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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과 비애라는 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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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8-04-09 12:05 조회2,59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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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탄실 씨에게

   세상이 다 탄실이를 몰라주어도 나야 알지. 그 가련한 정지를 내 왜 모르겠는고. 세상이 알아주지 않는다고 서러워 마소. 하늘이 알아주어 족하지 않는가. 세상의 오해를 두려 마소. 그리고 굳센 자신으로사오. 군(君)은 결단코 스스로 약하지 마소. 자약(自若)은 자멸이오. 자약하여 사람의 망평(妄評)에 울지 말고 확신에 입각하여 앞으로 돌진하소.

   사람을 약하게 하는 벌레 둘이 있소. 무엇인지 아오? 그 놈에게 심령이 먹히어버리면 허깨비에게도 끌려갈만한 약자가 되고 마오. 충실한 심령을 먹는 벌레, 고상한 지조를 쏘는 좀, 그것은 고독과 비애라는 무골충(​無骨蟲)이오.

   고독과 비애가 심령 안에 잠입하여 기(氣)를 상하게 하고 뜻을 무너뜨려 거기에는 눈물이 흐르고 한숨이 터지오. 이때에 저는 세상 일의 무상을 원망하고 인간의 무정을 욕하오. 그러나 저는 세상 일을 아주 버리고 인정을 아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자처럼 세상 일을 다시 탐하고 인정을 새로 구하는 일을 마지 못하오. 거기에 영원이 잆음을 이미 경험으로써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래도 또 속아보려고 울면서 그 길을 걷는 것이오. 그것은 저가 그 이상의 길이 있음을 알지 못한 까닭이오. 만일 그 이상의 것이 있음을 알았을진대 저는 이미 속은 길을 다시 걷지 않고 전심으로 새 길을 향하여 돌진할 것이오.

   신도(新道). 신도(新道)라고 해도 좋으오. 혹은 천도(天道). 땅에 있으면서 세상에 있으면서 사람 사이에 있으면서 하늘의 도를, 신도를 걷는 일이니 곧 이 길을 신앙의 길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오. 전자를 정욕의 길, 후자를 신앙의 길이라고 하오.

   ​고독과 비애에 포로가 되어 있을 때 인정과 세상 일을 의지하여 해방을 얻고 자유를 얻으려고 애쓰는 자가 많소. 그러나 저들은 대게 더욱더 참담한 비애, 황막한 고독의 벌판에서 헤매게 되고 그리하여 한 평생 흡족과 위로를 모르고 그냥 죽고 마는 것이오.

   그렇지만 비애와 고독이 뒤덮여 올 때 사람에게 도움을 구하지 않고 다만 신에게 전 운명을 맡기고 하늘의 평안과 영의 위로를 간구한다면 그런 사람은 백이면 백 다 신천신지(新川新地)를 얻어 만족해 하나니 이는 곧 천국을 소유한 것이오. 자매여, 군은 군의 가련한 정지를 신께 전부 맡기어 버리시오. 자력으로나 인력으로 어떻게 해보려는 우매를 버리고 다만 신으로써, 신의 능력과 그 사랑에 끌리어 살라!

   자매여, 나는 아노라. 군이 그 동안 얼마나 약한 자가 되어 울고 있었는가를. 어떤 자가 쥐고 흔들든지 마음대로 흔들릴 그런 연약한 지경에 있는 줄을 마귀도 알았던 것이오. 그러므로 적에게 약점을 보인 군은 불가불 그의 침략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던 것이오.

   정애(情愛)에 일찍 패배를 당하여 비애와 고독의 김방 속에 울고 있는 군의 심령을 마귀는 다시 인간의 정과 애로써 군을 구출할 뜻을 군에게 보였던 것이오. 군은 마귀에게 사로잡히도록 그렇게 무지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그 놈의 농락에 좌우되리 만큼 약하여 있는 것은 사실이오. 그 농락을 받는 동안 다시 그만큼은 새로운 고독과 비애. 그 위에 공포를 더하여 군의 심령은 아주 가련해졌던 것이오. 자매여, 모든 문제를 하늘에 맡기고 다만 신에게 나아갈 것뿐이요. 다시 권하오니 과거를 슬퍼하지도 말고 현재에 울지도 마소. 세상 일에 의지하지도 말고 사람을 믿지도 말고 동시에 사람을 두려워할 것도 없소. 다만 군에게는 주님이 있을 따름임을 대각(大覺)하라.

   속히 보기를 원하노라. 속히 상경하소.


   나는 7월 6일 아침 평양에서 무사히 왔습니다. 집에는 별일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할 따름입니다(自平壤來 家內無故 感謝天恩耳).


8월 7일

시무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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