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새문안 교회 앞 길에서
머리에 보따리를 이고 가는
어머니 한 분을 너무도 신기해서
난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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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어머니는
언제나 뭔가를
머리에 이고 오시던 어머니셨다
물동이도 빨래 바구니도 새참도
보릿자루도 고추 보퉁이도 하숙비도
등록금도 근심 걱정도 기쁨도 좋은
소식도 말 없는 사랑도 흐르는 눈물도
그 조그마한 머리에 이고 오셨다
그 모든 것을 한데 부려놓으시니
하나의 큰 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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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세고 날쌘 자동차로
쇼핑백을 실어 나르는 요즘 어머니들
한 번쯤은
늘 뭔가를 머리에 이고 오시는
옛날 그 사랑의 어머니를
기억하고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