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았습니다
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내 마음을 환하게 비춰주는
참으로 이상한 사람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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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천 헌 책방에 나갔다가
지게꾼 아저씨가 손님을 기다리며
자기 지게 위에 걸터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너무나 아름답고
가슴 열리는 것 같아
한참 동안
거길 못 떠나고 쳐다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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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평하고 너른 길
굴러가는 편함을 모를리 없지만
아까운 인생
쉽게만 살아갈 수 없어서
손때 묻은 지게 밀삐 거머쥐고
작대기 짚으면
태산이라도 지고 갈듯
울퉁불퉁 좁은 길
온 몸 구석구석 모든 힘 모아
내 힘으로 길 가려는
그 자랑스런 지게꾼 아저씨가
서울 청계천 시장에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