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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묵상집

주의 일 주의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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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pocmc 작성일18-07-12 12:55 조회2,59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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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현 씨에게

   형의 소식은 병중의 나를 얼마나 위로했는지!

   그러나 오형(吾兄)이 베드로와 야고보의 역할을 하고 있을 때 주님을 따르는 모든 무리! 그 개개의 배역을 할 자들을 나는 더듬어 보고 추상(推想)하여 보게 되었습니다.


   오 현대의 조선천지에 있어 주님의 역할을 할 자 그 누구인고! 또 어디 있노!! 유다의 일을 하는 유다류(流)도 있고 베드로의 역(役)을 하는 자도 있고 혹 막달라 마리아의 역을 할 자도 없지 않은데, '주님 자신의 역을 할 자 누구인고?' 함에 이르러서는 큰 소리로 없구나! 없구나!! 하고 통곡이 나왔습니다.

   '주의 역' 곧 '주가 당하신 일', 누구라 주의 일을 할 자이냐? 아 누구이냐? 그 누구냐? 모두 '주의 일', '주의 일' 하여 다 '주의 일'을 한다는 자들이지만, 그러나 정말 누구라 주의 역을 맡을 자이냐?

   아, 우리는 벌써 베드로를 연상하고 야곱을 이해할 만한 베드로 역자(役者)와 야곱 역을 하는 자를 본 것이 아니냐! 대제사장과 바리새인을 알 만큼 그들의 역을 연출할 명배우들을 볼 수 있지 않느냐. 그리고 유다를 연상할 수 있도록 그 역을 담당하여 묘기를 연출함을 또 볼 수 있지 않느냐.

   그러나 아이구, 오주(吾主)를 알릴 수 있도록, 이해시키도록 예수의 일을 맡아 하는 자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구나.

   아, 조선의 양들은 누구를 보고 주를 생각할 수 있나요. 누구의 생활을 통하여 주를 이해하게 될 수 있을까요? 아, 그 사람은 어디 있느냐? 주의 일을 할 자 어디 있느냐? 어서 나오라, 어서 나오라!


   오 주여, 나는 무슨 역을 할까요? 나는 나의 적임처를 압니다. "해 저물 때에​​ 많은 병자들이 몰려와 음식 잡수실 겨를도 없더니" 하는 자막과 같이 뒤를 이어 나올 병자 중에 하나! 그 중 가장 빼빼 마르고 백지장같이 하얀 얼굴에 올퉁한 눈을 그려가지고 주의 은총을 좀 입어보겠다고 필사의 힘을 다하여 막 뚫고 들어가려는 그 사람!

   그렇지 않고 만일 나의 최고의 원이라 하여 용납하실 수 있다면 허리 꾸부러진 말라깽이 할아버지. 반낮 성전을 감돌며 메시아를 만날까 하여 들락날락. 혹은 눈물, 혹은 기도로 "오 주여, 언제 오시려나이까, 어서 오시옵소서" 하고 겉옷자락을 더운 눈물의 뺨을 씻어내리는 그 장면의 시므온의 짧은 역할을 혹 맡기시지 않으실지!!


   아 주여! 당신의 영을 받아 당신의 일을 할 자가 생겨야 하겠나이다.


   평양에서 이 마른 나무개비 같은 고골 병신의 이 꼴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가, 생각하면 나 스스로 두려움과 아픔을 중심에 느끼지 않을 수 없구려.

   나 지금은 음식을 잘 먹고 대개 기분도 맑은 때가 많으나 기침은 그냥이고 따라서 행보가 그리 여의치를 못합니다. 움직이면 기침이 더 나곤 하니깐!​ 내 벌써 몇 번 평양을 향하여 자리에서는 떠났었답니다. 그리하여 마음만 가서 한 번 돌아오면 몸은 그냥 아랫목에 누워 있곤 하는구려!


4월 4일

이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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