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동구 화수동에 가면
민들레 국수집이 있다
이름은 국수집인데
차림표엔 국수가 없다
이 집은 정말 이상한 집이다
경기가 나빠지면
손님이 오히려 많아지고
찾아오는 하루 손님이
줄잡아 150명 정도인데
단골 손님이 100명이고
손님의 80%가 남자들이고
찾아온 손님에겐
누구나 용돈 쥐어주고
하루 170 그릇의 국수가
팔려도 실제로
판 돈은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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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수동의 어떤 국수집
이 집은 서영남씨가
노숙인 형제들을 위해
사랑으로 섬기는 공짜 국수집이다
그가
노숙인들에게 밥을 주면
더 게을러진다는 말을 듣고서
오히려 국수에서 밥으로
차림표를 바꿨고
우리 동네에서 나가달라는
이웃들을 국수집의 튼튼한
도우미로 만들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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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기면 섬길수록
이웃의 문제는 커 보이고
자신의 문제는 작아 보인다고
고집하며 말없이 일하는
참으로 이상하기만 한
민들레 국수집이 있기에
이 12월은 그저
행복해야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