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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기도단 일화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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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10-30 00:12 조회2,71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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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한 가지 얘기할 것은 <신앙생활>의 출간이다. 그 해[1931년] 12월 초 경이었다. 새벽부터 서문밖예배당 지하실에서 책을 한아름 안고 들어온 한 사람의 감격한 울음소리가 들려 나왔다. 바로 그 책이 <신앙생활> 창간호였고 눈물을 흘린 그 분은 주필 김인서(金麟瑞) 선생이었다.

   "여러분이 고대하고 그처럼 기도해 주시던 <신앙생활>이 지금 나왔습니다.

   목놓아 우는 그분을 둘러싸고 있던 사람들도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 사람들이 바로 새벽기도로 모인 '기도단'이었다.

   나는 이 자리에서 <신앙생활>이 출간된 동기나 또 김 주필이 피력한 <신앙생활>의 사상적 배경, 그리고 그의 사명이나 역할을 논하지는 않겠다. 단지 이 <신앙생활> 역시 이용도 목사가 평양을 다녀가신 후 생겨났고 또 그 창간호가 '용도파(派)'라고 지목 받는 평양 기도단의 모임 속에서 눈물과 함께 출발됐음을 얘기하고자 할 따름이다.

 

   <신앙생활>지의 출판 방침은 아래와 같다.

 

   <신앙생활>의 삼대강령은, 복음신앙(福音信仰), 영화운동(靈化運動), 인화주의(人和主義)이다. 편집지침은, 우리는 신앙생활(信仰生活)의 철저를 기(期)하기 위하여는 형식주의(形式主義)를 초월하고 그리스도의 실체(實體)에 직속(直屬)하여 생명(生命)의 약동에 진출하며 신학적(神學的)임 보다 성령(聖靈)의 지시(指示)에 직접(直接)하여 진리(眞理) 자체(自體)를 내세우며 번쇄한 이론(理論)을 버리고 십자가하(十字架下)에 정립(正立)하여 신앙(信仰)의 사실(事實)에 출동할 것을 약속(約束)하노라.

 

   평양의 '용도파'에서 태동된 잡지다운 편집지침을 보여준다. 형식보다 생명, 학설보다 성령과 진리, 이론보다 십자가 신앙 등은 분명 이용도적 '용도성'(性)이다.

   변종호는 다른 곳에서도 '평양기도단'과 <신앙생활>지의 배경에 대해서 자세히 언급했다.

 

   1930년 3월 평양 중앙교회에 와서 씨를 뿌리기 시작한 후부터 계속해서 평양의 각 교회에 용도 목사의 피와 땀을 통한 복음의 씨는 많이 뿌려졌다. 이 씨가 한 좋은 싹으로 돋아났으니, 평양기도단의 출현이란 것이 그것이다.

   '단'(團)이란 말이 조금 잘 어울리지 않는 말 같지만 그렇게 부르는 것이 가장 적절함으로 결국 그렇게 이름이 붙은 것이다. 기도의 불덩이들이 모였으니 기도단이고 또 그들이 무엇을 해낼 것 같으니 청년단, 독립단을 연상하면서 기도단이라고 한 것이다. 이 기도단은 평양 서문밖교회를 중심으로 생겨나 자라고 있었다. 기도단은 그저 실컷 기도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오락가락 하다가 지어진 호칭이지만 이 기도단원들이 평양성 안의 기독교회의 핵심적 존재인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곧 이 기도단의 첫 사업이 시작되었으니 그것은 <신앙생활>이란 잡지가 발간된 것이 그것이다. 필자에게 알려지고 기억되어 있는 한도 안에서는, "용도 목사는 외치고, <신앙생활>은 글로써 조건 천지를 복음화하자"는 데서 탄생되었다.

   1932년 정월 어느 날 새벽에 서문밖교회 아래층 기도실에 창간호를 한아름 안고 나와서 눈물을 흘리며 <신앙생활>에 대한 설명을 하시던 김인서 장로님의 모습을 지금도 나는 내 눈 속에 그리고 있다.

 

   평양에서 복음신앙의 순결한 연합사역이 일어나고 있다. 기도와 전도, 잡지발생을 통한 이들의 목적은 "조선 천지를 복음화"다.

   이 무리들은 교파의 이름보다 또한 자기의 이름보다, "조선 천지를 복음화"를 생각한다. 개인적 야망은 교회성장에 대한 일념으로, 집단적 야망은 교단확장에 대한 집념으로 나타나나, 그러한 사념은 각각의 우상일 뿐 ㅡ 오직 예수만을 붙잡고 그분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세계 천지를 복음화' 하는 데에만 열과 성을 두는 것이 장한 길이다.

   그때 그분들이 보여주신 그런 멋을 오늘에도 볼 수 있을까? 심언(心言) 박재봉 목사가 서른넷에 한 가정집 교회에서 올린 기도로 본 단락을 마친다.

 

   우리를 들어 권능을 삼으시는 하늘에 계신 아바지여! 우리에게 은혜주심을 감사합니다. 이제도 비옵나니, 이는 생명과 힘을 더 얻으려 함이나이다. 이제도 비옵나니, 이는 생명과 힘을 더 얻으려 함이나이다. 그 몸과 마음을 완전히 비어 바치고 주를 따르는 자 백 명만 있으면 전 세계의 영혼을 구하고도 남음이 있으며, 지금 여기 엎드린 5, 6인이 만일 완전히 주께 바치고 저희가 일체불리의 합동체가 되어 주를 따른다면 이 동네를 구하고도 넉넉한 남음이 있겠나이다. 이 적은 무리에게 지금 권능을 주옵소서. 속이 떨렁 곯아빠진 달걀이야 만 개가 쌓였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오리까. 이는 결국 썩어 더러운 악취를 대지 위에 남길 것 밖에 없겠습니다만, 5, 6개라도 생달걀이라면 때가 이르매 놀랄만한 어여쁜 생명체 병아리가 대지에 나타날 것을 믿습니다. 아바지여! 저희에게 힘과 생명을 더하소서. 오늘 핸들 없는 자전거야 억만 개면 무엇 하오며, 바퀴에 바람 나간 자동차 사십 개면 무엇 하오며, 물 마른 봇도랑 옆에 이천석의 논바닥이 놓여 있은들 무슨 소용이 있으오리까. 오, 이것을 아시는 전지의 아바지여! 백학동 교회의 5, 6인에 불과한 식구로 하여금 세계의 구억만, 조선의 사십만, 예수교회의 2천 명답지 않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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