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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냐 서울이냐 깊은 산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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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8-01-02 23:42 조회2,4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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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호빈 씨로부터

   용도, 종호 두 분 보시오.

   용도 군의 편지는 3월 28일에 용정에서 보았고 변 선생님의 편지는 오늘에야 받았소이다. 박 군과 동행하여 3월 30일 아침 용정을 떠나 4월 1일에 이곳에 도착하여 3일부터 사경회를 보는 중입니다. 한국보 전도사와 3인이 교사가 되어 진행하는데 은혜가 많습니다. 혼춘(琿春)서도 오고 동만(東滿)에서도 많이 왔소이다. 이 흉년에 아사(餓死)도 불구하고 모인 이 무리들에게 크신 은혜가 내려야겠습니다.

   오늘 11일까지 마치고 13일 출발하여 혼춘성(90리)으로 가서 15일부터 개최되는 주교(主校) 강습에 참석하려고 합니다. 김준옥 목사와 박인덕, 이효덕 양(兩) 여사가 들어오신다고 합니다. 모두 감사한 일입니다. 그런데 나의 사면(辭免) 문제도 그때에 완결될 것이외다. 배감리사님이 그때에 오셔서 결정지을 것이외다. 늦어도 9월까지는 사면될 것이외다. 그래서 50원짜리 집 한 채를 샀습니다. 집에서 학생 하숙이나 해볼까 해서, 몸채 6간, 사랑채 2간 집을 50원에 샀습니다. 가족들도 다 각오를 새로이 했습니다. 이제부터 나도 고생 맛을 좀 보아야겠습니다. 우리 주님께서, 우리의 믿음의 조상들이 당하신 그 고생의 일부를 나도 좀 당해보아야겠습니다.

   그런데 변 선생께서 대판(大阪)에 사진관을 차리시고 거기에 자리를 잡으시겠다니 나의 길이 열리는가 하여 기대됨이 큼이올시다. 선생이 먼저 가서 자리를 잡으시면 나도 그리로 가서 성경연구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많습니다. 대판에 못 가게 되면 서울 방면으로라도 가야겠지만, 다 되지 않으면 신구약을 싸가지고 산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것이 원칙이겠지요.

   변 선생, 대판 가기 전에 용도 군과 함께 한번 입간(入間)하소서. 아니면 내가 나가서라도 의논을 좀 하고 싶습니다. 나의 퇴임은 이번 가을까지는 꼭 결말이 지어질 것이오니 기도하여 주소서. 식구들의 처지가 무겁사오나 주님의 섭리에 맡기고 안심합니다. 대판이냐, 서울이냐, 심산(深山)이냐, 어디로 가게 될는지 오직 주님의 뜻대로만 될것이오매 지시만 기다릴뿐이외다. 혼춘성 서산외 감리교회로 회신해 주십시오. 22일까지는 거기 있겠습니다.


1932년 4월 5일

경신향(敬信鄕) 구사평교회 간도 형

 

 

   1932년 당시 이호빈은 서른 다섯의 청년이라면 아직 청년이었다. 간도에서 목회하던 그는 다음 사역지를 기다린다.

   "오사카냐? 서울이냐? 이도 저도 아니면 성경 한 권 싸가지고 산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우리도 이런 담력이 있으면 좋겠다. 세상이 뒤집어지고 인생에 흙바람이 휘몰아쳐도, 주머니가 텅텅 비고 두꺼운 안개가 앞을 막아도, 성경책만 손에 있으면 두려울 것도 낙심할 것도 부러울 것도 없다는 거룩한 배짱이 있어야겠다.

   이호빈은 "우리의 주님께서, 우리의 믿음의 조상들이 당하신 그 고생의 일부를" 자기도 좀 당해보아야겠다고 한다. 이는 오늘의 주인공이 된 이들마다 이어가야 할 달콤한 고생이다.

 

 

"주님, 우리 조상님들이 청년이셨을 적 믿음의 담력이 어찌나 크셨는지, 성경 한 권 싸들고 산으로 들어가 죽든지 살든지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이 믿음을 이어감으로써, 젊은 날에 복된 경험들을 하게 하시고, 이것을 자양분으로 삼아 남은 생애에 이웃이 먹을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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