도를 성령이 도우셨다 . 설교는 그만두고 기도하는데 나의 기쁨이 컸었다.

 

 

 

8 월 20 일 ( 목 ) 

 

선천 제 1 일

오후 6 시 선천 ( 宣川 ) 착

 

새벽 5 시경까지 은혜를 사모하는 나의 몸은 사리원 서부교회에 있었도다 . 별로 이렇다 할 은혜를 느낀 것 없이 피곤한 몸이 그저 고민하였노라 . 주 여 , 나의 약함을 도우시옵소서 .

오후 1 시 41 분 차로 사리원 출발하니 선천 오후 6 시 50 분 도착 . 하차하니 출영자들이 나온 모양이나 저희의 눈이 어찌 나를 찾아 만나랴 . 저희끼리 서로 찾는 모양 . 한 사람이 다른 사람보고 하는 말이 “ 가만 내가 저 앞에 가는 그럴듯한 이를 보았는데 …… ” 하고 달려간다 . 지금까지 나는 저들의 옆에 서있었으나 나의 남루한 꼴이 저들의 눈에 목사 같지 않았던 까닭으로 알아보지 못하였도다 . 그가 달려가서 붙들고 영접하려던 이는 아주 말쑥한 회색 양복을 입고 구두신고 가방 든 사람 . 그가 “ 아닙니다 ” 에 “ 아 , 나는 서울서 오시는 손님을 맞으려 나왔는데 실례했습니다 ” 하고 미안한 얼굴로 돌아선다.

그렇게 말쑥한 양복에 하이칼라 가방을 들어야 목사로 보는 그 눈이 너절한 회색 두루마기에 굵은 베바지 , 고무신 신고 겨울 모자를 그대로 썼으니 어찌 저가 알아보랴 . 저들은 외모로 사람을 취하는도다 . 하나님은 속을 보시는 하나님인 줄 아직 깨닫지 못하였도다 . 그 말을 입으로 외우고 머리로 기억하고 있으되 그 진의는 몰랐도다 . 속에 있는 생명을 몰랐으니 그것이 나타날 때에는 어떻게 나오는 것인 줄을 알지 못할 것이었도다.

세상의 사람은 겉모양을 단장하고 하늘의 사람은 속마음을 장식하건만 저희는 세상의 사람과 같이 겉모양을 단장한 자 중에서 목사를 찾았으니 어찌 하늘에 속한 자를 찾을 수가 있었으리요 . 땅의 사람 중에서 하늘의 사람을 만나는 자 , 복이 있는 자로다 .

세상이 환영하는 목사가 되자면 나의 마음을 단장하는 시간과 모든 노력을 다 가져다 몸을 단장하는 일과 사교술을 닦는 일에 써야 할지라 . 그리고 겉 모양으로 보여가지고 꾸미는 생활을 할지라 . ‘ 있는 것 같되 없는 생활 ’ 아 , 이는 바울이 말한 바 ‘ 없는 것 같되 있는 사람 ’ 과는 전연 딴 종류의 사람이로다.

선천 . 그 이름은 이미 높은 바 있었다마는 그 실상은 어떤고 . 한 일을 보아 모든 일을 가히 짐작할지라 . 이는 사업으로의 이름이요 , 수효로의 이름이었고 신앙으로의 이름이 아니었구나.

아 , 이 굳고 교만한 선천이여 , 목사로부터 평신도까지 다 생명이 죽지 않았는가 . 내 마음 심히 괴롭도다 . 선천의 사람들아 , 너희가 나의 피와 살을 먹고 마실만하도다 . 주께서 허락하시면 나는 줄지라 . 그러나 나의 그것들이 어찌 너희에게 생명이 되랴 . 주여 , 저희에게 생명이 되도록 나를 신조 (新 造 ) 하여 나의 고기 저희에게 던져 주소서 . 나의 피를 뿌리시고 …… .

 

정상인 목사를 만나는 위로가 나에게 있을 뿐이고 그 외에는 다 나의 영을 아프게 하는 것이었도다.

오 주여 , 나를 죽이시어서라도 저희에게 새 생명을 주시옵소서 . 새벽에 회당에 나가서 기도하려 하였으나 얻지 못하였으니 , 오 주여 , 연약한 나를 도우소서 . 이러고서야 어찌 주의 뜻을 성취할 수 있으오리까 .

 

 

 

8 월 21 일 ( 금 )

 

오전 8 시반에서 9 시반까지 북교회 집회

“ 내게 와서 생명 얻기를 원치 아니하는도다 ”( 요 5:40 )

기독교 사업자의 무생명함 . 교육학이나 심리학을 몰라서 그리스도의 사업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다 . 신앙의 생명이 없는 연고라 . 시간이 다 되기까지 몇 명이 안 모였다 . 8 시반 개회에 25 분이 지났는데 아무 사람도 없다 . 선천의 자랑이 어디 있는고 . 설교 파한 후 기도하였으나 회중 가운데는 기도가 없다 . 영의 생명은 다 죽었다 . 죽어 없어졌다 . 한심한 바 적지 않도다 .

숙소로 돌아오니 김 군 내방하여 자기의 주의에 대해서 약간 말이 있었다. 좋은 청년이다 . 사회와 세상에 대한 불평이 많다 . 이는 똑똑한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불평이거니와 네가 언제든지 너 자신에 돌아와 너 자신의 불철 저와 죄악이 곧 현교회와 사회의 불철저 그것임을 깨닫게 될 때 그때에야 참으로 예수와 하나님을 알게 될 것이로다 . 오 주여 , 저로 하여금 자기의 불완전함을 깨달을 기회를 얻게 해주옵소서.

 

밤 집회 ( 야 4:6; 마 12:7; 마 9:13)

교만한 세대여 너희가 선지자를 버리었도다 …… . 밤이 맞도록 주의 은혜를 사모하는 무리들과 같이 있었다 . 새로 2 시쯤 되어 나는 뒷방으로 들어가 주의 은혜를 구하다.

 

큰 뱀 ! 부친을 감았던 큰 뱀이 달아나는 것을 몇 친구가 추격하더니 논 어귀 어떤 웅덩이 속으로 들어가는지라 . 돌로 치나 물이 깊어서 잘 맞지 않더니 흙으로 메우니 중간 부분이 노출하는지라 . 누군가가 칼로 그 중간 부분을 갈기니 꿈적 못하고 신음하며 죽어지는 것을 보다 . 꿈 . 큰 마귀의 세력 이 하나 거꾸러진 것으로 해석하다 . 철야 기도하는 자 50 여 명 가량 .

 

 

 

8 월 22 일 ( 토 )

 

6 시 반에 숙소로 돌아와 일기를 기입하다 . 어제 저녁에는 주께서 도와주심이 컸으나 방이 너무 넓은 탓인지 말할 때 숨이 찬 것을 느꼈다.

이번 선천에 오게 하신 사명이 어디 있나이까 . 굳고 교만한 곳 . 이름 높아 자랑이 가득한 곳에 특별한 은혜를 내리소서 . 조규찬 장로와 같이 양전백 목사님을 왕방 ( 往訪 ) 하니 38 년간 민족을 위하여 , 주님을 위하여 수고하신 남아의 병드신 몸 , 빈궁한 살림 , 가련하나 이는 주의 영광이요 , 또 빛이시로다 . 지금으로부터 38 년 전 조 ( 趙 ) 선달이 배위량 ( 裵偉良• William Baird) 목사와 마포삼열 ( 馬布三悅• Samuel Moffet) 목사 등 4 인이 선천의 한 객주집 에 든 것을 보았다 . 본즉 부친님의 말씀과 같이 “ 면우목 ( 面牛目 ) 하고 ” 의 생각이 나서 저들이 아마 서양 사람으로 천도 ( 天道 ) 를 전하는 자들인가 하여 구경을 갔으나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도 못하였다고.

 

내 몸에 땀띠가 돋아본 때가 없었더니 , 이번에 크신 은혜를 입어 내 몸에 덮인 땀띠 . 아 , 이를 보는 나의 기쁨 . 주의 은혜 지극하오이다 . 이는 나에 게 있어 특별한 은사로소이다 (8 월 23 일 아침 ).

 

 

 

8 월 26 일 ( 수 )

 

오전 10 시 50 분 선천역 출발

 

 

 

8 월 27 일 ( 목 )

 

오후 2 시 30 분 평양역 출발

 

 

 

8 월 28 일 ( 금 )

 

10 시 50 분 경성 출발 , 삼방 도착

 

 

 

9 월 1 일 ( 화 )

 

양옥이 대판 ( 大阪 ) 가는 것 보려고 상경

 

 

 

9 월 5 일 ( 토 )

 

다시 삼방행 , 9 월 15 일 상경

 

저희가 굶주림은 빵이 없어서가 아니라 의 ( 義 ) 가 없음으로써 이외다 . 주여 , 빵 없는 저를 들으사 의를 가르치는 막대기를 삼으시고 빵 없는 저를 들으사 사랑으로 가르치는 막대기를 삼으소서 . 나는 빵도 없고 돈도 없고 아무 것도 없나이다 . 막대기로소이다 . 당신의 의와 사랑을 가르치는 막대기를 삼으소서.

 

영과 육 - 사람의 뜻 (마 16:23)

사탄은 사람의 뜻만 생각하는 자임. 

그리하여 영의 사람을 꺼꾸러지게 함.

 

육신 (마 16:17)

육신은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로 믿고 사랑치 못함.

 

육체 (고후 5:6)

육에 거할 때는 주의 집에 거하지 못함. 

“ 육신으로 난 것은 육신이요 ”( 요 3:6 )

 

혈육 (요 3:6)

혈육은 부득신국 ( 不得神國 ). 혈육은 썩을 것 . 신국 ( 神國 ) 은 썩지 않을 것 .

 

육신 (요 6:63; 롬 8:5~9)

생명을 주는 자는 신이요 , 육신의 무익함 .

육을 쫓는 자는 육신의 일을 생각하고 성신을 쫓는 자는 성신의 일을 생각하나니 육신의 생각은 죽는 것이요 , 성신의 생각은 삶과 평안함이니라 . 육신의 생각은 하나님과 원수가 됨 . 육신에 거하는 자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못함.

 

몸 (롬 8:10)

“ 그리스도가 너희 안에 계시면 몸은 죄로 인하여 죽고 신은 의로 인해 살리라”

 

 육체 (갈 6:8)

“ 육체에 심는 자는 육체로 말미암아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신에 심는 자는 성신으로 말미암아 영생을 거두리라”

 

육신 (롬 8:13)

“ 육신을 쫓아 살면 죽고 성신으로 몸의 행실을 죽이면 살리라 ”

 

옛사람 (골 3:9)

“ 석인과 그 행실을 버리고 신인을 옷 입듯 하라 ” 

구인 (舊人 , 엡 4:22)

“ 옛사람을 벗어 버리라 이는 꾀이는 욕심을 따라 부패하여 가는 자라 신인 ( 新人 ) 을 입으라 이는 하나님을 쫓아 의와 진리의 성결함으로써 지으심을 받은 자로다”

 

구체 ( 舊體 , 롬 6:6)

“ 우리의 구체가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혀 죄의 몸은 멸하매 이제부터는 우리가 죄의 종이 되지 아니함을 알지니라” 

세상 임금 ( 요 14:30 )

 

 

 

9 월 26 일 ( 토 )

 

천주교 조선선교 백주년 기념제일( 祭日 )

주님의 성적 ( 聖蹟 ) 을 따라 순례의 길을 떠난 지 해를 세어 거듭거듭 몇 해 였던고 . 세월은 가고 사람은 쇠하는데 돌아보니 걸어온 길 많지 않아라 . 앞으로 가고 가서 겟세마네로 골고다로 울고 엎드리고 서서 피 흘리신 곳 낱낱이 참배함이 있고자 하나 이 걸음 어이 이리 지지부진하는고 . 이러다가 서산에 해는 기울어지고 그나마 다리의 힘조차 말라버리면 어찌 할건고 . 그러나 걸음은 떠도 마음은 급합니다 . 내 걸음이 뜬 까닭은 안과 밖으로 거리끼는 막대기와 가로질린 돌이 수없이 많은 까닭이로소이다 . 나의 갈 길 다 가도록 주여 인도하소서 . 아멘 .

 

신학생 수가 적어요 . ( 여신학생 원산 최영희 )

다른 길과 달라서 올 때도 적은데 또 하다가 떨어지니깐 . 과연 어려운 길이다 . 가장 어려운 길이 가장 복된 길인 줄 세상이 알았다면 신학교 문이 미어졌을 것을 . 그러나 ‘ 신학교가 참된 생명을 주고 있느냐 ’ 도 또한 문제 .

 

 

 

9 월 28 일 ( 월 )   6)

 

오늘 새벽부터 아현성결교회 부흥회

 

6) 편주 : 밤 12 시 아현성결교회에서 부흥집회 인도하던 도중 그 교회 목사에게

             축출되어 산으로 들어감

 

 

 

10 월 2 일 ( 금 )

 

마음이 지성을 다한즉 하늘이 응답하지 않음이 없다.( 心爲至誠則 天無不應 ) - 동의보감 ( 東醫寶鑑 ) 오장고 ( 五臟考 ) 심장부 ( 心臟部 )

산소는 공기의 1/5 의 부분을 가지고 있어 비로서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절대 필요불가결 ( 必要不可缺 ) 의 것이나 필요하다고 해서 공기의 전부가 다 산소가 된다면 도리어 사람을 죽이는 것이 된다.

 

 



<4 부 : 1931 년 >

 

제 4 장

 

 

인간의 4 대 본능

① 자기 보존 본능 

② 종족 보존 본능 

③ 사회적 본능 

④ 발달 본능

 

 

 

10 월 6 일 ( 화 )

 

어제 경성서 떠나 마산 일박 후 이튿날 아침 11 시에 통영 도착

 

주여 , 당신만이 영광을 받으소서 . 당신의 영광을 위하여는 나를 무엇이라도 만드소서 . 이것은 더러운 것밖에 없는 미물이로소이다 . 그러나 이것을 제물로 받으시옵소서 . 그리하여 이것의 존재라고는 지극히 작은 부분의 하나라도 남기지 마시옵소서.

 

저녁 예배에는 요한복음 14 장을 읽고 기도 . 또 로마서 8 장에서 ‘ 주께 부름을 받은 자에게는 모든 것이 합동하여 유익함이 되느니라 ’ 를 읽고 신앙의 육 ( 肉 ) 이상 , 물 ( 物 ) 이상의 형편 즉 , 그 초연성을 말하고 기도하다 . 회중은 무엇이 있을까 하고 잘 돌아가지 않는다마는 후에 다 헤어지고 20 여 명쯤이 남아 기도하다 . 숙소에 오니 주인자매 “ 어떻게 하면 참 신앙을 얻을까 하고 애를 쓰던 중 거창 이상직 씨 부인 명신 씨의 변함을 보고 목사님 오시기를 기도하고 있었다 ” 고 한다 .

 

오 주여 , 긍휼을 베푸시옵소서 . 주께서 도우시지 않고는 할 수가 없나이다 . 주여 , 오시옵소서 .

 

 

 

10 월 12 일 ( 월 )

 

새벽기도회로서 통영 집회는 마치기로 된 것이나 기도 받기 원하는 이들을 위하여 10 시 반까지 예배당에서 기도하고 집에 돌아와 조반을 먹으니 다시 기도를 받으러 온 이를 위하여 기도하게 되매 떠나려던 12 시 차에는 떠나지 못하다 . 이순신 충렬사 ( 忠烈祠 ) 에 참배하고 병중의 임정숙 ( 林貞淑 ) 여사를 위문 기도한 후 3 시 차로 사천 방향으로 가다 . 5 시 반경 사천에 도착하다 . 사천 집회 시작.

 

이곳에서는 주님께서 어떻게 영광을 받으시려나이까 . 나는 나의 할 일을 알지 못하오니 이것이 아버지의 뜻에 합당하나이까 . 나의 할 일이었다면 이것이 도리어 아버지의 성의 ( 聖意 ) 를 막음이 될 때가 많겠나이다 . 아버지시여 , 시시각각으로 나를 감동시키시고 나를 부리사 아버지의 뜻을 나타내어 당신의 자녀들을 건지옵소서 . 이곳에서 나를 저들에게 내어주시겠나이까 . 성의 대로 하시옵소서.

 

밤에 내가 한 묵시를 얻으니 내가 어떤 집회를 인도하게 되어 강단에 섰는 지라 . 웃옷도 안 입고 저고리도 안 입고 수치스러운 줄 모르고 . 설교도 되 지 않고 기도도 되지 않으나 그러나 성신의 도우심이 언제든지 나타나리라는 신념을 가지고 지내더니 얼마 후에는 좀 힘이 생겨서 설교를 시작할 때 어떤 청년들이 ( 그들은 예전 서울 석교예배당에서 나에게 배우던 주일학교 생도들이었다 ) 나를 붙들어 포박 ( 捕縛 ) 하는 것이었다 . 내 팔은 뒤로 묶이고 윗몸에는 속 셔츠 아래 몸에는 해수욕복 같은 것을 입었을 뿐이라 . 채찍으로 머리와 등과 다리를 마구 때린다 . 그러나 머리칼 오라기로 때리는 것 같아 아픔을 느끼지 않게 됨이 이상하였다.

만인의 멸시 중에서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나가실 때의 형상을 느끼면서 무리들의 앞으로 나아갔다 . 큰 도시의 대로를 지나서 얼마쯤 가다가 넘어졌 는데 뒤에서 그 악당들이 마치 대포를 쏘는 것같이 무엇으로 쏘는데 그 속으로는 불이 나와서 나의 등에 펌프질을 하는지라 . 나는 길에 넙죽 엎드려 뱀같이 기어 달아나려 하였으나 잘 안되었다 . 그러나 어떻게 몸을 빼어 도 망칠새 이 골목 저 골목을 지나 어떤 작은 집의 문으로 들어가 부엌을 지나 뒷밭에 가 시체와 같이 엎드러져 있더니 옆에 길로 그 악당들이 따라와서 무한히 멸시하고 가버리는지라 . 거기서 나와 어느 산으로 뛰어 올라갔다 . 깨어보니 추야일몽 ( 秋夜一夢 ). 너무도 신기하여 “ 오 주여 , 나에게 십자가를 지워 주시겠나이까 . 그러나 나는 그처럼 도망가려는 자식이로소이다 ” 하고 탄식하다.

 

 

 

10 월 13 일 ( 화 )

 

새벽기도회 “ 예수께서 가라사대 이제는 너희가 나를 믿느냐 ”( 요 16:31) 신앙의 검토 . 유대교인들의 신앙의 착오 ( 錯誤 ), 오신 ( 誤信 )

예수에게서 이 질문을 받을 때 제자들은 천만 뜻밖에 놀랐으리라 . 왜 그런고 하니 , 저희들은 잘 믿고 있는 줄로 자처하고 있었으매 . 저희들은 대대로 하나님을 경배하는 족속의 자식들로서 유대교의 교리와 신조에 밝았고 그 복잡한 예배의식에 능통하였다 . 더욱이 많이 기도하는 자들이었으니 종교 생활이 저들의 생활의 전부이었다 . 길거리에서라도 길게 기도하는 그런 열신자들이었다 . 그 중에서도 택함을 받아 나온 사람이 이 제자들이었다 . 소유를 다 버리고 부모처자도 저버리고 주를 따라감이 저희의 구원의 길이라고 생각하여 3 년간 예수와 동행하며 동숙동식 ( 同宿同食 ) 배우며 같이 일하고 있었다 . 우리 생각에는 저희들은 진실로 독신 ( 篤信 ) 치 아니할 수 없었을 것이리라 . 그런데 어째서 예수께서는 “ 이제는 너희가 나를 믿느냐 ” 하여 저희들의 과거의 신앙을 불신임하였는가.

 

 

 

10 월 19 일 ( 월 )

 

사천발 , 경성착 

 

 

 

10 월 21 일 ( 수 )

 

진천 ( 鎭川 ) 착 , 진천 집회 시작

 

 

 

 

10 월 27 일 ( 화 ) 

 

상경

 

 

 

10 월 29 일 ( 목 ) 

 

삼청동교회 집회

은율교회에 살전 2:1, 3 장 , 4 장

 

포도 동산

저희의 마음 밭은 황폐한 토지 

가시덤불 , 엉겅퀴 , 돌무더기

갈려 해도 갈수 없고 씨도 뿌릴 수 없어 

오 , 한 푼 값도 없는 묵정이 황토 

그렇다고 그대로 버릴 수 없어 

파 일구어 본다고 손들고 나서니 

의기야 생각이야 좋았지만 

오 농부야 , 어이할 거나

 

팔 다리 걷고 나서 일신 바치니

돌에 채이고 가시에 찔려 성한 데 없네 

가시에 손발 찔려 피 흐르는데 

엉겅퀴에 머리까지 찢기도다

 

불을 다 놓았더니 찌르던 가시 

쥐어뜯던 엉겅퀴도 다 없어졌네 

보기에는 그럴듯한 땅이 됐지만 

속에 크고 잔돌이 또 문제로다

 

일일이 주워내니 연약한 농부 

손톱발톱 하나도 성한 것 없고 

허리는 쏘고 아파 일지 못하니 

오 , 묵정밭은 옥토 되고 

농부는 죽어질 듯 

그래도 기를 쓰고 심어 가꾸었으나 

크지도 자라지도 않는 듯하여

농부는 거름 주고 정성껏 김맸건만 

꽃 볼 날 열매 볼 날 아득할 뿐이어라

 

포도가 열린단다 포도가 열려 

10 년 공적 그 수고 헛되지 않아 

열매 익을 가을이라 . 포도를 보니 

오 , 그러나 무슨 포도 그 모양인지

 

참 포도 바랬더니 이 꼴 좀 봐요 

쥐 똥 같은 산 머루만 달려 있을 뿐 

불질러라 포도동산 태워버려라

오 , 농부의 진노는 당연한 것이어라

 

느낌이냐 , 계시냐 ? (11 월 5 일 )

느낌은 자신 속에서 생긴 것이요 , 계시는 위에서 내려온 것이다 .

 

나의 이름과 나

나는 목사가 아니요 , 부흥목사도 아니다 . 이는 다 이름 잘 짓는 너희 세상이 지어준 이름뿐이다 . 저희가 이름 지어놓고는 됐느니 안 됐느니 말썽이다마는 , 나는 실상 그 이름 속에 있는 내가 아니다 . 너희가 그 이름을 높이고 칭찬한다고 내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너희가 모욕하고 멸시한다고 내가 욕먹고 멸시당하는 것도 아니다.

너희는 다만 그 빈 이름만 붙들고 헛된 싸움만 하는 가련한 자들일 뿐이다. 왜 ? 나는 그 이름 속에 있지 아니하므로 그 이름과 나와는 별개의 물건인 줄 너희가 알지 못하였구나.

 

 

 

11 월 13 일 ( 금 )

 

낮에는 산에서 지내고 밤에는 묵은 편지를 보다.

아 , 저는 이제부터 세상의 모든 복잡에서 떠나 주의 진리에서만 살고자 결심하였나이다 . 그래서 이제는 눈 꼭 감고 돌진하려 하나이다 . 여기서 주님의 오묘를 발견하겠나이다 . 아 , 이제 나아가기를 시작하는 첫걸음을 떼어 놓았나이다 (1931 년 3 월 30 일 박창옥 상 ).

 

아 , 참 세상에 예수밖에 무엇을 믿을 것이 있겠습니까 . 성경을 안 보고 어떻게 살 수 있겠습니까 . 희망이 없는 자는 생명도 없지요 . 나는 희망이 있는 사람입니다 . 나는 후세의 희망을 찾았습니다 . 못 찾을 뻔 , 겨우 찾아놓 고 보니 기쁜지 어떤지 형용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 다만 하나님께 감사 드릴 뿐입니다 . (1931 년 5 월 7 일 재령읍 신정리 변석영 상 )

 

 

 

11 월 20 일 ( 금 )

 

어제 밤 피도수 ( 皮道秀 ) 집에 가서 나에 대한 세평 ( 世評 ) 과 피 군의 권고를 감청 ( 甘聽 ) 하였다 . 아 , 군 ( 君 ) 도 주님 앞에서 좀더 어리석어졌으면 하였다 . 세상은 자기의 지혜로 스스로 꺼꾸러지는 것이었구나 . 교계의 왕자들은 나를 가시같이 여기는구나.

집에 오니 모친님과 순례가 와서 계신다 . 순례의 사정 , 내 마음을 답답케 함 . 형언할 수 없다 . 마귀는 우리를 크게 시험하나 주 또한 우리를 크게 도우시리로다.

 

 

 

11 월 23 일 ( 월 )

 

서점에 가서 신앙에 관한 서적 10 권을 사왔다 . 나는 진리에 자라야 할 것이 다 . 이는 이 책들을 통하여 나타난 하나님의 진리를 배우려고 함이었다 . 오후 4 시 40 분 경성발 , 6 시 30 분 개성 도착 . 감독 부인과 영양을 만나 보다.

감독은 평양에서 7 시에 개성 도착이라고 한다 . 경성서 그를 만나보지 못한 것은 개성서 만나게 하시려고 하심이었는가 한다 . 저녁예배에 요한복음 16 장 , 14 장을 보고 특히 16:32, 14:15 의 말씀으로써 , 내가 여러 방면으로 외로웠을 때 주는 나를 버리시지 않고 구원의 줄을 내시어 구원하시었던 그 주님을 말씀하였다.

주는 나의 자본이요 , 나의 건강이요 , 나의 친구요 , 나의 힘이요 , 위로 , 소망 , 생명이요 , 구원이시었다 . 400 여 명 중에서 기도하자는 이는 10 여 명뿐 . 아 , 이 생명이 끊어진 영들 위에 주여 , 불을 내리소서 . 성의대로 나를 부리시사 당신의 영광을 삼으시옵소서.

 

 

 

11 월 24 일 ( 화 )

 

새벽 기도회는 어둠 속에서 그냥 기도만 드리다 . 성령이 나의 기도를 도우심에 감사하나이다 . 가난함은 진실로 인간을 가르치는 하나님의 위대하신 교훈임을 이제야 깨달았습니다 . 저녁 집회는 8 시경에 그리스도의 사랑의 운동 , 기도의 운동 , 피의 호소를 말하였다 . 후에 기도할 자를 찾으니 10 명 내외 . 마치고 숙소에 오니 우편 가슴이 결리고 호흡 곤란 .

 

오 주여 , 가슴이 아픔 . 이것이 복음 전하는 자로서 받을 바 상급이었나이까 . 주여 , 이 아픔까지라도 주께서 주신 것이라면 감사로 받겠나이다 . 나의 심장이 터지는 지경에 이른다 할지라도 주여 , 나로 하여금 이 복음을 전하게 하시겠나이까 . 뜻대로 하시옵소서 . 오 주여 , 나를 약하게 하시든지 , 강하게 하시든지 ,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할 수 있도록만 하시옵소서 .

 

아버지시여 , 나를 받아주시옵소서 . 아멘 .

 

 

 

12 월 3 일 ( 목 )

 

화천 ( 華川 ) 집회

 

 

 

12 월 5 일 ( 토 )

 

에디슨 옹이 죽기 15 년 전부터 영혼 문제에 관하여 연구하여 마침내 하나님이 계신 것과 영생함이 있는 것을 알아내었다 . 그의 친구 포드는 “ 지금까지 세계에 위대한 발명이 많은 중 에디슨이 하나님의 존재와 영의 영생에 대한 발명보다 더 큰 것이 없다 ” 고 하였다 . 에디슨이 임종 시에 얼마 동안 절명이 되었다가 깨어나 눈을 뜨더니 저편에 화려하고 좋은 곳이 있다고 말 한 후 다시 숨을 거두었다고 함은 임상했던 의사가 증명하는 바이다.

 

 

 

12 월 7 일 ( 월 )

 

어느 여름날 아침 ( 시 ) 

뜰 한 모퉁이에

고요히 핀 순백의 장미꽃 

그것은 귀엽고

또 신성한 것이었다

순수한 사랑의 상징이었다 

뜰 한 모퉁이에 피었다가 

또 그곳에 고요히 지는 꽃

 

누가 보기야 하든 말든

오직 혼자서 여기 피었다 여기서 지는 

귀여운 장미

 

주님의 형상이 되어 본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할 일이라고 해도 

그저 이 꽃과 같이

말없이 피었다가 말없이 질 수 있었으면…… 

화초상의 점두 ( 店頭 ) 에 가서

여기저기 팔리어 다니는 그런 꽃이 아니고 

뜰 안 한 모퉁이에 말없이 피었다가 

또한 그곳에서 고요히 지는 

작은 장미꽃과 같이

나도 고요히 그를 사랑하고

말없이 그를 위해 죽고 싶어라

예수를 유일 최대의 애인으로 삼고

언제든지 그만을 사랑하다가

그를 위해 이 생명을 바치고 싶어요

 

 

 

12 월 9 일 ( 수 ) 밤

 

진리를 알자 . 그리고 생명에 불타 살자 . 아는 것만은 신앙이 아니라 그 진리에 생명이 가하여져야 한다 . 진리를 알고 배우기 위하여 설교를 듣자 . 생명을 얻기 위하여 하나님께 기도 드리자 . 알기 위하여 진리를 배우라 . 그 앎을 생명화하기 위하여 예수를 신앙하라.

 

과학자는 연구실에서 모든 것을 연구하고 분석 종합하여 원리를 찾고 종교 가는 기도실에서 진리와 생명을 얻는다.

진리를 아는 것보다 더 상쾌한 정신적 쾌락은 없을 것이다 . 영적 생활의 진리는 여기 있는 것이다 . 아르키메데스는 목욕통 속에서 그의 숙고하던 비중 ( 比重 ) 의 진리를 발견하고 거리로 돌아다니면서 “ 유레카 , 유레카 ”( 나는 찾았다 . 나는 찾았다 ) 하고 외쳤다 . 과연 우주와 인생의 근본 진리를 찾는 데 인생의 최고미가 있는 것이요 , 생의 의미가 있다 . 대생 ( 大生 ) 의 정신은 진리 탐구에서 대성 ( 大成 ) 하는 것이다 .

진정한 정신 문명은 결국 소득 ( 所得 ) 의 문명이 아니라 소여 ( 所與 ) 의 문명이다 . 개인에 대하여 말하면 , 획득 ( 獲得 ) 의 생활은 정신 생활이 아니라 희생과 공헌의 생활이 정신적 생활이다 . 곧 정신적 생활이란 것은 받는 생활이 아닌 주는 생활이다. 

 

 

 

12 월 10 일 ( 목 )

 

오후 3 시 화천발 , 5 시 춘천착

 

 

 

12 월 11 일 ( 금 )

 

오전 11 시 춘천 출발 , 3 시 경성 도착 7)

 

7) 편주 : 이때에 이용도 목사는 집에서 몇 날 동안 지난 후 12 월 15 일에 경성발 , 평양에 도착하여 명촌교회에서 1 주간 부흥회를 인도하고 24 일부터 28 일까지 평양 산정현교회에서 부흥회를 인도하였는바 , 이 집회가 평양의 교 계를 뒤흔든 최대의 역사를 나타내었고 , 산정현교회의 신앙과 기도가 후일 순교성자 ( 殉敎聖者 ) 주기철 목사님을 내었던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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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부 : 1932 년 >

 

제 1 장

 

 

 

1 월 1 일 ( 금 )

 

편지 몇 장이 왔는데 그 중에 만우 ( 晩雨 ) 송창근 형님의 편지와 희서 자매의 글이 나를 크게 위로하여 준다.

 

   송창근 형의 편지

아우님네여 , 나는 수일 전에 일본까지 왔소 . 살아서 오는구려 . 살아 있기만 하면 세상에서 다시 보게 되거니와 죽은 것들은 어디 가서 만날까.

 

오 , 하나님 감사합니다 . 채 낫지도 않은 병폐 ( 病肺 ) 를 부둥켜 안고 미국으로 가서 고학을 해서 박사를 해가지고 7 년 만에 다시 살아옵니다그려 . 속으로 중얼대고 그 인자하고 또 신비에 움직이는 눈 . 굳세어 호락호락 하지 않은 속을 려 주는 듯한 그 코 . 도미의 길에 오를 때 양복 한 벌이 없어서 내가 입었던 양복을 뜯어 고쳐서 주던 그 비극의 한 장면 , 그리고 이것저것을 생각하였다 . “ 이곳에 2~3 일 있다가 대판 등지를 다녀 용구 처를 보고 곧 서울로 가리이다 . 서울 도착소식은 미리 알리지 않겠소 . 서울로 가는 대로 곧 찾아가리다 .” 어디 오고 가는데 사람들 죽 나와 북적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 내 성미와 같다 . 그러나 오는 날을 알리지 않으므로 차에서 내리는 그 얼굴 , 큰 일을 하고 돌아오는 그 장쾌한 첫 번 축하를 하지 못하 는 섭섭함이 나의 마음을 섭섭케 함을 느끼었다 . 내일부터는 정거장에 나가 살아야겠다 . 그러나 형을 우리가 첫 번 맞아 무슨 거리낌이 있어 그리하는가 . 왜 내게 많은 편지를 하지 않는가 하는 야속한 생각이 또 들어온다 . 아서라 그것은 그의 성미이었나니.

 

희서의 편지

사랑하는 목사님께,

조물주가 되신 하나님과 우리의 구주 되신 그리스도 예수 안에 감춰진 보배인 지혜 , 평강 , 은혜 , 이 모든 것을 우리 영을 통하여 얻게 됨은 주님의 사랑의 크신 능력이로소이다.

신년을 맞이하니 만치 , 영이 동함이 나날이 더하여 신 , 망 , 애의 풍성한 은혜로 하느님과 날마다 점점 가까이 사귐이 신자의 마땅히 할 본무 ( 本務 ) 입 니다 . 이를 인하여 기도하는 것이매 이를 얻으려고 힘쓰고 애쓰는 것이었습니다 . 예수님을 믿어 영생을 얻으며 예수님을 알아 풍성한 은혜가 사무치는 것이요 , 성령의 불을 받아 영의 만족을 취하는 것이로소이다 .

은혜라고 하는 것은 우리 육의 부 ( 富 ) 와 사람들이 귀하다고 하는 것이 아니요 , 도리어 육은 쇠하고 사람들 앞에 흉 거리가 되며 웃음거리가 되는 그것 입니다 . 이 은혜를 받은 자처럼 행복한 자가 없으며 이 은혜에서 떨어진 자처럼 불행한 자 없음을 저는 압니다 . 그럼 세상의 영화를 생각지 않고 이 세상이야 나를 어떻게 대하든지 그저 고귀한 은혜만 받아 족하다는 생각이 넘쳐 흐르나이다 . 그때에는 예수가 나의 소유자가 될 것이요 , 생수가 강같 이 솟을 것이로소이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시며 새로운 은혜가 더욱더욱 충만 하시기를 바라나이다.

기도로는 사무엘같이 , 용기로는 모세같이 ,

신앙으로는 아브라함같이 , 열심으로는 바울같이 , 

겸비로는 성전에서 기도하던 세리 ( 稅吏 ) 같이 ,

숨은 교인으로서는 예수께 오병이어 ( 五餠二魚 ) 를 바친 청지기 같이 ,

사랑으로는 사도 요한같이 되기를 축원하오며 저도 그리 되기를 바라고 있나이다.

주 앞에서 거룩함을 이루소서 . 아멘 . 

사리원 희서 상( 上 )

 

친구는 나에게 향해서 ‘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 를 알려준다 . 

원수는 나에게 향해서 ‘ 내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 ’ 를 가르쳐준다 .

 

하늘은 헤아려 측량하기 어려운 것 . 웅대하고 한이 없는 이 우주 . 오 , 그 큰 천체를 한 입에 삼키는 이 작은 마음이여.

 

일자 불기( 不記 )

1 월 4 일 귀성하였다가 6 일 상경 . 죄 많은 우리 집에 주의 은혜가 끊임 없음을 감사 . 8 시 40 분에 착경 ( 着京 ) 하니 집안 식구가 다 출영 .

 

만우 ( 晩雨 ) 형님이 어제 아침 착경하셨다고 . 급한 마음으로 현저동 집에 오니 7 년 이역에서 박사공부에 피를 다 짜내고 남은 , 희고 마른 얼굴이 기다리고 있다 . 살아 돌아왔을 뿐 아니라 귀하고 권위 있는 학위까지 얻어가지고 왔으니 그리고 신앙의 불이 더욱더 붙고 있으니 ‘ 천은이 지대함 ’ 오직 감읍 ( 感泣 ) 할 뿐이다 .

 

한 사람을 사랑치 못하고는 전세계를 참으로 사랑할 수 없다 . 사모하는 사람에게 내 생명을 바치지 못하는 자가 어찌 길가의 행인을 위하여 죽을 수 있을 것인가.

 

 

 

1 월 5 일 ( 화 )

 

자기애 ( 自己愛 ) 와 세속애 ( 世俗愛 ) 는 주님에 대한 사랑과 동포에 대한 사랑과는 상반되는 사랑이라 . 자기애와 세속애는 지옥에 속한 사랑이라 . 이 지옥에서 최대의 권위를 가지고 있는 자이니 실로 사람의 속에 지옥을 만드는 것은 이것이었느니라 . 그러나 주님에 대한 사랑과 동포에 대한 사랑은 천국에 속한 사랑이라 . 천국에서 역시 최대의 세력을 가지고 있는 자이니 실로 사람 가운데 천국을 이루는 것이 이 사랑이었느니라.

사랑은 사람의 생명이라 . 고로 사랑은 곧 사람 그것이었느니라 . 사람이 사람됨은 곧 그 사랑 즉 , 그 의지에 있는 것이요 , 그 지성 ( 智性 ) 에 있는 것이 아니었느니라 . 고로 그 지식이 얼마나 고상하다고 해도 사랑이 저열 ( 低劣 ) 하면 그는 비열 ( 卑劣 ) 한 인격이었느니라 .

 

 

 

1 월 23 일 ( 토 )

 

세상에 재리 ( 財利 ) 를 탐하는 자는 악령의 지배 아래 있는 자이다 . 돈이 사람의 심령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인격이 잘났다고 해서 영을 기쁘게 못하는 것이다 . 아 , 나는 성령의 지배하에서 영적 생활을 도모하기를 바라나 마귀는 나를 엿보며 들여다 보고 있다.

주여 , 나를 여기서 구원하사 당신의 것 되게 하시기를 바라나이다 .

 

속이 상하고 쓰림을 무릅쓰고 모든 근심 걱정을 주께 던져 버리고 성경을 보았다 . 과연 성경은 크고 큰 생명책이로소이다 .

“ 요한이 대답하여 가로되 만일 하늘에서 주지 않으시면 아무것도 받을 수 없느니라 ”( 요 3:27 )

 

보통 사람은 자기가 하는 일에 가치를 붙이려 하고 고상한 사람은 자기의 존재에 가치를 부여하려고 한다 . 많은 사람은 종족의 번영을 위하여 일한다 . 그러나 인간은 그 중 소수의 사람의 손에 의해서 심겨진다 .

봄에 많은 꽃이 피기는 하나 열매를 맺는 것은 그 중의 극소수의 것에 불과함 같이 , 그리고 그 중에서도 땅에 떨어져서는 대부분이 토화 ( 土化 ) 하고 겨우 약간만이 다시 지상에 움을 돋치고 영원히 활동하는 한 세계의 종자가 되는 것이다.

 

 

 

2 월 27 일 ( 토 )

 

25 일 경성서 떠나 금화까지 차로 와서 거기서 또 적근동 ( 赤根洞 ) 까지 와서 - 화천군 상서면 맛고개 넘어 - 1 박 . 도보로 40 리 . 26 일 50 리를 걸어 화천 도착 . 오후 3 시 자동차로 떠나 오후 5 시 반에 양구 도착 .

 

 

 

3 월 16 일 ( 수 )

 

22 일까지 연회 ( 年會 ), 경성지방 순회부흥사업으로 파송 받다 .

 

생명 있는 교훈은 나에게 생명을 주고 학설은 나의 얼을 뽑아버린다 . 그러나 창조의 생명은 나에게 곧 새 이성 ( 理性 ) 을 가져다 주리라 .

거기에 무엇이 있었는가 . 자연이 무엇을 만들었는가 . 분명하게 알았다고 해도 그것은 자신의 개축 ( 改築 ) 에 불과하리라 . 또 이성 ( 理性 ) 이 자신 이상의 것을 만들었다고 해도 그것은 공허 ( 空虛 ) 에 불과한 것이다 .

진리는 아무리 둔한 손끝으로라도 잘 표현할 수 있다 . 그러나 미 ( 美 ) 는 아름다운 손에 의해서만 그 모양이 정제 ( 整齊 ) 된다 .

 

 

 

3 월 24 일 ( 목 ) 맑음

 

송화 ( 松禾 ) 에서 기갈을 느끼는 영들이 매일 200~300 명씩 회당에 모여서 눈물을 흘리며 기도한다고 . 나를 보내달라고 . 만일 내가 가면 황해도 일대에서 다 모일 것이라고.

 

오 주여 , 나를 오라하오나 나는 갈 아무 힘도 가지지 못하였나이다 . 주여 , 나에게 새로운 은혜를 주시기 바랍니다마는 , 달라고 하기 황송하옵니다 . 일 평생에 한 번만이라도 이 죄의 몸에 주의 신이 임하셔서 영광을 나타내 주신 것만 해도 영원한 복이었나이다.

주님께서 일찍이 나에게 신으로 임재하셨던 일을 내가 잊을 수 없나이다. 한 번만도 나를 위해서는 족하였나이다 . “ 또 군림하옵소서 ” 못하는 것은 주님께서 오래 거처하시기에는 너무도 편협하고 또 고결하지 못한 곳인 까 닭이로소이다 . 어쩌다가 한번 오셨다가도 편치 못하여 주님은 곧 가실 수밖 에 없는 것이올시다 . 오 주여 , 크고 훌륭한 준마를 다 내어놓으시고 비리 먹고 연약한 이 나귀새끼를 어용 ( 御用 ) 키 위하여 불러 타주시었으니 왕을 태운 나귀새끼의 영광이 얼마나 하오리까 . 주님은 불편하시겠지만 그러나 주님은 당신의 편리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고 오직 무용한 이 나귀새끼에게 영광을 입히시기 위함이었던 것을 나는 알고 있나이다 . 내가 일찍이 만인의 환호 속에서 걸어갔었고 사랑의 깃발을 든 군중의 사이를 통과한 것은 주께서 나를 크게 긍휼히 여기심이었나이다.

나는 지금 생명 없고 빛 없는 캄캄한 외양간 한 구석에서 무용하게 세월을 보내고 있다 할지라도 나는 결단코 슬퍼하거나 괴로움으로 하늘이나 사람을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 물론 나의 신세를 자탄하지도 않겠습니다 . 다만 한 번이라도 어용에 끌리어 갔던 그 영광에만 만족할 것이었습니다 . 그것만이 영원히 가시지 않을 나의 영광인 까닭이올시다 . 그때의 그것만이 나에게 영원히 살아있을 바 생명인 까닭이올시다.

한 번 입혀주신 영광 , 이것이 곧 나를 영원케 하였습니다 . 한 번 사랑해주신 그것만으로 나는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게 된 것입니다 . 한때의 얻은 사 랑은 나의 중심을 영원히 비치는 광명한 빛이옵니다 . 한 번이라도 더 임하여 주셨으면 하는 소원이야 언제 없을 때가 있겠습니까마는 그래도 “ 와주시옵소서 ” 하고 용감스럽게 호소하지 못하는 것은 내 꼴이 너무 볼 상 없고 내 재능이 너무 졸한 까닭이올시다.

그러나 이 캄캄한 외양간에서 마른 풀을 먹으며 쓸쓸한 밤과 낮을 외롭게 보내며 서있는 것은 그래도 어느 때에 또 한 번 주님의 용자를 뵈올 수 있을까 하는 바람이 있는 까닭이랍니다 . 만일 이 소망이 없다면 나는 벌써 어디로 뛰쳐나가 달아났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왕을 기다립니다 . 저희를 위하여 한 번 행차 거동하여 주옵소서 . 이 작은 나귀는 그때를 기다리고 날과 날을 보내고 있는 것을 잊지 말아주세요 . 그래서 어느 날이나 오실 때에는 이 작은 나귀를 손짓해 불러주세요 .

 

“ 내가 간절히 기다리고 바라는 것은 만사에 부끄럽지 아니하고 오직 여전히 지금도 완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로 하여금 존귀케 하려 함이라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요 죽는 것도 유익함이 되느니라 ”( 빌 1:20~21)

 

 

 

3 월 25 일 ( 금 )

 

나의 주를 나의 주를 그 손의 못 자국으로 알겠네 

사랑의 표적 그 못 자국은 나를 사랑하신 표적 

내가 주를 알아보지 못 할 때 ( 사랑하지 못할 때 ) 

주는 그 손을 들어 나에게 보이며 

보라 보라 이 못 자국을

 

오 , 그러나 그러나 나는 주를 사랑하는 아무 표적도 없다 . 내 손을 보아도 사랑의 표적은 있지 않고 발을 보아도 거기에도 있지 않구나 . 나의 얼굴을 보아도 주를 사랑하는 표적이 없구나.

오 주여 , 나는 주를 사랑합니다 . 그러나 주가 사랑의 표적을 보이라면 그것 은 아직 갖지를 못하였습니다 . 표적은 없으나 내가 주를 잊을 수는 없습니다 . 아무 표적 없이 주를 사랑하오니 아 , 나에게는 표적이 없는 사랑뿐 .

 



<5 부 : 1932 년 >

 

제 2 장

 

 

 

4 월 8 일 ( 금 ) 맑음 

 

인천 제 1 일 밤

하나님을 찾으라 ( 행 17:22).

세상은 나무나 돌의 우상을 지어놓고 섬기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예전같이 우상숭배에 정신이 팔려있다 . 돈 , 명예 , 주 ( 酒 ), 초 ( 草 ), 부귀 , 지식 등이 저희의 우상이라.

하나님을 찾으라 . 아무래도 무엇에든지 미쳐 살아야 할 바에는 하나님에게 미쳐 살라.

 

 

 

4 월 10 일 ( 일 )

 

나사로와 마리아 ( 요 11:11~)

 

예수는 죽은 것을 잔다고 말씀하셨다 . 오랫동안 깨어나지 못할 잠을 이름이다 . 병들고 깨어나지 못할 잠든 지 오래된 조선의 교회 . 마리아는 나갔다 . 유대인들은 무덤으로 울러 가는 줄 알았다 . 그러나 시체를 붙들고 울어야 쓸데 없고 웃어도 소용없다 . 통곡하되 저가 알지 못할 것이며 피리를 불어도 저가 춤추지 않을 것이다 . 마리아는 예수 앞에 나갔다 . 그 발 앞에 엎드려 “ 주께서 여기 계셨으면 내 형이 죽지 아니 하였겠습니다 ” 고 . 주께서 아니 계시어서 저는 죽었다 . “ 주만 계셨으면 그 생명을 보전할 수 있었겠다 ” 하는 것이다 . “ 주여 , 와 보시옵소서 .” 주를 모시고 무덤에 갔다 . 주 의 형상이 무덤에 나타났다 . 주의 음성이 무덤 속에 들어갔다 . 시체는 살아 나왔다.

아 , 우리는 지금이라도 , 주께서 이미 잠든 교회를 깨우치며 죽은 교회를 살릴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주의 앞에 가서 엎드리자 . 오늘 교회에 설교는 있었다만 주님은 안 계시었고 노랫소리는 요란하였다만 주의 음성만은 씻은 듯이 고요하였구나 . 청년회 운동자도 출입하고 주일학교 선생도 내왕하고 농촌사업자도 있었다마는 신앙이 없는 이상 , 예수가 있지 않는 이상 , 어찌 생명이 있을까 보냐.

먼저 그 의와 그 나라를 구할 것이다 . 그 후에 이 모든 것으로 가미할 것이다 . 먼저 예수를 소유하라 . 그 생명에 접하여 영이 살고 보라 . 신비는 모든 사람의 앞에 있는 것이다 . 그러나 누구든지 보지 못하는 그것이 신비다 .

 

 

 

4 월 18 일 ( 월 )

 

신설리 집회 시작하는 밤

나는 한 가련한 아이를 보았습니다 . 그 아이는 왼손에 좋은 장난감을 가졌습니다 . 그리고 바른손에는 커다란 떡 덩어리를 가졌습니다 . 그는 떡을 입에 넣었습니다 . 그러나 눈에서는 눈물이 더벅더벅 떨어지고 입에서는 울음 소리가 나옵니다 . 나는 이상함을 금치 못하여 머리를 기울이고 그 아이의 정지를 살피기 시작하였습니다 . 본즉 왼손에는 그를 위로함직한 장난감이 있고 오른손에는 그의 배를 불려 줄 떡덩이를 가졌는데 왜 우는고 . 왜 먹으면서도 울고 좋은 장난감을 가지고도 우는가.

나는 이유를 발견했습니다 . 아 , 그 아이는 어머니를 갖지 못한 비애와 고독에 눌려 있었습니다 . 어머니를 갖지 못한 그 비애와 고독은 왼손에 든 장난 감이 위로하지 못합니다 . 입에 떡을 넣어도 그 심정을 위로하지는 못하나니 떡은 배를 불릴 수 있지만 마음을 흡족케는 못하는 까닭이었습니다.

얼마 후에 그 어머니가 먼 데로부터 돌아옴을 나는 보았습니다 . 그 아이는 미친 듯이 달려들었습니다 . 어머니 역시 뜨거운 눈물로 저를 부둥켜 안았습니다 . 아이는 어머니 가슴에 안기었습니다 . 그러자 그 아이는 왼손에 장난감도 내던지고 바른손에 떡덩이도 내어 던졌습니다 . 그리고 어머니의 젖통을 잡았습니다 . 어머니는 두 손에 들었던 그 모든 것 이상이었습니다 . 장난 감과 떡덩이는 어머니를 갖지 못한 그 아이의 비애와 고독을 위로하기 위함이었으나 그러나 그것이 어찌 그 고독을 위로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인생이다 . 저들은 하나님을 떠나서 그 고독과 비애를 위로하기 위하여 장난감을 손에 드는 것입니다 . 지위 , 명예 , 지식 등 여러 가지 오락물 , 유희품 , 남자에게는 여자 , 여자에게는 남자 .

그리고 또 저들은 빵을 찾는도다 . 입이 미어지도록 식물을 몰아넣건만 그러면서도 그 눈에는 눈물이요 , 입에서는 울음이다 . 인생아 , 너는 왜 많은 것을 가지고도 눈물이냐 . 왜 금의옥식 ( 錦衣玉食 ) 에 묻혀서도 울음이냐 . 너는 그 까닭을 모르느냐 . 오 , 그 까닭을 몰라 ! 들어라 . 와서 들어라 .

그는 네 영이 아버지 하나님을 갖지 못한 탓이니라 . 너를 찾으시려 주님은 산을 넘고 들을 건너오시지 않았느냐 . 그래도 너는 그를 싫어 버리고 그냥 울고만 있구나 . 그의 품에 안기라 . 그리고 세상을 다 버리라 . 주님의 사랑의 유방을 잡으라.

무릎 위를 가리울 수 있는 작은 옷 한 벌 , 목을 축일 수 있는 물 몇 방울 , 그리고 지팡이 하나 , 이것만을 땅 위에서 전 재산으로 소유한 자 . 그리고 하나님 품에 안기어 다른 아무 것도 더 필요치 않은 자 . 저는 복 많은 자요 , 또 그가 곧 주의 은총을 받은 자니라 .

 

마음을 정복하는 것은 위대한 일이다 . 그 마음으로써 승리를 얻는 것은 참으로 존경할 만한 일이다.

 

생활 가운데서 진리를 찾는 자 , 마음속에서 진리를 찾는 자 , 눈을 가진 자가 외계에서 창조자를 만나고 참된 마음 가진 자에게만 내심 ( 內心 ) 에 세계의 제상 ( 諸相 ) 이 반영된다 .

 

김인서 ( 金麟瑞 ) 씨에게서 온 편지

주님의 진리와 은혜 중에 평안하시옵소서.

형님 , 우리는 수난 중에 있습니다 . 그리고 나는 실수도 하였습니다 . 평양노회는 기도를 제한하는 악법을 통과하였고 저는 거기 대하여 애 ( 愛 ) 를 전 ( 全 ) 치 못한 일이 있습니다 . 형제들도 한때는 격분하였으나 지금은 차차 안정되어집니다 . 원하옵기는 , 형님이 쉬이 한번 오시어서 형제들과 저를 위로하여 주시기 바라나이다. 평양노회에서 통과된 악법

1. 타교파 강사 제한 ( 형님을 상대 ) 

2. 조용히 기도하고 떠들지 말 것

3. 무인가 단체 해산 ( 우리들 기도의 동지 모임 상대 ) 이것은 채필근 학사 , 남궁혁 ( 南宮爀 ) 박사의 안 ( 案 ) 입니다 .

형님 , 교회가 이렇게 몹시 망할 줄은 몰랐습니다 . 형님 평양에 속히 한번 오시옵소서.

1932 년 4 월 17 일 김인서

 

 

 

4 월 19 일 ( 화 )

 

아 , 이 얻어먹고 망할 백성들아 , 병 고침을 받고도 다시 죽을 무리들아 , 연설을 듣고 망하고 기도하며 망하고 찬송을 부르면서도 망할 현대 신자들아! 너희가 어느 때에 진리 속에 들어갈 것인가 . 진리를 앎이 곧 영생임을 알지 못하였구나 . 사랑과 진리의 본체이신 예수를 앎이 곧 영생이라 하심을 너희는 그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하였구나.

 

 

 

4 월 20 일 ( 수 )

 

오 친애하는 형제들이여,

 

너희가 모든 시험을 만나거든 그 가운데서 인내와 소망을 배워 비로소 신앙의 완성을 볼 줄 알고 온전히 기쁘게 여길지니라.

인내는 곧 신앙의 한 면 ( 面 ) 이니 인내가 없는 신앙은 곧 북데기 ( 검불 ) 불과 같아서 한동안은 붙으나 곧 꺼지고 마느니라 . 인내를 완전히 이루므로 그 신앙은 비로소 승리적 신앙이 될지니라 . 소망 , 이도 또한 신앙의 일면이니 소망 ( 기대 , 바람 ) 없이 신앙은 설 수 없느니라 . 소망이 있어 그 신앙은 빛 을 발하게 되며 전진 향상할 용기를 얻게 되는 것이니라.

우리의 신앙은 소망이 확립되고 인내가 완성될 때 비로소 생명 신앙이 되어 우리를 움직이느니라 . 그런고로 생명 신앙은 환난과 시험 중에서 연단을 받아 소망의 확립을 보며 인내의 완성을 보게 되는 것이니라 . 따라서 부족이 없는 완전한 신앙이 되는 것이다 . 너희가 생명신앙을 원하느냐 ? 그러면 시험이 올 때 온전히 이를 기뻐하라 . 왜 ? 소망과 인내를 그 중에서야 완성할 수 있음으로.

오 형제들아 , 너희에게 신앙이 있느냐 . 그러면 끝까지 참으라 . 끝까지 바라고 또 끝까지 기다리라 . 예수를 향하여 소망하고 예수를 인하여 인내하라 . 네 소망과 인내가 다 예수를 중심으로 하고 움직이라 . 만일 1 초라도 예수에 게서 떠나면 이는 어디인지 방향 없이 나가떨어지고 말 신앙이니 곧 아무 소망도 , 아무 인내도 있을 수 없는 형체 ( 形體 ) 만의 신앙일지니라 . 이로써 어찌 우리의 영혼이 구원 얻기를 바랄 수 있으랴.

 

 

 

5 월 27 일 ( 금 )

 

새벽 2 시반 예배당에 가서 6 시까지 기도 . 새벽 집회는 기도만으로 마쳤다 . 내가 주를 사랑한다고 해도 그 실은 주를 사랑치 못하고 나와 세상을 위한 것뿐 . 인하여 주의 사랑이 나의 안에 있지 않는 것을 통감하여 참회의 열도 ( 熱禱 ) 를 올리다 .

 

집으로 넘어오는 산길에서 주님의 사랑과 또 내가 어떻게 주를 사랑할 것을 배우기 위하여 어떤 성경의 가르침을 받기 원하였다 . 그러나 어느 성경을 보아야 할지 알 수 없어 애를 쓰던 중 문득 , 사랑의 사도 요한의 가르침을 받고 싶어졌다 . 위하여 요한 서신 중에 눈이 머무르니요 1, 2 장 .

이는 과연 주께서 친히 나를 가르치심이라 . “ 주를 아느냐 . 저는 마땅히 그의 계명을 지키는 자이리라 . 그리하면 진리가 그의 마음속에 있으리라 .”

 

1. 知主 守其誡命 眞理 在其心

2. 守其誡命 神愛 在其心 在主內 完成 

3. 在主內 行其行

 

다시 말하면,

知主 守誡命 ( 神愛在心 , 眞理在心 ) 在主內 ( 行其行 , 完成 )

주 ( 主 ) 는 진리와 사랑이시니 , 즉 神 = 眞理 + 愛 . 知主 + 神在我心 + 我在 主內 + 行其行 = 完成 . 주를 알았느냐 . 그때에야 비로소 하나님이 내 마음에 들어오시리라 . 신 ( 神 ) 이 내 마음에 계신 후에야 내가 주 안에 있는 것이 가능 . 신이 내 안에 있고 내가 주 안에 있게 된 후에야 나는 주가 행한 것을 행할 수 있나이다 . 주의 행함과 나의 행함이 일치된 후에야 비로소 신앙의 완성을 볼 수 있으며 신앙의 완성이 온 후에야 비로소 인격이 완성되는 것이다.

知主 + 眞理 , 神愛 在心 + 我主 在心 + 行其行 = 完成 

知 + 心 + 行 = 完成 

知 + 情 + 意 = 完成

 

나의 앎에 주를 두고 나의 정 , 곧 나의 사랑에 주를 두고 나의 행함에 주를 두어 그때에야 완성이다.

10 절에 와서 또한 공식이 있으니 , 愛兄弟 - 在光中 - 心無碍 주는 곧 빛이라 . 빛 중에 있는 자는 주 안에 있는 것이다 .

 

 

 

6 월 1 일 ( 수 )

 

오늘 저녁까지 체부동 ( 體府洞 ) 집회 마침 . 

2 일 2 시까지 병자들 위하여 기도

 

 

 

6 월 2 일 ( 목 )

 

3 시 반에 일어나 신성 기도회 

낮에는 심방

 

 

 

6 월 5 일 ( 일 )

 

체부동교회 설교 . 성결교회에서 설교를 해 달라기에 갔더니 연락도 없이 김 ○○ 목사님을 올려 앉히고 있어 나는 아래서 듣다 . 예배 마친 후 김 목사님의 권고 및 세인 ( 世人 ) 의 나에게 대한 평을 듣다 . 밤에는 광희문 . 밤부터 오른쪽 가슴이 결리고 호흡곤란.

 

 

 

6 월 6 일 ( 월 )

 

종일 와병 ( 臥病 ), 종일 흉통 ( 胸痛 )

 

 

 

6 월 7 일 ( 화 )

 

아침부터 외마디 기침이 자꾸 난다.

 

 

 

6 월 8 일 ( 수 )

 

기탄잘리 (R. Tagore 작 • 1861~1941)

 

1. 당신께서 나를 무한하게 하셨으니 이리하심이 당신의 기쁨이니이다 . 이 약한 그릇을 쏟고 다시 쏟으시고 항상 새로운 생명으로 채워주시나이다. 이 조그마한 갈대피리를 당신께서 산을 넘고 들을 건너 가져오셔서 그것으 로 영원히 새로운 곡조를 불러주십니다.

거룩하신 당신의 손이 나를 만지시오매 나의 조그마한 가슴은 기쁨에 도 ( 度 ) 를 잃어 이루 형용할 수 없는 소리를 발하옵니다 .

당신의 무궁하신 은총은 오직 나의 이 조그마한 손을 통하여서만 내리어 주십니다 . 세월이 지날수록 끊임없이 부어 주시오나 그래도 여전히 채울 자리가 있습니다.

 

2. 당신께서 날더러 노래하기를 명하실 때에 나의 가슴은 자랑으로 터지려 합니다 . 그리고 당신의 얼굴을 뵈오니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

나의 생명 속에 있는 모든 난잡한 소리가 한층 융화하여 아름다운 해음(諧 音 ) 이 되옵니다 . 그리고 나의 애모가 바다를 건너 날아가려는 기쁜 새 모양으로 활짝 날개를 폅니다.

나는 당신께서 내 노래를 즐거워하시는 줄 압니다 . 나는 오직 노래 부르는 자로서만 당신 앞에 나아갈 줄 아옵니다.

나는 나의 노래의 벌린 날개 끝으로 영영 가까이 갈 생각도 못 낼 당신의 발을 만집니다 . 노래 부르는 기쁨에 취하여 나를 잊고 나의 주님 되시는 당신을 벗이라고 부릅니다.

 

3. 나의 주여 , 나는 당신께서는 어떻게 노래하시는지 모릅니다 . 나는 잠자코 듣고 멍하니 놀랄 뿐입니다.

당신의 음악의 빛이 이 세계를 밝게 하옵고 당신의 음악에서 나오는 생명의 입김이 하늘에서 하늘로 달려가오며 당신의 음악의 거룩한 물결이 바위같이 굳은 모든 장애물을 뚫고 기운차게 흘러 갑니다.

나의 마음은 당신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싶은 생각 간절하건만 아무리 애를 써도 소리가 나오지를 아니합니다 . 내가 말을 하려 하오나 말이 ( 노래 ) 곡조 를 이루지 못하오매 , 나는 어쩔 줄을 몰라 소리쳐 울뿐입니다 . 오 주여 , 당신이 나의 말을 당신의 음악의 끝 모르는 그 물속에 잡아 넣으셨습니다.

 

4. 나의 생명의 생명이시여 , 나는 영원히 나의 몸을 깨끗이 하기를 힘쓰오리다 . 당신의 손이 나의 온 몸을 만지실 것을 아오매 .

나는 나의 생각에서 영영 모든 거짓이 나오지 못하게 하도록 하기를 힘쓰오리다 . 나의 마음에 이성 ( 理性 ) 의 불을 켜준 그 진리가 당신이신 줄 아오매 . 나는 영원히 나의 마음에서 모든 악한 것을 내어쫓고 나의 사랑의 꽃이 항상 피어있도록 하기를 힘쓰겠나이다 . 당신께서 나의 마음의 속속 깊이 있는 성전에 좌정 ( 座定 ) 하실 것을 내가 아오매 .

 

5. 당신의 얼굴을 못 뵈오면 나의 마음은 화평도 모르고 안식도 모릅니다 . 그래서 나의 하는 일은 가이없는 노역 ( 勞役 ) 의 바다에 끝없는 노역이 되고 마나이다.

오늘 여름이 내 창 앞에 이르러 숨소리를 내어 소근거립니다 . 그리고 벌들은 뜰 앞 꽃핀 나무 숲 속에서 한창 그네의 노래를 부르고 다닙니다. 

지금은 당신과 마주 앉아서 고요하고 넘치는 한가 속에 생명을 바치는 노래를 부릅니다.

 

6. 이 작은 꽃을 따서 가지십시오 . 주저 마시고요 . 아니면 시들어서 흙 속에 묻히어 버릴까 봐서요 . 그것이 당신의 화관 ( 花冠 ) 을 썼는데 , 손수 만지시고 꺾어만 주시어도 영광이 되겠나이다 . 어느덧 날이 저물어 제물을 드릴 때가 지나가면 어찌합니까.

비록 그 빛이 진하지 못하고 그 향기가 시원치 않더라도 이 꽃을 버리지 마시사 늦기 전에 꺾어 주십시오.

 

7. 내 노래는 모든 복식 ( 服飾 ) 을 벗어 버렸습니다 . 그는 의복이나 패물로 자랑을 삼지 아니합니다 . 모든 노리개는 우리가 합하는데 방해가 됩니다 . 그 린 것들이 당신과 나와의 사이를 막을 것이요 , 그 쩔렁 거리는 소리에 당신의 소근거리는 소리가 안 들릴 것이외다.

나의 시인의 허식은 당신 눈앞에 나오면 부끄러워 죽습니다 . 오 , 주 되시는 시인이시여 , 나는 당신의 발아래 끓어 앉았사오니 오직 나의 생명을 순하고 곧게 하사 당신께 음악으로 채우실 갈대피리와 같이 되게 하소서.

 

8. 몸에 왕공 ( 王公 ) 의 옷을 두르고 목에 주옥으로 꾸민 사슬을 늘인 아이는 노닐 때에 모든 낙을 잃어 버립니다 . 걸으면서 그의 옷이 거치적거립니다 . 그 옷이 구겨질까봐 , 먼지가 묻을까봐 , 그는 세상에 나가지를 못하고 무서워서 몸을 움직이지 못합니다.

어머니 , 그것이 무슨 소용이에요 , 당신께서 해주시는 여러 가지 치레의 속박이 . 그것일래 보기 ( 補氣 ) 되는 토지의 흙과 접하지도 못하고 그것일래 대 동 ( 大同 ) 의 인생 생활의 큰 영 ( 令 = 市 ) 에 참여할 권리도 잃는다면 ?

 

9. 제 어깨에 저를 지고 가려는 바보야 , 제집 문전에 와서 비럭질하는 거지야 , 네 모든 것을 질 수 있는 이에게 맡겨라 . 그리고 결코 아깝다고 뒤를 돌아보지 말아라.

네 정욕은 입김을 불어 당장에 저 등잔의 불을 꺼버린다 . 그것이 거룩하지 못하니 무엇이나 정욕이 깨끗지 못한 손으로 모으는 선물을 받지 말고 오직 성결한 사랑이 보내는 것만 받아라.

 

10. 당신의 발등상이 여기올시다 . 그래서 당신은 가장 빈하고 가장 천하고 가장 의지 없는 자들이 사는 곳에 발을 놓으십니다.

내가 허리를 굽혀 당신께 절하려 하오나 당신의 발이 저 가장 빈하고 천하고 가장 의지 없는 자들 속에 놓였사오매 내 절이 그 밑에까지 미치지를 못하옵니다.

당신께서 가장 겸손한 자의 옷을 입으시고 저 가장 빈하고 천하고 가장 의지 없는 자의 속에 다니시니 교만이 어찌 그곳에 가기나 하오리까.

당신께서 항상 저 동무 없는 가장 빈하고 천하고 의지 없는 자의 동무가 되시오니 내 마음이 그곳에 갈 길을 찾을 길이 없습니다.

 

 

 

6 월 9 일 ( 목 ) 맑음

 

고양군 은평면 신영리 ( 新營里 ) 75 번지로 이사

 

 

 

6 월 10 일 ( 금 ) 비

 

아침 4 시 산상 기도

주님 계신 곳에 나도 있게 해주옵소서 . 지금은 주 계시던 곳과 내가있는 곳 이 천양 ( 天壤 ) 의 차로 벌어져 있어 내가 주를 견해 ( 見解 ) 할 수 없나이다 . 주는 가난한 가운데 계시었고 나는 부한 자들 가운데 있나이다 . 주는 병자들 가운데 , 죄인들 가운데 계셨고 나는 의인들 가운데 있나이다 . 지금도 당신의 마음과 당신의 영은 가련한 자들 중 계시지요.

주님을 찾아보기 위하여 , 주의 영을 찾아 만나기 위하여는 내가 마땅히 모든 병자 , 빈자 , 죄인들 중에 들어가야 될 줄을 알건만 그러면서도 왜 나는 그렇게 하지 못합니까.

이는 아직 내가 주를 만나려는 간절한 생각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닙니까. 그렇지 않으면 너무 안온한 생활에 심취하여 그런 것이 아니옵니까.

 

오 주여 , 당신께서 일찍 어디 계시었나이까 . 육신으로 세상에 계실 때 . 그리고 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디 있나이까 . 나를 도우사 주님의 자취를 찾아 서 따라가게 하옵소서 . 아멘 .

 

주일 저녁예배에 정곡신앙 ( 正穀信仰 ) 마 3:1~13

 

 

 

6 월 11 일 ( 토 ) 맑음 

 

2 시 입당 기도

피곤에 눌려 정신 희미

 

 

 

6 월 13 일 ( 월 ) 맑음 

 

등산 기도

지난 밤의 악몽에 대해서 참회 . 나는 아직도 불결한 자식 . 꿈속에라도 유혹에 들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 드리다.

 



<5 부 : 1932 년 >

 

제 3 장

 

 

 

7 월 12 일 ( 화 ) 

 

선 ( 善 ) 의 존경

어떤 사람에게 1 의 선과 99 의 악이 있느냐 . 그러면 나는 한 개의 선을 위하여 저를 사랑하고 존경하겠노라 . 세상에 한 사람의 선인과 99 명의 악인이 있느냐 . 그러면 나는 한 사람의 선인을 위하여 세상을 귀히 알고 중히 여길 지니라 . 나는 나의 모든 선한 것을 그를 위하여 제공하고 세상의 개선과 구제를 위하여 빌지라 . 나는 사람과 세상에 많은 악을 찾아 불평으로 삼지 않고 그 작은 선을 찾아 사랑과 존경으로 살려 하노라.

하나님은 사랑이시매 우리는 사랑함으로써 비로소 하나님을 알지니라 . 사랑하지 않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저를 신앙하 기 불가능하니라.

 

사랑으로 시작되지 않는 신앙은 허위의 신앙이니 이는 사람을 죽일 신앙이 니라 . 세상에 신앙에 사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쟁투가 많은 것은 사랑에 근 거를 두지 않은 신앙 , 곧 무애 ( 無愛 ) 신앙의 소유자가 많은 까닭이니라 . 사랑은 곧 생명이라 . 사랑없는 신앙은 생명 없는 신앙이니라 . 교리와 신조의 송독 ( 誦讀 ), 교회 출입의 형식 , 이런 신앙의 형식 ( 껍질 ) 으로 신앙의 전부를 삼아 스스로 속는 자 , 그 얼마나 많은 현대인고 !

네가 신앙의 소유자냐 . 그러면 너는 사랑의 소유자가 될지어다 . 사랑이 없는 신앙은 불 꺼진 등이요 , 맹인의 안경이니라 .

 

일자 미상( 未詳 )

있어도 없는 듯이 대해야 할 이는 여자 . 안보여도 내게 말씀을 들려 주시는 이는 하나님.

 

 

 

9 월 23 일 ( 금 )

 

주 인간을 크게 권고하시며 그 은총을 입는 자 날로 그 수가 더하도다 . 하늘에 속한 자 그 영을 기뻐하고 땅에 속한 자 제물을 좋아하는도다.

영의 사람은 내용에 살고 육의 사람은 외화 ( 外華 ) 에 사는구나 . 주님 같이하시사 만사 복 되시기를 …… .

 

 

<5 부 : 1932 년 >

 

제 4 장

 

 

12 월 초

 

의 ( 義 ) 사모하기를 주리고 목마름같이 하는 자는 필경 배부를 것입니다 . 의와 진리의 한 조각을 얻어 즐겨 하는 자 , 저는 영의 사람이요 , 물질과 명예 를 얻어 만족하는 자 , 저는 육의 사람이니라 . 의와 진리는 영원한 것으로 천국에 속한 것이요 , 물질과 명예는 땅 위에 속한 것으로 변하고 쇠하나니 . 의와 진리를 기뻐하는 자는 세상에서 벌써 영원한 생명을 가지고 천국을 경험하는 자요 , 물질을 탐하고 명예에 취한 자는 세상에서 벌써 지옥의 암흑 과 사망을 맛보는 자니라.

대개 영의 사람은 진리를 그 생명의 첫 조건으로 하고 움직이는 자이매 가난하나 부유하나 병약하거나 건강하거나 영광이 돌아오거나 치욕이 돌아오거나 그 중에서 하늘이 지시하시는 한 점의 진리를 찾아 저는 천국의 한 편 을 소유한 자 같이 즐겨 날뛴다.

육의 사람은 그 생명의 절대 조건을 물질만으로 삼아 움직이는 자이매 자기의 욕심만을 만족시킬 어떠한 물질이나 명망을 얻지 못하면 초조하여 금방 그 환경을 지옥화하여 놓고 스스로 그 불평과 짜증의 불에 타나니 이는 곧 영원한 지옥의 한 부분이니라.

인간은 물질로써만은 만족할 수 없는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물질을 풍부히 가지고 식 ( 食 ), 색 ( 色 ), 의 ( 衣 ) 의 전당 안에서 화려한 생활을 한다고 할지라도 번민과 고통 , 불안과 불평 , 근심과 걱정 , 이 모든 것이 불꽃과 같이 피어올라 , 그 심령을 태우고 있음을 경험할지니 , 그때에 저는 “ 아이고 속 탄다 ” “ 아 , 속 상한다 ” ” 화가 나서 죽겠다 ” 하는 비통한 소리로 세상과 자기의 생명을 저주하며 하늘을 원망하기에 이르는 것이니라.

무엇으로 그 불을 끌 수가 있는가 . 영의 화재 ( 火災 ) 는 진리의 단비로써만 이를 끄고 그 심령의 상처는 영적 사랑의 기름으로써만 소생케 할 수 있느니라 . 이는 모든 성도들이 경험하는 사실이니라 .

예수는 진리 ( 義 ) 와 사랑 ( 恩惠 ) 을 그 내용으로 하신 이시매 그 진리로 인간에게 역사하여 모든 죄악의 화염을 꺼버리고 그 사랑으로 역사하여 상한 심령을 신생케 하시었느니라.

 

진리는 강하여 초달 ( 楚撻 ) 같고 

사랑은 유 ( 柔 ) 하여 눈물 같으니라 . 

진리의 일은 쓴 약 같고

사랑의 일은 단 꿀 같으니라.

고로 진리의 사도는 세상을 책망하고 

사랑의 사도는 사람을 위로하느니라.

한 사도일지라도 진리의 신의 움직임을 받을 때 

저는 채찍같이 나타나고

사랑의 신의 움직임을 받을 때 

저는 눈물로서 나타나느니라.

 

하나님의 한 면 ( 面 ) 은 의 ( 眞理 ) 요 , 한 면은 사랑 ( 恩惠 ) 이시매 인간에게 나타나실 때 혹시 어떤 때는 의로 , 어떤 자에게는 사랑으로 나타내시어 완전히 인간을 구원하시려고 하셨느니라 . 그러면 어떤 시대 어떤 사람에게는 공의로 나타나시고 또 어떤 시대 어떤 사람에게는 인애 ( 仁愛 ) 로 나타나시는고?

곧 죄악이 관영한 시대와 교만해졌을 때에 하나님이 보내신 사도와 선지자들을 보라 . 히브리 종교시대 말년에 아모스 , 호세아 , 예레미아 , 이사야 등 을 보고 또 유대종교 말년에 세례 요한같이 엄격한 사도의 출현을 보라 . 저희들은 다 무서운 의의 사도요 , 진리의 사도였느니라 . 지금은 악한 시대요 , 교만한 인간이 전횡하는 시대이매 의의 사도 , 진리의 사도의 출현을 볼 때가 아닌가.

아 , 그러나 어찌하여 이 악한 세대를 책망하여 그 악을 알게 할 의의 사도가 나지 아니하며 교만한 인간을 초달 ( 楚撻 ) 하여 그 잘못을 회개케 할 진리의 사도가 나오지를 아니하는가.

이는 하나님의 현대 인간을 버리심인가 , 그렇지 않으면 인간들이 너무 교만하여 그의 권고를 저버림인가 . 채찍으로 임하사 죄를 책망하시고 그 죄악의 불을 꺼버리신 후에는 사랑과 눈물로 나타나시사 모든 잘못을 용서하시고 상한 심령을 위로하사 기쁨과 평안을 주실 것이다.

 주님이시여 , 의로 치시며 진리로 책망하시며 또 사랑으로 거두시고 눈물로 위로해 주셔야만 할 현대올시다 . 이 현대가 너무 악하오매 당신의 천둥 같은 진리의 부르짖음이 아니면 깨지 못하겠사옵고 이 인간이 너무 가련하오매 당신의 사랑과 자비가 아니면 위로와 기쁨을 얻을 곳이 없습니다. 오 주여 , 어서 어시옵소서 . 막대기로 오시고 또 눈물로 오시옵소서 .

오 주여 , 주의 사도를 보내어 주옵소서 . 구복 ( 口腹 ) 을 위하여 오는 자 말고 명예와 영광을 위하여 오는 자 말고 다만 의와 진리를 위하여 오는 자를 바라옵니다.

지금은 과연 먹을 것이 없어서 기근이 아니요 , 마실 것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 다만 진리가 없어서 기갈이로소이다 . 이 강산의 모든 영들은 충분히 말랐습니다 . 청산고골 ( 靑山枯骨 ) 과 같사옵니다 . 무엇으로써 이 마른 뼈 다귀들을 적실 수 있사오리까? 

아 , 진리의 갈증의 심함이여

진리의 칼을 든지 해를 세어 몇 년이옵나이까.

칠년대한 ( 七年大旱 ) 인가요 , 십년불우 ( 十年不雨 ) 인가요 .

아 , 이 조선 교회의 영들을 살펴주소서 . 머리 속에 교리와 신조만이 생명 없는 고목같이 앙상하게 뼈만 남았고 저희들의 심령은 생명을 잃어 화석이 되었으니 저의 교리가 어찌 저희를 구원하며 저희의 몸이 교회에 출입한들 그 영이 어찌 무슨 힘과 기쁨을 얻을 수 있사오리까?

교회 표면에 쳐 놓은 신성의 막 ( 幕 ), 평화의 포장을 걷어치우고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분쟁 , 시기 , 냉정 , 탐리의 마가 횡행하오니 그 속에서 어찌 천국을 찾아보며 또 신성 ( 神聖 ) 을 보겠나이까 . 어서 주의 신령한 손이 일하여 주시고 진리와 사랑의 성신이 충만하게 임하여 주옵소서 . 아멘 .

 

 

 

12 월 20 일 ( 화 )

 

지금 내 때가 가까웠으니 아버지께서 아들로 영광을 받으시기를 바라는 것이올시다 . 내 마음이 심히 민망하오니 무슨 말을 하리오 . 이제는 내가 말을 많이 하지 아니하리니 이미 받은 바 은혜를 터로 삼고 더욱더 새로운 은사를 기다리소서 . 나는 아버지 뜻대로 그 나라로 향하여 가려니와 …… . 

오 아버지여 , 영광을 받으시옵소서 . 나를 버리사 죽일 자와 같이 끌려감을 그냥 두시고 내가 버림을 당하고 죽임을 당하여 아버지께 영광이 되겠사옵거든 뜻대로 하옵소서 . 아멘 .

 

 

 

12 월 24 일 ( 토 )

 

진리와 의가 마른 시대 , 사랑이 식은 시대를 말세라 합니다 . 아 , 내 마음이 심히 민망하여 죽게 되었습니다 . 나의 가슴은 찢어지는 듯하옵니다 . 지금 주는 슬퍼하시고 민망해 하십니다 . 아 , 내 무슨 말을 하리오 .

어서 주님의 음성을 찾아 듣고 그의 뜻대로 행해야겠습니다 . 주님이 부르시는 소리 들으셨습니까 . 들으셨거든 오십시오 . 때는 가까워옵니다 . 어서 하늘의 길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오 주여 , 어서 오시옵소서 . 내 몸과 내 마음 심히 피곤하오니 주의 나라 높은 곳에 나를 데려 가소서 . 나를 데려 가소서 . 

12 월 말

이름 없이 지구의 한 귀퉁이를 밟고 가! 

샤론의 들꽃 같이 

피는 줄 지는 줄 세상이 다 모르되 

다만 하늘만이 빈들에 속삭이는 

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소문 없이 퍼지는 그 향기에 

하늘이 웃음 웃고 

자취 없이 눈감을 때 

적막한 밤 작은 별의 무리들이 조상 ( 弔喪 ) 을 해 ! 

이것이 값없는 야화 ( 野花 ) 의 무상 ( 無上 ) 의 영광이다 

평생 소원이었던 것이구려

아 , 그러나 저를 낸 조물주는

여기에 가공 ( 加工 ) 을 하여 옮겨놓으니 

아 , 요란한 대로변 가시밭에 

한 송이 백합화가 되었구려

고요히 이름 없이 지나갈 고독한 야화! 

이제는 소문 놓고 노방 ( 路傍 ) 에 찢길

이름 좋은 , 그러나 역시 고독한 백합화로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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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부 : 1933 년 >

 

제 1 장

 

 

 

나는 너희를 위하여 기도하기를 쉬는 죄를 여호와 앞에 결단코 범치 않고 선하고 의로운 도로 너희를 가르쳤느니라.

그는 하나님께 기도함으로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사 그로 자기의 얼굴을 즐거이 보게 하시느니라 . 주를 만날 기회를 타서 주께 기도하라 . 그리하면 홍수가 범람할지라도 저에게 미치지 못하리로다.

악한 길에서 떠나 스스로 겸비하고 기도하여 주의 얼굴을 구하면 주가 하늘에서 듣고 그 죄를 사하고 그 땅을 고치리라 . 마음의 교만은 멸망의 선봉이요 ,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니라 .

 

 

 

1 월 5 일 ( 목 ) 

 

영철아,

할아버지 위하여 기도 많이 하고 전도 많이 하고 오너라 . 공연히 의미 없이 날뛰며 놀다 오지 말고 주님의 도우심으로 은혜의 생활을 하다가 오기를 바란다.

나는 서울서 5 일간 경성지방 직원 사경회와 기도회를 인도하고 1 월 1 일 인천 와서 부흥회를 인도하는 중이다 . 8 일이나 9 일에는 상경하겠다 .

할 수 있는 대로 기도의 생활을 하고 오너라 . 죄 많은 집안에 주의 은혜 풍성하도록 주께 간구할 것이다.

 

 

 

2 월 3 일 ( 금 )

 

이날부터 평양에서 성회가 열리겠습니다 . 주 친히 깃발을 드시고 행군입성 ( 行軍入城 ) 하사 승리를 얻으소서 .

 

우리가 세상의 영을 받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 온 영을 받았으니 이는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은혜로 주신 것을 알게 하려 하심이라. 나와 같이 모든 일에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여 나의 유익을 구치 않고 많은 사람의 유익을 구하여 저희로 구원을 얻게 하라.

우리가 육체에 있어 행하나 육체대로 싸우지 아니하노니 우리의 싸우는 병기는 육체에 속한 것이 아니요 , 오직 하나님 앞에서 견고한 진을 격파하는 강한 힘이다 . 우리는 진리를 거슬려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오직 진리를 위할 뿐이로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 하나님에게 좋게 하랴 . 사람들에게 기쁨을 하랴 . 내가 지금까지 사람의 기쁨을 구하는 것이라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내가 간절히 기다리고 바라는 것은 만사에 부끄럽지 아니하고 오직 여전히 지금도 완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로 하여금 존귀케 하려 함이라 .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 되느니라 .

 

 

 

2 월 18 일 ( 토 )

 

평양과 안주 , 시변리를 돌아 귀경 ( 歸京 ). 곳곳에서 진리에 기갈이 들린 무리들이 아우성 . 어서 진리의 샘은 터져야겠고 사랑의 만나는 하늘로부터 눈 내리 듯 쏟아져야겠나이다.

 

 

 

2 월 20 일 ( 월 )

 

하나님의 진리의 심판을 모르는 자 있는가 . 그러면 저로 하여금 ‘ 시대나 알라 ’ 고 하여라 .

시대는 하나님 버금가는 재판관이니라 . 하나님도 모르고 때도 모르는 자이거든 1 년을 지내고 또 1 년을 지내 , 이렇게 10 년을 지내고 20 년을 지내 보아라 . 그러면 알 일이 있을 것이니 .

이 , 하나님도 모르고 때도 모르는 인간들아 , 너 왜 가벼이 입을 여느냐 . 하나님이 운전하시는 때는 가고 오나니 그 중에 모든 일이 다 그 순서대로 되 는 것이니라.

너희가 많이 뿌릴지라도 수확함이 적으며 먹을지라도 배부르지 못하며 마실지라도 흡족하지 못하며 입어도 따뜻하지 못하며 일꾼이 삯을 받아도 그것 을 구멍 뚫린 전대에 넣음이 되리라.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날는지 네가 알 수 없느니라 . 웃을 때에도 마음에 슬픔이 있고 즐거움 속에도 근심이 있느니라 . 미련한 자는 교만하여 입으로 매를 자청하고 지혜로운 자는 입술로 그 몸을 수비하느니라.

 

악인이 이기는 자랑도 잠깐이요 , 사곡한 자의 즐거움도 잠깐이니라 . 그 높기가 하늘에 닿고 그 머리가 구름에 미칠지라도 자기의 똥처럼 영원히 망할 것이라.

그들이 나의 것을 먹고서 배부르고 살찌면 나를 멸시하며 해하려 하리라.

 

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 같이 다니고 헛된 일에 분란 [ 紛擾 ] 하며 애써 재물을 쌓으나 , 누가 취할 지는 알지 못하리라 .

 

집이 가난하여도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 크게 부하고 번뇌하는 것보다 나으며 ,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찐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

 

허탄과 거짓말을 내게서 멀리 하옵시며 나로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부하게도 마옵시고 오직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소서 . 혹 내가 배불러서 하나님을 모른다 할까 겁나오며 가난하여 도적질하고 하나님을 욕되게 할까 두려워함 이니이다.

너희가 어찌하여 양식 아닌 것을 위하여 돈을 쓰며 배부르게 못할 것을 위하여 수고하느냐 . 나의 말을 들으라 . 그리하면 너희가 좋은 것을 먹고 마음이 항상 기쁘리라.

불의의 이익을 취하는 자에게 화 있을진저 , 담에서 돌이 부르짖고 집에서 들보가 응답하리라.

 

 

 

3 월 10 일 ( 금 )

 

때는 마지막을 재촉하는데 , 성도들아 , 왜 잠만 자는고 . 주께서 문전에 오셨는데 , 왜 일어나 영접하지 않는고 . 너희들의 그 지식으로 , 그 권세로 , 그 재물로 , 그 언변으로 , 그 사업으로 , 그 간판으로 구원을 얻을 줄 아느냐 . 그것들은 다 자취 없이 망할 것이다 . 그것들만 의지하다가 그것 망할 때 너희들도 망하겠구나 . 다만 주님을 붙들라 . 주밖에 우리를 구원하실 이 없으 니 주만 영접하라 . 영접할 준비가 되었느냐 , 그 은혜를 받았느냐 , 주님 영접할 준비로 성신을 영접하는 은혜를 그대가 받았느냐 . 그럴진대 죽어도 그 은혜를 놓치지 말라 . 잃어버리지 말라 . 욕을 먹어도 쫓겨나도 받은 은혜를 저버리지 말라 . 그것이 장차 주님을 모실 자가 예비적으로 받는 기름이니라 . 더욱더 열심으로 기도하라 . 간절히 기도하라 . 기도 안 하면 빼앗긴다 . 원수의 손에 녹는다 . 마지막 때가 가까울수록 모이기를 힘쓰라 . 모이기를 게을리 말라.

화를 면하려면 입에 자갈을 물리라 . 너희들은 원래 입이 가볍기 쉽고 또 오래 참지 못하느니라 . 성경은 요한복음을 많이 읽으라 . 이는 말세의 복음이니라.

지금부터 요한복음을 열심으로 읽으라 . 그리고 시편 , 이사야 , 아모스 , 예레미아 다 좋으니라 . 기회 있는 대로 시편과 이사야를 잘 읽으라 . 이는 말세 성도들에게 주님께서 권고하시는 말씀이니라.

 

그가 내게 이르시되 인자야 일어서라 . 내가 네게 말하리라 하시며 말씀하실 때에 그 신이 내게 임하사 나를 일으켜 세우시기로 그 말씀하시는 이의 소리를 들으니 , 인자야 , 네가 비록 가시와 엉겅퀴와 함께 처하며 독사 가운데 거할지라도 그들을 두려워 말고 그 말을 두려워 말며 그 얼굴을 무서워 말지어다.

 

주의 신이 내게 임하사 , 나를 일으켜 세우시고 내게 말씀하여 가라사대 내가 네 혀로 입천장에 붙게 하여 너로 벙어리 되어 그들의 책망자가 되지 못하게 하리니 그들은 패역한 족속임이니라 . 그러나 내가 너와 말할 때에는 네 입을 열리니 너는 그들에게 이르기를 주 여호와의 말씀이 이러하시다 하라 . 들을 자는 들을 것이요 , 듣기 싫은 자는 듣지 아니하리니 , 그들은 패역한 족속임이니라

 

그 후에 내가 내 신을 만민에게 부어주리니 너희 자녀들이 장래 일을 말할 것이며 늙은이는 꿈을 꾸고 젊은이는 이상을 보리라.

네게는 여호와의 신이 크게 임하리니 , 너도 그들과 함께 예언하고 변하여 새 사람이 되리라.

 

여호와의 신이 나를 통하여 말씀하심이여 , 그 말씀이 내 혀에 있도다 .

 

여호와께서 그 손을 내밀어 내 입에 대시며 내게 이르시되 보라 내가 내 말을 네 입에 두었노라.

 

그 이상 ( 異象 ) 은 내게 홀로 보였고 나와 함께한 사람들은 보지 못하였어도 , 그들이 크게 떨며 도망하여 숨었느니라 . 그러므로 나만 홀로 이 큰 이상을 볼 때에 내 몸에 힘이 빠지고 내 아름다운 빛이 변하였도다.

위에서부터 성신을 우리에게 부어주시리니 광야가 아름다운 밭이 되리라.

 

내가 목마른 자에게 물을 주며 마른 땅에 시내가 흐르게 하며 성신을 네 자손에게 주고 내복을 네 후손에게 내리리니 그들이 풀 가운데서 솟아나기를 시냇가의 버들같이 할 것이라.

 

성신이 항상 너희 중에 머물러 있나니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지어다.

 

만일 너의 속에 성령이 거하시면 너희가 육신에 있지 않고 영에 있나니 누구든지 성령에 살지 않는 자는 그리스도의 사람이 아니니라. 나는 물로 세례를 주거니와 그는 성신과 불로 세례를 주시리라.

 

 

 

3 월 19 일 ( 일 )

 

평생 불초하던 소자는 아버지 회갑생신에도 뵈옵지 못하게 되오니 죄송함을 비길 데 없나이다.

그러나 아버지 , 모든 시험과 환란 중에서라도 주님이 특별히 보호하시니 환란 중에서라도 감사할 일이올시다.

소자는 연회에 문제가 많아 목사직을 내놓게 되었으며 월급은 벌써 양력 2 월부터 끊어졌습니다 . 마귀는 저를 크게 시험하나 주님은 늘 넉넉한 은혜로 더욱더 보호하십니다 . 또 소자 근일은 몸이 매우 피곤한 중에 있어 사람들 은 걱정하오나 주 또한 지켜주시니 염려 말아야 하겠습니다.

늘 기도하고 늘 감사하고 오래 참으십시다 . 혹 다른 교역자나 교인을 만나면 사랑과 정성으로 대접할 것이고 할 수 있는 대로 도와줄 것이며 조금이라도 걱정이나 염려나 원망은 마시옵소서 . 인간으로서의 자랑을 하나님이 없게 하시고 겸손히 말없이 기도와 감사로 지낼 수 있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 감사합니다.

 

 

 

3 월 26 일 ( 일 )

 

수차 형님의 편지에 위로와 감사도 많았고 민망 비창한 때도 없지 않았습니 다 . 아우 그 동안 대명 ( 大命 ) 을 받아 평양 , 안주 , 해주 등지에 복음을 전하고 지금은 몸이 피곤하여 병석에 누워 정양중이올시다 . 그러나 큰 염려는 없고 다만 주 나를 고요히 두고 쉬라 하심이니 이 기회를 감사와 침묵으로 보낼 따름이올시다.

모든 경영은 다 실패로 돌아가고 주의 성도들은 발 붙일 곳도 없어지는 듯 하나 , 그러나 만세 결국은 승리외다 . 주 우리 편이시니깐 . 더욱더 용기를 냅시다 . 끝까지 돌진합시다 .

이 땅에 마귀 꽉 차서 성도를 삼키려 하나 

겁내지 말고 싸워라 진리가 이기리로다

명예와 지위와 생명과 재물을 마귀가 취한들 

상관이 무어냐 내 주께 있으리로다

그저 소곳하고 지시대로만 매진합시다.

 

내게 유익하던 것을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다 해로 여길 뿐더러 , 또 모든 것을 해로 여김은 내 주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이 더욱 아름다움을 인함이라.

내게는 오직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밖에 자랑할 것이 결단코 없도다.

너희는 성신을 쫓아 행하라 . 그리하면 육체의 욕심을 이루지 못하리라 . 대개 육체의 소욕은 성신을 거슬리고 성신의 소욕은 육체를 거슬리나니 이들이 서로 대적하여 너희의 원하는 것을 하지 못하게 하느니라.

내가 내 생명을 조금도 아끼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 베푸신 복음을 증거하고 자 하였노라 . 내가 너희 중에 왕래하며 하나님 나라의 도를 전하였으나 너희가 다시는 내 얼굴을 보지 못할 줄 알라.

 

※ 편주 : 1933 년은 이용도 목사 최후의 해인바 이때 벌써 그는 이세상 사람은 아니었던 듯 , 그저 기도에 미쳤고 혹시 성경을 읽는 것뿐이었으므로 일 기도 안 쓰는 편으로 , 생각나는 성구를 기입하거나 서신 관계의 글을 몇 자 씩 써넣는 정도이었고 그도 5 월 12 일로 끝내고 그 후는 아무것도 쓰지 않고 그저 명상과 기도에만 열중하다가 승천하였습니다.

 

 

<6 부 : 1933 년 >

 

제 2 장

 

 

 

4 월 4 일 ( 화 )

 

오 , 현대의 조선천지에 있어 주님의 역할을 할 자 그 누구인고 . 또 어디 있노 . 유다의 일을 하는 유다류 ( 流 ) 도 있고 베드로의 역 ( 役 ) 을 하는 자도 있 고 혹 막달라 마리아의 역을 할 자도 없지 않겠는데 , ‘ 주님 자신의 역을 할 자 누구인고 ?’ 함에 이르러서는 큰 소리로 “ 없구나 , 없구나 ” 하고 통곡이 나왔나이다.

‘ 주의 역 ’ 곧 ‘ 주가 당하신 일 ’, 누가 주의 일을 할 자이냐 ? 아 , 누구 이냐 ? 모두 ‘ 주의 일 ’, ‘ 주의 일 ’ 하여 다 ‘ 주의 일 ’ 을 한다는 자들이지만 , 그러나 정말 누가 주의 역을 맡을 자이냐 ?

아 , 우리는 벌써 베드로를 연상하고 야곱을 이해할 만한 베드로 역과 야곱 역을 하는 자를 본 것이 아니냐 . 대제사장과 바리새교인을 알 만큼 그들의 역을 연출할 명배우들을 볼 수 있지 않느냐 . 그리고 유다를 연상할 수 있도록 그 역을 담당하여 묘기를 연출함을 또 볼 수 있지 않느냐.

그러나 아이구 , 오주 ( 吾主 ) 를 알릴 수 있도록 , 이해시키도록 예수의 일을 맡아 하는 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구나 . 아 , 조선의 양들은 누구를 보고 주를 생각할 수 있나요 . 누구의 생활을 통하여 주를 이해하게 될 수 있을까요 ? 아 , 그 사람은 어디 있느냐 ? 주의 일을 할 자 어디 있느냐 ? 어서 나오라 . 어서 나오라 .

오 주여 , 나는 무슨 역을 할까요 ? 나는 나의 적임처를 압니다 . ‘ 해 저물 때에 많은 병자들이 몰려와 음식 잡수실 겨를도 없더니 ’ 하는 자막과 같이 뒤를 이어 나올 병자 중에 하나 , 그 중 가장 빼빼 마르고 백지장같이 하얀 얼굴에 올퉁한 눈을 그려가지고 주의 은총을 좀 입어 보겠다고 필사의 노력을 다하여 막 뚫고 들어가려는 그 병든 사람.

그렇지 않고 만일 나의 최고의 원이라 하여 용납하실 수 있다면 , 허리 꾸부러진 말라깽이 할아버지 . 밤낮 성전을 감돌며 메시아를 만날까 하여 들락날락 . 혹은 눈물 , 혹은 기도로 “ 오 주여 , 언제 오시려나이까 , 어서 오시옵소서 ” 하고 겉옷자락으로 더운 눈물의 뺨을 씻어 내리는 그 장면의 시무온의 짧은 역할을 혹 맡기시지 않으실지.

아 주여 , 당신의 영을 받아 당신의 일을 할 자가 생겨야 하겠나이다 .

 

자매여 나를 위하여 우는 자매여 

어서 그 눈물을 걷으려무나

그리고 너와 너의 동포를 위하여 

크게 울어라 통곡 하여라

 

오 , 나의 자매여 나의 사랑하는 자여 

나 위하여 울기를 그만 그치라

그리고 너희 성자와 성녀의 울음 모아 

울고 또 울고 울기 다하여

청산의 고골 ( 枯骨 ) 들을 적시어 보렴

 

울어라 성자 ( 聖子 ) 야 울어라 성녀 ( 聖女 ) 야 

겟세마네는 어디 있어 나의 피눈물을 기다리누

 

차고치고 침 뱉었던 가야바의 아문은 어디 있으며

가시관에 홍포 ( 紅布 ) 를 입히던 빌라도의 법정은 어디 있어 

나를 기다리는고

 

엎어지며 쓰러지며 십자가를 등에 지고 

멸시천대 비소 중에 우리 주님 걸어가던 

오 , 너 예루살렘의 거리야

너는 어디서 또 나를 기다리고 있느냐 

때가 되거든 외쳐 부르라 

그 길 밟을 내 여기 있으니

 

성자의 살을 찢고 뼈를 부수고

그의 선혈을 마시던 오 너 골고다여 

너는 어디서 또 나를 기다리느냐

 

수 많은 성자의 피를 마시고도 

아직도 네 배는 차지 않았는가

 

오 , 나를 위하여 홍포를 깁는 자여 어디 있는가 

가시관을 엮는 자여 어디 있는가 

지었거든 가져다 나를 입히라

우리 주님 입으셨던 그 홍포이니 

엮었거든 가져다 내게 씌우라 

우리 주님 쓰시던 그것이니

 

아 , 나의 골고다는 가까웠는데 그

래도 아직 보이지 않누나 

제사장의 무리여 나를 차거라

빌라도의 무리여 내게 채찍을 하여라 

그리하여 어서 속히 나로 하여금 

나의 완성을 선언케 하라

 

내 살과 내 피를 마신 후에야

내가 어디로부터 왔었는지 너희가 알리라 

나를 땅 위에 보내신 자는 

오직 내 아버지이시므로 

그때에야 너희가 알지니라

 

“ 오 , 나는 다 이루었다 ” 

어서 이날이 올지어다

이는 나의 피가 땅에 떨어지는 

그 거룩한 골고다의 날일지로다

주의 음성 들은 이 몸 지금 자기를 버리고 

십자가를 등에 지고 주의 뒤를 따라가누나

 

주가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는 나의 자취 

어느 지경까지라도 주의 뒤를 따라가누나

 

겟세마네 동산에서 너와 나의 죄 위하여 

피땀 흘려 비시던 주의 뒤를 따라가누나

 

밝은 해도 빛을 잃은 십자가의 중한 고초

견디시고 피를 흘린 주의 뒤를 따라가누나

 

저녁에는 울음 속에 잠들지라도 아침에는 기쁨으로 일어나리로다.

여호와께서 저를 보호하사 살게 하시리니 쇠약한 병상에서 붙드시고 병중에 그 자리를 고쳐 펴시리라.

주는 나의 소망이시요 , 그 말씀은 나의 곤란 중에 위로라 . 그 말씀이 나를 살리셨나이다.

주는 상한 마음을 고치시며 저의 상처를 싸매시는도다. 

너는 다시 울지 아니하리니 그가 네 부르짖음을 들으심이라.

두려워 말라 . 내가 너와 항상 함께 하리니 …… . 놀라지 말라 . 나는 네 하나님이니 …… . 내가 너를 굳세게 하고 참으로 너를 도와주리라 .

두려워 말라 . 네가 수치를 당치 않을 것이요 , 놀라지 말라 . 나는 네가 부끄 러움을 보지 아니하리니 …… .

이것을 너희에게 말함은 너희로 내 안에서 평안을 누리게 하려 함이라 . 너희가 세상에서 환난을 당하나 담대하라 내가 세상을 이기였노라.

 

강하고 담대하라

강하고 담대하라 . 강하되 교만하지 말고 겸비하되 비굴하지 말 것이니라 . 핍박을 당하되 기 ( 氣 ) 를 동 ( 動 ) 치 말고 , 암초 앞에서 마음을 동치 말 것이요 , 간고를 겪어도 믿음을 흔들지 말 것이니라 . 겸비하되 굳세고 용감하되 부드러울 것입니다.

 

열심으로 선을 행하면 누가 행하리오 . 그러나 의 ( 義 ) 를 위하여 고난을 받는 자는 복이 있나니 아무것도 두려워 말며 소동치 말고 너희의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예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선한 양심을 가지라 . 이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너희의 선행을 욕하는 자들로 그 비방하는 일에 부끄러움을 당하게 하려 함이라 . 선을 행함으로 고난 받는 것이 하나 님의 뜻일진대 악을 행하고 고난 받는 것보다 나으니라.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가 풀무에 연단 받는 것같이 시험을 당하는 것을 이상한 일 당함 같이 이상히 여기지 말고 오직 너희가 그리스도의 고난에 참여 하는 것으로 알아 즐거워하라 . 그리하면 그 영광을 나타내실 때에 즐거워하고 기뻐하리라 . 만일 너희가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욕을 받으면 복이 있음은 영광의 신 , 곧 하나님의 신이 너희 위에 계심이라 . 너희 중에 누구든지 악행이나 남의 일을 간섭하는 자로 고난을 받지 말려니와 만일 그리스도인으로 고난을 받은즉 부끄러워 말고 오직 그 이름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라.

 

내가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노라.

그때에 육체를 따라 난 자가 성신을 따라 난 자를 핍박한 것같이 지금도 또 한 그러하도다 . 하나님의 백성으로 더불어 고난을 당하는 것이 죄악의 낙을 누리는 것보다 나으니라.

 

주의 팔에 능력이 있사오며 주의 손은 강하고 주의 오른 손은 높으시니이다 . 공의가 주의 보좌의 기초라 . 인자와 진실이 주를 앞서 행하나이다 . 즐거운 소리를 아는 자는 유복한 자라 . 여호와여 저희가 주의 얼굴 빛에 다니며 종일 주의 이름으로 기뻐하며 주의 의로 인하여 높아지오니 주는 저의 힘의 영광이심이니이다.

무슨 말을 할까 미리 염려하지 말고 그때에 너희에게 주시는 대로 말하라. 대개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요 , 성신이시니라 .

하나님이 보내신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니 이는 하나님의 성신을 한량 없이 주심이니라.

 

내 언론과 내 전도함이 지혜의 고운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신의 역사와 하나님의 권능으로 하였나니 이는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권능에 있음을 알게 하려 함이라.

 

내가 생각컨대 하나님이 사도된 우리를 맨 아래 두시고 죽이기로 작정한 자 같이 하셨으매 우리는 세상 사람에게 구경거리가 되었노라 . 우리는 그리스도를 인하여 미련하되 너희는 그로 인하여 지혜롭고 우리는 약하되 너희는 강하고 너희는 존귀하되 우리는 미천하여 이때까지 우리가 주리고 목마르며 헐벗고 매맞으며 있을 곳도 없고 또 수고하여 친히 손으로 일하며 후욕을 당한즉 축수하고 , 핍박을 당한즉 참고 , 훼방을 당한즉 착함으로 권면하니 , 우리는 지금까지 세상의 더러운 것과 만물의 때 [ 垢 ] 같으니라 .

 

자기의 육체에 심는 자는 육체로 말미암아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신에 심는 자는 성신으로 말미암아 영생을 거두느니라.

저버리는 자는 사람을 저버림이 아니요 , 성신을 너에게 주신 하나님을 저버림이니라.

이 섬긴 바가 자기를 위한 것이 아니요 , 너희를 위한 것임이 묵시로 알게 되었으니 이것은 하늘로부터 보내신 성신을 힘입어 복음을 전하는 자들로 이제 너희에게 고한 것이요 , 천사들도 알기를 원하는 것이니라 .

사랑하는 자들아 , 너희는 너희의 지극히 거룩한 믿음 위에 자기를 건축하며 성령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사랑 안에서 자기를 지키며 영생에 이르도록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긍휼을 기다리라.

 

아버지 앞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노니 그 영광의 풍성함을 따라 그의 성령으로 말미암아 너희 속 사람을 능력으로 강건케 하옵시며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께서 너희 마음에 계시게 하옵시고 너희가 사랑 가운데서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지게 하옵소서.

 

네가 살이 찌고 부대하고 윤택하매 자기를 지으신 하나님을 버리며 자기를 구원하신 반석을 경홀히 여겼도다 .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그 행위를 옳게 하는 자에게 내가 하나님의 구원을 보이리라 . 보라 ,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 내가 의지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함께할 것이라 .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치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행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 못하리라.

내가 너를 학대하는 자로 제 고기를 먹게 하며 새 술에 취함 같이 제 피에 취하게 하리니 모든 육체가 나 여호와는 네 구원자요 , 네 구속자요 , 전능자인 줄을 알리라.

나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케 하며 네 뼈를 굳세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 같겠고 항상 흐르는 샘 같으리라. 지금 내 마음이 민망하오니 무슨 말을 하리요 . 아버지여 , 나를 구원하여 이 때를 면하게 하여 주옵소서 . 그러나 내가 이것을 위하여 이때에 왔나이다 .

 

내가 이끌려 낙원에 간 줄을 아나 몸 안에 있었는지 몸을 떠났는지 모르거니와 하나님은 아시도다 . 내가 말로 할 수 없는 말을 들었으니 사람이 가히 이르지 못할 말이로다 . 내가 묵시 받은 것이 심히 기이함으로 스스로 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살에 찌르는 가시 하나를 주셨으니 곧 사단의 사자요 , 나를 치는 자라 . 이는 나로 하여금 스스로 교만하지 않게 하심이니라 . 이것이 내게서 떠나기를 내가 세 번 간구하였더니 내게 이르시기를 “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니 대개 내 권능은 약한 데서 온전히 이루어진다 ” 하신지라 . 이런고로 오히려 기뻐서 나의 여러 가지 약한 것을 자랑하노니 이는 그 리스도의 권능이 내게 거하시게 하기 위함이다 . 그런고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여러 가지 약한 것과 능욕과 궁핍과 곤고 당함을 기뻐하노니 대개 내가 약할 때에 곧 강하니라.

형제들아 ,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내가 권한 복음이 사람의 뜻을 따라 된 것이 아니라 . 대개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이 아니요 , 누가 나를 가르 친 것도 아니요 ,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묵시로 말미암아 받은 것이라 . 너희도 들었거니와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은혜를 베푸사 내게 직분을 맡기시되 묵시로서 내게 오묘한 것을 알게 하신 것은 내가 이미 대강 기록한 대로 된 것이니 너희가 이것을 읽어 보면 내가 그리스도의 오묘한 것을 깨달은 줄 알리라.

모든 것을 아버지께서 내게 주셨으니 아버지 외에는 아들을 알 자가 없고 아들과 아들의 소원대로 지시한 바 외에는 아버지를 아는 자가 없느니라. 여호와께서 내게 도움이 되지 아니하셨다면 내 혼이 벌써 적막 중에 처하였으리로다 . 여호와여 나의 발이 미끄러진다 할 때에 주의 인자하심이 나를 붙드셨사오며 내 속에 생각이 많을 때에 주의 안위가 내 영혼을 즐겁게 하시나이다.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을 기억하소서 . 주께서 나로 소망이 있게 하셨나이다 . 이 말씀은 나의 곤란 중에 위로라 . 주의 말씀이 나를 살리셨나이다 . 교만한 자가 나를 심히 조롱하였어도 나는 주의 법을 떠나지 아니하였나이다. 구하옵나니 , 주의 종에게 하신 말씀대로 주의 인자하심이 나의 위안이 되게 하시며 주의 긍휼히 여기심이 내게 임하사 나로 살게 하소서 . 주의 법은 나의 즐거움이니이다.

 

그에게 노래하며 그를 찬양하며 그 모든 기사를 말할지어다 . 그 성호를 사랑하라 . 무릇 여호와를 구하는 자는 그 마음이 항상 즐거우리로다 .

그러면 어찌할꼬 . 내가 신으로 기도하고 또 마음으로 기도하며 내가 신으로 찬미하고 또 마음으로 찬미하리라.

우리로 하여금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이기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 그런고로 내 사랑하는 형제들아 , 너희가 견고하여 흔들리지 말고 항상 힘써 주의 일을 부지런히 할지어다 . 대개 너희가 주를 의지하여 수고함이 헛된 것이 아닌 줄을 아느니라.

 

여호와의 인자하심과 인생에게 행하신 기이한 일을 인하여 그를 찬송할지로다 . 저가 사모하는 영혼을 만족케 하시며 주린 영혼에게 좋은 것으로 채워주심이로다.

나의 찬송하는 하나님이여 , 잠잠하지 마옵소서 . 대개 저희가 악한 입과 궤사한 입을 열어 나를 치며 거짓된 혀로 내게 말하며 또 미워하는 말로 나를 누르고 무고하게 나를 공격하였나이다 . 나는 사랑하나 저희는 도리어 나를 대적하니 나는 기도할 뿐이라 . 저희가 악으로 나의 선을 갚으며 미워함으로 나의 사랑을 갚나이다.

할렐루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찬양하라 . 내 생전에 여호와를 찬양하며 내 평생에 하나님을 찬송하리로다 . 방백들을 의지하지 말며 도울 힘이 없는 인생을 의지하지도 말지니 그 호흡이 끊어지면 흙으로 돌아가서 그 날로 그 계획이 소멸되리로다.

그리스도의 평강이 너희 마음을 주장하게 하라 . 평강을 위하여 너희가 한 몸으로 부르심을 받았나니 또한 너희는 감사하는 자가 되라 . 그리스도의 말씀이 너희 속에 풍성히 거하여 모든 지혜로 피차 가르치려 권면하고 시와 찬미와 신령한 노래를 부르며 마음에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또 무엇을 하든지 말에나 일에나 다 주 예수의 이름으로 하고 그를 힘입어 하나님 아버지께 감사하라.

그러므로 우리가 예수로 말미암아 항상 찬미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 . 이는 그 이름을 증거하는 입술의 열매니라.

아멘 ! 찬송과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존귀와 능력과 힘이 우리 하나님께 세세토록 있을지로다 . 아멘 .

 

 

 

5 월 1 일 ( 월 )

 

누워서 쓰신 글 누워서 들었습니다 . 그러나 편지 읽는 소리를 듣는 동안에 나의 영은 형님의 손을 가만히 그러나 힘있게 쥐면서 눈물지었습니다. 

형님도 병든 몸 , 나도 병든 몸 . 다 은혜로운 일이올시다 . 고요히 한 방에 뉘여 두시고 주 지키시니 그 중에 다 오묘한 성의가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몰아내어 외치게도 하시고 끌어들여 잠잠케도 하시니 그 중에 주의 일이 있었나이다.

 

이 세상은 요란하나 내 영혼은 늘 편하다 

주 명령을 기뻐하니 참 기쁜 복 내 것일세 

이 세상은 늘 변하고 인간들은 말 많으나 

주 은혜만 생각하니 참 기쁜 복 내 것일세

 

친애하는 형제여 , 내 맘이 늘 형제를 위하여 간절함은 고생과 수고 중에서 주의 뜻을 따라 참고 기쁨으로 형제가 주를 증거함이로다 . 오늘 우리가 당 하는 핍박을 살피건대 무리한 반대도 많고 억울한 말도 많이 들으나 그러나 우리가 잠잠히 참고 기쁨으로 받을 것은 대개 주님은 우리보다 더 무리한 핍박을 받으시고 더 억울한 누명과 누설을 받으신 것을 생각함이니이다 . 주 어서 형제를 용사같이 일으키시기를 비나이다.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습니다 . 정신을 차리고 달음질해야겠습니다 . 주를 얻는 일은 세상과 육을 다 빼앗기는 일이올시다.

아 , 이제 우리는 거의 다 빼앗겼습니다 . 좋은 명예 다 잃어버리고 재물 다 잃어버리고 식구들과 친구들 다 잃어버리고 이제는 육체의 건강까지 잃었으니 거의 다 되었는가 하여 다시 기쁘외다 . 다 잃고 영만 주와 합하면 얼마나 기쁜 일이옵니까.

 

 

 

5 월 12 일 ( 금 )

 

사랑하는 자여 , 네가 과연 네 몸을 드리어 나의 몸이 당하는 바를 대신하며 네 생명을 드리어 죽을 나의 생명을 대신하고자 하느뇨.

오 나의 사랑하는 자여 , 네가 나를 참으로 사랑하느냐 ? 그러할진대 너는 이제 나를 대신하여 무고히 병석에 눕기를 원치 말고 오직 너의 피가 마르고 살이 마르기까지 그리하여 마침내 병들기까지 생명이 땅 위에 떨어질 때까지 진리를 외치고 핍박을 받으며 기도를 올리고 멸시를 받으라 . 나는 너의 몸과 생명이 공연히 병과 죽음으로 나를 따르는 일이나 , 대신한다는 일을 기뻐할 수 없노라 . 오직 진리로 나를 따르고 십자가로 나를 대신하여 나서기를 바라노라.

시편 109 편 25~29, 시편 118 편 1~29

내가 저희의 욕지거리가 되니 저희가 나를 본즉 머리를 흔들도다 . 하나님 여호와여 , 나를 도우사 주의 자비하심을 좇아 나를 구원하사 저희들로 하여 금 이것이 주의 손으로 행하신 것인 줄을 알게 하옵소서 . 여호와 주께서 행하신 것이로소이다.

 

저희는 저주를 하나 주는 복을 주시고 

저희는 일어날 때에 부끄러움을 주나 

오직 주의 종은 기뻐하리로다

여호와께서 나를 경책 ( 警責 ) 하셨으나

그러나 나를 사망에 붙이지 아니하셨도다. 

내가 죽지 아니하고 오히려 살아있어 

여호와의 행하심을 전파하리로다 . 아멘 .

 

형아 , 나는 나의 일에 대하여 아무 수단도 방법도 없는 것을 알아다오 . 무슨 깊은 철학적 원리를 나에게 묻지 말아다오 . 죽음 ! 이것만이 나의 수단이요 , 방법이요 , 원리라고 할까 . 그리하여 날마다 죽음을 무릅쓰고 그냥 무식스럽게 돌진하려는 것뿐이다 . 어느 날이든지 나의 빛 없는 죽음 ! 그것이 나의 완성일 것이다.

형아 , 나는 이론 [ 理 ] 없이 빛 없이 죽으려 한다 . 뒤에 조리 있고 빛 있게 싸울 사자 ( 使者 ) 가 나오기를 바라면서 . 나는 무리 ( 無理 ) 하게 죽을 테니 형은 유리하게 살아 주지 않으려나 . 나는 법 없이 조리 ( 條理 ) 없는 운동에 제 물이 되거든 형은 법적으로 조리 있게 일하여다오 . 이를 위하여 나는 먼저 떨어져 죽는 작은 밀알 한 알갱이가 되려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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