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 형! > 365묵상집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365묵상집

송 형!

페이지 정보

작성자 mapocmc 작성일18-06-22 11:25 조회2,655회 댓글0건

본문

   황해도 신계읍으로 집회를 인도하러 가는 도중에 평양에 잠깐 들렀다가 이런 광경에 접한 용도 목사는 이상하게 송 박사가 그리워져서 만사를 제치고 그를 만났다. 그랬더니 송 박사도 역시 한준명은 나쁜 자라고 욕설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용도 목사는 긴 시간을 그 자리에서 보내고 싶지 않아 곧 일어나서 신계를 향하여 평양을 출발하였다. 자동차 안에서 그냥 울며 간 용도 목사는 신계읍에 가서도 그저 흐르는 눈물을 금할 수가 없었다. 이 목사는 기도하였다. 그저 기도에 미친 사람같이 엎드려 기도만 하는 것이었다.

   신계읍 1주일간의 집회는 그저 기도요, 그저 우는 집회이었다고 한다. 신계읍을 떠나기 전날 밤은 용도 목사가 편지를 쓰기에 꼬박 밤을 밝혔다. 그 편지를 등기편으로 보내었으니 받는 이는 송창근 박사이었다. 여러 달을 지나서 우연한 기회에 들려주는 용도 목사의 말에 의하면 그때에 송 박사에게 편지지로 약 80~90장을 썼는데 여태까지 나온 이야기와 자기의 견해와 소신을 말한 후 그런 생각을 가지신 형님과는 신앙적으로 멀어질 수밖에 없다고 써 보냈다고 한다.

   그렇게 정성으로 있는 것을 다 털어서 미국으로 보내고서 7년 동안 기도를 해서 졸업하고 돌아온 송 형. 그가 나오면 외로운 저의 생활과 역사에 힘이 되고 의지가 되어줄 줄 믿었던 그 송 박사와 이렇게 결별을 하는 용도 목사의 심중은 창자를 끊어내고 눈알을 뽑아내는 그것이었다.


   변종호는 이용도가 송창근에게 보냈던 이 장문의 편지에 대해서 후일에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이용도 목사님이 자기가 살고 있던 현조동의 조그마한 초가집을 팔아 몽땅 송 박사의 미국 가는 여비로 주어, 미국에 가서 유학하여 7년만에 마치고 돌아온 송창근 박사에게 큰 기대를 두었던 이 목사님이 송 박사의 신신학적 언동에 환멸을 느끼고 마지막으로 보낸 눈물의 편지(우편 넉장을 부쳐 보낸 장문 ㅡ 편지지 약 7~80매)가 있다. [1934년] 서간집을 편집할 때에 평양으로 송 박사를 찾아가서 사연을 말했더니, 다른 편지 하나는 내주면서도 그 편지는 못 주겠다고 하여 못 얻어 온 일이 있다. 이 편지에는 이 목사님의 신학과 신앙이 담겨 있는 중요한 것인데 못 구해온 것이 한으로 남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용도가 어리석은 판단을 고집하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그것은 알 수 없으나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지난 11월 11일 이용도가 황해도 신계로 가는 길에 이종현 씨에게 보냈던 편지는 송창근과의 가슴 찢어지는 이별의 아픔 뒤에 쓰였다는 것이다.

   그 편지를 떠올려보면, 신앙은 영원히 자라는 것인데 거기에는 시련이 꼬리를 이어 닥친다고 했다. 그러면서 "변심이냐, 진전이냐"를 물었다. 제삼자에게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모든 심판은 오직 하나님이 하시는 것이고 인간은 다른 인간의 일에 경솔한 단언을 내릴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두고 보겠다"고 했다.

   이용도가 그 편지에서 "화(禍)라 하여 안지비복호(安知非福乎)"라 하였을 때, 여기서 "화"는 송창근과의 결별하게 된 일을 두고 말함일까? 아니면 이용도를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는 전체적인 일들을 말함일가? 어쨌든 11월 11일의 편지는 그의 극심한 내적 고통의 인내 중에 한 자 한 자 찍어낸 것으로써 그가 무엇을 배웠는지 우리에게 보여주니 그것은,

   신앙은 시련의 연속이요, 그때마다 우리는 낙심하여 변심할 것인가 아니면 겸비와 기도로 나아갈 것인가, 이 갈림길에 서게 된다.

   다음날인 11월 12일 강정숙 자매에게 보냈던 편지에서는, '예수 한 분 외에는 아무 것도 모르는 바보, 예수 한 분 외에는 아무 것도 가지지 않은 빈자, 성령의 지시 외에는 모든 설계와 수단을 베풀 수 없는 백치'가 될 것을 권면했다. 그리고 헛된 류의 지식과 정신을 버리고 인간적 설계와 수완도 다 버리고 다만 주 예수의 삶을 나의 것으로, 예수의 지식을 나의 것으로, 주의 사랑과 진리를 내 생의 방법과 수단으로 삼는 것에만 힘을 쓰는 것이 곧 신앙생활이라고 했다.

   송창근과 결별 아닌 결별을 겪은 뒤 바보가 되려는, 빈자가 되려는, 백치가 되려는, 예수만 알고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알지 않으려는 그의 욕구는 더욱 깊어졌고 그의 각오는 더욱 단단해졌다.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배설물로 여김은 그리스도를 얻고 그 안에서 발견되려 함이니" (빌3:8-9).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우)121-812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2-43 / TEL : 02-716-0202 FAX : 02-712-3694
Copyright © leeyongdo.com All rights reserved.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