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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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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6-10-19 16:16 조회2,47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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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빛 그리움에 못 이겨
싸움 마당 같은 서울을 버리고
불광동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31번 버스 타고
북쪽으로 한 시간 달려와
내 집 안방같이 들어와 무릎 꿇은
한 평도 채 되지 않는
파주시 조리읍 오산리 기도굴


벽에 걸린 조그만 십자가 하나
방바닥 방석 하나가 전부인
텅 빈 방인데도 거기 있으면
내 영혼 그리도 넉넉하기만 한
참으로 이상한 골방


여러 말하지 않고
'주여,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조용히 되풀이 하기만 해도
이토록 행복하고
모든 걸 얻은 것처럼
텅 빈 충만을 느끼는
내 영혼의 고즈넉한 쉼터
파주 오산리에 있는 조그마한 기도굴


난 오늘도 여기 와서
실컷 울며 정신 없이 노래하다가
나의 주님 만나보고
너무도 황홀해 하면서
저녁 노을 빛에 흠뻑 취해 가지고
지금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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