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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묵상집

농부시가農事詩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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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7-11-09 07:29 조회2,73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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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해노회의 '처분설'을 들은 뒤 매우 착잡해졌을 심경이나, 이용도의 부흥회 일정은 쉼이 없었다. 10월 19일 경남 사천을 떠나 서울에 온 그는 이틀 뒤 충북 진천 집회를 시작한다. 1주일 뒤에 상경. 이틀 뒤 다시 서울 삼청동교회 집회. 이때에 쓴 시는 그의 내면 한 부분을 비추어준다.

 

   은율교회에 살전2:1, 3장, 4장


   포도동산


   저희의 마음 밭은 황폐한 토지

   가시덤불, 엉겅퀴, 돌무더기

   갈려 해도 갈 수 없고 씨도 뿌릴 수 없어

   오, 한 푼 값도 없는 묵정이 황토

   그렇다고 그대로 버릴 수 없어

   파 일구어 본다고 손들고 나서니

   의기야 생각이야 좋았지만

   오 농부야, 어이할 거나


   팔 다리 걷고 나서 일신 바치니

   돌에 채이고 가시에 찔려 성한 데 없네

   거시에 손발 찔려 피 흐르는데

   엉겅퀴에 머리까지 찢기도다


   불을 다 놓았더니 찌르던 가시

   쥐어뜯던 엉겅퀴도 다 없어졌네

   보기에는 그럴듯한 땅이 됐지만

   속에 크고 잔돌이 또 문제로다


   일일이 주워내니 연약한 농부

   손톱 발톱 하나도 성한 것 없고

   허리는 쏘고 아파 일지 못하니

   오, 묵정밭은 옥토 되고

   농부는 죽어질 듯

   그래도 기를 쓰고 심어 가꾸었으나

   크지도 자라지도 않는 듯하여

   농부는 거름 주고 정성껏 김맸건만

   꽃 볼 날 열매 볼 날 아득할 뿐이어라


   포도가 열린단다 포도가 열려

   10년 공적 그 수고 헛되지 않아

   열매 익을 가을이라, 포도를 보니

   오, 그러나 무슨 포도 그 모양인지


   참 포도 바랐더니 이 꼴 좀 봐요

   쥐 똥 같은 산머루만 달려 있을 뿐

   불 질러라 포도동산 태워버려라

   오, 농부의 진노는 당연한 것이어라

1931년 10월 29일 (목)


   이날 일기에 "나의 이름과 나"라는 제목으로 쓴 다음 대목은 황해노회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의 이름과 나

   나는 목사가 아니요, 부흥목사도 아니다. 이는 다 이름 잘 짓는 너희 세상이 지어준 이름뿐이다. 저희가 이름 지어놓고는 됐느니 안됐느니 말썽이다마는, 나는 실상 그 이름 속에 있는 내가 아니다. 너희가 그 이름을 높이고 칭찬한다고 내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고 너희가 모욕하고 멸시한다고 내가 욕먹고 멸시당하는 것도 아니다.

   너희는 다만 그 빈 이름만 붙들고 헛된 싸움만 하는 가련한 자들일 뿐이다. 왜? 나는 그 이름 속에 있지 아니하므로 그 이름과 나와는 별개의 물건인 줄 너희가 알지 못하였구나.


   황해노회는 떼로 모여 이용도에게 '무교회주의자'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상상도 못했던 노희의 이런 짓은 이용도에게는 "모욕"과 "멸시"가 되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도의 부흥회로 회개와 중생, 삶의 결단 등을 얻었지만 동시에 그를 비난하는 무리들도 늘어갔다. 이에 대해서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가장 위대하시고 완전하신 예수께서도 이 땅에서는 별별 비난과 누명을 쓰는 한을 당하셔야 했다는, 진리를 외치면 대적이 나타나기 마련이라는, 그게 이 땅에서의 일이요 천국의 때까지는 그러하리라는.

   아무도 보지 않을 일기라면(오늘날 블로그 비공개 글처럼) 몇 마디로라도 노회를 욕할 수도 있었을 텐데, 마음으로라도 혼자 보는 일기로라도 범죄하지 않겠다는 듯 맞대응이나 그들과 같은 수준의 무고한 정죄가 보이지 않는다. 그저 현실을 바로 보고 넘어지지 않게 자기 마음을 지킨다. 이런 모습으로 이용도는 다시 그의 비판자들보다 휠씬 위대하게 된다. 그는 언제까지, 상황의 어떤 수압에까지, 이 위대함을 지켜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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