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순 씨에게

   요새는 서울 삼청동교회 부흥회를 막 마치고 종로 중앙전도관에서 오는 주일까지 전도하게 되었습니다.

   평안도 지방 가려던 일은 다 중지되고 말았습니다. 언제 가게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북간도, 평양, 원산, 사리원, 서울 그 외 각처에 참 믿음의 식구가 점점 늘어가는 것, 감사한 일이외다.

   세상이 다 욕을 해도 하나님께서 버리시지 않기만 바랄 뿐이올시다. 더욱더 많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진해 선생이 미국서 편지할 때마다 문안하였습니다. 그에게 편지할 생각 있으면 써서 이 봉투에 넣어 보내시면 됩니다. 그리고 아주머니 주소는 편지 안에 쓰시오. 그리고 우표 딱지는 10전 붙이고. 이만 끝이나이다​. 

11월 4일

   황해노회와 경성지방회에서 이용도를 적극적으로 소극적으로 막아서고 나섰을 때, 전국 각처 믿음의 식구들은 늘어나고 있었다. 평양기도단으로 유명한 평양보다 "북간도"가 앞서 나오는 것은 반년 전 2주간의 간도 집회의 여파가 얼마나 큰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함남 원산은 이용도를 중심으로 1928년 말부터 1930년 말까지 강원도를 주무대로 일어났던 부흥의 사정권에 있었던 곳이다. 황해도 사리원은 황해도 출신인 이용도를 사모하는 기도 동지들이 많고, 서울은 이용도가 서울에 터를 '잡게 되면서' 많은 동지들이 생겨났다. 협성신학교, 피어선성경학원, 아현성결교회 청년과 교인 등이 알려진 이름이다. "그 외 각처"에는 경남의 장로교회들과 충청도 그리고 강원도의 기도자들 및 일군의 무교회주의자 그룹 등이 포함될 것이다. 각 교파, 동·서와 남·북, 성별과 나이가 총망라된다.

   아, 고난 중에 피어났던 우리교회사의 위대했던 한 장면이여!

​"자기를 기쁘게 내어주는 사랑의 밀알로부터 싹트고 자라나는 평화의 열매를 거두는 천국 농부가 되어 인간이 세운 지역 장벽을 십자가로 허물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